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의 가상ㆍ몰입ㆍ원격 디자인
가상현실로 디자인, 개발시간, 비용 개선
2014년 11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포드는 개발 단계에서 실시간으로 전 세계 디자이너, 엔지니어들이 협업할 수 있는 가상현실 랩의 활용과 기술적 깊이를 갈수록 높이고 있다. 지난해에만 포드는 193종의 가상 프로토타입 차량에서 12만 5,000여 개의 디테일을 확인하고 검증했다. 3D 가상현실 ‘이머션랩’ 덕분에, 예를 들어 새 퓨전의 도어에 마운트 되는 사이트뷰 미러와 초박형 LED 센터 브레이크 라이트의 디자인과 기능성을 개선했다. 가상현실을 이용한 자동차 개발의 효율화가 추진되고 있다.





자동차와 관련된 3D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의 응용은 실차를 스캔하고 디자인 툴로 작업해 차 위에 영상을 투사해 마치 차가 실제로 달리는 것처럼 보여주거나 뼈대와 디테일, 라인 영상을 입혀 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장관을 연출하는 3D 매핑 프로젝터, 또는 아예 실제 차가 아닌 가상의 차를 무대 위에 올리는 3D 홀로그램 등의 쇼를 위한 것만이 아니다.

카 메이커, 서플라이어들은 이미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의 디자인과 인간공학적 요소, 주행안전과 같은 여러 개발 단계에서도 3D 영상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이런 3D 가상현실 활용 기술과 깊이는 오토데스크(Autodesk), 바이컨(Vicon), 립모션(Leap Motion), IBM, NVIDIA, 오큘러스VR(OculusVR), 프로비전(Provision), 지멘스(Simens), 소니(SONY) 등과 같은 솔루션 벤더들의 도움으로 더욱 진보하고 있다. 포드는 3D 가상현실의 연구개발 단계 활용에서 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전 세계가 동시 작업
전 세계 포드의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은 온라인 게임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를 UHD 랩에서 하고 있다. 이들은 CES나 게임쇼에서나 볼 수 있는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를 연구실에서 착용하고, 한 손에는 전자식 손전등을 들고 마치 미지의 세계를 탐사하듯 60피트짜리 대형 프로젝터 앞에서 3차원 가상현실 세계로 들어가 스스로 디자인한 차기 모델의 디자인과 디테일을 확인 검토하고 개선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장소가 디트로이트, 멜버른, 퀼른이던 간에 관계없이 서로 같은 시간에 의견을 나누며 작업하는 새롭고 비용 효율적 방식으로 프로토타입 이전의 차량 개발 단계에서 동시다발적 요구사항을 검토하고 실제 개선에 반영하고 있다. 

포드의 가상현실 및 첨단 시각화 기술 스페셜리스트인 엘리자베스 바론(Elizabeth Baron)은 “포드는 세계 최초로 가상현실 기술을 글로벌하게 적용해 세계 각지에 있는 작업자들이 동일한 제품을 동시간대에 공동 작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이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은 한 가지 디자인 제안을 다른 것들로 신속히 전환하고, 무엇이 최고의 선택인지 보다 쉽게 연구하고 결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IT 기술은 더욱 완벽하게 가상화된 공간, 실제 차와 거의 구별할 수 없는 가상의 상세 비주얼을 창조토록 해 실질적 품질과 제작기술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가상 랩의 업그레이드 
2006년 처음 설립된 이머션랩(Immersion Lab)은 포드가 새로운 모델을 더욱 발전되게 만들기 위해 수행하는 다양한 스타일링, 제조, 인간공학적 옵션의 테스트를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는 물리적 모델 없이도 가능하게 한다. 단순 디자인에서는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내장의 색상, 소재 및 마감을 세부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인간공학적으로는 예를 들어 어느 곳에 HMI가 위치해야 가장 운전자가 편안하고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까를 검토할 수 있다.

랩은 그동안 상당한 기술적 업그레이드와 글로벌화가 진행됐다. 현재까지 랩 기능의 주요 특징은 ▶가상공간(Virtual Space) ▶프로그래머블 모델(Programmable Vehicle Model) ▶가상현실 조성(Cave Automated Virtual Environment, CAVE)의 제공이다.  

