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쉬의 파워트레인 전략
2013년 11월호 지면기사  / 정리│윤 범 진 기자 <bjyun@autoelectronics.co.kr>

지난 6월 복스베르크에서 열린 보쉬의 61회 오토모티브 프레스 브리핑에서 롤프 불란더(Rolf Bulander) 가솔린 시스템 사장과 마르쿠스 하인((Markus Heyn) 디젤 시스템 사장이 파워트레인의 미래를 말했다.



유럽연합(EU)의 2020년 차량 평균 CO2배출 기준이 정해졌다. 기준치는 유럽위원회의 제안대로 1 km 당 95 g이다. 당장 2년 후인 2015년부터 차량 평균 CO2 배출량은 1 km 당 130 g으로 하향 조정된다.
연비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이는 경우에 따라 상당한 비용 상승을 초래한다. 파워트레인의 전동화는 완전히 새로운 운전 경험을 제공한다. 발진 시부터 차량의 최대 토크를 얻을 수 있다. 하이브리드에서는 가속 시 전기모터의 추가 파워에 의해 ‘부스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양한 솔루션

내연기관 차량을 선택할지 전동화된 차량을 선택할지, 그 판단은 차량 등급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소형차의 경우라면 엔진을 개량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연료분사 기술과 터보차저, 다운사이징을 통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효율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형급 파워트레인에서도 보다 깨끗하고 효율적인 엔진을 위한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내연기관은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으며, 새로운 엔진 부품을 개발함으로써 연소 과정을 더욱 최적화할 수 있다. 또한 파워트레인의 부분적인 전동화를 위해, 효율적인 회생제동 시스템 등 새로운 부품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반면, 프리미엄급 차량의 파워트레인 기술의 경우에는 CO2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 파워트레인을 효율화할 필요가 있다. 보쉬는 전기 에너지만으로 최대 60 km를 주행할 수 있는 효율적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만 여러 장점이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프리미엄 세그먼트 차량의 매력을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이 파워트레인은 전동 모드에서 거의 무음의 주행이 가능할 뿐 아니라 내연기관 차량 수준의 항속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내연기관 엔진에 전기모터를 달아 더 큰 토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차량의 주행 성능도 향상된다.
파워트레인의 전동화 외에, 경제성 높은 CNG 파워트레인을 각 차량 클래스에 적용할 수 있다. 천연가스 연소 시 CO2 배출량은 가솔린보다 25% 정도 줄어든다. 하지만 CNG 차 시장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해당 인프라를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다운사이징과 터보차저

2012년 시점에서 최고의 소형급(subcompact class) 차량을 기준으로 했을 경우, 보쉬는 추가로 최대 20%의 효율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 클래스에서 최첨단 디젤 차량의 CO2 배출량은 81 g/km이다. 한편 가솔린차의 CO2 배출량은 최상의 경우에 99 g/km이기 때문에 엔진 개량만으로 EU 목표는 충분히 달성된다.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소형급 차량의 CO2 배출량을 낮추기 위한 방법은 3가지가 있다. 첫 번째 방법은 그다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자동변속기의 수동화다. 이 경우 연비개선 효과는 약 5~6%에 달할 전망이다. 두 번째 방법은 소형급 차량에 터보차저를 탑재하는 것이다. 터보차저를 탑재하는 것만으로 엔진을 다운사이징 할 수 있고 잠재적으로 7~8%의 연비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것에 최신 가솔린 직접분사 시스템을 결합하면 간단한 흡기 포트 연료분사(Port Fuel Injection, PFI) 시스템에 비해 최대 15%의 연비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터보차저는 토크 증대를 통해 주행 성능을 향상시킨다. 게다가 엔진 부하 및 밸브 리프트 량을 최적화해 펌핑 손실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엔진 효율이 향상된다.
세 번째 방법은 냉각 배기가스 재순환(cooled Exhaust-Gas Recirculation, EGR)을 이용한 압축 비율 향상에 의한 연소 효율의 개선이다. 이 경우 CO2 배출량을 대략 10% 줄일 수 있다.
보쉬는 이러한 다양한 솔루션과 한층 더 개량된 가솔린 직접분사 기술을 결합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형급 가솔린 자동차의 경우 CO2 배출량을 85 g/km 이하로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쉬는 이 차량 등급의 디젤엔진 시스템에 대해서도 개량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연료 분사 압력을 높이거나 저압 EGR의 광범위한 도입으로 연소 효율을 개선하고자 한다. 또한 마찰 손실 저감과 충전 사이클 개량에 의한 고 토크 디젤엔진의 효율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가지 더 추가한다면, 엔진 크기와 관련해 출력 향상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디젤의 CO2 배출량을 85 g/km 이하로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압식 하이브리드

