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에너지 관리법
에너지, CO2, 비용을 절약하는 첨단 공식
2014년 01월호 지면기사  / 글│BMW


BMW’s Energy Management

전기 에너지는 ‘연료’의 사용을 통해 얻어지는 것인 만큼, 차에서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는 ‘연료’로 만든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총체적인 에너지 관리가 중요하다. 에너지 관리를 위해서는 ‘감시, 평가, 절제’라는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BMW 자동차의 ‘에너지 관리 시스템’에는 에너지 소모에 대한 감시와 평가, 그리고 절제를 가능케 하는 여러 기능과 역할들이 포함돼 있다.

최근에 들어 우리 생활 모든 곳에서 에너지 관리는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다. 물론 자동차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보통 자동차에 사용하는 에너지를 언급할 때 일반적으로 가솔린이나 디젤 같은 ‘연료’만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그 생각의 범주를 넓혀야 한다. 자동차에서 직접적으로 연료를 소모하는 과정은 엔진의 동력을 이용해 바퀴를 굴리는 것이지만 거의 모든 작동에서도 전기적인 에너지를 이용한다. 예를 들어 에어컨이나 히터를 작동하거나 와이퍼를 움직이는 모든 것들은 전기 에너지다.
이 전기 에너지가 ‘연료’의 사용을 통해 얻어지는 것인 만큼, 자동차에서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는 ‘연료’로 만든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적재적소에 맞게 사용할 수 있냐는 차원에서의 총체적인 에너지 관리가 중요하다.
에너지 관리를 위해서는 ‘감시, 평가, 절제’라는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그런 이유로 BMW 자동차의 ‘에너지 관리 시스템’에는 에너지 소모에 대한 감시와 평가, 그리고 절제를 가능케 하는 기능과 역할들이 포함돼 있다.
실제로 우리가 자동차를 운행하면서 사용하는 전기 에너지는 배터리와 발전기(Alternator)에서 나오고, 발전기를 돌리기 위한 동력(엔진)이 있어야 하며, 그 동력은 다시 연료가 있어야 한다. 이 연료는 CO2 배출량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동시에 자동차 유지에 필요한 ‘돈’이기 때문에 에너지 관리라는 개념은 더더욱 중요하다.
BMW의 에너지 관리 시스템은 BMW 그룹이 추구하는 이피션트 다이내믹스(Efficient Dynamics)를 통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구체적인 네 가지 실행방안(연소장치, 에너지 관리, 공기역학, 경량화)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지금부터 자동차의 에너지 관리를 위한 여러 관계들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겠다. 차 뒤쪽에 배치된 배터리 자동차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기적 에너지는 기본적으로 배터리에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이 배터리는 크게 두 가지 부분으로 나눠 볼 수 있다.
하나는 하드웨어적인 구성요소와 무게 등을 포함한 물리적 부분이고, 다른 하나는 배터리의 성능이다. 대형 선박의 경우 커다란 배터리를 싣고 다녀도 엔진 성능이나 운행에 있어 크게 영향이 없지만, 자동차에서는 1 kg, 심지어 몇 g 단위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배터리를 무한정 크게 만들 수 없는 게 첫 번째 관건이다.
배터리가 무거워지면 문제가 생긴다. 자동차와 배터리의 무게라는 하나의 요소만 놓고 봤을 때, 배터리가 무거워지면 차의 전체적인 무게 배분이라든지 무게 증가로 인해 에너지 소비 등의 물리적 변화가 생긴다. 따라서 에너지 저장고인 배터리를 되도록 작고 가볍게 제작해 부피와 무게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만약 배터리 무게를 마음대로 크게 할 수 있다면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배터리가 무거워지면 크게 연료소비의 증가와 안전이라는 두 가지 문제가 따라온다. 먼저 연료소비가 증가하면 CO2를 비롯한 환경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연료소모의 과다로 인한 실질적인 비용이 증가되는 결과를 불러온다.
배터리의 무게는 안전과도 연관된다. 중량이 무려 20 kg 전후인 배터리를 차의 중심에서 어느 한 쪽에 치우쳐 배치했을 때는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무게의 배분이 필요하다. 실제로 자동차에서는 배터리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른 모든 부분의 설계가 달라진다. 자동차에서 무게 배분은 단지 차가 정지된 상태뿐만 아니라 가감속이나 선회구간에서의 무게 중심이동, 그리고 충돌 에너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이 고려된다. 따라서 무게 배분과 그에 따른 설계의 방향은 안전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국내외의 많은 일반적인 차들은 그런 비용들을 아끼기 위해 통상적으로 배터리를 앞쪽에 놓고 있지만, BMW는 무게배분 및 주행 중 무게중심 이동에 따른 안전을 고려해 배터리를 뒤쪽에 배치하고 있다. 물론 배터리 위치로 인해 설계가 까다로워지고 불편한 부분도 발생한다. 또 케이블 비용이 더 들어간다.

