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액정 디스플레이 자동차와 찰떡궁합
사이즈 커지고 수량 꾸준히 늘어
2008년 06월호 지면기사  / 글│윤 범 진 기자 (bjyun@autoelectronics.co.kr)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사이즈가 커지고 한 대 당 탑재되는 수량도 늘고 있다. BMW 디지털 비디오 네트워크 솔루션 사업부의 로버트 이셀레(Robert Isele) 매니저는 『SID 2007』 기조강연에서 차량용 디스플레이 잠재시장을 연간 1억3000만 대, 약 26억 달러로 추산했다.
1990년에 등장한 TFT(Thin Film Transistor) LCD를 탑재한 카 내비게이션은 지속적인 가격 하락과 기능이 추가되면서 현재 자동차의 필수품으로 대중화되고 있으며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전세계 카 내비게이션 시장은 2010년 128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만 하더라도 차량 대비 내비게이션 장착률이 올해 28.6%를 기록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HDD 내장 내비게이션, 디지털 오디오, 지상 디지털 방송 수신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한 카 내비게이션의 등장으로 장착률 상승을 이끌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카 내비게이션 이외에도 운전 지원 인터페이스로써 고급차를 중심으로 표준 장착되는 추세이다. 최근에는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계기나 운전자 경고, 운전 보조를 위한 표시 수단으로 적용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와 함께 차량 속도, 연료 잔량, 내비게이션 길안내 정보 등을 운전자 바로 앞 유리창에 그래픽 이미지로 투영해 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ead-Up Display, HUD) 장치에도 TFT-LCD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현재 상용화된 HUD 기술은 자동차 메이커의 프리미엄 전략의 일환으로 적용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카 내비게이션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으나 장거리 운전이 많기 때문에 뒷좌석에서 DVD 영화나 게임을 즐기기 위한 리어시트 엔터테인먼트(Rear-Seat Entertainment, RSE) 시스템용으로 액정 디스플레이가 적용되고 있다.
이처럼 액정 디스플레이가 자동차와 친숙해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자동차 메이커의 신뢰성 평가와 품질관리 기준은 가전이나 개인용 디지털 기기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 또한 단순히 고신뢰성 LCD 개발에 머무르지 않고 자동차 전용의 생산활동 및 품질관리 체제를 요구한다.


차량용으로 요구되는 특성

내환경성
차량용 액정 디스플레이의 가장 기본이 되는 특성은 내환경성이다. 자동차 메이커에 따라서는 보다 엄격한 시험조건을 요구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고온 +95 ℃, 저온 -40 ℃, 고온고습의 경우 65 ℃ 습도 95%, 테스트 시간 2000시간 등을 요구한다.
이상은 신뢰성에 관한 사항이며 이 온도범위에서 각종 전기적 특성, 기계적 특성, 광학 특성도 보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모든 특성이 이 온도범위에서 안정된 성능을 제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비록 컨수머용과는 다른 설계를 하고 있지만 실상 저온에서의 광학 특성, 고온에서의 자기발열 및 신뢰성에 대한 마진을 자동차 메이커가 만족할만한 수준까지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화면 휘도
다른 용도의 액정 디스플레이와 크게 다른 요구 특성으로 화면 휘도를 들 수 있다. 차량용 액정 디스플레이는 태양광에서도 시인성이 요구된다. 핸드폰의 경우 방향을 바꾼다거나 손이나 몸으로 태양광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태양광 아래서도 사용이 가능하지만 차안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는 쉽게 방향을 바꾸거나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태양광에 견딜 수 있는 휘도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카 내비게이션은 터치패널이 화면 앞에 설치되어 있다. 이 터치패널에 의한 투과율 저하, 터치 패널 표면에서의 외광 반사 등으로 시인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액정 디스플레이에는 더 높은 휘도가 요구된다. 또한 인스트루먼트 패널 내에는 투과율이 50% 이하의 전면 아크릴이 포함된 경우가 있는데(고급차에서는 디자인 상 이그니션 오프 시에 인스트루먼트 패널부 전체를 새까맣게 하기 위해), 이 경우에도 액정 자체는 고휘도가 요구된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450~500 cd/m2의 휘도를 기준으로 삼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600 cd/m2 이상 또는 1000 cd/m2이상을 요구하는 것도 있다. 패널의 투과율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은 백라이트의 휘도를 향상시켜야 한다.
차량용 액정 디스플레이는 핸드폰용이나 PC용과 달리 휘도의 각도 특성(배광 특성)도 중요하다. 핸드폰이나 PC, 기타 개인용 휴대 단말기는 화면을 정면으로 보고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정면의 휘도가 확보되면 상품으로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면, 차량용일 경우 차의 대시보드에 설치되기 때문에 운전석이나 조수석에서는 각각 30도 정도의 각도로 보게 된다. 그러므로 차량용과 핸드폰용은 용도에 따라 배광 특성을 달리 사용하게 된다. 이들 특성은 백라이트의 구성부 재료인 광학 필름의 조합으로 얻을 수 있다.
샤프의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차량용의 경우 핸드폰용과 비교해 같은 화면 면적 당 광원에 필요한 휘도는 (정면 휘도비 약 2배×배광 특성에 의한 비 약 1.4배) 2.8배가 된다. 또한 차량용 7인치와 핸드폰용 2.75인치를 예로 들면, 화면 표시 영역의 면적비 8.6배를 여기에 곱해 단순 계산으로 24배의 광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단, 배광 특성에 대해서는 어디까지나 상온(또는 그 이상의 온도)에서 안정된 상태에서의 이야기이다. 결과적으로 차량용 백라이트가 소형 휴대기기에 비해 전력, 발열, 크기, 비용 면에서 모두 크게 증가하게 된다.