소형급 차량의 연비 개선에 기여하는 또 다른 가능성의 예로는 세계 최초 승용차용 유압식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들 수 있다. 보쉬와 PSA가 공동 개발하고 있는 이 시스템은 한마디로 말해 기존의 내연기관을 기반으로 유압 부품과 질소를 충전한 압력식 어큐뮬레이터(pressure accumulater)를 추가한 것이다. 이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 모두에 대응할 수 있고, 엔진 효율이 저하되는 가속 또는 정체 시에도 엔진을 지원한다. 유압식 하이브리드의 강점이 특히 빛을 발하는 경우는 도심 주행으로, 최대 45%의 연료 소비 절감 효과를 제공하며 정상적인 주행 조건에서도 30%의 연비를 절감해준다.
이렇게 연료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손실될 수밖에 없는 에너지를 매우 효율적으로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 용어로 이것을 에너지 회생이라고 한다. 제동 시 일반적으로 열로 손실되는 운동 에너지를 유압 에너지로 변환해 압력식 어큐뮬레이터에 축적한다.
전동 하이브리드와의 결정적인 차이는, 대체 파워트레인은 배터리 팩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하이브리드화에 의한 중량 증가를 100 kg 이내로 억제할 수 있다. 따라서 유압식 하이브리드는 경제적일뿐 아니라 범용성도 크다. 유압식 하이브리드는 원래 지방자치단체의 주민 서비스용 차량 전용으로 개발된 배경이 있지만, 용도는 그것에 한정되지 않는다. 보쉬는 소형 트럭을 포함한 다른 세그먼트에서도 유력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 외에도 유압식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전기차에서 잘 알려진 많은 이점을 제공한다. 짧은 거리라면 말 그대로 무공해(emission-free) 주행이 가능하며, 이것의 토크 부스트 효과는 운전의 즐거움도 향상시킨다. 이 부스트 효과는 내연기관을 구동하면서 동시에 어큐뮬레이터의 유압 에너지가 방출되는 경우에 제공된다. 또한 이 파워트레인의 기능을 이용해서 부하 포인트를 이동해 효율적으로 가장 유리한 특성 맵 영역에서 내연기관을 운영할 수 있다. 게다가 주행거리를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오히려 연비가 개선되어 승용차의 주행거리를 크게 늘릴 수 있다.




부스트 회생 시스템과 e클러치

보쉬의 파워트레인 전동화 연구도 추구하는 목표는 동일하다. 그 계기가 된 것은 스타트앤스톱 시스템의 새로운 표준화다. 이 시스템은 2017년까지 서유럽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70%에 장착될 전망이지만, 보쉬는 이를 기반으로 더욱 새로운 솔루션을 추구하고 있다. 그 하나의 예가 부스트 회생 시스템(Boost-Recuperation System, BRS)이다. 이 48 V BRS는 스타트앤스톱 시스템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여전히 요원해 보이는 하이브리드 세계로의 여정을 크게 단축시켜줄 것으로 전망된다.
보쉬는 치열한 가격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콤팩트 클래스에 이 BRS가 적용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효율의 저가 시스템이 필요하다. 보쉬는 그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 시스템에 적합한 부품 개발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BRS는 전기 부품에 의해 엔진 출력을 10 kW 끌어 올린다. 배터리 용량은 0.25 kWh로 하이브리드 카에 비하면 작지만, 48 V 전원 시스템을 채택해 회생제동의 에너지 회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5회 깊이 밟으면 시스템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완전히 충전될 정도다.
이 에너지는 전원 시스템에 연결된 전기 부하에 공급할 수 있으며, 발진 시나 가속 시 내연기관의 파워를 보완하고 동적으로 부스트 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BRS에는 아주 특별한 기능이 하나 있다. 바로 e클러치, 즉 전기적으로 작동하는 클러치다. 이 시스템은 변속기 전체가 아닌 클러치만을 자동 제어함으로써 전진을 위한 파워를 필요로 하지 않는 상황에서 엔진을 스위치 오프할 수 있다. 이것은 연비 절감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부담도 낮춰준다. 정체 시 운전자는 클러치를 조작하지 않고 1단 또는 2단에서 차량을 출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즉, e클러치는 저속 주행 시 자동변속기(AT)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또한 이 전자제어 클러치는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지 않는 동안 중립 모드로 이동한다. 이것과 스타트앤스톱 기능을 결합해 저연비의 코스팅을 실현할 수 있다.
그 구조는 간단하다. 차량이 내리막길로 접어들어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시스템이 이것을 감지하고 클러치를 분리한다. 이 때, 기존 차량에서 볼 수 있는 엔진 브레이크 효과를 방지하고 경사에 의해 주행 속도는 일정하게 유지된다. 향후에는 이 기능을 시스템이 자동으로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기술적으로는 복잡하지만 7%의 연비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스트롱 하이브리드


로버트 보쉬 그룹 자동차 기술 총괄 부문장 베른트 보어(Bernd Bohr) 회장은 이러한 엔트리 레벨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개인 이동성에도 널리 보급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보쉬는 2020년까지 전동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차량이 1,210만 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보쉬가 제공하는 스트롱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의해 운전자는 유럽 NEDC(New European Driving Cycle) 모드 기준으로 연비를 15~25% 개선할 수 있다. 이러한 보쉬 시스템을 통해 배터리 크기에 따라 거리의 차이는 있지만, 단거리라면 무배출로 엔진 소리를 수반하지 않는 정숙한 순수 전기 구동 모드에서 차량을 달리게 할 수 있다. 이것을 뒷받침하는 두드러진 예는 PSA와 보쉬가 공동 개발한 디젤 하이브리드다. 최첨단 디젤 엔진 파워와 전기 부품의 경제성을 결합했다.
스트롱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보쉬는 출력 20~40 kW의 전기모터를 준비하고 있다. 보쉬의 하이브리드 카용 리튬이온 배터리 용량은 0.8 kWh에서 최대 1.5 kWh에 이른다.


