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7 SERIES AND USER INTERFACE

7시리즈와 혁신적인 유저 인터페이스

2016년 07월호 지면기사  /  글│BMW



많은 버튼의 역할을 촉감으로 알아챌 수 있도록 한 표면과 작동 방법의 초창기 인터페이스, 버튼 수를 줄이기 위한 터치스크린, 물리적이고 직관적인 컨트롤을 위한 iDrive, 본능적 행위로 하는 제스처 컨트롤. 이 모두는 자동차에 담아야 하는 기능이 늘어나고 정보가 중요해지고, 인간 본능적 행위에 관한 탐구가 이어지면서 발전해온 BMW 유저인터페이스의 결과물이다. 그 핵심에는 운전자 행동의 우선순위와 안전에 관한 BMW의 철학이 숨쉬고 있다.
 
주행 중 운전자의 다양한 행위
 
BMW 안에서 운전자가 해야 할 일은 수도 없이 많다.
주변을 살펴보며 운행하면서 춥거나 덥지 않게 실내 온도를 맞추고 음악 소리를 키우거나 줄여야 한다. 때로는 룸미러로 뒷자리 카시트에 앉아있는 아이의 상태도 확인해야한다. 이 모든 게 눈 깜짝할 사이 수십미터를 움직이는 주행 중에 이뤄진다.
운전 중 휴대전화 조작을 금지한 것도 운전 외의 행동이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안전을 위해서라면 운전석 위에서의 모든 노력을 오직 운전 행위에만 집중시키고 나머지를 금하는 게 맞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는 노릇. 그래서 BMW의 설계자들은 차 안에서 벌어지는 각종 행동에 대해 우선순위를 매긴다.
첫 번째는 당연히 운전이다. 자동차의 실내란 근본적으로 운전을 위한 공간이다.
모든 만듦새의 초점은 여기에 맞춰진다. 속도를 높이거나 줄이기 위해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밟고, 전후좌우로 이동하기 위해 스티어링 휠과 변속기를 조작하는 행동에 방해될 만한 요소가 없거나 최소여야 한다.
동시에, 와이퍼나 열선 등 운전 시야 확보를 위한 기능도 즉각적으로 작동돼야 한다. 적절한 운전 자세를 위한 시트 포지션과 사이드미러 등의 조절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하는 행동에 포함된다.
두 번째는 공조 관련이다. 자동차 실내온도와 공기의 상태는 운전자의 안전운전을 위한 컨디션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에어컨과 히터를 조작하는 것뿐만 아니라 창문을 여닫는 행위, 서리의 발생으로 시야를 확보하는 행위까지도 공조의 범위에 들어간다.
모든 조작이 운전 중에 매우 간단하고 즉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세 번째는 내비게이션이나 오디오 등 엔터테인먼트 조작이다. 안전 우선 개념으로는 운전이나 공조에 비해 중요도가 떨어지지만,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 이상의 개념이 된 지금에 와서는 매우 중요한 기능이 되고 있다. 신속한 길 안내와 상쾌한 음악 재생, 실시간 교통방송 등은 때로는 안전운전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나머지 수많은 행위들은 그 밖의 순위다. 차의 각종 설정을 바꾸거나 수납공간을 여닫는 등 꼭 운전 중에 하지 않아도 되는 행동들이 여기에 속한다. 앞선 우선순위에 포함된 행동과 기능들에 방해되지 않도록 배치하고 유도한다. 심지어 어떤 기능은 운전 중에 건드릴 수 없도록 설계되기도 한다.
이렇듯 BMW는 차 안에서의 여러 행동을 우선순위별로 묶어 유도하기 때문에 운전자가 가장 중요한 ‘운전’에만 집중하고 자신의 능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BMW 엔지니어들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다. 다양한 행동을 어떻게 하면 더 즉각적이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을지, 또 각종 기능을 어떻게 분류하면 더욱 본능적으로 다룰 수 있을지에 대해 늘 고민한다. 원래 자동차 실내에서 운전 외의 행동이란 없을수록 좋은 것이기에 운전 외의 행동을 없음에 가까운 상태로 이끌어가기 위해 노력한다.


