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이젠 소금으로 달려볼까”

나트륨이온전지, 리튬이온에 도전

글│윤 범 진 기자 _ bjyun@autoelectronics.co.kr
2017년 11월호 지면기사


나트륨이온전지는 구성 자원이 풍부하고 대량생산 시 가격경쟁력을 기대할 수 있어 포스트 리튬이온전지 중의 하나로 연구되고 있다. 차세대 이차전지 후보 기술로는 전고체전지, 리튬황전지, 리튬에어전지 등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유력한 후보는 전고체전지다. 리튬의 대안으로 꼽히는 나트륨을 들여다봤다. 

 

지구환경과 에너지자원 문제가 친환경에너지 분야 시장을 빠르게 확대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에너지의 저장을 담당하는 최고의 배터리를 찾는 것이 중요해졌다.
 

리튬이온전지(Lithium Ion Battery, LIB)는 휴대폰에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전기 구동 제품을 지원하는 에너지저장 챔피언으로 지난 20년간 이차전지 시장을 지배해왔다. 현재의 기술을 고려해 볼 때, LIB는 전기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현실적인 유일한 솔루션이며, 모든 전기차에서 가장 비싼 부품이기도 하다.
 

LIB 셀 내에서 전하를 전달하는 리튬(Li)은 클라크 수(Clark Number) 0.006인 희소금속이다. 양극재의 대부분이 코발트(Co)와 니켈(Ni) 등 희소금속을 포함한다. 따라서 LIB는 늘 잠재적인 자원 부족과 가격 폭등의 우려를 안고 있다. 현재 LIB의 시장 가격은 kWh당 200달러~250달러 수준. 업계는 2005년 kWh당 1,500달러를 상회하던 전기차용 LIB 가격이 2020년대에 kWh당 100달러 이하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원료 수급 불안 등으로 가격 하락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얀 석유’라는 별칭이 붙은 리튬은 실제로 전기차 배터리의 고용량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가격 상승과 직결되는 공급 부족 가능성이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탄산리튬(lithium carbonate) 가격은 2015년 10월부터 2016년 3월까지 3배로 올랐다. 또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최근 코발트를 사용하는 고용량 삼원계 전지 수요가 늘면서 코발트 가격이 올해 들어서만 90% 가까이 급등했다. 차량용 LIB의 경우, 코발트, 리튬과 같은 양극재의 비용이 전체 전지 가격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코발트 수요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공급은 생산량 정체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 분석가들은 리튬과 코발트의 공급 부족으로 전기차 생산을 심각하게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용으로 25 kWh급 배터리에 리튬코발트산화물(LiCoO₂) 양극을 사용하는 경우, 전 세계에서 연간 생산되는 리튬과 코발트로 전기차를 각각 700만 대와 100만 대밖에 생산하지 못한다(출처: NTT Facilities Research Institute). 또 전기차의 평균 배터리 용량을 60 kWh로 늘릴 경우 6만 5,000톤의 리튬(LCE) 수요가 추가로 발생한다(출처: 산업연구센터, 포스코경영연구원).
 


 이런 배경 하에 포스트 LIB라고 하는 차세대 이차전지의 연구개발이 희소금속을 사용하지 않는 배터리로 모아지고 있다. 현재 다양한 기업들이 전고체전지, 리튬황전지, 리튬에어전지, 나트륨/마그네슘 이온 전지 등 차세대 이차전지 후보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 그중 전하 운반체로 리튬 대신 클라크 수 2.64의 나트륨(Na)을 사용한 나트륨이온전지(Sodium Ion Battery, SIB)가 주목받고 있다. 나트륨(Na), 마그네슘(Mg), 아연(Zn) 등은 매장량이 풍부해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더라도 가격 변동폭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슈퍼커패시터와 수소연료전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가격 측면에서 즉각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후보군