2000년대에 포드는 소니 등의 UHD “파워월(powerwall)” 프로젝터 등을 도입하며 가상현실 프로젝션의 디테일을 크게 높였다. 해상도가 HDTV 대비 4배인 60피트짜리 파워월은 포드의 엔지니어들이 모델 개발 이슈를 1:1 실물 크기의 가상 모델에서 보고 검토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가상공간에서 디자이너와 엔지니어의 실제 동작은 실제 모델 크기의 스크린 내의 가상 움직임으로 연결된다. 게다가 시스템이 전 세계적으로 포드의 거점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종전에는 불가능했던 규모의 동시 작업과 개선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가상현실 조성은 와이드한 시야각의 가상환경을 만들어 엔지니어들이 신속하게 도어마운트 미러의 위치, 센터 브레이크 라이트, 기타 컴포넌트들에 대한 시각적 연구와 고객 선호에 대한 HMI 디자인 테스트를 가능하게 만든다. 테스터는 3면으로 이뤄진 스크린의 중앙에 덩그러니 놓인 의자에 앉는다. 모션 트래커가 달린 3D글래스를 쓰고 앉기만 하면 테스터는 그 즉시 실제 차를 타는 셈이 된다. 뭔가를 터치하고 느낄 수는 없지만, 초현실적 컴퓨터 렌더링이 완벽한 가상현실을 구현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 뒤를 돌아보면 헤드레스트가 시야를 방해하고, 고개를 돌려 숙이면 가죽 시트의 땀도 검사할 수 있다.

업그레이드 된 소프트웨어의 도움과 약간의 세트로 엔지니어들은 프로그래머블 모델에서 종전보다, 또 가상현실 조성보다 더 실제 같은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 평가자는 스티어링 휠, 시트 등 물리적 세트와 함께 펼쳐지는 가상의 프로그래머블 모델 인테리어 내에 앉아 컴포넌트들을 생생하게 느끼면서 시트와 관련된 스티어링 휠, 도어 핸들, 가속과 제동 페달, 기타 주요 터치 포인트의 위치를 평가, 테스트, 수정할 수 있다.

운전자는 VR 헬멧을 쓴다. 디스플레이는 스테레오스코픽 이펙트(stereoscopic effect)를 위해 양쪽 눈에 대응해 나눠진다. 헬멧과 특수 글러브의 모션 트래킹 센서가 운전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가상세계에 반영하기 때문에 장치들을 조작해 볼 수 있다. 한 명의 엔지니어가 프로그래머블 모델 내에서 작업하는 동안 다른 디자이너는 가상공간에서 차의 외관을 점검할 수도 있다. 



오큘러스 리프트

포드는 최근 시각적 정확도(high visual fidelity), 현실 몰입(immersive visual reality) 기술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오큘러스VR(OculusVR)의 리프트(Rift)를 활용해 차량 인테리어 및 익스테리어 디자인 연구를 가속화하는 가상현실 플랫폼을 도입했다. 오큘러스VR은 현재 게임, IT 업계에서 크게 주목받는 업체로 포드, 삼성, 미항공우주국(NASA)과 같은 다양한 산업에서 응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은 오큘러스 기술의 HMD를 내놨고, NASA는 오큘러스 리프트와 업그레이드된 XBOX 원의 키넥트 센서를 이용해 원격으로 조작하는 로봇 암을 개발했다.  

포드의 이머션랩에서 차량의 가상환경이 로딩되고 나면 작업자들은 오큘러스 리프트 헤드셋을 착용한다. 이 와이드한 시야각을 지닌 헤드셋 플랫폼과 함께 오토데스크의 VRED 포토리얼리스틱 3D 소프트웨어가 4K 파워월을 만들어 포드의 엔지니어들에게 풀 스케일의 3D 가상현실을 제공한다. 헤드셋의 경우 포드는 가상현실 디스플레이 스페셜리스트인 NVIS 제품을 통합했다.

모션캡처의 적용에서는 HMI 등과 같은 검증 태스크에 업계 표준처럼 사용되는 바이컨(Vicon)의 카메라가 중요 역할을 한다. 10개의 근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의 위치 및 방향 등을 추적해, 사용자의 동작이 디지털 공간과 일체화될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단지 오큘러스 리프트를 착용한 것만으로 운전석에 앉아 윈드실드 너머를 보는 실제를 느낄 수 있게 된다.


가상조명

바론은 “포드의 새로운 기술은 디자이너들이 미적 디자인에 대해 고민하는 동안 복잡한 엔지니어링 이슈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예를 들어 우리는 깊이와 신뢰성을 더한 실시간 환경에서 빛과 그림자를 계산하고 이에 대응하는 디자인적 수정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드의 라이팅 랩에서는 기본적으로 데이라이트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실제 차량에 실시한다. 돔 형태의 천장에 엠비언트 라이트들이 위치하고 위 아래로 뻗은 레일로 선셋, 선라이즈를 표현하는 라이트가 상하로 움직여져 조명에 따른 내외부 디자인을 검토할 수 있다. 여러 다른 환경과 조명 아래에서 어떻게 외부와 내부가 보여지는지를 테스트한다.

