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증가만큼 발생하는 폐배터리 ‘어찌 하오리까’

세계 각국 폐배터리 처리 골몰, 국내 시장도 미리 준비해야

2018년 05월호 지면기사  /  글│신 윤 오 기자 _ yoshin@autoelectronics.co.kr



전기차 생산이 급증하면서 전기차에서 나오는 폐배터리 활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기차 시장이 2030년까지 1억6천만대에서 최대 2억대까지, 글로벌 OEM사는 2025년까지 4천만대~7천만대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전기차 시장도 커지고 있다. 국내 전기차 누적보급대수는 2017년 말 기준으로 25,593대이며 2022년까지 친환경차 200만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중 35만대가 전기차이다. 참고로 올해 전기차 보급목표는 2만대이다.

이처럼 전기차 공급이 늘면서 배터리 규모도 커지고 있다. 독일 재생 에너지 연맹(BEE)은 2차 사용 배터리 누적 용량이 2025년까지 230GWh, 2030년에 4배 이상 증가한 1TWh를 예상했다. 40kWh 배터리는 7년 사용에 잔존율을 80%로 보고 있다.

이에 영국과 독일 등에서는 자동차 제작사(수입차의 경우 수입사)에게 배터리 회수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 수집 및 재활용 지침, 배터리 재활용 해체 기준 등을 제시하고 있다. 대부분 회수에 관한 의무는 있으나, 생산자책임재활용 제도와 같은 수준의 규정은 없다.

국내의 경우, 폐배터리 관련하여 각 부서마다 다른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 환경부는 배터리 반납(대기환경보전법), 재활용 및 폐기(자원재활용법, 폐기물관리법)를 담당하고 있고, 국토부는 전기차 배터리 제작에 관한 규정(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을, 산자부는 보조금 지급(친환경자동차법)을 담당하고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 및 재사용 가치는

현재 전기자동차용 폐배터리는 경제성이 별로 없다. 차량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재활용할 경우 리튬과 코발트만 추출하고 있다. 폐배터리를 무상으로 취득했을 경우, 탈거해서 메탈(Co, Li) 채취까지 드는 비용보다 메탈 판매 비용이 약간 높은 편이다.

리튬이차전지 내 유가 금속의 가격이 수요 확대로 인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희유 금속인 코발트와 리튬은 양극활 물질의 주요 성분으로 양극활물질은 소재 원가의 40% 상당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이다. 국내 이차전지 업계에서는 코발트와 리튬을 전략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 유가 상승에 매우 민감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팩을 직접 재사용하는 문제와 모듈, 셀 등을 분해 조립하는 것은 장단점이 있다. 팩을 재사용하면 간편한 공정에 부품을 대부분을 재사용하며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용도별 최적화가 어렵고, 통신 인터페이스를 추가해야하며 팩 단위로 비용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모듈이나 셀을 분해 조립하면 용도별 최적화가 가능하며 BMS 및 냉각 시스템 최적화, 모듈/셀 단위로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으로는 추가 가공 시간이 필요하며 신규 환경설정이 있어야 하고 상대적으로 고비용이 든다는 문제가 있다.




배터리 폐기 후의 문제


문제는 현재 리튬이차전지가 폐기된 이후의 회수 및 관리체계가 미흡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특히 전기차 폐배터리(보조금 지급대상)의 경우,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지자체에 반납하도록 하고 있으나, 이후 관리체계가 부재하다. 또한 전기차 폐배터리는 잘못 관리될 경우 폭발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수송 및 처리에 있어 안전성이 요구된다.

전기차 폐배터리 관리상 문제점: 전기차 폐배터리의 관리현황을 배출-수거-전처리-자원회수-활용 등 총 5가지 단계로 구분하여 폐자원흐름을 조사한 결과, 여러 가지 문제점(표 2)이 나왔다.

현행 전기차 폐배터리 관리체계가 미흡하다. 2017년 9월 기준으로 제주도에서 2건, 서울시에서 1건의 사고로 인해 전기차 폐배터리를 반납해야 하는 사례가 발생한 바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회수 및 처리체계가 마련되지 않아 현장에서는 처리에 혼선을 빚고 있다.

현재 보조금 지급 대상 전기차 폐배터리의 일부 회수경로는 ‘대기환경보전법’ 및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에 제시되어 있다. 보조금이 지급된 전기차의 경우 폐차 또는 수출 등 말소시 해당 폐배터리를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반납하도록 되어 있으나, 반납 이후 절차가 없는 상황이며 보조금 미지급 대상 차량에 대해서도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폭발성 등을 고려한 안전관리 지침 부재: 전기차 폐배터리에 대한 안정성 문제는 현재까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의 폭발에 따른 유독가스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전기차 NMC계 리튬이차전지의 경우, 환경부 고시 제2017-76호 ‘유독물질 및 제한물질 금지물질’로 지정되었다. 이는 산화코발트 리튬 망간니켈 및 이를 1% 이상 함유한 혼합물의 경우 급성독성(흡입) 및 수생환경유해성(만성)으로 인해 ‘유독물, 관찰물질’ 지정에 편입됐다. 이들 물질은 폐기물 관리법 시행령 제3조에 따라 지정폐기물로 관리되어야 하지만 아직 지정 폐기물의 경우, 전지류는 폐납산배터리를 제외하고 분류체계가 없다.

