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본 전기차, 클라우드의 미래이동성
2016년 11월호 지면기사  / 글·사진│정 구 민 교수, 국민대학교 장 재 환, 오 요 한, 조 현 기 기자 _ khanel111@hotmail.com


 

2016 파리모터쇼는 빠르게 변화하는 스마트카 기술과 시장 트렌드를 반영하면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볼보, 포드 등 일부 업체가 불참해 다소 퀄리티가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개최국 프리미엄이란 불문율이 무색할 정도로 독일의 3사, 특히 메르세데스 벤츠의 대대적인 전시홍보가 주목됐고, SUV, 전기차, 차량용 클라우드 등 미래이동성에 대한 기업들의 기술 진화가 뚜렷했다.

 

 

독일이 점령한 파리


그동안 파리모터쇼에서 프랑스 업체들에게 주연을 양보해야했던 독일 3사, 특히 메르세데스 벤츠의 전시는 이번 파리모터쇼의 하이라이트였다. 이슈 메이커인 테슬라나 우버와 같은 자동차 산업 내의 신규 플레이어들을 고려할 때, 메르세데스 벤츠는 내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까지 기다릴 수 없었던 것처럼 느껴진다. 파리에서 새롭게 선보인 전기차 브랜드 EQ, 그리고 화려한 콘셉트 카 ‘비전 메르세데스-마이바흐 6’는 미래 시장을 바라보는 벤츠의 시각과 열정을 보여주기 충분했다.

디젤 게이트의 오명을 씻어야 하는 폭스바겐은 자율주행 전기 콘셉트 카 아이디(I.D.)를 통해 그 간절함을 담았다. i3, i8을 중심으로 일찍부터 전기차에 많은 투자를 해 온 BMW는 도시이동성을 위한 그 동안의 노력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배터리를 통해 성능을 더욱 강화한 i3, 전기 오토바이 씨에볼루션, 쿠페형 콤팩트 SUV 콘셉트카 X2 등을 선보였다.

르노와 푸조-시트로엥(PSA) 등은 자국에서 열린 전시회인 만큼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400km(유럽 기준)에 이르는 르노의 신형 조에(ZOE)는 GM의 볼트(BOLT)와 더불어 글로벌 전기차 확산의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됐다. PSA는 SUV 모델인 3008, 5008과 소형 해치백 C3를 새롭게 선보였다. 이들은 또한 각각 트레조, 프랙탈, 씨익스피어리언스(Cexperience)라는 미래 콘셉트 카도 전시했다.

CES 2016에서 IT 융합을 강조했던 토요타는 파리모터쇼에서 역시 커넥티비티를 강조했다. 친환경 부문에서는 순수 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드 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소연료전지차 전시에 주력했다.

전반적으로 주요 카 메이커들은 전기차-클라우드-데이터 분석-자율주행 기술 등 미래 기술을 강조했다. 이는 지난 2014년 파리모터쇼의 키워드였던 리터카, 긴급통화 서비스(eCall), 자동 긴급제동(AEB)의 진보로 시장의 빠른 변화와 기술 진화가 반영된 것이다. 벤츠의 디터 제체, 르노의 카를로스 곤 회장, 토요타의 토요타 아키오 사장 등 브랜드의 수장들은 직접 미래 비전을 설명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잡기 위해 애썼다. 자율주행등 미래이동성에 대한 비전, 이를 이루기 위한 기술과 콘셉트 카, 그리고 최신 차량을 차례로 설명하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자동차 산업, 기술에 대한 그들의 노력을 강조했다.

한편 현대, 기아, 쌍용자동차 등 우리 기업들은 신형 i3, 리오, 티볼리를 새롭게 선보이면서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러나 이들은 유럽 법인 수준의 발표와 전시여서 주요 브랜드와 비교됐다.


2년 사이 급진전


친환경 측면에서, 전시회 전반에서 전기차는 단연 돋보였다. 2014년 파리모터쇼에서 프랑스 업체들은 100 km를 1리터의 연료로 운행 가능한 ‘리터카’를 목표로 관련기술을 대대적으로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더 이상 리터카라는 용어는 찾을 수 없었다. 지난해 폭스바겐 사태 이후 디젤 차량은 더 이상 거론되지 않는 분위기다. 심지어는 일부 디젤 모델이 가솔린 모델과 전기차 모델로 바뀌어 전시되기도 했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콘셉트 카와 신형 모델에서 전기차를 내세웠다.
2014년도 대회의 키워드 긴급전화(eCall), 자동 긴급제동(AEB)은 올 모터쇼에서 각각 차량용 클라우드와 자율주행으로 진화했다. 당시는 이 두 기술의 의무장착이 결정될 즈음이어서 모터쇼의 대부분 차량이 eCall을 위한 네트워크 모듈과 AEB를 갖추고 있었다. 두 기술 모두 의무장착이 2018년부터 시작되지만 실질적인 장착 시점이었다.