백라이트: CCFT vs. LED
차량용 액정 디스플레이의 백라이트 광원으로 주로 사용돼 온 CCFT(Cold Cathode Fluorescent Tube)는 저온일 때, 특히 점등 직후 수 분에서 수십 분 간의 휘도 상승 시에는 휘도가 낮다는 점이(예를 들면, -20 ℃에서의 점등 개시 시에는 상온 안정 상태인 10~20%의 휘도) 문제로 지적돼 왔다(그림 1). 지금까지 백라이트 램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대책이 시도돼 왔지만(가스압의 연구나 전류 부스트 등), 역시 해결책은 백라이트 광원의 LED화로 모아지고 있다. 핸드폰의 경우 처음부터 LED 광원을 사용해 왔지만 차량용으로 LED가 사용되지 않았던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차량용 액정 디스플레이의 경우에 필요한 빛에너지(휘도, 배광 특성, 화면 크기를 종합하여)가 매우 커 기존의 발광효율이 낮은 LED로는 CCFT에 비해 전력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차량용 온도조건 하에서는 신뢰성 확보를 위해 LED 1개 당 최대 허용 전류가 온도와 함께 저하(즉, 고온에서는 흐르는 최대 전류값이 상온의 60~70%로 저하)된다. 다시말해 휘도가 저하되는 만큼 LED의 개수를 증가시킴으로써 휘도를 확보해야 한다.
세 번째는 그 결과 비용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LED의 발광효율이 크게 향상되었기 때문에 2005년경부터 LED가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광원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것은 전력적으로 CCFT와 동등해졌기 때문이다.
백라이트가 LED화 되면, 우선 저온에서의 휘도 특성 문제가 해소된다. 게다가 환경오염 물질인 수은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자동차 메이커의 입장에서는 환경대책도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관심 사항이다. 아직 LED의 비용 관점에서 시판용 카 내비게이션이나 저렴한 기종까지는 보급되지 않았지만, LED의 발광효율과 신뢰성이 점점 나아짐에 따라 머지않아LED로 교체되리라 예상된다.

휘도 조절
연구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휘도가 최적 수준보다 20% 높으면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그만큼 휘도는 중요한 안전 및 의무사항에 해당된다. 예를 들면 야간주행 시, 특히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시선을 옮길 때 일시적인 시야 장애 현상이 발생하게 되어 위험할 수 있다. 그 반대인 경우에도 눈을 부시게 하여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주변 상황에 맞게 휘도를 조절하는 여러 가지 기법이 제시되고 있다.
첫 번째 방법은 효과가 제한적이긴 하나 주변광이 미리 설정된 레벨로 바뀔 때 간단한 소프트웨어 제어로 디스플레이 콘트라스트를 반대로 설정하는 것이다. 이 방법에서 배경 화면은 기본적으로 옅은 상태에서 짙게 변하고 스크린에 표시되는 정보는 반대가 된다. 이 경우 점점 늘어나는 비디오 기반 애플리케이션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두 번째 방법은 IC 기반의 디밍 제어기술을 사용한다. 이 방법은 야간의 디스플레이 휘도를 적절한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기술이다.
또 센서를 이용한 사람 눈의 빛 감지 기술을 접목시켜 디스플레이의 휘도가 자동으로 조절되는 기술도 연구되고 있다.

