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에 대한 기대와 우려
IESF Automotive 컨퍼런스 라운드테이블 미팅
2016년 01월호 지면기사  / 정리│ 한 상 민 기자 _ han@autoelectronics.co.kr


멘토그래픽스가 지난해 11월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자동차, 오프-하이웨이, 군용 및 상용차 전기/전장 설계 기술에 대한 “IESF Automotive 컨퍼런스”를 개최하며, 본지와 함께 한양대학교 김병철 교수, 쌍용자동차 이주한 수석을 초청 ‘자동차의 설계 복잡성 관리 및 설계 과제’를 주제로 라운드테이블 미팅을 가졌다. 이를 소개한다.

 

사회│윤 범 진 편집장, 오토모티브 일렉트로닉스
패널│김 병 철 교수, 한양대학교 미래자동차공학과
이 주 한 수석, 쌍용자동차 전자개발 테스트 팀
나이젤 휴즈(Nigel Hughes) 이사, 멘토그래픽스 제품 마케팅
앤드류 패터슨(Andrew Patterson), 멘토그래픽스 임베디드 SW 사업 개발


카브레터 엔진에서 자율주행으로


윤범진 편집장|
150년의 자동차 역사에서 최근은 전기/전자(E/E) 기술의 도입과 함께 효율성, 안전성, 편의성 측면에서 급격한 발전, 혁신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같은 진보와 함께 복잡성의 증가로 기능안전성, 보안과 같은 부정적 이슈가 크게 부각되고 있기도 합니다. E/E 기술 관련 기대와 우려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패터슨 이사|
세 가지 측면이 이같은 흐름에서 자동차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자동차 업계가 소비가전 업체만큼 빠르게 혁신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자동차 혁신은 10년 주기였다면, 이제 18~24개월 단위로 단축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됐습니다. 이런 빠른 혁신은 엔진 등 기계공학보다는 소프트웨어, 전자공학이 주도하고 있으며, 멘토그래픽스와 같은 기술 기업과 함께 효율, 신뢰성,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의 보안성 문제입니다. 많은 소프트웨어 터미널이 자동차에 사용되면서 서비스가 늘어나는 한편, 해커의 공격지점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소프트웨어 안전성 분야는 자동차 업계의 전문 영역이 아니었기 때문에 기계적 엔지니어링에 주력하던 기업들이 소프트웨어 기술과 프로세스 개선, 관련 인력 확보란 어려운 과제를 극복해야 하게 됐습니다. 세 번째는 자율주행차입니다. 개인적으로 자율주행의 본격화는 미디어가 말하는 것보다 서서히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만, 이로 인한 자동차의 기술 혁신 속도는 매우 빨라지고 있고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고 심리적으로 아직은 로봇에게 운전을 맡길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봅니다. 혼잡한 시내에서는 제어권을 차에 맡기고 책을 보거나 휴식을 취하겠지만, 교외에서는 드라이빙을 즐기는 하이브리드 형태가 꽤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봅니다.


휴즈 이사|
자동차의 복잡성이란 여러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첫째는 자동차내의 콘텐츠 규모의 변화입니다. 과거의 차는 전자 시스템이 그렇게 많지 않아, ECU가 20~30개 정도였지만 이제는 수백 개의 ECU가 쓰이면서 시스템의 스케일, 기능성, 복잡성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두 번째는 E/E 시스템이 증대되면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E/E 컴퍼넌트, 컴퍼넌트 간 통신, 기능 연계를 비롯해 개발 디자인, 생산, 유지보수 측면에서 새로운 도전들이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고객 측면입니다. 예를 들어 물리적인 다양성을 최적화하도록 지원하는 멘토그래픽스의 툴만도 매우 다양한데, 카메이커가 제공해야 하는 고객의 선택 가지수도 수백에서 수천 억 개로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복잡성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채택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테슬라는 오버 디 에어(Over the Air) 업데이트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새차를 사고 3~4년 후에나 새로운 기능을 고객이 누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오버 디 에어 업데이트로 바로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는 유연한 시스템이 돼 가고 있습니다.