에너지 관리와 우선순위

최근의 배터리는 충방전 효율은 물론 예전에 비해 전체적인 성능이 크게 발전했다. 분명 예전보다 배터리의 기술과 성능이 더 발전됐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분야에서는 그와 상응하는 것으로 자동차 전자화의 가속화와 전기로 구동되는 편의장비의 증대 등으로 전기적인 에너지도 더 많이 필요해졌다. 그러다 보니 배터리의 성능 향상이 현대 자동차의 요구를 못 따라가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차원에서 나온 종합적인 대책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에너지 관리’라는 개념이다. 에너지 관리는 한 집안의 살림으로 치면, 가구 소득에 따라 지출을 관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평소 수입이 500만 원이던 것이 퇴직한 뒤 200만 원으로 줄어들었을 때, 각 분야의 지출을 줄이거나 아예 차단하는 것과 똑같은 이치다. 여기서 한 집안의 ‘은행 잔고’라고 할 수 있는 배터리는 발전기에서 충전에 필요한 전기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그런데 우물에 있는 물을 양수기로 퍼 올려 한꺼번에 빼버리면 우물 아래 지하수가 흐르고 있어도 우물이 쉽게 고갈되고 마는 것처럼, 배터리 역시 남은 에너지를 모두 소진할 경우 충방전 효율이 떨어지고 이내 수명이 다해버리고 만다. 즉 필요한 만큼만 적절히, 수요와 공급에 맞춰주며 사용해야 한다.


그래서 에너지 관리를 할 때도 ‘우선순위’라는 개념이 있다. 이는 배터리에 남아 있는 에너지를 사용하는데 있어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운송수단이며, 또 모든 동력의 기본은 엔진에서 나오기 때문에 우선순위 1번은 엔진 시동이다. 시동이 걸리지 않으면 더운 여름철 에어컨을 켜는 것이나 겨울철에 히터 작동까지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다시 말해 배터리를 차에 싣고 다니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다음 번 시동을 걸기 위해서다. 그리고 다음 시동을 걸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에너지가 필요한지를 알아두는 감시와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자동차는 태어나서 수명을 다할 때까지 무수히 많이 시동을 건다. 그런데 그 시동을 거는 상황은 뜨거운 여름이나 사막에서일 수도 있고, 혹한의 추위 속일 수 있다. 또, 전기겚璲窩岵?결함이 있는 경우도 있으며, 엔진오일이 많거나 적은 경우 등 상황에 따른 변수가 매우 다양하다.
이처럼 다양한 각각의 변수를 감안해 언제든지 엔진 시동을 비롯해 자동차를 운행하기 위한 기본적인 에너지를 확보하고, 필요한 상황과 시기에 맞춰 적재적소에 에너지를 공급해줄 수 있는 모든 기능을 맡길 수 있는 지휘 센터가 필요하다.
BMW는 각각의 상황에 맞춰 에너지 관리를 총 지휘하는 역할을 엔진 컨트롤 유닛(DME/DDE)에 맡겼다.
예전의 엔진 컨트롤 유닛은 점화, 연료 분사 등 순수하게 엔진의 모든 기능을 제어하는 역할을 했는데, 연료 소모와 CO2 감축 등 환경적인 여러 여건을 고려해 에너지 관리에 대한 부분을 추가하게 됐다. 요즘 출시되는 모든 BMW 자동차의 엔진 컨트롤 유닛은 엔진의 모든 기능적 제어 이외에 자동차의 다른 에너지 관리까지 담당하고 있다.
평소 에너지의 흐름을 보면, 라이트를 비롯해 히터와 에어컨 등 모든 전기적인 에너지는 배터리의 ‘+/-’단자를 통해 에너지가 나가고 들어가게 되는데, 이때 소진되는 전기적인 부하(Load)를 계산해 에너지를 어디에, 얼마나 사용할지를 판단하고 제어하는 게 바로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하는 일이다.