포드의 조명 전문가 크리스티나 블락섬(Christina Bloxsom)은 “조명을 바꿔보면, 특정 조명이나 밝기에서 드러나는 디자인적 하자가 다른 조명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때문에 햇빛과 같은 고대비의 뷰, 흐린 날의 낮은 대비의 뷰, 밤과 낮의 빛과 같은 다양한 변화에 맞춰 시뮬레이션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테스트는 이머션랩의 가상현실에서도 진행된다. 테스터가 VR 헤드셋을 쓰고 4개의 탁구공만한 볼이 달린 손전등 같은 실린더로 목표하는 지점을 비추면 실제와 같은 조명, 반사, 음영 등을 맛볼 수 있다. 실린더의 볼은 10개의 근적외선 카메라가 실린더의 위치, 테스터가 목표하는 방향을 추적할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빛과 관련된 범퍼의 안개등, 도어 트림, 센터 스택, 터치스크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다양한 컴포넌트의 디자인을 검토할 수 있다.
바론은 “포드는 정말 많은 부분에서 효율화를 이뤘다. 짧은 시간에 많은 디자인 포인트를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의 이점

포드에 따르면 가상현실을 이용한 전체 프로세스는 전통적인 CAD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방법에 비해 저렴하고 빠르다. 우선 실제 크기의 모형을 제작하는 시간이 필요 없다. 또 오큘러스VR 솔루션의 경우엔 지금까지 카 메이커들이 사용한 전통적 CAD 소프트웨어 활용이나 기존 포드의 가상현실 관련 장비 사용보다 더 비용 효율적인 작업을 가능하게 한다. 낮은 비용은 기술 도입 장벽과 특히 유지비용을 낮춘다. 

업그레이드된 설비, 새로운 소프트웨어 덕분에 엔지니어들은 차량 내외부의 수백 가지 요소를 연구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이 프로세스와 툴이 제공하는 실세계의 조명 조건과 정교한 그림자로 사용성, 일관성, 디자인 영향에 대해 심혈을 기울여 테스트하고 검증해 결과를 시장에 빠르게 반영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이머션랩은 단지 작업자에서 풀 스케일의 3D 이미지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은 구조적, 기계적, 아키텍처 내에서의 전기/전자 시스템의 상호작용과 같은 구조적 연구와 내부도 볼 수 있다.

물리적 모델이 아닌 가상의 모델을 전 세계 엔지니어가 공유할 수 있고, 종전과 비교해 더욱 다이내믹하고 정확성이 높아진 작업 환경은, 예를 들어 포드 퓨전에서 새롭게 정의된 사이드미러의 위치와 같이 자동차 디자인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최적의 시야를 운전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했다.



물론 이런 도어 마운트 위치 확정까지는 짧은 시간 동안 수차례 가상 테스트 반복이 있었다. 퓨전은 이밖에도 초박형 LED 센터 브레이크 라이트 적용과 함께 스타일의 손실 없는 시인성의 최대화를 이뤘다. 가상현실 기술의 활용은 머스탱의 개발과 혁신에서도 이뤄졌다. 엔지니어들은 가상현실 기술을 통해 모델을 보고 나서 대시보드의 마감을 수정했고, 와이퍼가 작동하지 않을 때에 운전자의 시야에서 아예 보이지 않도록 컨실드 윈드실드 와이퍼의 배치와 디자인을 바꿨다. 또 잠금장치의 노출을 없애 퀄리티 높은 피니시룩을 창조했다. 

포드의 가상현실 랩은 2012년까지 오스트레일리아, 독일, 중국, 인도, 브라질에서 차례로 개설됐고 지난해엔 멕시코에서도 추가됐다. 포드의 글로벌 라인업이 증대됨에 따라 가상현실은 지역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최신 모델의 품질과 고객경험 향상을 제공하는 핵심이 되고 있다. 2013년 말까지 포드의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는 이머젼 랩에서 193개 가상 프로토타입 모델에서 12만 5,000가지의 디테일을 검토했다. 이는 몇 년 전까지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바론은 “우리는 국제적 협력을 통해 세계에 어필하는 모델 개발을 위한 ‘하나의 포드(One Ford)’란 플랜을 진행하고 있다”며 “가상현실 기술로 모델 품질 향상이란 목표도 성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AEM_Automotive Electronics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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