김병철 교수|
두 분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몇 가지를 덧붙이겠습니다. 자율주행은 장애인, 노약자, 여성 운전자 등 사회적 약자의 이동성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자율주행으로 인해 택시, 버스, 택배, 대리운전 등 운전을 생계로 하는 1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소득약자에 대한 심각한 사회적 이슈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운전을 취미로 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자율주행 기능의 추가는 원치 않는 비용 문제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 입장에서 기술 복잡성의 증가는 부가가치 창출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특히, 자동차 기업에게 이는 궁극적으로 로봇 산업으로 가기 위한 뉴 비즈니스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막강한 기술과 자금력을 갖고 있는 구글, 애플 등 ICT 강자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만들 것입니다.


윤범진 편집장|
카 메이커에게 자율주행은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미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습니까.


이주한 수석|
지난 30년 간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며 수많은 희로애락을 경험했습니다. 1985년 대우자동차에 근무할 당시에는 사실상 마이컴이란 것이 없었습니다. 릴레이, 스위치 정도가 있었고 엔진도 카브레터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는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 E/E, 궁극적으로 자율주행의 추구는 거대한 도전이자 기회입니다. 이 도전을 피할 방법은 없으며 향후 5~10년 사이에 기업들은 커다란 갈림길에 설 것입니다.

카 메이커에게, 예를 들어 ISO 26262, AUTOSAR 등과 같은 개방형 플랫폼이나 표준 등의 기술 이슈는 어떻게 우리 수준에 맞게 도입할 수 있을까란 측면에서 한 가지 생존 방법으로 다가오지만, 자율주행은 다릅니다. 우려는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 속에서의 자동차가 친환경차, 커넥티드 카, 스마트카가 돼가면서 인터넷 세계,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ICT 기업과 연결되고, 그 이상의 인공지능을 내재해 마치 스마트폰과 같은 디바이스처럼 변함은 물론 설계, 생산, 품질 모든 과정에서 자동화, 지능화가 추구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이는 카 메이커가 과연 어디에서 이익을 찾을 수 있을까란 고민으로 다가옵니다.


주목되는 테슬라


김병철 교수|

모든 이슈에 대해서는 기회와 위협을 고려해야 합니다. 구글과 애플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드는 가장 큰 목적은 다음의 비즈니스로 로봇 산업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구조건이 까다로운 자동차에서 이들의 제품이 통용된다면 로봇과 같은 다른 산업에서도 바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향후 E/E 시스템은 자동차 원가의 35~40%를 차지할 것인데, 이는 무궁무진한 기회를 말합니다. 애플, 구글, 삼성과 같은 기업들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게 되면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 서플라이어들이 누리던 혜택은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심각하게는, 이런 기업들은 자동차의 안전, 환경등 까다로운 요구사항 때문에 자동차 기업에 생산을 위탁하고 차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사용료를 받을 것입니다. 즉 자동차 제조사들은 생산에 대한 수익만 얻게 될 것입니다. 최근의 폭스바겐 사태도 있었지만, 향후 자율주행 시대로 갈 때쯤이면 전기 파워트레인이 주류가 될 것인데, ICT 업체들은 이미 인포테인먼트는 물론 섀시, 바디 부문에 진출했고, 조만간 파워트레인 부문에도 깊숙이 진입할 것입니다.

반대로, 카 메이커와 서플라이어들이 자율주행 알고리즘 등 핵심기술의 연구개발에 소홀하지 않고 기술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다면, 이미 자동차 산업을 선점하고 있고 특수한 요구사항에 대한 경험과 차별화 측면에서의 우위가 있어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매출은 다소 줄어들겠지만 마케팅 조직의 슬림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수익성을 더욱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만만치 않은 애프터마켓 비즈니스 또한 전통적 기업들의 영역이 될 것입니다.


패터슨 이사|
구글, 애플은 서로 성격이 다르고 추구하는 방향도 다르기 때문에 따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글은 매우 큰 기업입니다. 2014년도 총매출이 500억 달러 규모인데, 이는 미국의 자동차 빅3 모두를 합친 것 이상입니다. 구글이 하겠다고 맘만 먹는다면 뭐든지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구글의 자동차 비즈니스 매출액은 이동통신 산업의 1/10 밖에 안 됩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얼라이언스를 창설했고 많은 업체들이 참여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실질적 내용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고 구글이 이를 무시하는 것도 아닙니다. 구글은 명확하게 자동차 제조보다는 데이터, 검색, 검색 엔진, 매트릭스등의 판매를 통한 매출 증대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동차 업체 입장에서 운전자, 승객의 정보를 판매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따라서 양자 간 비즈니스 모델이 잘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구글의 자율주행차 기술이 많이 발전하긴 했지만 세탁기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구글은 자동차 업체처럼 트럭, 탱크로리, 오프로드 차량 생산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자동차 산업이 중시하는 신뢰성, 안전성에 큰 관심이 없고 집중하지도 않았습니다. 만일 구글이 이런 생산까지 한다면 해야 할 일이 정말 많을 것입니다.