 
 
 
손가락 끝 다양한 감촉의 버튼: 1세대 7시리즈
 
전자회로로 작동하는 로직 버튼이 나오기 전까지 버튼은 물리적 원리에 의해 작동됐다. 예전 카세트 플레이어의 꾹 누르는 버튼처럼 말이다. 하나의 버튼이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하기 힘든 구조였다. 이것이 1977년 출시한 1세대 7시리즈 E23의 실내 곳곳에 버튼이 즐비한 이유다.
기능의 가짓수만큼 버튼을 마련해야 했다.
그러나 운전 중 수많은 버튼을 하나하나 눈으로 확인하며 누르게 할 수는 없다.
BMW의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은 여러 가지 방법을 고안해냈다. 버튼을 작동하는 방향성과 표면 촉감을 다양하게 연출하게 됐다. 가령 온도조절 버튼은 자잘한 홈이 팬 좌우 다이얼 방식, 계기반 밝기 조절버튼은 상하 다이얼 방식으로 만들었다. 공조기 기능들은 표면이 매끈하고 길쭉한 버튼으로, 오디오는 표면이 자잘하고 작은 버튼으로 꾸몄다. 크기와 촉감, 조작 방법 등을 다양화했고 손가락의 감촉과 버튼의 움직임을 통해 직관적으로 해당 기능을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덕분에 버튼 각각의 촉감들에 익숙해지기만 하면 눈은 전방을 주시하며 운전에 매진할 수 있었다. 유저 인터페이스를 고려하기 시작한 초창기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입력과 출력을 한데 모은 터치스크린: 3세대 7시리즈
 
BMW는 모델 체인지를 거듭할수록 더욱 많은 기능을 갖춰 나갔다. 7시리즈는 그 정점에 있었다. E38은 3세대 BMW 플래그십에 걸맞게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요구를 듬뿍 담고 있었다. 기능과 장비가 무척 늘어났다. 그러나 실내 버튼은 이와 비례해 폭발적으로 증가되지 않았다. 3세대 7시리즈는 이런 문제를 온보드 모니터에 내장한 터치스크린 하나로 해결했다.
터치스크린은 다양한 버튼을 필요와 상황에 따라 띄우고 감출 수 있는 효과적인 입력 방법일 뿐 아니라 그 자체로 출력장치가 되기도 한다. 요즘에는 스마트폰이나 각종 전자제품 등에서 흔하게 볼수 있는 입출력 방식이지만 당시 자동차에서는 귀한 장비였다. 메뉴와 상황에 따라 작은 화면 속에 수십 가지 버튼이 등장했다 사라지니 신통하기 그지없었다. 시각적 신기함보다 중요했던 것은 이를 통해 기능 대비 버튼 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BMW의 기능과 장비는 나날이 복잡해지고 있지만 실내버튼들이 그와 비례하게 늘어나지 않은 점은 온보드 모니터와 터치스크린의 역할이 크다. 앞으로 엄청난 발전을 보이며 최첨단 기술로 확대될 BMW 인포메이션 스크린은 이렇게 시작됐다.


 
 
