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석 상륙작전 인텔의 승부수
인텔-윈드리버 연합전선… 아톰 CPU와 리눅스에 희망
2008년 08월호 지면기사  / 글│박 재 호 (jrogue@gmail.com) 테크니컬 라이터

요즘 CPU 개발 추세를 보면 저전력, 작은 크기, 고성능을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또 핸드폰, PDA, MP3 플레이어로 대표되는 소형 핸드핼드 장비에서 시작하여 노트북 시장이 놓친 틈새를 파고드는 미니노트북, UMPC, 태블릿과 같은 중형 핸드핼드 장비 숫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무게와 크기 제약때문에 소형/중형 핸드핼드 장비에 들어가는 CPU는 저전력과 작은 크기를 특징으로 한다. 하지만 최근 무선 네트워크의 발전에 힘입어 고압축 멀티미디어 데이터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GPS와 연계한 3차원 지도 시스템을 비롯한 고성능 핸드핼드용 킬러앱 소프트웨어가 속속 등장함에 따라 CPU 성능 개선에 대한 요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 CPU 제조사들은 사활을 건 전투에 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상대적으로 크기도 작고 전력도 적게 소비하는 ARM, MIPS, PowerPC 기반의 RISC CPU가 임베디드 시장을 지배해 왔다. x86으로 대표되는 CISC CPU는 도전할 때마다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트랜스메타, 지오드(지금은 AMD), 비아(C7) 등이 임베디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역시 높은 전력과 기존 x86 CPU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성능으로 인해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몇몇 산업용 기기 분야에서만 명맥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인텔은 DEC로부터 1993년에 스트롱암 관련 사업을 인수하면서 인텔 버전의 스트롱암을 생산하게 되었다. 이로부터 인텔은 ARM 코어 기반인 스트롱암 CPU 라인을 PXA 계열로 발전시켜 임베디드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x86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해 결국 2006년에 마벨 테크놀로지 그룹에 이 사업 부분을 매각하면서 표면상으로는 임베디드 시장에서 퇴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물밑으로는 발전된 CPU 설계와 제조기술을 앞세워 x86 아키텍처로 임베디드 시장에 재진입하기 위한 제국의 역습을 노리고 있었고, 그 결과 나온 제품이 바로 “아톰(Atom)” CPU이다.
아톰 CPU는 과거 펜티엄 계열 아키텍처를 이어받은 후손으로, 요즘 나오는 멀티코어나 센트리노 기술과는 조금 거리를 두고 저전력 쪽으로 집중한 첫 제품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코어2 듀오로 대표되는 강력한 멀티코어 프로세서에 비해서는 성능이 한참 뒤지지만 크기나 전력소비량 측면에서는 기존에 나온 어떤 x86 계열 CPU와 대적하더라도 절대 뒤지지 않는 특성을 제공한다. 아톰 CPU는 주로 중형 핸드핼드 장비시장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저가형/보급형 데스크톱 시장도 일부 겨냥하고 있다.
여기서 과거와 달라진 전략이 한 가지 눈에 들어온다. 인텔은 자사가 확보한 우월한 x86 생태계를 활용해 기존 RISC CPU가 독점하고 있는 산업분야에도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인텔은 자사의 신형 임베디드 프로세서인 아톰을 주축으로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맞는 참조설계 보드를 만들었다. 이는 PowerPC CPU 계열이 꽉잡고 있는 비행기와 자동차 분야에 x86 아키텍처로 파고드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내용은 기존 인텔 제품군에는 자동차 관련 전용 솔루션이 없었지만, 이제 임베디드 분야에 맞는 저전력 CPU와 주변 칩셋을 집중 개발한 다음에 이를 토대로 자동차 관련 인포테인먼트 부문으로 특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x86 생태계의 위력을 감안하자면 개발자 수급, 표준화된 부품 및 표준화된 프로토콜 사용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앞세워 값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대량으로 보급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저전력 아톰 프로세서