Intelligent Battery Sensor

엔진 컨트롤 유닛 내부에 포함된 에너지 관리 유닛은 차 내부의 여러 유닛들과 매우 긴밀한 통신을 주고받으며, 모든 에너지의 흐름 양과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제어할 수 있는 일종의 통합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이 에너지 관리 시스템의 구성 요소로는 ‘엔진, 발전기, 배터리, IBS(Intelligent Battery Sensor, E60 5시리즈부터 사용), 정션 박스 모듈(Junction box module), 엔진 매니지먼트(파워 및 에너지 관리), 에너지 부하를 갖는 시스템’ 등이 포함된다.
에너지 관리 시스템에서의 역할 분담을 보면, 배터리에서 소모되는 에너지의 양과 흐름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임무는 배터리 ‘-’단자에 부착된 IBS가 맡는다. IBS에서는 전류와 전압 및 배터리 내부의 터미널 온도를 지속적으로 감시한다. IBS는 차 내부의 버스(BUS) 통신을 통해 연결돼 있으며, 지속적으로 에너지의 사용량과 남은 양을 엔진 컨트롤 유닛으로 보고한다.
평소 엔진에서 힘을 얻게 되는 발전기와 엔진 컨트롤 유닛 사이도 버스 통신으로 연결돼 있다. 물론 발전기 내부에도 별도의 컨트롤 유닛이 설치돼 있으며, 엔진 컨트롤 유닛에서 이 발전기를 필요에 따라 돌리거나 멈출 수 있도록 조정이 가능하다. 그리고 엔진 컨트롤 유닛은 차의 각 시스템에 전기를 배분 또는 차단할 수 있는 정션 박스(Junction Box)와도 통신한다. 이 정션 박스에는 퓨즈와 릴레이 등을 관장하는 관리자 개념의 컨트롤 유닛이 포함돼 있으며, 엔진 컨트롤 유닛의 명령을 받아 전기 에너지를 공급 또는 차단하거나 사용하는 에너지의 부하를 조절할 수도 있다.
다시 정리하자면, 에너지 감시자인 IBS는 기본적으로 매번 엔진 시동을 걸 때마다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사용했는지를 지속적으로 감시한다. 또한 IBS는 매 14초마다 0.5초 동안 깨어나 현재 배터리에 남아 있는 에너지의 양을 엔진 컨트롤 유닛에 보고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여름이나 겨울처럼 외부 온도나 엔진오일의 양 등 현재 차의 상태에 따른 변수가 존재하지만, 엔진 컨트롤 유닛에서는 평균적으로 엔진 시동과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사용하는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전기 에너지의 양을 판단하고, 최적의 에너지 확보를 위해 평상시 배터리에 어느 정도 에너지가 남아 있는지를 항상 인지하고 있다. 그러다가 충전량과 방전량의 밸런스를 체크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져 비축된 에너지가 부족할 것 같으면, 실질적인 에너지 관리 차원에서 절약 및 제한에 들어간다.
예를 들어, 추운 겨울날 가족여행을 가다가 휴게소에 잠시 들렀을 때를 가정해 보자. 급한 볼일이 생긴 운전자가 시동을 끄고 차를 떠나면서 차 안에 있는 가족들을 위해 차 열쇠는 두고 갔다. 이때 차 안에 있던 아내와 아이들은 열선이 작동되는 시트 히터를 3단까지 작동시켰고, 아내는 하이파이 시스템을 켜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있으며, 뒷자리에 있는 아이들은 전동 시트를 이리 저리 움직이며 장난을 친다. 또 한쪽에서는 비디오 게임까지 즐기고 있다. 아마도 이런 상태라면 배터리는 금방 소진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IBS는 배터리의 소진 상황을 시시각각으로 엔진 컨트롤 유닛에 전달한다. 만약 이 차의 배터리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였다면, 배터리에 남은 에너지가 시동과 안전장치 작동에 필요한 최소량에 가까워지고 있다면, 그러다가 배터리에 남은 에너지가 시동과 안전장치 작동에 필요한 최소량에 가까워지면, 엔진 컨트롤 유닛은 정션 박스 컨트롤 유닛을 통해 어디에서 전기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모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1차적으로는 정해진 ‘우선순위’에 따라 해당 부분의 전기적인 부하를 줄여나간다. 그래도 전기 에너지의 소모가 크다고 판단되면 아예 전기를 차단하기도 한다. 즉 차 안에 있는 사람이 시트 히터를 아무리 최대 온도로 작동시켜도 다음 시동을 위해 시트 히팅 레벨을 줄이거나 꺼버릴 수 있다. 물론 나중에 운전자가 차로 돌아와 다시 시동을 건 뒤부터는 시트 히터의 기능은 정상적으로 작동된다. 또한 이때도 엔진 컨트롤 유닛에서는 배터리의 상태를 점검하는데, 조금 전처럼 에너지를 많이 소모해 배터리에 남아 있는 용량이 많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발전기 관리자에게 전류의 양을 최대로 증가시켜 배터리를 평소보다 더 빨리 충전하도록 명령하고, 동시에 엔진에는 회전수를 200 rpm 정도 더 올리게 해 배터리충전을 보조하도록 한다.
연료소비에 대한 걱정보다는 배터리의 충전이 우선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는 우물물을 마르지 않을 정도로 적정 수준에서 퍼내야 하는 것처럼, 에너지를 항상 적절한 수위에 맞춰 충전하기 위함이다.

