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카 大戰과 인텔의 역습

윈드리버, 카 메이커-삼성-LG의 비밀병기 될까

2016년 05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_ han@autoelectronics.co.kr


인텔이 윈드리버를 앞세워 IoT의 격전지인 자동차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구글, 애플과 협력하면서도 이들을 견제해야 하는 글로벌 카 메이커는 물론, 삼성,LG 등 전통적인 가전 거인들의 소프트웨어 니즈를 윈드리버가 ‘헬릭스 체시’ 플랫폼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업계의 커넥티비티, 빅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 구축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면서 인텔-윈드리버의 IoT 미래를 개척하는 것이다. 자동차 산업에는 산업의 융합 트렌드, 빨라진 소비자 니즈, 제품개발 주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자동차?IT 모두에 대해 구글 · 애플과의 플랫폼 전쟁에서 다른 옵션을 제공함으로써 인텔의 큰 그림도 함께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IoT의 핵심 자동차

 

3월 윈드리버 코리아 디자인 센터장 김태용 상무가 서울 삼성동 파크하얏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커넥티드 카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윈드리버 헬릭스 체시’를 공개하는 자리였지만, 솔루션을 소개하기 보다는 스마트카를 둘러싼 업계 동향 설명에 집중했다.

김 상무의 설명을 들으면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 편이 떠오른다. 좀 과장이지만, IT 산업의 구심점이 PC에서 모바일로 이전되는 과정에서 구글과 애플에 ‘미래’ 타이틀을 내줬던 인텔이 윈드리버란 SW 비밀병기를 내세워 카 메이커들과 회합해 미래의 IoT 결전을 준비하는 것이다. 자동차는 IoT 산업의 코어 중 하나다.

윈드리버는 세계적인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회사다. 1981년 이래 앞선 기술, 포괄적인 포트폴리오, 방대한 에코시스템을 바탕으로 약 20억 개 제품에 자사의 기술을 제공해왔다. 자동차 쪽 비즈니스를 시작한 지는 6~7년 정도다. 윈드리버가 인텔에 합병된 것이 지난 2009년이지만, 직원들이 “우리 인텔 자회사 맞아?”라고 말하는 것처럼 두 회사는 자동차 부문에서 별개의 회사였다. 그런데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몇 년 전부터 인텔이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IoT 사업 부문의 성과가 나타나고, 올해 인텔의 브라이언 크르자니크(Brian Krzanich) CEO가 자동차를 전략 분야 중 하나로 선언하면서 윈드리버의 중요성이 매우 커졌다. 2013년 취임한 크르자니크 CEO는 인텔의 칩 사업 중심 전략을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SW 중심으로 과감히 개혁했고, 자동차를 유독 강조하고 있다. IoT와 관련해 “실질적인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자동차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는 인텔 뿐만 아니라 퀄컴, IBM, 오라클 등 모든 기업의 공통된 생각이다.

김 상무는 “예를 들어 퀄컴은 연간 10억 개 이상의 칩을 모바일 분야에서 파는데, 자동차시장에서 퀄컴이 100%를 점유한다고 해도 1억 개도 팔 수 없다”며 “그럼에도 모두가 자동차에 뛰어드는 것은 IoT의 밸류체인에서 자동차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며, 자동차는 다양한 IoT 서비스, 센싱에 대한 플랫폼이고 예측 가능한 고객관리, 제품 개발, 서비스의 중심”이라고 말했다.

윈드리버는 자동산 산업에서 이미 많은 글로벌 카 메이커와 협력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이들에게 받는 RFI, RFQ의 대부분은 스마트카에 대한 것으로, 직접적으로는 차의 헤드유닛에 빅데이터나 간단한 인공지능을 어떻게 넣을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매일하는 행동들, 즉 라디오 선국, 내비게이션 목적지, 온도, 시트 설정 등 패턴을 클라우드로 보내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카 메이커가 고객들에게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이런 데이터를 통해 주변 운전자들에게도 제3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이다.

김 상무는 “카 메이커들은 2019년, 2020년에 출시할 차에 차와 주변 데이터를 이용해 운전자를 더욱 편리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을 어떻게 넣을 지를 심각히 고민 중”이라며 “현재 과제는 차량의 엔지니어링 데이터가 아니라 운전자 패턴 학습과 같은 사용자 행태에 대한 것으로, 이런 데이터는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풀기 힘든 과제”라고 말했다.

