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이슈, 전체를 보는 시각이 필요

소비자 아닌 카 메이커가 책임져야

2016년 07월호 지면기사  /  글│김 필 수 교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폭스바겐 사태, 닛산 캐시카이, 미세먼지 대책 등 디젤차 관련 이슈에 대해 김필수 교수가 정부와 업계의 대응을 비판했다. 핵심은 종합적인 정황을 살피고 소비자 입장에서 대책과 장기적 계획을 실행하라는 것이다.

 

캐시카이 배기가스 조작

 

최근 환경부가 국내에 판매되는 20가지 차종 중 실제 도로에서의 질소산화물 배출에 대한 조사 발표를 해 관심이 집중됐다.
한 가지 차종을 제외한 19개 차종이 실내 기준치보다 적게는 3배, 많게는 20배까지 배출됐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영국 등 유럽 선진국에서 조사한 결과처럼 대부분 차종이 실내 인증기준보다 훨씬 높게 나온 사실을 국내에서도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 그 만큼 자동차 메이커의 환경에 대한 개선 노력이 미흡했고, 각국 정부의 인증기준도 문제였다는 이야기다.

실내 인증기준의 20배를 배출한 ‘캐시카이’와 관련해 한국닛산은 환경부의 판매중지와 과징금 부과 등에 대한 조치에 반발했다. 같은 사안을 발표한 영국의 경우 조작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환경부는 전문가위원회의 자문을 받은 결과 ‘임의 설정’, 즉 조작이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닛산은 지난해 하반기 환경부에 해당 사항을 제출해 인증을 받은 것과 반대의 결론이고 국내 관련법 조항 적용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다.

한편, 이와 관련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과는 차원이 다른 정부의 결론이라는 의견도 있다. 환경부 입장에서는 고의성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은, 무리한 법적 해석이라는 것이다.

캐시카이와 관련해 전체적인 흐름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몇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우선 이번 사안은 이미 알고 있는 실제 도로에서의 질소산화물 배출상태를 공식적으로 확신한 사실에 불과하다. 내년 9월부터 유럽과 마찬가지로, 이는 강화될 기준에 앞서 실태를 확인하고 메이커의 노력을 지적하는데 그쳐야 한다. 아직 기준도 완벽하지 않고 법적인 구조도 추상적인 부분이 많은 마당에 무리한 결론을 추종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특히 17배를 배출해 2위를 기록한 르노 삼성의 스페인산 QM3 모델은 국내에서 베스트셀러 모델이다. 환경부에서는 이번 발표와 함께 연말까지 대책을 마련하라는 조치를 취했다. 11배 배출로 3위를 기록한 쌍용의 티볼리부터는 모두가 면제부를 받았다.

연말까지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상황에 따라 질소산화물 배출은 급증하거나 급감하는 특성이 있어 다시한 번 질소산화물 조사를 하면 순위가 바뀌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2위까지는 징계를 주고 3위부터는 면제부를 주는 방법은 형평성이나 보편타당성 논리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왜 3위부터는 괜찮은 가에 대한 설명을 환경부가 해줘야 한다. 전문가위원회의 결정이었다고 하는 것도 당연히 설득력이 떨어진다.

관련 법령도 없고 기준도 부족한 상황에서 일방적인 잣대로 결정짓는 것은 신뢰성이 떨어진다. BMW 520 한 모델을 제외한 모든 차종이 자유스럽지 못한 만큼 확실히 경고하고 내년 후반 인증기준 강화에 맞춰 개선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도록 주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봐야 한다. 현시점에서도 지난해 발생한 폭스바겐 리콜대상 12만 대가 질소산화물 기준의 40배 이상을 뿜어내면서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아직도 리콜 계획서 제출에 대한 핑퐁게임이 진행되면서 리콜 발표는 이뤄지고 있지 않다. 더 큰 문제는 놔두고 다른 문제를 들추는 느낌이다.

이번 문제 또한 결국 경유차의 미세먼지 문제로 시작된 만큼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국내 미세먼지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원인에 대한 조치가 중요하다. 경유차가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인 것은 사실이지만 무조건 경유차를 마녀 사냥식으로 취급하기보다는 장단점을 얼마나 현명하게 처리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친환경차에 초기 보조금만 주고 다른 대책은 부여하지 않으면 소비자는 당장 이득이 되는 모델만을 고른다.

현재 유럽에서는 경유차가 줄고 있는데 우리는 승용 디젤이 절찬리에 판매되어 늘고 있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운행 상의 인센티브 등 강력한 대안을 내놓으면서 소비자의 관심을 바꾸는 정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환경문제의 담당부서인 환경부의 시설과 인원을 대폭 늘려 각종 문제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20여 명의 인원과 한정된 시설로 외부의 요구사항만 늘리는 방법은 지양해야 한다. 주말도 잊고 날밤 세면서 일하는 것은 사라져야 한다.