사고 시 콜 센터로 전화를 연결하는 eCall은 사고 후 안전을 위한 중요한 기술이다.
이를 위해 차에는 3G 네트워크가 장착된다. 유럽의 자동차 회사들은 네트워크 모듈과 콜센터 운영으로 차량 가격이 인상되는 eCall의 의무장착에 따라 다음의 비전을 찾았다. 바로 차와 주행정보 분석이다. 각 차량에서 네트워크로 수집되는 정보들을 모으고 분석해서 도시이동성의 해법과 서비스에 활용하는 것이다.

AEB는 사고율 저감과 자율주행 기술의 부분 상용화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AEB는 전방 차나 보행자를 인식해 차 스스로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멈추도록 한다. 고속도로 자율주행 시스템과 도심 자율주행 시스템, AEB, 자율 주차 시스템 등의 기술들이 부분적으로 상용화되는 자율주행 시스템의 예들이다.

올해 파리모터쇼에서 주요 업체들은 일제히 이의 진화인 클라우드와 자율주행을 강조했다. eCall-확장된 자동차(Extended Vehicle)-정밀지도로 이어지는 독일 3사와 유럽 카 메이커들은 다른 국가의 경쟁 메이커들보다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유럽 메이커들이 주도해 왔던 ISO 국제표준이 시장에 반영돼 가면서 차이를 만들어 내고 있다. eCall의무장착, 확장된 자동차 표준화, 지도 업체 히어의 공동 인수 등 독일 3사의 미래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고, 고장 진단 분석과 정밀지도가 자율주행의 중요 이슈로 떠올랐다.
자율주행 측면의 전시에서는 현재 상용화된 차량 중 최고의 센서 사양을 자랑하는 벤츠의 E클래스가 돋보였다.




지배적인 전기차와 SUV


파리모터쇼에는 수많은 전기차들이 등장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콘셉트 카인 비전 메르세데스-마이바흐 6와 새로운 전기차 브랜드 EQ를 비롯, 폭스바겐의 자율주행 전기차 콘셉트 카 아이디, 르노의 콘셉트 카 트레조 등 전기차 기반 콘셉트 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신차로는 르노의 신형 조에, BMW의 i3와 전기 바이크 씨에볼루션 등이 전시됐다.

르노의 조에와 BMW i3는 1회 주행거리가 유럽 기준으로 각각 400 km, 300 km로 크게 늘었다. 이 두 차량은 앞으로 출시될 GM의 볼트와 함께 소비자 구매가 가능한 가격대, 긴 주행거리를 제시함으로써 전기차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르노의 조에의 경우 배터리를 LG 화학이 공급하기 때문에 국내 전기차 관련 시장 활성화에도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폭스바겐이 새롭게 선보인 EQ와 아이디는 각각 1회 주행거리가 500 km, 600 km(유럽기준)로 제시됐다. 이 콘셉트 카들은 2019년과 2020년 정도에 상용화 될 예정이어 의미가 크다. 주행 측면뿐만 아니라 EQ와 아이디는 다양한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화려한 인터페이스, 자율주행 기능, 돋보이는 디자인으로 상용화 이후를 기대케 했다.

이밖에 현대자동차는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 브랜드인 아이오닉을 전시했고, 토요타는 순수 전기차보다는 다른 친환경차 전시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자동차시장에서 두드러지는 SUV 강세 흐름과 따라 파리에서도 세단보다는 SUV가 크게 강조됐다. 소형 해치백, 콤팩트 SUV를 비롯해 준중형 SUV까지 다양한 모델이 전시됐다. 콘셉트 카로는 벤츠 EQ, BMW X2, 폭스바겐 아이디, 렉서스 UX 콘셉트 등이 주요 모델이었고, 신차로는 벤츠 E클래스 올터레인, 메르세데스 AMG GLC 43 4MATIC Coupe, BMW i3, 아우디 Q5, 푸조 5008, 3008 등이 있었다. 이외에 현대 i30, 기아 리오, 시트로엥 C3 등 소형 해치백 차량도 선보였다. 향후 도시이동성의 흐름에 따라 관련 차량의 판매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차량용 클라우드


2016 파리모터쇼에서 유럽 카 메이커, 특히 독일 3사와 다른 대륙 브랜드 간 큰 차이를 느끼게 한 것은 차량용 클라우드 부문이었다. 독일 3사는 지도 업체 히어의 공동 인수와 차량용 클라우드 표준인 확장된 자동차(Extended Vehicle) 표준화를 통해 격차를 키우고 있다. 특히 유럽 신차안전도 평가에 eCall 항목이 추가된 이후 2018년 전면 의무장착을 앞두면서 네트워크 모듈을 장착한 차량이 크게 늘고 있고, 이에 따라 차량 정보, 주행 정보를 서버에 업로드하고 분석하는 차량용 클라우드 기술과 서비스가 크게 발전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난해 8월 “애플의 팍스콘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로 차량용 클라우드 기술에 대한 투자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올 9월에 개최된 유럽 가전 전시회 IFA에서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융합을 통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시하면서 차량용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토요타와 르노의 발표에서도 차량용 클라우드에 대한 투자가 나타났다. 이 회사들은 각각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을 통해 향후 차량용 클라우드 기술을 키워갈 계획이다.

