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임러가 체험한 바이킹의 거침없는 전기이동성
2015년 09월호 지면기사  / 글│발터 부트케(Walter Wuttke 사진│디터 레브만(Dieter Rebmann), Daimler AG

‘바이킹’의 고향 노르웨이의 첫인상으로 요즘의 전기차, 전기이동성 선진국이란 명성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일단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위치한 노르웨이의 지형학적 특성은 가파른 오르막 경사가 잦은 환경으로 전기차의 배터리 보전량을 빠르게 끌어내린다.

또 어둡고 추운 긴 겨울은 차량 온보드 기술의 큰 도전과제가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려움 없는 정복자’란 태생적 유전자는 이들이 전 세계 그 어떤 나라보다 전기이동성을 강력히 추진하는 원동력이 됐다. 압도적인 인구 당 전기차 보급 통계치는 물론, 운전자들이 친환경 교통수단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강력한 보조금 등 지원정책은 그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파이오니어, 통행료를 거부하다

사실, 노르웨이의 초창기 전기이동성 성공은 전기차 보급이나 이동성 확대 계획 등이 포함된 정부의 거창한 마스터플랜, 환경전략 없이 시작됐다. 세계적으로도 이 차에 대한 관심이 그리 높지 않았던 1988년, 환경운동가 프레데릭 허그(Frederic Hauge)는 그와 같은 뜻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 전기차 캠페인을 시작했고, 곧 차량 인테리어를 거의 배터리팩으로 채운 이탈리아 산 콤팩트 카를 수입하면서 노르웨이 차량등록 당국에 처음으로 전기차 문제를 불러 일으켰다. 노르웨이의 전기차 선구자들은 전기차와 함께 통행료 지불을 거부했는데, 결국 당국에 차를 압수당했고 차는 경매 처분됐다.

국제환경단체 벨로나(Bellona)의 허그 회장은 “아무도 이 차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벌금보다 낮은 비용으로 다시 빼앗긴 차를 살 수 있었는데 15번은 그랬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처럼 초창기의 파이오니어들은 뜻을 굽히지 않았고 전기차의 불편도 감내했다. 당시 전기차의 승차감은 좋지 않았고 주행거리는 꽤 짧았다. 또 충전소는 매우 적은 데다 충전소 간 거리도 꽤 길었다.

재충전을 위한 충전 케이블은 도로를 가로 지르는 연결선이나 창문으로부터 내걸린 것을 보고 알아챌 정도였다. 모델은 2인승 싱크(Think)와 노르웨이에서 생산된 버디(Buddy) 모델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프랑스 모델이었다.

그러나 현재 이 모든 것은 바뀌어 있다. 오슬로의 도심부에서 전기차는 버스 전용차선에 진입해 길게 늘어선 차량 대열과 관계없이 시내를 통과할 수 있고, 최고 5유로에 이르는 혼잡통행료도 낼 필요가 없다.
배터리 충전도 무료다.

230만 명이 거주하는 노르웨이의 수도는 현재 유럽에서도 메트로폴리탄 지역이 가장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곳 중 하나로 많은 교통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를 뜻하는 ‘EL’자가 새겨진 번호판을 단 차는 톨 부스를 그냥 지나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 조항은 버스와 택시 사업자들의 큰 반발을 불러왔지만 시 정부는 이를 고수했다. 조항 하나로 인해 전기차의 인기는 상당히 높아졌다.



전기차만 위한 질주

1990년대의 혁신적인 선구자들은 전기이동성에서 노르웨이가 세계의 리더가 되는 토양이 됐다.
오슬로 시정부의 전기이동성 담당 스투레 포트빅(Sture Portvik) 책임은 “노르웨이 사람들은 언제나 혁신에 열려 있고, 내연기관 신차를 뛰어넘는 금전적 혜택 덕분에 특정 심리적 장애를 극복하는데 문제가 없었다”며 “이는 또한 제조사 설립을 통해 오는 혁신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노르웨이는 향후에도 전기이동성 확대를 위해 꽤 많은 투자를 준비 중이다. 기후환경부 옌스 프뢸리히 홀테(Jens Frohlich Holte) 고문은 “우리는 전기이동성 지원에서 매년 4억 유로(약 5,000억 원) 상당을 지출한다”며 “그렌빌(Gro ‥ n Bil, Green Car Law)은 2020년까지 노르웨이의 도로 상에 적어도 20만 대의 전기차와 많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그들의 성공은 노르웨이의 주요 도시들의 도로 위에서 명백하게 드러난다. 전기소켓을 지닌 차들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다른 나라에서는 희귀해 유독 눈에 띄는 테슬라 살롱과 같은 차도 이곳에서는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다. 심지어 전기이동성의 정신적 고향인 오슬로에서는 전기차 운전자가 충전을 위해 비어있는 충전 포인트를 찾아 돌아다니다 완전 방전을 걱정해야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전기차 협회의 마그네 스토레뵈(Magne Storebo ‥ ) 씨는 그의 전기차 버디(Buddy)를 타고 충전기를 찾아다니면서 “오슬로는 현재 전기이동성 성공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오슬로에만 현재 도로를 따라 노변에 900개의 무료 충전소가 있지만, 이런 이유에서 언제나 그 이상으로 충전소는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시는 조만간 전기차만 독점적으로 주차할 수 있는 고층 주차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또 ITS(Intelligent Traffic System)도 빈 충전 공간을 찾을 때 화면으로 표시해주거나 대안의 장소를 제안하도록 업그레이드 될 예정이다.

