커넥티드 카: 운전부주의의 위협과 기회
Keeping Business and Driver Safe
2013년 09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커넥티드 카의 심장인 미국에서 정책입안자, 카 메이커, 티어1 서플라이어, 통신사업자, 캠페인 그룹, 모바일 앱 개발자들의 운전부주의 대응 노력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4월 교통부가 빌트인 시스템에 대한 운전부주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고, 연방통신위원회는 쇼케이스를 개최하며 ICT 업계의 공동 대응 노력을 보여줬다. 주행 중 모바일 기기 이용에 대한 운전부주의 이슈는 이해당사자 모두에게 위협인 동시에 혁신과 발전의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시각적 수동제어 

“우리는 최근의 운전자들이 환영하는 기술, 차량 안전과 소비가전의 혁신의 조화를 통해 카 메이커가 제공하는 기술 모두를 인정한다. 운전부주의 가이드라인(Driver Distraction Guidelines)은  도로교통안전청(NHTSA)의 연구와 분석에 기초하고 있다. 요점은 소비자가 원하는 기술과 그들을 위한 안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고, 두 가지 모두를 고려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미 교통부(DOT)의 레이 라후드 장관(Ray LaHood)의 말이다. 지난 4월 DOT는 NHTSA와 운전부주의인 가이드라인의 ‘시각적 수동제어에 대한 NHTSA 운전부주의 가이드라인(Visual-Manual NHTSA Driver Distraction Guidelines For In-Vehicle Electronic Devices)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은 통신, 엔터테인먼트, 내비게이션 등에 대한 인카 ‘빌트인 시스템’과 관련해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거나, 시선이 도로를 벗어나지 않도록 OEM이 조치해 운전부주의를 최소화하고, 전반적인 도로안전 위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가이드라인은 “주행 중 핸드헬드 및 핸즈프리 폰 사용의 영향과 안전 위험(The Impact of Hand-Held and Hands-Free Cell Phone Use on Driving Performance and Safety Critical Event Risk)이라 불리는 NHTSA의 최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가이드라인의 주요 골자는 운전자의 눈이 언제나 도로를 주시하고, 운전 외의 다른 태스크를 수행 시 총 12초, 한 번에 2초 이상 도로에서 시선이 벗어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또 문자 메시지를 위한 텍스트 엔트리, 웹 브라우저, 비디오 시청, 비디오 폰, 소셜미디어, 문자 메시지 등 특정 태스크의 경우엔 차가 정차하거나 주차 중이 아니면 작동되지 않아야 한다.
NHTSA의 연구에 따르면, 핸드헬드 폰과 다른 모바일 기기와 관련된 웹 브라우징, 문자 메시지, 전화걸기 등 장시간 도로에서 운전자의 시선이 벗어나는 시각적 수동제어 태스크는 도로사고 위험도를 3배나 증가시킨다. 문자 메시지만 보면, 운전자는 도로에서 평균 23.3초(total eyes off the road time, TEORT) 동안 시선이 벗어나 충돌 및 접촉사고 위험이 2배 높아진다. 전화걸기의 경우엔 모바일폰에 손을 가져가기, 전화 인터페이스를 켜기, 다이얼을 누르기 등 여러 시각적 수동제어 동작으로 사고 위험이 3배까지 높아진다.
연구는 전화 통화에서 사고 증대에 대한 직접적 위험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전화 통화 자체 만으로 전반적 사고 위험성이 1.73배 증가하며, 핸즈프리와 인카 핸즈프리 폰을 사용해도 이 과정에 시각적 수동제어 태스크가 적어도 50%나 된다고 지적했다.  