현재 유럽에서 진행되고 있는 차량용 클라우드의 흐름은 우리나라의 커넥티비티 서비스와 차이가 큰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차량 네트워크의 의무장착을 통해 관련 서비스를 키워갈 필요가 있다.





자율주행


파리모터쇼의 주요 업체들은 자율주행에 대한 그들의 비전을 제시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올해 E클래스에 처음으로 부분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했고 S클래스에도 적용하는 등 범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관계자는 “테슬라, 현대자동차 등 경쟁 업체의 부분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에 따라 벤츠의 로드맵이 앞당겨졌다”며 “이에 따라 상위 등급인 S클래스에 앞서 올해 E클래스에 부분 자율주행 기능을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벤츠 E클래스에는 스테레오 카메라, 단안 카메라, 장거리 레이더, 단거리 레이더 등이 사용된다. 현재 상용화된 모델 중 센서 수준이 가장 높다. 벤츠는 EQ의 다양한 디스플레이도 자율주행을 고려한 디자인이라며, 앞으로 EQ에도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의 자율주행 전기차 콘셉트카 아이디에는 자율주행을 고려한 조향장치가 탑재됐다. 자율주행 시에는 스티어링 휠이 들어가고 수동주행 시에는 다시 나오도록 설계됐다.

시트로엥은 2018년 도심 자율주행, 2020년 손의 자유, 2021년 눈의 자유라는 자율주행 비전을 제시했다. 르노-닛산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한 자율주행 자동차 플랫폼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CES 2016에서 TRI(Toyota Research Institute)를 통한 딥러닝 기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발표한 토요타는 TRI에서 수행 중인 연구를 소개했다.

정밀 지도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는 히어는 실시간 지도 업데이트 기술을 선보였다. 자율주행용 동적 맵을 위해 사고 정보, 도로 정보 등에 대한 실시간 지도 업데이트 기술을 제시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확산도 큰 트렌드였다. 인스트루먼트 패널, 센터스택 뿐만 아니라 사이드미러를 카메라로 대체하는 CMS(Camera Monitor System)가 2015년 ISO 표준화가 완료되면서 대대적인 상용화를 예고하고 있다.
아우디는 내년에 CES 2016에서 선보였던 버추얼 콕핏을 아우디 A8에서 상용화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헤드유닛, 디지털 클러스터를 비롯해 햅틱 디스플레이까지 적용된다.

햅틱 디스플레이는 터치 시에 디스플레이에서 촉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콘셉트 카인 벤츠 EQ와 폭스바겐 아이디는 다양한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눈길을 끌었다. 벤츠 EQ는 CMS용 디스플레이, 뒷좌석 탑승객을 위한 디스플레이, 대시보드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폭스바겐 아이디는 사이드미러가 카메라로 바뀌어 있기는 했지만, 콘셉트 카에 CMS용 디스플레이를 장착하지는 않았다. 담당자는 상용화 시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기판을 디스플레이화하는 디지털 클러스터 기술은 아우디를 비롯 메르세데스 벤츠, 푸조등 모든 메이커를 통해 전개되고 있다.




이동성 서비스, 데이터 분석 기반 서비스


주요 업체들이 데이터 분석 기반 서비스를 제시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IFA 2016에서 언급했던 커뮤니티 기반 주차기술과 컨시어지 앱 ‘미’를 강조했다. 또, 차량 공유 서비스 ‘카투고’, 유럽 최대 택시 예약 앱 ‘마이택시’, 교통수단 검색, 예약 및 결제 서비스 ‘무블’을 상용화하면서 자동차를 플랫폼으로 하는 서비스의 확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차량용 클라우드를 강조한 아우디는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스웜 인텔리전스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시했다. 위험 경고, 차량 고장, 사고 및 교통 체증 알림등 차량용 클라우드와 연계된 서비스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시트로엥은 카 셰어링 기반 새 이동성 브랜드인 프리투무브(Free2Move)를 발표했다. 르노는 전기차 운전자를 위한 무료 서비스인 지이트립(Z. E. Trip)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번 파리모터쇼는 우리나라 기업, 산업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전시와 발표 면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흐름을 맞추기 위해 비전 제시, 미래 기술 개발, 상용화 차량 등을 종합하는 전시와 발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개최국 업체 우대라는 불문율을 깨면서 독일 3사가 파격적인 전시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변화하는 시장에서 소비자의 관심을 묶어 두기 위한 선택이다. 전기차등 친환경차의 확대도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도시 인구 집중이 늘어나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소형차-전기차-자율주행-카 셰어링-무선충전으로 이어지는 미래이동성 해법과 정책도 필요하다. eCall 의무장착을 통한 차량용 클라우드의 성장과 융합 서비스의 발전도 중요해 보인다.

일반 차량의 차량 정보 분석을 통한 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독일 3사와 비교해 볼 때, 차량 네트워크 장착과 데이터 분석도 서둘러야할 필요가 있다. 우리도 산업 융합을 통해 빠르게 변하는 스마트카 관련 시장에서 리더가 될 벤츠 EQ의 사이드미러 대체 디스플레이 푸조 5008의 디지털 클러스터와 헤드 유닛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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