최근 몇 년간 배터리 연구는 큰 격변을 겪었다. 지난해 말 개최된 일본 배터리 심포지엄(57th Battery Symposium in Japan)에서 발표된 거의 절반에 가까운 주제가 연료전지와 LIB의 양극재(cathode materials)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2012년부터 2016년 사이에 연료전지 관련 주제는 절반으로 줄었고, 양극재 관련 주제는 2012년 이후 3분의 1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고체전지, 리튬에어전지, 비 리튬이온(non-Li-ion) 전지에 관한 주제는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차세대 이차전지 후보 기술 중 하나인 전고체전지(All-solid-state battery)는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에 양극 리튬이온을 운반할 때 액체 상태의 전해질 대신 고체 상태의 전해질을 사용한다. 따라서, 기존 LIB의 액체 전해질이 가지고 있는 발화, 폭발 등의 위험성이 낮다. 외부 충격에 의해 기기가 파손되더라도 전해질의 누액이나 폭발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고, 고온이나 고전압의 사용 환경에서도 전지의 성능 저하를 막을 수 있다. 게다가 전고체전지는 소형화가 용이해 좌석 아래에 설치할 수 있다. 전해질이 든 각 셀을 감싸는 용기가 필요 없기 때문에 직접 적층이 가능하고 내열성이 우수하다. 또한 높은 전압을 걸 수 있다.
 

특허 출원 건수도 전고체전지 관련 출원이 다른 차세대 후보 기술들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2위를 차지한 리튬에어전지보다 특허 출원 건수가 3배 가까이 많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고체 전해질은 소재에 따라 세라믹, 고분자, 세라믹과 고분자의 복합재로 나누어진다.

차세대 전지 개발에 적극적인 토요타의 경우, 전고체전지 및 리튬에어전지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일본 배터리 심포지엄에서 토요타는 리튬이온전지에서 전고체전지로, 이어 리튬에어전지로 전환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올해 완성차 업체들은 모터쇼에서 1회 충전으로 최대 500 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를 다수 선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1회 충전으로 500 km 이상 주행 가능한 전기차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밀도가 현재 최고 수준의 LIB보다 2~3배 높은 800~1,000 Wh/L인 충전용 배터리가 필요하다. 배터리 업계는 지난 수년 동안 에너지밀도 측면에서 LIB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전문가에 따르면, LIB의 이론상 최대 에너지밀도는 600 Wh/kg이다. 이것은 LIB가 전기차와 같이 에너지 소모가 많은 응용 분야에 필요한 에너지 저장 용량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LIB 양·음극 소재의 다양화를 추진 중인 WPM(세계일류소재) 고성능이차전지소재사업단은 현재 양극재의 에너지밀도를 500 Wh/kg 수준에서 700 Wh/kg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음극재는 1000 Wh/kg를 2000 Wh/kg로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에너지밀도와 안전성 사이엔 트레이드오프 관계가 있다. 따라서 에너지밀도를 더 높이려면 추가적인 안전 기술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전고체전지가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리튬황전지는 양극재와 음극재를 각각 황과 리튬을 사용해 LIB 대비 3배 이상의 높은 에너지밀도를 구현할 수 있으며, 저가인 황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지의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다.
 

리튬에어전지는 양극재로 공기, 음극재로 리튬을 이용하므로, 구조가 단순하며 이론적으로 LIB의 5~10배 정도의 에너지밀도를 구현할 수 있다. 따라서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 용량을 대폭 늘릴 수 있는 동시에 LIB보다 싸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방전 시 생성되는 고체 리튬산화물(Li₂O₂)이 충전 과정에서 원활히 분해되지 않아 전지의 효율 및 수명 특성을 저하시켜 상용화에 장애가 되고 있다.
 

SIB는 리튬 대신 나트륨을 사용해 전지의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값싼 원재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나트륨은 원자량이 리튬의 3배, 이온 부피가 리튬의 2배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연구된 LIB의 양극재를 그대로 SIB에 적용할 수 없다. 또한 나트륨의 표준 전극전위는 리튬에 비해 약 0.3 V 높다. 그 결과 전지 전압은 낮다. 이론 용량도 낮기 때문에 에너지밀도도 낮다. 게다가 새로운 금속 이온을 활용하는 전지이기 때문에 안전성과 성능의 신뢰성이 충분히 쌓이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된다.
 