포트빅 책임은 “시내에서 차를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은 외곽의 기차역 주차 공간을 예약할 수 있고 차에서 열차 티켓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며 “시민들은 새로운 기술이 문제없이 도입 되길 바라고 있고, 그러고 나면 그렇게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범위한 혜택

노르웨이의 거리를 조용히 항행하는 전기차들은 더 이상 방향을 틀 필요가 없다.
오래된 살롱과 함께 달리고 있는 노르웨이의 전기차는 화석연료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노르웨이의 전기이동성 성공에는 강경한 재정적 뒷받침이 있다. 환경적 측면이 파이오니어의 주된 관심사였다면 현재의 노르웨이는 다양한 보조금과 대안의 전기 파워트레인 옵션을 전개하고 있다.

바이킹 왕국은 1917년부터 자동차세를 부과해왔는데, 당시 자동차가 사치제로 간주됐기 때문에 이에 상응하는 꽤 높은 금액이 책정됐고 이는 전통적인 내연기관 차량에 대해 최근까지도 바뀌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세제는 향후 전기로 구동하는 차량을 예외로 천문학적 수준으로 바뀔 수 있다. 예를들어 보닛 아래 V8 엔진을 장착한 아메리칸 스포츠 머신의 값은 17만 2,000유로(약 2억 1,400만 원)로 증대된다. 현재 높은 세금과 과금은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제한 연령을 넘어선 구식 차량에 부과되고 있다. 이런 전통적인 차량은 주말에만 차고에서 꺼내질 뿐이다.

전기 구동 차량은 세제와 혼잡통행료등 요금체계의 예외인데, 이것이 일반 차량과 전기 모델 간의 차이를 0으로 만든다.
예를 들어 내연기관의 메르세데스 벤츠 B클래스 모델의 가격은 3만 1,700유로 정도지만 전기 구동 모델은 3만 유로다. 소비자 희망가는 차량 중량, CO2 및 NOx 배출, 엔진 출력과 용량으로 구성된 재정 당국의 등록비와 25% VAT 공제에서 비롯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는 배터리 중량이 고려된다. 버스 전용차선은 일반 차들의 진입이 허용되지 않으며 이 차들은 반드시 혼잡통행료를 지불해야만 한다.



전기차 차주들은 단지, 매년 소위 ‘호스피탈(hospital)’이라 불리는 430유로(약 53만 원)의 요금만 지불하면 된다. 또 다른 혜택으로는 공공 주차장, 공공 충전소, 점차 전기 동력으로 바뀌고 있는 페리 등의 무료이용이 있다.

전통적인 내연기관차는 많은 e모터리스트들 사이에서 세컨드 카로만 이용된다.
포트빅 책임은 “노르웨이 사람들은 주말 별장을 좋아하는데,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이때에 일반 차량을 차고에서 꺼내 이용한다”고 말했다.

공공기관도 민간의 순풍을 따라가고 있다. 포트빅 책임에 따르면, 오슬로 시는 1,000대의 전기차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우편 서비스 부문에서 800대를 운용하고 있다. 버스는 바이오가스로의 전환이 진행 중이다.


균형을 찾아서

노르웨이 사람들은 의심의 여지없이 환경의식이 높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조부모” 협회는 의회 주변 거리를 돌며 손자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한 서명운동을 펼친다. 그런데 이런 의식도 친환경 이동성 세계와 관련해서는 단지 재정적 혜택으로만 계산된다.