경유차 마녀사냥

 

경유차가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지난해 9월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으로 인한 클린디젤 신화가 무너지면서부터다. 잦은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에 따른 대통령의 대안 마련 지시, 대부분 경유차의 질소산화물과다 배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경유차를 대형 이슈로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급격하게 경유차가 늘고 있고 향후 고민거리도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당장 소비자 입장에서는 승용 디젤차가 고연비와 저렴한 연료값으로 차량 유지비가 가장 저렴하다는 실질적인 근거에 의해 구입이 늘고 있다.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철저한 경제성 논리가 작용하는 분야가 바로 자동차 구입이다.
따라서 미세먼지의 원인부터 철저히 파악해 대응책을 마련하는 한편, 노후화된 경유차에 대한 점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당장 정책 하나 내놓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식의 논리는 안 된다.
유럽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유차를 선호해 왔지만 최근 3년 간 점유율 추이가 낮아지고 있다. 노후화된 경유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국민들에게 경유차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와 홍보를 강화하면서 지속가능한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2.5~3.5톤의 경유 트럭을 대상으로 노후 차량에 확실한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장착돼 있지 않으면 도심 진입을 불허하는 LEZ 제도가 유럽 전역에서 250군데 이상 시행되고 있고, 이는 점차 강화돼 승용 디젤차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대국민 홍보와 캠페인을 통해 자연스럽게 친환경차로의 구입을 지향하고 있다.

자동차는 일반인에게는 10년을 사용하는 고가이면서 애지중지하는 개인 재산의 하나로 여겨진다. 이런 소비자와 자동차 특성을 고려해 확실한 친환경차 인센티브 정책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도 마녀 사냥식의 몰아가기 보다는 길게 보고 크게 보는 시각으로 냉정하게 장단점을 생각하고 정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저공해 자동차로 인정되고 친환경차 범주에 있던 경유차가 지금은 가장 나쁜 오염원 투성이의 문제아로 전락한 것에 대해 엊그제 차를 구입한 일반인은 황당할 수밖에 없다. 하나하나 설득하고, 규제를 강화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경유값 인상, LEZ 제도 도입, 환경개선부담금 부활, 조기 폐차 유도, 경유 버스 제한 등 다양한 언급이 있으나 무엇보다 친환경차에 대한 단순 보조금 이상의 대책이 필요하다.

 

12만 폭스바겐 고객은 죄가 없다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문제가 세계적으로도 아직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국내에서는 미인증 부품 사용, 시험성적서 위조 등 갖가지 위법사실이 더해지면서 윤리적으로 더욱 심각해져 가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현 시점에도 국내에서 폭스바겐의 판매량이 증대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일고 있다. 갖가지 혜택만 주면 기업 윤리, 구입과는 무관하다는 인식이 슬프기도 하다.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으로 발생한 12만 5,000여 대에 대한 리콜은 아직도 시행되지 않고 있다. 리콜 계획서 보완을 이유로 폭스바겐과 정부의 핑퐁게임이 지속되고 있다. 이유는 폭스바겐 본사가 근본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주관부서인 환경부에서는 문제가 되고 있는 폭스바겐 12만 대의 소유자가 리콜을 받지 않으면 운행정지까지 시키겠다고 했다. 향후 디젤차의 리콜을 의무화해서 리콜을 받지 않으면 못 다니게 한다는 법적 개정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지금까지 리콜은 소비자의 의지에 따라 받든 안 받든 소유자 몫이었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환경적인 문제로 인한 리콜은 무조건 소유자가 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법적개정을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근본적인 취지에 문제가 있다. 리콜은 소비자가 받기 싫은 항목이다. 시간과 정신적 피해가 크고 차는 리콜을 받으면 받을수록 문제차량으로 인식돼 중고차 가격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개인의 피해가 뒤따른다는 것이다. 따라서 리콜이 발생하기 전에 해당 자동차 메이커가 리콜이 발생하지 않게 품질을 확실히 하고, 그래도 리콜이 발생하면 메이커가 알아서 소비자를 설득해 리콜을 받게 해야 한다.
리콜은 전적으로 메이커의 책임이다. 

부는 소비자를 도와 리콜에 대한 책임을 메이커에 부담시키고 소비자의 편에서 불편하지 않게 하는 책임을 가져야 한다. 리콜을 의무화하는 법적인 개정의 초점도 소비자가 피해보는 것이 아니라 메이커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미국에서의 폭스바겐 리콜 방법도 피해자인 소비자 보상을 우선으로 하고 있고 법적인 벌금은 물론 향후 더 큰 보상, 소비자가 원하면 중고차를 되사주는 방법까지 정부가 해주고 있다. 특히 미국식 징벌적 보상은 천문학적인 벌금과 보상으로 이어져 잘못된 행위에 대한 철저한 책임을 기업에 추궁한다. 우리 경제계에서는 기업의 위축을 우려해 징벌적 보상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자동차 분야 등 일부에서라도 철저하게 소비자 중심의 한국형 징벌적 보상을 고민해야 한다.

정부의 법적인 개정 방향은 리콜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발 빠른 리콜로 소비자 중심에서 하는 것은 물론이고 리콜 이행률에 대한 법적인 의무화를 메이커에 부가해 미이행 시에 한국식 징벌적 제도 도입을 해야 할 것이다. 본래의 취지와 달리 이상하게 와전돼 진행되고 있는 ‘김영란법’과 같은 세계에서도 유래 없는 법은 더 이상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

소비자는 폭스바겐의 자동차를 믿고 정당하게 구입한 죄밖에 없다. 도리어 디젤차 소유자에게 강제적으로 리콜을 이행하게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문제를 일으킨 폭스바겐에 모든 책임과 의무를 부과하고 늦장을 부리거나 의무를 다하지 않을 경우 늦춰질수록 천문학적인 징벌적 보상제를 도입하면 이렇게 질질 끌지 않고 해당 메이커가 서둘러 문제해결에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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