iDrive의 시작: 4세대 7시리즈
 
BMW의 역사는 2001년 등장한 4세대 7시리즈 이전과 이후로 나뉠지도 모른다. 외관 디자인부터 엔진, 그리고 첨단 기술들의 대거 적용에 이르기까지 4세대 7시리즈는 이전의 BMW와 맥락을 달리했다.
아니, BMW를 넘어 모든 자동차 회사의 첨단기술 경쟁이 이 차 이후 불붙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듯 자동차 역사에서 하나의 기준이 된 4세대 7시리즈, 그 중에서도 핵심 포인트가 바로 iDrive였다. 지금까지도 BMW 유저인터페이스의 대표주자로 계승되고 있는 바로 그 장비다. iDrive의 개발은 두 가지 관점에서 시작됐다. 첫 번째는 터치스크린이 가지고 있는 태생적인 약점을 해결하는 것이었다. 작은 화면에 수십 가지 버튼을 담을 수 있는 터치스크린은 매력적인 입력장치였지만, 몇 가지 단점 또한 갖고 있었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촉감이 없다는 것이었다. 평평하고 매끈한 모니터 화면을 터치해야 하니 오직 눈으로 보고 조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운전 중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즉각적인 조작도 힘들었다. 이를 위해 직관적이면서도 물리적인 입력장치가 필요했다.
iDrive가 개발된 두 번째 이유는 기능과 장비 조작을 넘어 정보를 컨트롤하는 장치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정보를 습득하고 편집해야하는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다행히 수동변속기 장착 비율이 줄어들며 오른손의 역할이 축소됐고, 이를 통해 정보의 습득과 편집을 위한 환경이 조성됐다. 특히 7시리즈 같은 대형차에서는 자동변속기 장착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기에 4세대 7시리즈에서는 아예 수동 변속 모델을 없애고 그 자리를 iDrive로 대체했다.
이것은 대단한 상징성을 띄었다. 그간 인간이 직접 조종해야 했던 자동차의 동력계통이 자동화된 대신 그 시간에 정보를 습득하고 편집하라는 것으로 그 변화가 4세대 7시리즈의 실내에서 iDrive로 구현된 것이었다.
목적지까지의 정보, 주변환경에 대한 정보, 새로운 소식과 자동차의 현재 상태 등 4세대 7시리즈는 차 안에 수많은 정보를 끌어들였고 iDrive는 이들을 입력하고 편집하는데 최적화된 장치로 개발됐다. 즉, 입력과 출력을 도맡았던 터치스크린에서 입력을 따로 떼어낸 것이었다.
좌우로 회전하고 여덟 가지 방향으로 이동하며 클릭할 수 있는 센터 다이얼 주변에 핵심 기능으로 바로 점프할 수 있는 몇 가지 버튼을 더했다. 최소화된 몇 개의 버튼으로 어마어마한 가짓수의 기능과 정보를 컨트롤할 수 있게 개발했다. 이는 온보드 모니터와 함께 어우러져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냈다. 덕분에 모니터는 사람에게서 더욱 먼 위치 즉, 운전 중 시야 이동을 최소화한 앞 유리 근처에 둘 수 있었고 운전자는 전방을 주시하면서 모니터 속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동시에, iDrive는 언제나 조작이 가능하도록 인체공학적으로 가장 편한 곳에 배치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글자나 그림 정보를 다양화한 촉감을 통해 손바닥에 전함으로써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예컨대 모니터 속 도열된 메뉴의 끝에 다다라서는 손으로 회전 중이었던 다이얼이 더 이상 돌아가지 않는 식, 손에 쥐고 있는 하드웨어의 촉감을 통해 모니터 응시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인 것이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최적화된 조합의 결과가 바로 iDrive다. BMW실내에서의 행동 우선순위에는 운전과 공조장치, 그리고 오디오 등이 등장한다. 그러나 행동은 자꾸 늘어난다. 인간이 자동차에 요구하는 기술과 개념이 증가하면서 오히려 자동차가 인간에 요구하는 행동도 많아지는 것이다. 그러나 운전자에게는 한계가 있다. 운전 중 할 수 있는 행동에도 더 이상 늘어날 수 없는 마지노선이 있다. iDrive의 탄생 배경에는 이러한 고민도 있었다.
현재 시점에서의 기능과 장비, 정보를 컨트롤할 뿐 아니라 미래에 더해질 새로운 개념에도 대응해야 했다. 온보드 모니터 속에 표현해야 할 기능과 정보가 늘어나거나 업데이트되도 iDrive의 매뉴얼화된 작동 방법 몇 가지만 익히면 모두 컨트롤할 수 있다. 시야 이동을 최소화한 안전성과 직관적이고 즉흥적인 컨트롤을 통한 편의성, 게다가 향후 확장성까지 고려한 혁신적인 유저인터페이스가 바로 BMW의 iDrive인 것이다.
 


