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시대의 자동차 문화, 차별된 차를 만들라
Provide a Differentiated Car in the Green era
2014년 03월호 지면기사  / 글│김 필 수 교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가 친환경, 고효율의 시대를 맞아 우리도 i3와 같은 차세대 전기차 모델, 연비 좋은 경차가 선호되는 문화 조성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수입차에는 점유율 15%를 넘기 위한 새로운 동력으로 차별화의 심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i3같은 차를 만들라

올해는 실질적인 전기차 원년으로 간주해도 전혀 지나치지 않은 해다. 지난 MB 정부 5년간 진행된 전기차 공급 1,000여대 모두 공공용으로 공급했던 반면,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민간 공급 전환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160여대의 제주도를 시작으로 올해 민간 공급량은 1,300여대다. 수년 간 진행된 공급량 전체를 능가하는 물량이다. 더욱이 중앙정부의 보조금과 지자체의 보조금을 합쳐서 지원 금액이 2,000만 원이 넘는다. 특히 국산 전기차에 수입 전기차가 가세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다른 지자체의 가세가 예상될 정도로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따라서 예전과는 완연히 다른 분위기이고 무언가 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의식이 커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물량으로 과연 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최근 국제 사회에서의 환경규제와 친환경차의 필요성 등을 생각하면 생각 이상으로 전기차가 틈새시장을 크게 벌려놓을 가능성이 높다.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를 대체한다는 논리보다 주변 인프라와 환경에 맞는 강력한 친환경차가 한 가지 더 보태진다는 논리가 맞다.
이러한 면에서 우리는 유럽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 목소리만 냈지 실질적인 움직임은 매우 느린 국가였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뒤졌다는 뜻이다. 우리가 1,000대 공급에 그친 반면 일본이나 유럽, 미국 등은 민간용 판매가 훨씬 이전부터 진행돼 공급 물량도 그렇지만 상당한 노하우가 쌓여가고 있다. 우리는 이제 시작한 민간용  전기차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전기차 애프터마켓은 이제야 시작되는 단계이다. 그나마 위로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제주도라는 특화된 지역이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이미 민간용 공급이 가장 먼저 시작됐고 전기차의 필수 요소인 충전 인프라가 면적당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지자체와 주민들의 전기차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도 높아 중앙정부 측면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지역이다. 3월 15일부터 제주도 중문에서 펼쳐지는 국제 전기차 엑스포는 중요한 트리거 효과를 나타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차세대 전기차의 개발과 공급이다. 우리 국산 전기차는 아직 제대로 된 양산형 전기차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양산형 전기차 전문 플랫폼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기존 내연기관 라인에서 엔진과 변속기를 빼내고 모터와 배터리를 장착한 일종의 개조 전기차라고 할 수 있다. 메이커 입장에서는 당장 비용이 덜 사용되기 때문에 선호할 수 있다. 그러나 생산 측면에서 필요 없는 비용이 수반되고 부품이 포함되며 무게도 무거워진다. 무엇보다 전기차 고유의 색깔을 내는데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비용, 효율, 운행 특성 등 모든 면에서 한계가 나타나고 경쟁력이 떨어진다. 현재의 국산 전기차는 모두가 이러한 모델이다.
이와 비교할 때 가장 주목받는 모델은 바로 BMW i3다. 이미 유럽과 미국에 판매되기 시작했고 가격도 4,500~5,000만 원 사이로 가격 경쟁력부터 남다르다. 특히 이 모델이 주목받는 이유는 다른 전기차 모델과 달리 전기차를 위한 플랫폼부터 설계에 이르기까지 전기차 하나만을 위해 시스템이 구축됐기 때문이다. 전기차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무게를 낮추기 위해 탄소섬유와 강화 플라스틱을 사용해 무게를 400 kg 이상 낮췄다. 여기에 전기차 전용 부품과 특성에 맞는 부품 조립, 비용 절감을 위한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이 모델이 올 5월 국내시장에 선보인다. 그 동안 전기차 개발에 소홀했던 현대ㆍ기아자동차 그룹이 본격적인 전용 전기차 개발에 나선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해 2016년을 목표로 BMW i3와 같은 경쟁력 있는 전기차 전용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복안이다. 좀 일찍 시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한 번의 실수는 시장을 모두 뺏긴다는 논리를 하루빨리 깨달았으면 한다. 기술도 뒤지고 시장도 뺏기고 뒷북만 치는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된다. 
 