반면, 애플은 혁신적인 유저 인터페이스를 만든 회사입니다. 가전과 마찬가지로 차량용 인터페이스를 내놨고, 이의 차내 적용에 대해 자동차 회사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동차 인테리어 측면에 카 플레이 등 새로운 인터페이스와 디바이스를 접목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애플의 비즈니스는 자동차 업계와 더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구글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OS 점유율의 80%가 구글 진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자동차 산업은 구글이나 애플같은 업체가 자동차 산업에 진출한다고 해도 파괴적인 혁명보다는 파트너십 관계로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표준과 관련해서, 다양한 OEM이 채택한, 애플이나 구글에 중립적인 미러링크가 잘 살아남길 바랍니다. 공통적인 플랫폼을 제공하는 산업표준이 많이 채택돼야 할 것입니다.

 

휴즈 이사|
패터슨 이사와 함께 전 세계 수많은 OEM, 티어1 서플라이어들을 방문해온 경험으로 볼 때, 전반적으로 구글, 애플을 두려워 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들이 거의 무한한 리소스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 아직까지 물리적 키보드가 달린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 분 계십니까? 블랙베리는 사람들이 소중하게 생각했던 레거시 인터페이스 때문에 자신들의 비즈니스가 보호될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을 했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온 지 불과 2년 만에 노키아, 모토로라 등과 함께 문을 닫게 됐습니다. 현재 애플과 삼성 만이 돈을 벌고 있습니다. 삼성의 경우는 이전까지는 한국 밖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기업이었지만 스마트폰과 함께 세계적인 기업이 됐습니다. 그만큼 기회를 잘 포착했다는 말입니다.

삼성의 교훈처럼 변화가 오는 것을 인식하고 그것에 적응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폰의 멀티터치는 10년 이상 된 기술입니다. 또 구글 역시 키보드가 있는 스마트폰을 개발했었습니다. 그러나 세상을 변화시킨 것은 멀티터치와 소프트웨어를 매력적으로 결합한 애플이었습니다. 자동차의 미래는 애플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아 모두가 “i카를 사고 싶다”고 말하는 것처럼 될 수도 있지만, 이런 혁신적 아이디어는 자동차 회사들 사이에서도 충분히 나올 수 있습니다.

혹시나 경계해야 할 회사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테슬라를 꼽고 싶습니다. 왜냐면 테슬라는 구글보다도 훨씬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는 오버 디에어 업데이트, 대형 센터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고 실제로 빠르게 상품화했습니다. 심지어 자동주행 기능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가능하게 했습니다. 게다가 테슬라 모델S는 지금까지 타 본 그 어떤 차보다도 퍼포먼스가 인상적입니다.

자율주행차와 관련해 더 빠른 변화와 미래가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운전이 즐거워서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아마도 미래의 자동차는 미국 등지에서 소수를 위한 모터 스포츠 정도로 변하지 않을까 합니다.


윤범진 편집장|
복잡성의 증대와 효율성, 안전성 이슈로 ECU, 혹은 모듈 통합, ISO 26262 기능안전성 표준과 같은 기술 과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패터슨 이사|
ECU의 집중화, 통합화(consolidation)를 통해 컴포넌트의 수, 하네스의 복잡성과 수를 줄이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다만 통합화의 전개 과정이 최적화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의 복잡성이나 비용, 중량 문제를 키울 수 있습니다. ECU의 통합화는 차 내에 소수의 브레인을 통해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운전자 지원 시스템 등 다양한 시스템과 기능을 통합 제어하는 것이기 때문에 높은 컴퓨팅 파워가 요구되고, 이에 따라 반도체 업체들의 관심과 역할이 커졌습니다.