인텔이 만든 인포테인먼트의 두뇌인 아톰 CPU를 간략히 살펴보자.
아톰 CPU는 인텔이 만든 저전력 임베디드 CPU이다. 실버손(Silverthorne)이라는 코드네임으로 알려진 이 CPU는 하이퍼스레딩을 사용하지 않는 800 MHz 버전에서는 전력을 0.85 W 정도 소비하고, 하이퍼스레딩을 사용하는 1.86 GHz 버전에서는 전력을 2.64 W 정도 소비한다. 노스브리지와 사우스브리지, 그래픽 컨트롤러(GMA500)가 결합된 시스템 컨트롤러 허브(SCH)가 2.3 W 정도 전력을 소비하므로 CPU와 SCH를 합쳐 5 W 미만의 전력을 사용한다. 1.8 GHz 모바일 셀러론 ULV 코어가 25 W를, 코어2 듀오 코어가 35~60 W를 소비하는 경우와 비교해 보면 아톰 코어와 허브를 합친 전력소비량이 불과 5 W이므로 인텔로서는 그야말로 엄청난 개선이라고 볼 수 있다. 2009년이나 2010년에 나올 다음 버전에서는 CPU와 SCH 일부 기능을 하나로 합치고 더 정밀한 생산공정에서 양산할 계획이라고 하니 크기도 줄어들고, 특히 전력소모가 지금에 비해 2/3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아톰 CPU는 최신 기술을 사용하고 있지만, CPU 아키텍처는 과거 펜티엄 계열을 본따 만들었기에 파이프라인 깊이가 상대적으로 요즘 듀얼 코어에 비해 깊고 분기 예측 회로를 줄여 순차적 연산만 가능하다. 여기서 최신 듀얼 코어에 비해 떨어지는 성능을 어느 수준까지 만회하기 위해 펜티엄 Ⅳ에서 선보인 하이퍼스레딩 기법을 도입한 점이 특징이다. 수치 연산을 위해 ALU(Arithmetic Logic Unit)와 FPU (Floating Point Unit)를 각각 두 개씩 장착하고 있으며 많이 사용하는 기본 명령어 최적화에 노력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응용 프로그램 수행에는 큰 무리가 없다. 내부 캐시가 24(데이터)+32 KB(명령어)라는 비대칭인 이유는 L1 캐시를 희생해서 조금이라도 더 전력소모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 있다. L2 캐시는 512 KB이다.
아톰 성능은 모바일 펜티엄 Ⅲ와 센트리노 기술을 사용한 모바일 셀러론의 중간에 위치한다. SuperPI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각 CPU별 싱글 스레드 성능은 그림 2와 같다(단위는 PI 계산에 들어간 시간(분:초), 붉은색으로 강조된 막대가 아톰). 여기서 만일 아톰에 장착된 하이퍼스레딩 기능을 활용했더라면 모바일 셀러론에 필적할만한 성능을 점쳐 볼 수 있다.
아톰에 인텔이 쏟아 부은 노력 중에 가장 큰 부분은 바로 전원관리 측면이다. 자체 전력소모량을 줄인 것 이외에도 아톰에는 Deep power down(C6)이라는 새로운 대기 모드가 도입되었다. 0부터 6까지 숫자가 붙은 C 모드는 숫자가 높을수록 CPU가 전력을 적게 사용한다. C6 모드에서는 레지스터 내용을 저장하기 위한 몇 KB 정도의 캐시만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컴포넌트가 동작을 멈춘 상태다. 이렇게 C6 모드로 들어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100 ms 정도이므로 큰 부담 없이 모드 전환이 가능하다.


IVI(In-Vehicle Infotainment)용 참조설계

CPU만 있다고 임베디드, 특히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용 개발환경이 모두 갖춰진 것은 아니다.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동작시키기 위해서는 CPU, 칩셋, 메모리, 기억장치, 영상/음향/제어에 필요한 I/O가 모두 갖춰져야 한다. 특히 자동차 쪽에는 일반적인 임베디드 기기와 달리 자동차만의 독특한 구성요소가 들어가므로 참조설계 자체도 CPU를 최적으로 동작하도록 만드는 동시에 자동차라는 외부 환경과 연계해서 동작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번에 인텔은 과거 CPU와 칩셋 위주로 아키텍처를 꾸며왔던 관례에서 벗어나 외부 협력사와 함께 자동차에 맞도록 참조설계 보드를 구성했기 때문에 개발자가 단기간에 프로토타입을 제작하여 제품 평가를 할 수 있게 했다. 참조설계 보드 특성은 참고문헌 [3]을 참조하기 바란다.
참조설계 보드 아키텍처 다이어그램은 그림 4와 같다. 구성요소는 크게 CPU, SCH, 자동차 I/O용 FPGA, 메모리(RAM/플래시), I/O 핵심 칩과 물리 칩이며 컴포넌트화가 되어 있으므로 향후 확장이나 교체가 용이하다. 그리고 저전력 보드 개발업체인 Congatec 기술에 자일링스의 스파르탄(Spartan) FPGA를 결합하고 저전력 고성능 x86 코어를 탑재함으로써 풍부한 개발자와 다양한 주변장치 인터페이스를 아우를 수 있다. 또한 앞/뒤 좌석에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기 위해 듀얼 비디오와 오디오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으므로 보드 하나로 충분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톰 CPU의 하이퍼스레딩 기능을 이용하면 앞/뒤 좌석을 동시에 제어하는 멀티태스킹 상황에서도 고성능을 발휘하므로 성능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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