기술에 반하는 규제
 
현대모비스의 한영훈 책임은 “이 가이드라인은 처음이 아니다. 초안이 2012년 2월 공표됐었는데 당시 대부분의 카 메이커가 가혹한 가이드라인이 기술 혁신을 저해하고 자율성을 침해한다며 반발했었다”며 “때문에 새 가이드라인에는 일일이 업계의 의견에 대한 답변이 제시되는 등 업계의 의견을 심사숙고 했지만 향후 규제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은 이 가이드라인에 업계는 여전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에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예를 들어 아우디, BMW, 테슬라 등이 제공하고 있는, 3D, 사진, 위성 또는 유사하게 지역 경관을 완벽하게 묘사한 이미지가 내비게이션 등에 포함되는 것을 반대한다. 또 스테레오와 같은 전자장치의 텍스트 디스플레이 글자 수를 30자로 제한한다. 
실제 사상자 현황, 다양한 연구 데이터는 운전석에서 모바일 기기 사용의 위험성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잘 보여준다. 때문에 미 정부의 운전부주의 예방 캠페인, 업계 가이드라인 제정과 함께 카 메이커가 보다 심리스하고 직관적인 커넥티드의 경험을 소비자에게 부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특히 카 메이커는 미국에서 자동차제조연합(AAM)을 통해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운전부주의 예방에 적극적이다.  
미 자동차 판매량의 75%를 담당하는 AAM과 미치 베인울(Mitch Bainwol) 사장은 NHTSA의 새 가이드라인 발표에 즉각 대응했다. 베인울 사장은 “NHTSA와 미국에서 활동하는 카 메이커는 운전자의 눈을 도로에 고정시키겠다는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 운전의 안전과 관련해 모바일 기기를 안전하게 연결하는 빌트인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것이 우리 회사들의 최우선 과제”라며 NHTSA의 핸즈프리 기술 강조를 환영했다. 그러나 AAM은 많은 기술 제약사항을 담고 있는 가이드라인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이다. 
AAM은 “혁신을 통해 안전은 극대화될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발명에서부터 이것이 채택되고 보급되기까지 어떻게 전개되는가이다. 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꿔 놓고 있고, 누구나 운전 중에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지만 운전부주의가 도로안전의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커넥티드 카란 스펙트럼에서 NHTSA나 연방통신위원회(FCC) 등 다양한 기관이 관계하고 이들 모두는 그들의 관점에서 기술에 접근하고 있다. 안전을 위해 기술을 없앨 것이 아니라 중립 관점에서 고려돼야 하고, 정치가 아닌 데이터에 기반한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인울 사장은 5월, NHTSA의 데이빗 스트릭랜드 청장을 쫓아 ‘제23차 국제 자동차안전기술회의(ESV)’가 열린 코엑스까지 찾아와 본회의장에 동석해 열변을 토했다. 그는 시종일관 운전부주의, 커넥티드 카와 관련해 회원사의 의견을 청장에게 전달하는데 집중했다. AAM은 특히 가혹한 태스크 타임 기준에 불만을 갖고 있다. AAM은 모바일 기기의 동시 이용이 심각하게 제한된 빌트인 시스템을 당국이 요구한다며, 또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사용자는 원하는 기능 액세스를 위해 빌트인 시스템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베인울 사장은 “NHTSA의 데이터를 보면, 98%의 운전부주의 관련 사고가 빌드인 시스템 사용이 아닌 다른 데에서 더 많이 기인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빌드인 시스템의 보급을 제약하는 이번 가이드라인대로라면 더 큰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며 “빌트인 시스템 만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가이드라인은 다양한 접근방식을 취해 보다 빨리 모바일 기기 등까지 포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은 NHTSA의 3단계 가이드라인 중 1단계다. NHTSA는 향후 차내에 도입되는 애프터마켓 모바일 기기에 대한 2단계 가이드라인, 인카 음성인식 시스템에 대한 3단계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의 한 책임은 “NHTSA가 최대한 빨리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언제가 될지는 모른다. 1차 가이드라인도 1년 이상 지연됐다”고 말했다. 




운전부주의의 기회 

NHTSA의 가이드라인 발표가 있던 4월, 미국에서는 전국적인 안전운전, 운전부주의 예방 캠페인 및 교통당국의 단속이 대대적으로 펼쳐졌고, 이 와중에 FCC도 워싱턴에서 정부, 관련 기관, 이동통신사, 단말, 솔루션 벤더 등을 불러 모아 ‘운전부주의 저감 기술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FCC의 줄리어스 제너카우스키(Julius Genachowski) 의장은 “운전부주의 저감을 위해서는 헌신과 창조라는 두 가지 노력이 동시에 요구된다”며 “FCC는 운전부주의 문제 해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AT&T를 비롯 버라이존(Verizon), T-모바일, 스프린트(Sprint) 등 카 메이커와 현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거나 2014년을 목표로 LTE 서비스를 준비 중인 기업들은 그들의 사업에서 커넥티드 카의 중요성과 운전부주의 문제의 위협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 때문에 이들은 최근 ‘It Can Wait’이란 태그라인을 내세우며 상당한 비용을 들여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주행 중 문자 메시지 금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AT&T의 랜달 스티븐슨(Randall Stephenson) CEO는 “이동통신 사업을 하는 모든 기업의 CEO가 운전부주의 문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고, 하나의 목소리로 공동 대응하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된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쇼케이스에서는 수백 개가 넘는 운전부주의 관련 솔루션 중 최신 제품들이 공개됐다.  예를 들어 스프린트는 안드로이드 기기를 위한 스프린트 드라이브 퍼스트(Sprint Drive First)를 포함한 몇몇 솔루션을 선보였다. Y세대 운전자를 자녀로 둔 부모를 타깃으로 하는 스프린트 드라이브 퍼스트 앱은 차가 10 mph 이상으로 달릴 때 자동으로 폰을 잠그고, 걸려오는 전화는 음성메일로 전환하며, 수신 SMS에 대해서는 발신 메시지를 자동으로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 수신 문자는 차가 정지할 때까지 저장된다. 기타 폰 알림 경고는 주행 중 침묵 모드가 된다. 요금은 월 2달러다.
스프린트는 드라이브캠(DriveCam)이란 무선 블랙박스도 선보였다. 관성장치가 운전부주의를 감지하면 차내를 녹화한 영상이 드라이브캠에 전달돼 플릿 매니저나 틴에이저 운전자의 부모에게 전문적인 안전 분석을 제공하고 교육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드라이브캠은 카메라와 공임비가 545달러, 월 이용료가 30달러다. 아이스피치(iSpeech)의 드라이브세이플리(DriveSafe.ly)는 문자 메시지와 메일을 실시간으로 읽어주고 운전자의 터치없이 자동으로 응답하는 공짜 앱이다.