프리미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경우, 파워트레인의 전동화 수준이 한 단계 더 진보한 개념이다. 운전자는 배터리 전력만으로 최대 60 km까지, 그것도 최고 120 km/h의 속도로 달릴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비용을 최대 90%까지 절약할 수 있다. 이것은 차량을 수시로 콘센트에 연결할 수 있는 경우의 숫자이지만, 발진 때마다 배터리를 완전 충전할 수 없는 경우에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특유의 큰 연비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보쉬는 자사의 시스템을 사용하면 NEDC 모드에 의한 연료 소비를 적어도 5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포함된 보쉬의 전기모터는 출력이 30~80 kW이고 배터리 용량은 12 kWh이다. 용도는 미들 클래스(middle-class) 세단에서 전기 SUV와 스포츠카까지 커버하고 있다. 2020년 EU의 CO2 배출 기준을 감안하면, 프리미엄급에서 이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고도의 전동화 이외에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 보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배터리만으로 최대 60 km의 주행을 지원한다는 것은 환경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그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전기이동성

보쉬는 전기이동성에 연간 4억 유로를 투자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보쉬는 순수 전기차인 피아트 500e(Fiat 500e)에 파워트레인 세트를 공급했다. 피아트 500e는 방전된 상태에서 120 V로 충전할 때 약 24시간, 240 V로는 4시간 이내에 충전할 수 있으며 1회 충전으로 최대 약 140 km를 주행할 수 있어, 충전시간과 비교해 주행거리가 짧던 기존 전기차의 단점을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쉬가 피아트 500e에 공급하는 SMG 180/120 전기모터는 출력 80 kW의 영구자석식 동기 모터로 파워트레인의 동력원이 되어 출발하자마자 196 Nm의 토크를 제공한다. 전기모터와 배터리 간의 인터페이스를 구성하는 보쉬 INVCON 2.3 인버터/컨버터 유닛은 전동 파워트레인의 이른바 두뇌에 해당한다. 이 유닛은 배터리에서 나오는 DC 전류를 AC로 변환해 전기모터로 보내고, 회생시에는 그 반대의 기능을 수행한다. 이 인버터/컨버터 효율이 높을수록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길어진다. 피아트 500e에 탑재된 보쉬의 배터리 팩은 각형 셀로 구성되어 있으며, 용량은 24 kWh이다.
보쉬는 다양한 관점에서 피아트 500e를 전기이동성의 모델 프로젝트로 판단하고 있다. 전기차 부품 공급업체로서, 보쉬가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개발 능력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전 모델이 되기 때문이다.


CNG 파워트레인

CNG 엔진은 그동안 주로 도시 버스와 소형 딜리버리 밴에 사용됐지만, 보쉬는 CNG 파워트레인이 미래 승용차와 상업용 차량의 동력장치로서 디젤과의 병용을 포함해 널리 사용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운전자에게 CNG가 의미를 가지는 것은 연간 주행거리가 7,000 km 이상의 경우이다. 즉, CNG는 대부분의 운전자에게 이점을 제공한다. 가장 큰 이유는 CNG가 저렴하다는 것이다. CNG의 가격은 가솔린의 절반 혹은 그보다 약간 높은 정도다. 게다가 CNG는 CO2 배출량이 가솔린의 4분의 3 밖에 되지 않고, 바이오가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메탄을 이용하면 이 수치는 더 낮아진다.
보쉬는 이 분야에서도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보쉬의 CNG 기술은 폭스바겐, GM, 피아트, 타타의 양산 모델에 채용되고 있다. 또한 보쉬가 공급하는 부품은 세계 최소, 초경량의 CNG 인젝터와 초고속 온도감지 센서가 포함돼 있다. 이 기술의 우수성은 핸들을 잡고 있어도 그것이 CNG 엔진 차량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는 데 있다. 최근의 CNG 차량은 연료가 CNG이든, 가솔린이든 관계없이 균일한 성능을 구현하기 때문에 연료를 천연가스에서 가솔린으로 전환해도 그것을 운전자가 느끼지 못한다.
보쉬 시스템은 냉간 때도 CNG 모드로 스타트한다. 이것은 저렴한 천연가스를 최대한 이용하기 위한 연구이다. 타사 시스템의 경우 워밍업은 기존 방식으로 엔진이 따뜻해질 때까지 비싼 휘발유를 사용해 수 km를 달리지 않으면 안 된다. 반면 보쉬 시스템은 거의 항상 저가의 천연가스로 주행할 수 있다. 보쉬 CNG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차량은 이미 양산되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보쉬의 첨단 CNG 파워트레인도 그린 모빌리티를 향한 과도 기술이라는 것이다.  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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