소형차 과연 안전한가 

최근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실시한 경소형차 충돌안전 테스트 결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생각 이상으로 대부분 시험대상이 안전치 못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물론 여러 방법에 의한 충돌 테스트인 만큼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참고할 부분이 많다. 특히 정면 부분 충돌 테스트인 스몰 오버랩 내지는 오프세트 충돌 테스트에서는 더욱 취약한 결과를 보였다. 전체가 충돌하는 경우에는 에너지가 분산돼 어느 정도 견디는 형상이나 부분적으로 집중 충돌을 할 경우에는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 부분은 실제 충돌 직전에 대부분 운전자가 무의식적으로 운전대를 꺾는다는 통계로 볼 때 상당히 의미 있는 시험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정면 충돌 테스트보다 이러한 부분 충돌에 의미를 더 부여한다.
그러나 시험결과에 대해 우려가 크지만 차량의 크기나 배기량 등 여러 종합적인 부분을 판단하면 너무 불안하게 볼 필요도 없다. 차량의 크기나 배기량 등은 여러 면에서 장단점이 서로 교차한다. 물론 자동차 안전이 제일 중요한 요소이므로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낮은 배기량은 낮은 속도로 더 안전하게 운전하는 습관이 보편적이다. 차량이 크고 배기량이 큰 스포츠카 등은 더욱 안전하게 만들 수 있으나 과속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률 등을 고려하면 그리 불리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어느 하나 경소형차의 운전자가 더 많이 사망하고 문제가 컸다는 통계자료는 없다. 나름대로 괜찮다는 것이다. 물론 논리상으로는 작은 차보다 큰 차가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차체가 작은 차보다 큰 차가 안전하고 승용차보다 차고가 높은 SUV가 안전하며, 이러한 차종보다 대형 트럭 등이 더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충돌 테스트를 해도 당연한 결과가 도출된다.
현 시대는 친환경, 고연비 시대다. 특히 국토가 좁고 주차장이 부족하며 에너지 자급도가 낮은 국가의 경우 큰 차보다 작은 차가 유리하다. 국가적 차원에서 작은 차는 당연히 이점이 크다. 유럽의 경우 에너지 절약과 이산화탄소 저감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전체 차량의 과반수가 경차이고 또 전체의 과반수가 승용 디젤이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경차 비율이 70, 60%를 넘는다. 에너지 절약은 물론 이에 따른 이산화탄소도 덜 배출된다. 여유 있는 에코드라이브를 활용한 생활 운전으로 교통사고도 적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웃 일본도 경차의 나라다. 37%가 경차이고 다양한 종류가 수십 가지 판매되고 있다. 북쪽 홋카이도는 눈이 많이 옴에도 대부분이 경차다. 좁은 도로와 주차장에 대응하기 쉽고 작고 아기자기한 습관도 한몫하고 있다. 모두가 에너지 절약 국가의 모범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미국은 에너지가 자체적으로 많이 생산되고 있고 땅덩어리가 넓으며 출퇴근 거리도 길다. 또 문화적으로도 큰 차와 대배기량을 선호하는 특성을 나타낸다. 그러나 이 국가도 최근 친환경과 고연비 특성을 고려해 차량의 크기가 작아지고 저배기량으로 바뀌고 있다. 또 몇 개 주에서는 에코드라이브와 같은 에너지 절약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우리는 이에 반해 에너지 자급도가 거의 제로인 나라이면서도 경차 비율이 10%를 넘지 못한다. 특히 이와 관련 큰 차가 무조건 안전하다는 잘못된 인식과 사회적 대접이 높아진다는 후진적 생각이 아직도 존재한다. 수십 년 누적된 잘못된 문화가 한꺼번에 바뀌기는 어려워도 노력하면 그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우리에게 맞는 한국형 선진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은 경차 안전도에 대한 불신이 없어지도록 제작사가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안전도와 안전장치가 미비되는 경우는 없어져야 한다. 필요하지 않은 옵션은 제외하고 기본적인 장치만 있어도 차체 안전도가 높은 기본형 경차가 더욱 필요하다. 이제는 안전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고급 대형차를 요구하기 보다는 최고의 안전도를 보유한 한국형 경차를 요구한다. 단 3종만 있는 국산 경차의 한정된 선택 구조를 고려하면 더욱 안전하고 신뢰성 있는 한국형 경차의 탄생이 절실하다.

수입차, 새 동력 필요 
                                                        
지금까지 수입차 증가에서 보이지 않는 중요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소비자가 수입차를 갖고 싶어하는 욕망이다. 차별화, 우월감, 개성 강조 등 다양한 원인이 중첩되면서 수입차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이것은 전반적으로 타 메이커 대비 특화된 차별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판매가 증가해 어느 정도 포화되면서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차종이 된다면 국산차와의 차별화는 불가능하게 된다.
수입차 판매에 대한 메이커별 비율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독일 4사의 점유율은 60% 이상으로 다른 메이커와 비교해 월등하다. 최근 폭스바겐의 경우도 준 프리미엄급으로 인식되면서 다른 대중 수입 브랜드에 비해 인식이 달라졌다. 나머지 대중 브랜드의 판매가 큰 차이 없이 약세로 나타나는 것은 국산차 대비 특화된 차별화가 없기 때문이다. 대중 수입차를 운행하기 보다는 도리어 괜찮은 고급 국산 브랜드 구입이 티내기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산차와 마찬가지로 수입차도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고급 브랜드 이미지도 점차 차별화가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최근 급상승한 수입 차종을 보면, 포르쉐의 카이엔과 파라메라 기종, 레인지로버, 벤틀리 등을 들 수 있다. 수입 고급 브랜드 사이에서도 일부 소비자 측면에서는 차별화된 더 높은 고급 기종을 찾고 있는 것이다. 수입차 수위를 달리고 있는 BMW, 벤츠, 아우디 등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 많은 판매와 차별화된 특화 요소가 가미되지 않으면 더 이상 증가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수입 메이커가 더욱 많은 기종과 틈새 기종을 수입 판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빈익빈에 해당되는 일본산이나 미국산은 더욱 고민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FTA에 의한 관세 인하로는 소비자의 마음을 잡는 것이 쉽지 않다. 수입 프리미엄 기종과의 특화 요소와 유사한 국산차와의 차별화 요소도 찾아야 한다. 국산차는 나름대로 현대ㆍ기아자동차 그룹을 중심으로 최후의 전쟁을 각오한다는 자세다. 현대ㆍ기아는 소비자를 끌어 모으기 위해 상대적 강점인 무상 애프터서비스 기간 늘리기, 낮은 부품비와 공임을 더욱 특화시키는 방법, 그 동안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던 소비자 배려를 위한 감동 프로그램 마련 등 더욱 강력한 모델을 내세울 것이다.
수입차 점유율 20% 달성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약 15% 수준에서 무언가 턱에 걸리는 요소가 발생할 것이다. 이 부분을 얼마나 슬기롭게 대처하는가가 관건일 것이다. 향후 수년간의 움직임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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