 
제스처 컨트롤: 6세대 7시리즈
 
iDrive는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며 BMW 운전석의 핵심 컨트롤 유닛으로 자리잡았다. 초창기 제기됐던 자잘한 문제들을 고치고 사용성을 개선해 현존하는 최고의 운전석 컨트롤러가 됐다. 많은 브랜드들이 BMW를 벤치마킹하고 비슷한 컨트롤러 개발에 나선 것이 iDrive 성공의 또 다른 증표다.
그러나 BMW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더욱 편하고 자연스러우며 결정적 직관성을 제공하는 컨트롤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물론 궁극의 인터페이스란 의도와 결과 사이에 아무런 단계가 없는 것이다. 즉 생각이 곧 결과물인 우리 자신의 몸처럼 말이다.
인간의 몸은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인터페이스다. 우리는 어떠한 장치 없이 생각만으로, 즉각적으로 우리의 몸을 조종할 수 있다. 자동차는 몸은 아니지만 이같은 개념을 도입하면 컨트롤 방법에 대한 더 나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예컨대 뇌파를 이용해 사용자의 생각을 읽어내는 연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안전이기에 본인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벌어지는 생각에 자동차가 반응하면 위험할 수 있다. 다만 생각이 아닌 행위를 캐치하는 것은 가능하다. BMW는 그렇게 제스처 컨트롤을 찾아냈다.
제스처 컨트롤은 센터콘솔과 룸미러 사이 일정 구역의 허공에서 행해지는 탑승객 행동을 읽어낸다. 룸미러 하단 등에 숨겨놓은 센서를 통해 손의 움직임을 3차원으로 파악하고, 소프트웨어로 이를 해석해 운전자의 의도를 순식간에 분석해낸다. 즉 어떠한 물리적 터치도 없는 비접촉 컨트롤러다.
마치 야구에서 포수가 투수에게 사인을 내듯 손으로 동작을 취하면 자동차가 이를 인지하고 기능을 수행한다. 버튼이나 모니터를 바라볼 필요가 없고, 어떤 곳에 신체를 갖다 댈 필요도 없다. 버튼을 찾아 누르던 손가락을 그저 허공에 휘저으면 된다.
대시보드를 향해 손가락 두 개를 찌르면 오디오가 켜지고, 오른쪽으로 돌리면 볼륨이 커지며, 왼쪽으로 돌리면 줄어든다.
누군가를 조용히 시키기 위해 입술에 검지를 대거나, 친구와 헤어질 때 손바닥을 흔드는 행위는 본능에 가깝다. 아주 어릴 적 배웠겠지만 마치 원래 몸에 배어있던 것처럼 자연스레 나오는 행동들이다. 신형 7시리즈의 제스처 컨트롤이 인식하는 행동들도 모두 인간이 본능적으로 떠올리는 상징적 행위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어렵게 배울 필요도 없고 복잡하게 기억할 필요도 없다.
 
 
 
 
없을수록 좋은 운전 이외의 행위를 정말 ‘없음’에 가깝게 만드는 조종방법인 셈이다. 게다가 제스처 컨트롤은 iDrive 이상으로 향후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 아직은 오디오 등 극히 일부의 기능만을 조종할 수 있지만 센서와 소프트웨어가 개선될수록 좀 더 많은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1세대부터 6세대까지의 7시리즈를 보면 BMW를 통해 자동차의 유저인터페이스가 얼마나 비약적으로 개선돼 왔는지 알수 있다. 많은 버튼의 역할을 촉감으로 알아챌 수 있도록 한 표면과 작동 방법의 초창기 인터페이스, 버튼 수를 줄이기 위한 터치스크린, 물리적이고 직관적인 컨트롤을 위한 iDrive, 본능적 행위로 다스리는 제스처 컨트롤. 자동차에 담아야 하는 기능이 늘어나고 정보가 중요해지고, 인간 본능적 행위에 관한 탐구가 이어지면서 발전해온 BMW 유저 인터페이스의 결과물이다. 그 핵심에는 운전자 행동의 우선순위와 안전에 관한 BMW의 철학이 숨 쉬고 있다. 안전하고 즐거운 드라이브를 위한 운전으로의 집중이 바로 그것이다. 혁신적인 유저 인터페이스를 통해 BMW는 오늘도 수많은 탑승객에게 안전과 즐거움, 그리고 편리성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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