 

인포테인먼트의 실력자

윈드리버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실력자다. 인포테인먼트가 중요한 것은 이것이 정보, 엔터테인먼트 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모든 기능과 서비스, 나아가 미래의 인터넷 카, IoT의 중심부이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2000년대 중반 아이폰, 안드로이드 폰이 나왔을 때 스마트폰이 우리 생활에 이렇게 많은 영향을 미칠지 많은 사람들이 예상치 못했는데, 지금의 자동차가 이런 상황에 와 있다”며 “이것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톱5 카 메이커가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동차 회사들은 대시보드를 중심으로 현재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단순하게는 스마트폰 등 소비가전과 자동차 개발주기 간의 차이를 극복하는 문제다. 소비자는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모든 기능을 자동차에서도 누리고 싶어하지만 자동차의 느린 개발주기는 언제나 시스템과 서비스를 구식으로 만든다. 둘째, 시스템 개발에서의 소프트웨어 복잡성과 비용을 줄여야 한다.

고급차에는 1억 개 이상의 코드 라인이 들어가고 있고, 이런 코드의 개발, 향상, 유지에는 막대한 비용이 요구된다. 셋째, 카 메이커들은 인포테인먼트의 브랜딩과 커넥티드, IoT,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고객을 유지하거나 확장시키고 싶어한다.

김 상무는 “소프트웨어에 비전문가인 자동차 회사들이 일일이 이를 개발할 수는 없다. 그나마 QNX, 리눅스, 안드로이드 등 기존의 OS를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안드로이드 같은 소프트웨어를 만약 통째로 개발한다면 270명의 인력이 5,000억 원을 투입해 11년이면 개발할 수 있다는 연구처럼, 예를 들어 BMW, PSA, 르노 등 유럽의 많은 카 메이커는 리눅스를 활용한 ‘오픈소스’ 플랫폼 제니비(GENIVI)로 이를 극복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리눅스 기반, 혹은 안드로이드 인포테인먼트 OS를 활용한다면 윈드리버가 가장 잘 할 수 있으며 미국, 유럽, 일본 등 거의 모든 지역의 프로젝트를 지원할 수 있다. 심지어 안드로이드에 ‘안’자도 꺼내지 못하게 하는 BMW에서도 BMW 차이나 차원에서는 윈드리버와 의논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 산업에서 경험은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예를 들어 윈드리버는 현재 제니비 얼라이언스의 코어 멤버다. 자동차에서 오픈소스 리눅스 기반 OS를 쓰기 시작한 것은 얼마 안 됐는데, 이를 개척한 것이 BMW, 인텔, 윈드리버다. 2007년경 인텔-윈드리버는 선행개발을 통해 결과를 공개하며 제니비 출범에 일조했다. 제니비 연합의 목표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자동차 대시보드가 직면한 과제를 극복하는 것이다.

윈드리버가 인포테인먼트에 강점을 지니게 된 것은 그만한 사정이 있다. 윈드리버는 1990년대 후반 OSEK 표준 개발에 참여했고 중도 하차했다. 이유는 바디 제어에 사용되는 ECU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의 리스크가 매출보다 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시는 윈드리버가 연 매출 3,000~4,000억 원을 거둘 때인데, 만일 리콜이라도 발생한다면 적게는 몇 천 억 원, 많게는 몇 조 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덜한 인포테인먼트에 집중하게 됐다.


 

 

 

 

헤게모니 전쟁

제니비는 윈드리버의 자동차 역량의 핵심 중 하나다. 제니비가 안드로이드 오토나 카플레이에도 개방적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동차 업계는 자동차에서 소프트웨어의 확대와 헤게모니를 제니비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장악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예를 들어 제니비 연합의 카일 월워스(Kyle Walworth) 회장은 “현재 커넥티드 카 시장의 중요 트렌드는 자동차 회사들이 소프트웨어에 대한 통제력을 증대시키고 싶어 한다는 것인데, 리눅스가 인포테인먼트에 대한 OEM의 통제권을 더욱 높여줄 기반이 될 것이기 때문에 많은 카 메이커들이 차세대 인포테인먼트를 제니비로 하고 있다”고 말한다.