高 에너지밀도 SIB에 관심 집중

그러나, 나트륨이온 기술이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현재까지 개발되고 있는 SIB는 LIB와 거의 같은 구성을 갖고 있다. 생산은 거의 동일한 공정 장비를 이용하므로, 제조업체는 공장 신축 및 추가 비용 없이 기존 생산 라인을 전환해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리튬보다 풍부한 나트륨 염을 사용함으로써, 특히 전기차에서 가장 큰 가격 비중을 차지하는 LIB보다 30% 저렴한 비용으로 SIB를 대량생산할 수 있다.
 

영국 셰필드 소재의 R&D 회사인 파라디온(Faradion)은 잘 알려진 리튬이온전지의 양극재 소재 중 하나인 리튬인산철(LiFePO₄, LFP)의 에너지밀도를 초과하는 나트륨이온 재료를 개발함으로써 SIB가 높은 에너지밀도를 달성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셀 테스트에서는 파라디온의 새로운 소재가 우수한 사이클 수명을 제공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분석 결과, 나트륨이온은 현재 사용 가능한 리튬이온 재료와 유사한 저장 수명(shelf life)을 나타냈다. 파라디온과 AGM 배터리스는 2018년까지 전기차용으로 프로토타입을 제공하고, 자동차 제조업체의 사양에 부합하도록 SIB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미국 텍사스대학교과 중국의 남경항공우주대학의 연구원들은 나트륨티탄산염(sodium titanate, Na₂Ti₃O7) 나노튜브와 바나딜포스페이트(vanadyl phosphate, VOPO₄) 적층 나노시트를 기반으로 한 고에너지 SIB를 개발했다. ?20 ℃ ~ +55 ℃ 의 동작 온도 범위와 2.9 V에 가까운 동작 전압을 지원하며 114 mAh/g의 가역 용량(reversible capacity)을 제공한다. 에너지밀도는 220 Wh/kg이며, 완전히 조립된 셀은 130 Wh/kg 수준의 에너지밀도를 갖는다. 연구진은 이 배터리가 100회의 충방전 사이클 이후에도 용량의 92%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스탠포드대학 연구팀은 에너지밀도 면에서 리튬만 못하지만 LIB 보다 80% 저렴한 가격으로 동일한 양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SIB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배터리의 에너지 효율이 87%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다음 단계는 SIB에서 더 높은 성능을 끌어낼 수 있도록 인 음극(phosphorus anode)을 연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완성차 업체로서 나트륨을 이용한 전지 개발에 적극적인 토요타는 이미 2012년에 새로운 소재를 사용해 SIB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토요타는 2020년까지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대체 or 보완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정치형 축전지 가격이 2030년까지 최대 66%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기차용 LIB 가격은 2010년부터 2016년 사이에 최대 73% 하락했다. 또한 현재 이차전지의 과제 중의 하나인 수명은 LIB가 2030년까지 최대 약 50%, 충방전 사이클은 최대 90%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영국의 시장조사 회사인 아이디테크엑스(IDTechEx)는 LIB의 에너지밀도가 매년 5%씩 증가하고, 가격은 매년 8%씩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LIB를 구성하는 소재의 가격과 안정적 수급이 변수다. 리튬은 수요량이 늘수록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리튬 가격은 지난 2년간 세 배 가까이 상승했다. 코발트 대안인 니켈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원자재의 가격 불안은 배터리 제조업체는 물론, 완성차 업체에도 위협이다.
 

현재 SIB에 대한 연구는 미국, 일본,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1980년대에 활발하게 연구되었다가 관심에서 벗어난 전례가 있긴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SIB가 LIB를 완전 대체할 것이라고 단언할 순 없다. 다만, 그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아이디테크엑스는 납산(lead-acid) 전지 및 리튬이온 전지와 같은 기존의 배터리 기술이 향후 10년간 배터리 시장의 주류로 남겠지만, 조건만 갖춰진다면 첨단 포스트 리튬이온전지가 전체 배터리 시장의 약 1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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