노르웨이 전기차협회가 ‘왜 사람들이 전기차를 선택하는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주요 이유로 재정적 인센티브를 꼽은 응답자가 48%였다. 반면 환경을 꼽은 응답자는 전체의 27% 정도였다. 단지 16%만이 재정적 혜택과 무관하게 전기차를 택했다고 답했고, 전체의 절반은 내연기관 신차나 중고차를 선택했다고 했다.

노르웨이 사회의 두드러지는 특성 중 하나는 조화를 찾고 유지하고자 하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학교는 특정 아이의 학습성취도가 쳐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또 시민 관점에서 무승부는 언제나 최선의 결과다.

이런 특성에 따르자면, 현재의 전기차에 대한 일방적인 선호는 매우 놀라운 것이고 받아들여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홀테 고문은 “당연히 전기차는 재정적 혜택의 장점으로 매우 대중적인데, 우리는 배출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야만 하고 이 차들과 함께 살아야만 한다”며 “우리의 목표는 매우 단순하게 ‘오염을 배출하면 그 대가를 지불해야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 정부는 자동차 없이는 이동성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차 없이 오슬로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이를 신뢰하는 홀테 고문도 “노르웨이는 인구밀도가 높지 않은 나라로 자동차가 필요하다”며 “메르세데스 벤츠 B클래스 전기차의 시장 론칭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노르웨이는 더 많은 전기차 모델이 시장에 론칭돼 전기차 바람이 더욱 거세지기를 바라고 있다.



지속 확대 중인 인프라

오슬로 시 당국은 어떻게 전기차에 대한 목표와 교통흐름의 관리 요구가 조화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도심에서 높은 주차 요금을 피하기 위해 주거지에 주차하는 통근자들을 억제하기 위해 충전소를 추가 설치하고 있다.
포트빅 책임은 “우리는 사람들을 강제하길 원치 않으며, 종국에는 주차 공간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내연기관 차량으로 전기차 충전 포인트를 막아 67유로(약 8만 4,000원)의 벌금을 무는 모험을 하지 않는다. 만일 차량에 의해 막힌 충전소를 전기차 차주가 이용하고 싶어 당국에 불평을 하고 차량을 견인한다면 벌금은 더욱 커진다.

이렇게 되면 최소 375유로(약 47만 원)로 비용이 증대된다.
한편, ‘배터리를 충전하지 않으면서 충전 포인트에 주차하는 것을 허용해야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지속됐는데, 솔로몬의 해결책은 조화로운 관계에서 찾아졌다. 전기차의 충전 포인트 점유는 허용하지만 도시에서 매우 수요가 높은 장소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모두에 대한 의무이고 약간의 우대 조항인 셈이다.

포트빅 책임은 “많은 사람들을 위해, 환경정책은 금지와 규제의 성격을 띤다.
이 경우는 전기차와 함께 사람들이 선택의 여지를 가져 모든 것이 긍정적이게 된다”고 말했다.
많은 재정적 인센티브는 도로상에 5만 대의 전기차가 다니게 될 때 시험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전기 이동성에 대한 지속적 지원에 반대는 없다. 특히 모든 관계 당사자들이 이에 동의하고 있다.

전기차의 에너지 원 또한 조화로운 시나리오에 꼭 맞고 있다. 노르웨이의 98% 발전이 수력이기 때문에 전과정에서의 CO2 배출은 중립적이다. 심지어 모든 차량이 전기로 구동한다고 해도 단지 5%의 수력발전만이 요구될 뿐이다.
충전 인프라는 현재에도 확대되고 있다. 5,000개소의 일반적인 충전소가 추가됐고, 182개의 고속충전소(일부는 유료)가 설치돼 장거리 주행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또 82개 고속 충전소가 더 설치될 계획이다.

노르웨이의 전기이동성은 도시에 국한되는 것을 거부해왔다. 때문에 전기차는 시골에서도 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오슬로의 서부해안에 위치한 작은 섬 피노이(Finnoy)는 인당 가장 높은 전기차 보유율을 보이고 있다. 전기차협회의 크리스티나 부(Christina Bu) 총괄 매니저는 “피노이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페리를 이용해 육지에 나가는데 비용이 들지 않는 등 전기이동성의 가치를 알게 됐고 그들의 환경이 바뀌기를 원하고 있다”며 “이들 자체가 전기차에 대한 광고판으로 누가 전기차를 타는지 모두가 알고 있는데, 이런 모방효과를 통한 보급증대는 노르웨이만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더 큰 시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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