삼성이 스마트폰을 만들 때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종속되기 싫어 타이젠을 만든 것처럼, 자동차 회사도 소프트웨어 OS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에코시스템을 만들고 싶어하지만 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삼성, LG도 이같은 시도를 했지만 현재는 사실상 하드웨어만 만드는 회사가 됐다.

김 상무는 “중국과 한국의 기업들, 미국의 많은 카 메이커들이 구글이 주도하는 OAA에 가입하고 차 내에 안드로이드를 도입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모바일 산업처럼 구글의 인증과 통제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동차 메이커에게 구글은 커다란 고민이다. 무시하기에는 너무나 중요하고 같이 가기에는 두렵다. 이들이 현재 구글, 애플과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고객이 스마트폰을 차에서도 이용하길 원하고, 합법적으로 폰을 차에서 안전하게 쓸 수 있게 해주는 안드로이드 오토, 카플레이, 미러링크 등에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동차의 헤드유닛에는 기본적인 기능과 디스플레이만 자동차 회사가 제공하고 스마트폰의 다양한 최신 앱은 폰을 통해 쓸 수 있게 하는 게 업계의 트렌드다. 문제는 스마트폰을 헤드유닛에 연결하는 순간부터 브랜드와 사용자 경험 모두가 애플과 구글이 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데이터도 그들이 가져가 활용한다. 이같은 헤게모니 다툼이 현재 절정에 달한 상황이다.

김 상무는 “본래 자동차의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지원 기능은 2014년부터 대거 출시됐어야 했지만 2015년 이후부터 나오고 있다. 이유는 자동차 스펙, 품질 등 기술적 통합 이슈도 있지만 정치적 이유가 크다”며 “구글과 애플은 GPS와 같은 기본적 데이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원하고 있고 심지어는 차를 직접 만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드로이드 오토, 카플레이 등 스마트폰 커넥티비티의 다른 옵션에는 미러링크, 포드-토요타의 스마트 디바이스 링크등도 있다. 이런 제3의 솔루션이 존재하는 것도 산업이 애플, 구글 이외의 옵션을 찾기 때문이다. 이런 제3의 옵션이 지닌 문제는 안드로이드나 애플 아이폰과 달리 차는 폰, 자동차 모두에 이를 가능하게 할 장치를 넣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동안 폰 메이커, 자동차 메이커 모두가 비용 등의 문제로 이를 망설여 왔다.

 

한국의 가능성

윈드리버의 전체 직원 수는 1,900명 정도다. 한국의 경우엔 70명 수준인데, 60여명이 과거 모바일 리눅스 분야에 종사했던 인력으로 현재 자동차에 집중하고 있다. 윈드리버 코리아의 사업은 매우 다양하지만 이제 현대기아자동차, LG전자, 나아가 삼성 등의 스마트카, 자율주행차 엔지니어링을 지원하는 솔루션 및 서비스 지원에 집중한다.

김 상무는 “연매출 60조 원의 인텔이란 회사가 자동차를 밀겠다고 하는 것은 투자, 제품 개발 방향, 포트폴리오를 그만큼 잘 갖추겠다는 것으로 윈드리버의 기대도 매우 큰 상황”이라며 “현대자동차, LG, 삼성 등 우리 기업들은 자동차 산업의 변곡점에 잘 대처할 수 있는 위치에 있고,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 기술이 SW, 스마트폰, 가전, 차량 등 모든 기술을 요구하고 있어 윈드리버는 한국 관련 기업의 중요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윈드리버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기술 도입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안드로이드 보급에서 한국과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적극적이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가장 빠르게 도입한 회사도 현대자동차다. 게다가 한국은 모바일, 스마트폰, 스마트TV 등에서 앞서 가기 때문에 IT 기술이 연동된 스마트 카 부분에서 세계를 리드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때문에 구글, 애플도 시장은 작지만 글로벌 톱5인 현대자동차와 자동차 사업을 크게 전개하고 있는 LG전자 등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 상무는 “예를 들어 LG전자는 구글과 모바일 부문에서 이미 안드로이드를 두고 협력하고 있는데, 구글이 자동차를 하고 싶으면 LG가 가장 편안한 회사가 될 것”이라며 “또 퀄컴도 자동차시장에 진입하고 싶으면 최대 협력사인 LG, 삼성과 손잡으면 된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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