배터리 컨디션을 고려

에너지 관리를 위한 제어에는 철저하게 우선순위를 정해 둔다. 예를 들어 전기를 많이 소모하는 히터를 잠시 줄이거나 끈다거나, 오디오 볼륨을 줄인다고 해서 사람과 차의 생명력에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야간에는 다른 것보다 헤드램프 같은 라이트는 켜져야 하고, 엔진 시동을 위한 제반 시스템(스타트 모터, 인젝터, 점화 코일 및 스파크 플러그 등) 이외에도 간단한 것이지만 와이퍼나 비상등 같은 것들은 언제라도 작동돼야 한다. 또 차의 문을 잠근 뒤에는 다른 것보다 도난방지 시스템이 우선된다.


이렇듯 그 내용들을 보면 자동차 운행에 있어 안전과 실질적으로 관계없는 것부터 우선순위를 기록해두고, 그 순서대로 차근차근 에너지를 차단하고 또 에너지가 필요할 때는 재빨리 복구시키는 것까지 수행하도록 돼 있다.
에너지 관리 상황을 판단하는 기준은 크게 클래스 A(심각한 상황: 배터리가 많이 방전된 시점 또는 발전기가 너무 과부하가 걸려 문제가 있는 시점)와 클래스 B(일반적으로 배터리만 충전하면 되는 상황)로 구분한다. 클래스 A와 클래스 B 상황에서 전기적인 장치들이 제어되는 순서를 보면 다음과 같다.

Class A
1. 뒷유리 성애제거 장치 - 시간 조절
2. 뒷좌석 시트 히팅 - 2단으로 제한
   뒤쪽 전기 보조 히터 - 75%로 감소
3. 앞좌석 시트 히팅 - 2단으로 제한
   뒷좌석 시트 히팅 - 50%로 감소
4. 뒤쪽 전기 보조 히터 - 50%로 감소
5. 앞좌석 시트 히팅 - 50%로 감소
   뒷좌석 시트 히팅 - 1단으로 제한
6. 뒤쪽 전기 보조 히터 - 25%로 감소
   스티어링 휠 히팅 - 50%로 감소
7. 뒤쪽 전기 보조 히터 - Off
   사이드 미러 히팅 - Off
   워셔-제트 히팅 - Off
8. 스티어링 휠 히팅 - Off
9. 앞좌석 시트 히팅 - Off
   뒷좌석 시트 히팅 - Off
10. 리어 윈도우 성애제거장치 - Off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 - 소비전력을 제한

Class B
1.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 - 일반적으로 최대 30A의 에너지 사용
   앞뒤 히터 팬(Fan) - 75%로 감소
2. 앞뒤 히터 팬 - 50%로 감소
3. 앞뒤 히터 팬 - 25%로 감소