더 나아가는 커넥티비티 

FCC가 운전부주의 쇼케이스를 준비하는 동안 디트로이트 SAE 2013 월드콩그레스에서는 ‘운전부주의 규제와 자율주행’이란 특별 세션이 진행됐다. 세션의 의장은 델파이의 제프리 J. 오웬스(Jeffery J. Owens) CTO가 맡았다. 오웬스 CTO는 지난 연말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의 상관관계를 명확히 했었다.
“자율주행이란 차가 주변을 모니터하고, 운전자가 인지 못하는 충돌 위험을 감지해 미처 대처할 수 없는 상황에서 충돌을 방지하는 능동안전 기술이 핵심인데, 인포테인먼트 패키지와 관련된 기회도 이에 속한다”며 “우리는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위한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고 법규 관계자와 협조해 미래를 당길 것”이라고 말했었다.
오웬스 CTO는 미국의 도로교통 안전성 향상이 정체 국면에 있다고 했다. 사고 수치로는 지속적 향상이 맞지만 치명적 사고율이 갈수록 치솟고 있다. DOT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교통사고 사망자의 3,300명 이상, 38만 7,000명의 부상이 운전부주의에서 비롯됐다. 때문에 카 메이커와 서플라이어들은 사고의 대부분이 운전자 실수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운전자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 디자인에 역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GM의 캐딜락 수퍼 크루즈와 같은 고도화된 반자동 주행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고, 또 이같은 시스템의 상용화와 매칭 될 수 있는 윈드실드 증강현실, 동작인식과 같은 첨단 HMI 개발도 가속화되고 있다.
패널 중 한 명인 혼다의 제이 조셉(Jay Joseph) 선임은 “전자기기가 야기하는 운전부주의보다 운전자의 약한 의사결정 요인이 치명적 사고의 원인일 수 있다”며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근본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운전부주의와의 전쟁에서 스마트폰을 중점 타깃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 방법이 아니란 것이다. 
차세대 빌트인 시스템은 자율주행, 능동안전 시스템의 일부로 가고 있다. 차 내의 다양한 사용자 경험(UX)과 자동차 안전의 근본인 능동안전 시스템이 통합되고 있다. UX는 인간공학적 안전, 운전부주의 저감을 고려한 내비게이션, 재구성 가능한 디스플레이, 센터스택과 콘솔을 아우르는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이고, 이는 능동안전 시스템의 센서들, 충돌경고 등 애플리케이션과 연결돼 후속 안전조치를 취하게 된다. 모든 사용성, 레이아웃, 디자인 등은 운전자의 시선이 전방을 향하도록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이들 시스템 개발에는 운전부주의의 실체인 실제 운전자의 상태를 분석하고, 분석 결과를 토대로 시스템 접근 허용 여부가 결정되는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예를 들어 탑승자와 대화하며 시선을 돌리거나 졸음운전을 하는 등 운전부주의 요소가 감지되면, 필요 시 경고를 발생시켜 다시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커넥티비티를 제공해야 할 때, 커넥티비티 제공을 최소화해야 할 때를 판단한다. 이처럼 운전자 상태 감지, 인지적 운전부하에 대한 연구가 가속화되고 있다. 
자율주행이 운전부주의에 대응하는 궁극적 기술인가? 패널들은 언제나 기술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사람과 기술, 안전의 밸런스가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특정 방해 요인을 제거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또 다른 위험들이 생성될 수 있다.  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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