자동차에 32비트 MCU가 아닌 ARM A15과 같은 강력한 플랫폼과 칩이 사용되면서, 르네사스, 프리스케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인텔 등 벤더들이 하이엔드 플랫폼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휴즈 이사|
ECU 통합, 네트워크 표준과 관련하여, 모델 기반 엔지니어링은 대단히 좋은 솔루션입니다. 5년 전 한 OEM은 3개의 ECU를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을 했는데, ECU 수 감축을 통해 차량 당 5달러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렇게 하기 위해 원가가 차 당 20달러 더 들어가게 됐습니다. 왜냐면 이를 위해 와이어 하네스가 1 kg 정도 더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통합을 위해 모든 와이어를 중앙으로 끌고 와서 연결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뭔가를 시도할 때에는 트레이드오프를 고려해야하는데, 이런 것을 모두 볼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모델 기반 엔지니어링입니다. ECU 통합은 적정 숫자의 ECU와 네트워크 연결성 아키텍처를 모델 기반 엔지니어링으로 구현하는 게 핵심입니다.

두 번째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자동화를 통한 재사용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동일한 시스템을 동 케이블 대신 다른 소재인 알루미늄 케이블로 만들어 볼 수 있는데, 경험이 많지 않는 상황에서 새로운 소재 도입 시 안정성 등을 고려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멘토그래픽스의 툴을 이용해 자동화된 디자인 방식으로 고장모드 영향 분석(FMEA)과 같은 안전, 안정, 신뢰성 분석을 동시 수행하고, 나아가 페일 세이프(Fail Safe)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윤범진 편집장|
규제에 대한 효율적 대응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김병철 교수|
우선 규제는 안전, 환경, 건강, 보건 등 사람의 피해에 대한 것을 말합니다. 품질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만일 새로운 표준이 나온다면 회사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경영진이 이를 이해해야한다는 것입니다. 톱 레벨에서 이를 알아야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이에 대한 실질적 대응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패터슨 이사|
김 교수님 말씀대로 기업은 툴 체인지, 트레이닝에 대한 의지와 더불어 프로세스 변경을 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즉 사람들의 생각 자체가 바뀌어야하는 것입니다.

표준과 관련해서는 AUTOSAR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런 것은 등산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가파른 언덕을 힘들게 올라가 정상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하산할 때는 그만큼 쉽고 가벼운 마음으로 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 많은 투자가 요구되겠지만 일단 준비가 완료되면 비용 절감 이상의 큰 이점을 얻게 될 것입니다. AUTOSAR의 채택은 서플라이 체인 측면에서 중립적이기 때문에 특정 서플라이어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을 줍니다.


기술은 문제가 아니다


이주한 수석|
개발과정 초기부터 자동화를 통한 효율화, 휴먼에러 저감과 품질, 기능안전성 확보가 매우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 2010년도에 ISO 26262를 접하는 순간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E/E 관련 많은 설계, 시험 표준들이 있었고, 다임러와의 협업 경험을 통해 아우디, 다임러, BMW와 같은 회사는 어떤 표준을 갖고, 어떤 프로세스를 통해 개발할까란 궁금점을 갖고 있었습니다만, ISO 26262 표준의 내용을 보면서 이를 우리가 습득해 적용할 수 있다면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비즈니스, 글로벌 경쟁에 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쌍용은 최근 ISO 26262 인증을 받았습니다. 모든 것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어떤 표준이라도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단계에는 올랐다고 자부합니다. 멘토그래픽스의 ‘IESF 오토모티브 컨퍼런스’에 온 것도 이같은 업계의 요구사항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선진 툴 정보를 입수하고 적극적으로 고려하기 위함입니다. 기업, 경영자,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나름의 이유에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가 대단히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용단을 통해 혁신적인 툴을 도입하고 내재화해 산업의 미래에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윤범진 편집장|
다시 자율주행으로 돌아가 향후 전개 속도와 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면 합니다.


이주한 수석|
폭스바겐 사태가 자동차 산업의 파워트레인이나 연비 규제 측면에 나비효과를 불러올 것이라 생각하는데, 자율주행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정부는 2025~2030년이면 자율주행차의 비중이 30%가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만, 완전한 자율주행의 시대는 그리 쉽게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은 자동차의 안전성을 우려합니다. 자율주행 시대의 본격화는 기술, 인프라, 법제도, 의식 모든 요소들이 성숙해야만 합니다. 감지, 인지에 대한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기술은 빠르게 진보하겠지만, 그 이외의 ICT 기술과 인프라, 특히 자율주행차에 대한 고객의 신뢰와 사회적 이슈 등의 의식 부분의 성숙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패터슨 이사|
우리는 커넥티드 카란 단계를 동시에 진행해야만 합니다. 커넥티드 카 플랫폼과 관련해 멘토는 임베디드 SW 플랫폼에 많은 투자를 하며 하드웨어 커넥티비티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커넥티드 카는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차내에서 다양한 기기를 연결하는 WiFi 연결성이고, 두번째는 WAVE 표준에 따라 동적 IP 주소 할당으로 주행 중 핫스폿을 생성해 차와 차 간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한편, 차와 인프라 간 통신을 가능케 하는 V2X 통신입니다. 멘토는 이같은, DSRC, WAVE 전자 시스템을 구동하는 OS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향후 WiFi나 WAVE가 지원되지 않는 지역에서의 차량 연결성 확보를 위한 4G, 5G입니다.