에너지 관리를 위해 일반적인 상황(클래스 B)과 심각한 상황(클래스 A)에 따라 관리하는 방법도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일반적인 클래스 B의 상황에서는 BPM(Basic Power Management) 제어에 의해 아이들에서 엔진 회전수를 200 rpm 정도 더 올려주고, 필요한 만큼 전압을 올려 배터리를 충전한다. 클래스 A에 해당될 때는 APM(Advanced Power Management)이 개입해 제어에 들어간다. 이때부터 필요에 따라 전기적인 부하를 줄이거나 파워 터미널을 차단해 에너지 사용을 줄인다. 추가적으로 배터리 자체의 상태 진단 및 자동차 시스템 진단과도 연계된 프로그래밍 기능도 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배터리의 컨디션도 중요한 요소인데, 배터리에서 에너지가 나가고 들어가는 것만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배터리 건강 상태도 체크한다. 보통 정상적인 차에서는 초기 엔진 공회전 상태에서 rpm 상승(부하 상승)만으로도 배터리의 충전이 10분 이내에 완충되지만, 배터리 상태가 나쁘면 아무리 발전기를 돌려도 100% 충전이 되지 않고 계속해서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 즉 아무리 먹어도 배부르지 않고, 먹기만 하고 힘을 쓰지 못하는 쓸모없는 부품이 되고 마는 것이다.



온도나 주어진 상황에 따라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한 전압의 목표 값도 다르다. 기본적으로 외부 온도가 -20~8℃까지는 충전 전압을 14.8 V로 높이고, 반대로 외부온도가 19~50℃ 사이면 14 V로 낮춘다. 8~19℃의 통상적인 영역에서는 14.0~14.8 V 사이에서 에너지 관리 시스템의 필요에 따라 충전 전압을 조절한다.
그리고 에너지 관리 시스템의 통신 라인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는 전압을 14.3 V로 고정해 충전하고, 오류 내용을 별도로 저장하고 알려준다. 자동차의 다른 시스템과 연계된 프로그래밍 기능은 배터리나 발전기 등의 상태와 그동안의 히스토리를 기억해 뒀다가 다른 시스템에게도 알려주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기존에 오래된 배터리는 아무리 충전해도 50% 밖에 채워지지 않고 그에 따른 에너지 관리를 해왔으나, 새 배터리로 교체된 사실을 알려주면 그때부터는 배터리에 100% 충전이 가능한 만큼 더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전달한다. 그래서 새 배터리가 들어왔다면 그때부터는 시스템에서 배터리를 기준으로 모든 에너지 관리도 다시 계산된다.

적정 수준 유지 위한 모니터링

BMW 자동차는 현재 남아있는 연료로 주행이 가능한 거리를 km 단위로 매우 정확하게 알려준다. 가령 시동 초기에는 주행가능 거리가 200 km 남았다고 하더라도 여름철에 에어컨과 시트 냉각팬을 강하게 틀어놓고 오디오 볼륨을 한껏 올려놓고 다니면 10 km를 달렸는데도 남은 주행거리가 190 km가 아니라 150 km밖에 못 간다고 안내할 수 있다. 이 상태에서 반대로 에어컨과 시트 냉각 팬을 줄이고, 오디오까지 끄면서 몇 분만 정속으로 연비에 중점을 두고 달린다면 주행가능 거리는 다시 늘어난다. 이는 그냥 단순하게 연료가 부족하다는 내용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렇게 정교한 계산이 가능한 것도 정교한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존재하기 때문이며, 현재 갖고 있는 에너지와 다른 에너지를 얼마나 소모되는지도 함께 계산해 운전자에게 연료 주입 시점을 정확하게 알려준다.
연료 보충 시점을 정확히 알려주는 메시지 이외에도 에너지 관리가 필요한 경우, BMW 자동차는 메인 버스 시스템을 통해 계기판이나 중앙 모니터에 메시지를 띄워 앞서 운전자에게 에너지 관리 차원에서 일부 기능의 작동이 제한 또는 차단됐다는 내용을 알려주는 기능도 한다. 가령 배터리의 경우, 평소 충전 상태가 60~100%에서는 계기판에 노란 배터리와  OK 사인이 표시되고, 충전 상태가 35~60% 사이에서는 배터리 충전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나온다. 배터리 교체가 필요한 극한 상황이 되면 BMW 특유의 ‘공~공~’ 소리와 함께 계기판에 적색 배터리와 느낌표가 나타난다.
결론적으로 자동차의 전기적인 에너지 관리의 총체적인 의미는 ‘에너지의 생성, 에너지의 저장, 에너지의 분배, 적정 수준 유지를 위한 에너지 모니터링’을 어떻게 관리하고 적절히 유지하느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에너지의 적정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의 소비처를 미리 파악해야 하고,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능력도 가늠해야 하며, 또 비축된 에너지 대비 소비에 필요한 시간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자동차를 운행하는 동안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에 적합한 에너지의 공급 순서와 공급량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무조건적으로 에너지를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 전기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또 다른 에너지(연료)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다. 전기적인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연료가 더 들어가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차들은 엔진 시동이 걸려 있는 상태에서는 항상 발전기를 돌리고 있는 셈인데, 이는 그 자체로 에너지를 필요 이상으로 허비하고 있는 것이다. 필요한 만큼만 배터리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면 계속해서 발전기를 돌리면서, 계속해서 배터리를 충전하고 다닐 이유가 없다.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이용해 필요한 만큼만 그때그때 충전해서 사용한다면  그만큼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고, 이는 곧 자동차의 연료소모를 줄이는 것이다. 사용자의 돈을 아끼는 것이다. 또한 발전기를 돌리지 않으면 엔진 효율이 높아지는 것이고, 그만큼 엔진 출력을 높이고, 연비를 향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에너지 재생