응답속도
대형 LCD TV에서는 LCD 패널의 응답속도가 핵심 기술이다. 대형 TV용 화면에서는 스포츠나 영화, 게임 등 움직임이 많은 동영상을 감상할 때 나타나는 잔상이 화질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차량용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차량용에서는 -20 ℃ 또는 -30 ℃에서의 응답속도까지 고려해야 한다. LCD는 저온에서 점도가 증가하여 응답속도가 급격히 떨어진다(그림 2). 차량용 LCD는 화면 크기가 작아 대형 LCD TV 정도의 고화질은 요구되지 않기 때문에 상온에서는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저온에서 응답속도가 150 ms를 넘을 경우, 예를 들어 후방 카메라의 영상 속에서 차를 가로지르려는 자전거의 잔상이 남는다거나 속도계 표시바늘이 흐려져 보이지 않는 등의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 대책으로서 우선은 사용하는 액정 재료의 온도 특성 범위가 넓은 것이 필요하다. 차량용 액정 재료는 응고 온도가 -40 ℃ 이하인 것을 사용한다. 그러나 액정은 그 응고 온도에 가까워지면 급격하게 점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액정 재료 자체의 점도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패널의 셀갭(Cell Gap, 액정 재료가 충진되는 2장의 유리 간격)을 일반적으로 절반에 가깝게 좁힌다. 좁아진 셀갭은 응답속도에 대한 효과는 크지만 생산 수율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이 응답속도는 LCD의 표시 모드에 따라서도 크게 달라진다. 이전부터 차량용으로 주로 사용돼 온 TN LCD는 비교적 저온 응답속도가 좋고 설계상 저비용으로 구현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샤프가 밀고 있는 ASV(Advanced Super View) LCD는 흑백간의 응답속도는 TN LCD와 견줄만 하지만 검정이나 회색과 같은 중간조 간에서의 응답속도가 상당히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 대책으로 샤프는 오버슈트 구동회로를 추가함으로써 계조 간의 차이를 극복하고 있다.
반면, IPS(In-Plane-Switching) LCD는 중간조에서 응답속도가 늦어지는 특성이 없고 화이트에서 블랙 톤까지 모든 계조에서 색조 변화가 적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저온에서의 응답속도가 다소 문제로 지적된다. IPS는 액정의 분사가 기판과 평행으로 회전하며 시야각을 확보해 주는 방식이다. IPS LCD는 색조 변화가 적기 때문에 LCD 화면을 보는 시야 방향에 따라 176도(시야각)까지 광범위하게 자연스런 시청 조건을 제공한다.


액정 디스플레이의 미래

고화질화
요즘 GPS칩을 내장한 핸드폰이나 내비게이션 기능을 옵션으로 탑재한 복합 휴대기기가 내비게이션 시장에 대거 참여하면서 카 내비게이션이 소위 저부가가치 제품으로 추락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보급된 기기에서는 기존 특성을 유지하면서 가격이 우선 시 되고 있지만, 향후 보급될 고급 기종에서는 고화질 요구가 거세게 불어닥칠 전망이다. 그 근거는 고화질화를 추구하는 일반 가정용 LCD TV와 마찬가지로 고급차 오너 또한 자신의 차 안에서 고화질 영상을 경험하고 싶어할 것이기 때문이다.
고화질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콘트라스트이다. 콘트라스트라는 특성값은 백휘도/흑휘도의 나눗셈으로 계산된다. 즉, 흑색 표시의 ‘흑’ 상태를 완전한 흑에 가깝게 하는 것은 콘트라스트의 숫자를 한없이 크게 하는 것이다. 샤프는 2007년 9월 차량용으로 2,500:1의 콘트라스트 비를 실현한 제품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고 콘트라스트를 실현하기 위해서 ASV 액정을 채용했을 뿐 아니라 컬러 필터나 편광판에서 광 누설의 원인이 되는 빛의 산란 등을 억제, 높은 콘트라스트 비를 실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LG.필립스 LCD는 『FPD International 2007』에서 자동차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용으로 세계 최초로 5,000:1의 고 콘트라스트 비를 실현한 10.1인치 LCD 패널을 전시했다. 그 형태는 인스트루먼트 패널에 맞게 조정될 수 있으며 패키지 밀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 게이트 구동 IC를 통합했다. 이 회사는 IPS 디스플레이 모드의 도입과 백색 LED 백라이트의 변조 제어에 의해  콘트라스트 비를 개선했다. 휘도는 500 cd/m2.
콘트라스트 이외의 고화질화 요소로서는 시각 범위의 넓이가 중요하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소위 센터콘솔, 운전석과 조수석의 중간에 설치되는 경우가 많아 각각의 좌석에서는 좌우 약 30° 정도의 각도로 화면을 보게 된다. 더욱이 좌석 전후의 위치나 몸을 조금 움직였을 때를 고려하면 좌우 45° 정도까지 이 화질(콘트라스트)을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고 콘트라스트와 함께 시각 범위의 확대도 고화질화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또한 색재현 범위의 확대도 중요한 요소이다. 가정용 LCD TV도 화면의 깨끗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색재현 범위, 소위 NTSC비를 크게 확대하고 있다. 차량용도 마찬가지로 고급 차종에서는 기존의 NTSC비 50% 수준에서 앞으로 65%, 75%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고화질화 기술은 일반적으로 패널의 투과율과 트레이드오프 관계에 있다. 즉, 고화질 패널로 할수록 패널의 투과율은 저하되고, 같은 화면 휘도를 유지하려 하면 그만큼 백라이트 휘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이것은 발열 상승, 두께 증가, 비용 상승을 초래하게 된다. CCFT 백라이트의 경우 동일 형상으로 달성할 수 있는 휘도에는 한계가 있지만 LED 백라이트는 아직 발광효율 향상을 기대해 볼 만하다.



AEM_Automotive Electronics Magazine


<저작권자(c)스마트앤컴퍼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100자평 쓰기
  • 로그인


  • 세미나/교육/전시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