한편, 자동차 자체의 스마트한 기능도 고도화 돼야 합니다. 주변 환경이나 네트워크를 인식, 감지하고 통신해 안전, 편의 등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교환하고 제어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기술은 이미 다 나와 있지만, 각 지역별 법적, 프로세스 변경, 문화적 이슈 등 으로 상용화의 시기가 제각각입니다.


김병철 교수|
레벨4의 완전한 자율주행까지는 최소 20년은 걸릴 것으로 봅니다.
레벨3, 4는 레이더, 라이더, 카메라, 초음파센서, SW 기술에 추가적으로 통신기술, 인공지능이 지원돼야할 뿐만 아니라, 음성인식과 첨단 디스플레이와 같은 고객과 소통하고, 고객이 원하며, 사용자 경험을 높여줄 수 있는 혁신적인 HMI가 추가돼야만 합니다. 즉 자동차, ICT 등 모든 부분의 기술 첨단화와 융합이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완성되지 않는다면 자율주행의 시대는 오지 않을 것입니다.
차량 측면에서는 차량의 개발, 생산, 운행의 전 과정에서 모든 에러를 잡을 수 있는 기술, 만일의 상황에 대한 고장안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휴즈 이사|
기술적 문제보다는 비즈니스나 조직 문제가 더 큰 관심사 같습니다.
각 조직별로 우리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율주행차와 관련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핵심역량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애플이 차를 생산한다면 아웃소싱을 할 것이라는 김 교수님의 말씀처럼 부족한 부분을 강화하기 위한 파트너십이 강조됩니다.

기술적으로는, 예를 들어 운전자의 블랙아웃에 대응해 자동차 스스로 속도를 늦추고 노변에 차를 대고 비상연락을 취하는 고장안전 등의 선행기술은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에 앞서 자율주행차가 가능하려면 현재 상황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산출해내는 인지·제어기술, 통신 기술, 현재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위험 정도를 판단하고 개입할 수 있는 결정 기술 뿐만 아니라 시스템 안전을 위한 ISO 26262 대응, 지속적인 모니터링, 리던던시와 고장을 진단하고 대응할 수 있는 고장안전 기술 확보가 중요합니다. 멘토그래픽스에는 다양한 에러 발생 가능에 대해 이를 검증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멘토그래픽스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분야의 깊은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E/E 아키텍처 네트워크 디자인, 소프트웨어 개발, 시스템통합, 메카트로닉스 시스템 등 물리 영역의 통합, 전기 시스템 개발에 대한 연구, 디자인 설계 툴을 모두 제공하는 유일한 벤더입니다. 예를 들어 멘토의 캐피털 툴은 초기 제품 정의에서부터 전기 시스템, 하네스 설계 제조 및 차량 정비에 이르기까지 통합 프로세스의 자동화와 복잡한 요구를 지원하면서, 모든 데이터 트래픽, 플로, 시스템, 휴먼 에러 등의 장애를 감지 식별하고 위험 확률을 정량화하는 FMEA 분석 성능과 함께 가능한 모든 상태를 엄격하게 테스트할 수 있습니다. AE


토론 참여자

- 앤드류 패터슨(Andrew Patterson), 멘토그래픽스 임베디드 SW 사업 개발 / andrew_patterson@mentor.com
- 나이젤 휴즈(Nigel Hughes) 이사, 멘토그래픽스 제품 마케팅 / nigel_hughes@mentor.com
- 권 중 혁 이사, 한국멘토그래픽스 / jh_kwon@mentor.com
- 김 병 철 교수, 한양대학교 미래자동차공학과 / bckim26262@hanyang.ac.kr
- 이 주 한 수석, 쌍용자동차 전자개발 테스트 팀
- 윤 범 진 편집장, 오토모티브 일렉트로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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