BMW의 이피션트 다이내믹스의 핵심적인 실행 방안 가운데 하나인 에너지 관리 시스템은 회생제동(Brake Energy Regeneration) 기능과도 연계돼 있다.
여기서 얘기하는 브레이크의 개념은 단순히 풋 브레이크를 사용해 제동했을 때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엔진이 쉬고 있을 때 잉여 에너지를 회수한다는 의미다.
통상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적용된 BMW 차들은 배터리가 80% 이상 충전된 상태에서는  엔진이 더 이상 발전기를 돌리지 않는다. 그러다가 주행 중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거나 브레이크를 밟는 동안 엔진이 쉬고 있는 상태가 되면 그때부터는 남아도는 휠의 구동력을 이용해 역으로 엔진을 돌릴 여지가 생긴다. 구르는 힘이 남아 있는 휠은 드라이브샤프트와 연결돼 있고, 드라이브샤프트는 다시 변속기와 연결돼 있으며, 이런 상황을 감지한 엔진 컨트롤 유닛에서 변속기 제어 유닛으로 록-업 클러치(Lock-up Clutch)를 작동시키라는 명령을 내려 록-업 클러치를 통해 휠의 구동력이 엔진으로 직결돼 발전기를 돌린다.
발전기는 이때도 전류를 최대로 키워 짧은 순간에도 배터리를 재빨리 충전하도록 한다. 이런 과정이 없다면 일반적인 차들처럼 계속해서 엔진에 연료를 공급해 발전기를 돌려야 한다. 
사실 BMW의 에너지 관리는 차에 탈 때부터 시작해 시동을 끄고 차에서 내린 뒤까지 이어진다. 리모컨을 작동해 차의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순간부터 차의 시스템들은 하나 둘 깨어나기 시작하는데, 개별 시스템이 기동하는 것 자체는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의미다. 특히나 전자적인 장비가 많이 적용된 최신 모델들은 시동을 끄고 문을 잠그고 차에서 떠난 뒤에는 보안에 관련된 시스템 이외에도 일부 시스템들이 일종의 대기모드(Sleep Mode) 상태로 시스템이 살아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시스템이 서서히 차단되는 과정을 거친다. 심지어 BMW 연구소 안에는 자동차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시스템들이 깨어나서 잠시 잠을 자거나 완전히 차단될 때까지 여러 종류의 슬립모드만 연구하는 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BMW의 최신 모델들, 나아가 앞으로 나올 차들은 문을 여는 순간에도 에너지 관리가 적용된다. 별도의 세팅이 없는 한 이제 실내등은 문을 여는 쪽 좌석만 비추고, 탑승자가 없는 곳에는 열선을 켜도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BMW는 이런 모든 작동들이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라고 판단한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시동을 끈 다음 문을 잠그고 집으로 들어가면서 차에 실내등과 미등을 그대로 켜 두고 갔다면,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살아 있다가 다른 시스템들을 체크해 전기 에너지를 사용하는 부분들을 자동으로 차단한다. 시동이 꺼진 뒤 아무런 조작이 없는 경우 시스템 전원을 차단하는 시간도 예전에는 30분에서 최대 60분까지로 설정했지만, 최근에는 실질적인 8분으로 크게 줄였다. 물론 이 8분이라는 대기시간도 배터리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역시 ‘감시, 평가, 절제’가 가능하고 정말 지능적인 에너지 관리 덕분이다. BMW 고객들은 그냥 평소처럼 문을 잠그고 떠나면 된다. 나머지 에너지에 대한 관리는 차가 알아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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