재사용 및 재활용 지원 근거 부재: 전기차 폐배터리의 재사용 재활용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향후 ESS(에너지저장장치) 등으로의 재사용 및 전기차 폐배터리의 소유권 이전 문제 등을 고려하여 폐배터리 회수 및 재활용 관련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에서도 전기차 폐배터리의 재활용 방법에 대해 명시되어 있지 않다. 한편, 내연기관 자동차에 사용되는 폐납산배터리의 경우 지정 폐기물로 등록되어 관리되고 있으며 한국환경공단 ‘올바로시스템’에 배출 및 관리 현황이 기록되어 현황 파악이 가능하다. 보조금 지급 대상인 배기가스 저감장치의 경우에도 한국자동차환경협회에서 위탁 관리하여 배출로부터 수거, 통계 및 관련 행정업무를 주관하고 있다.




폐배터리, 어떻게 해결하나


우선, 보조금 지급 전기차 폐배터리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대기환경보전법 제58조 제4항에 명시된 자동차의 의무운행기간인 2년을 기준으로 전기차 폐배터리의 배출 경로를 2년 이내와 2년 이후로 구분하였다. 2년 이내에 배출되어 의문운행기간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 지원된 경비의 일부를 회수 가능하다. 2년 이내 배출된 폐배터리의 배출 형태는 기능저하/불량 혹은 폐차로 인한 배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기능저하/불량으로 인해 전기차 제조사의 정비소에서 수리/교체 등을 통해 폐배터리가 배출되며 폐차의 경우 대기환경보전법(58조5항)에 따라 폐배터리를 지방자치단체 장에게 반납해야 한다.

의무운행기간인 2년이 경과한 전기차 역시 기능저하/불량으로 인한 배터리 교체, 폐차 등의 형태로 폐배터리가 발생된다. 중고차로 판매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 중고차 역시 수출되지 않는다면 동일한 경로를 거칠 것으로 판단된다. 폐차로 인해 발생한 폐배터리는 지자체에 수거되어야 하나 지자체의 여러 여건을 고려하였을 때 보관이나 관리 인력 등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다.

한국자동차자원순환협회의 정진섭 부회장은 지난 2월 전기차 폐배터리 자원순환성 제고를 위한 토론회에서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지원받은 전기자동차를 폐차하는 경우, 배터리를 지자체에 반납하도록 하고 있으나 폐배터리를 지자체에 반납토록 하는 목적이 불분명하고 불합리하다”며, “정부 등의 재정지원은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에만 목적을 두고 배터리를 포함한 폐차에 관한 사항은 자동차 소유자의 책임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에 폐배터리 반납제도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재사용 센터 등 통합관리체계 필요

폐배터리 보관 및 성능검사 등을 위한 일종의 재사용센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조지혜 연구위원(생활환경연구부)은 같은 행사에서 “전기차 배터리는 관할 지자체장에게 반납되어야하지만 이후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며 전기차 제조사 정비업체 역시 자체적으로 폐배터리를 보관 및 관리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통합관리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폐배터리 수거 및 관리 역할을 대행할 수 있는 재사용센터와 같은 기관이 필요하다. 실제로 제주도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센터가 조성되고 있다. 재사용센터의 역할은 폐배터리 수거, 성능검사, 검사 결과에 따른 처리, 전산업무, 회계 업무 등을 수행한다. 여기에는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한 탈거 및 처리가 가능하도록 인증을 받은 전문 인력이 배치되고 특정 설비와 이력관리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및 재활용 시장 규모가 아직 작기 때문에 신규로 재사용센터를 만드는 것보다 기존의 전기차 제조사의 정비소 및 폐차장을 활용하여 탈거하는 기능을 위탁하고 지자체 광역 차원에서 보관 장소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진섭 부회장도 “폐배터리를 재활용하기 위해 재활용업체로 하여금 일정 수준 이상의 인력, 시설, 장비 등을 갖추도록 할 경우 당분간은 폐배터리 발생량이 적어 수익을 창출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이에 지역별 거점 재활용업체를 지정하고 일정기간 영업을 보장하는 방안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전 지침과 성능인증기관 만들어야

전기차 폐배터리 안전 취급을 위한 지침도 마련해야 한다. 리튬이차전지의 특성이 반영된 수거 및 보관 방법이 없어 폐배터리의 안전 취급을 위한 지침이 있어야 한다.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100Kg이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는 곧 폭발력을 말한다. 손상 혹은 파손 등으로 전해질이 누출될 경우, 그 위험성은 더욱 커지므로 특수 처리된 운반 상자를 활용하는 등 안전한 취급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어야 한다.

우선, 수집 운반시 방수처리가 되어 있고 불연성 열절연 재료가 사용된 컨테이너를 사용하여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개별 포장하여야 하며 특히 손상된 폐리튬이차전지의 경우 밀폐된 전용 수거 컨테이너에는 해당 상태를 명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염수방전 처리가 안 된 폐배터리의 경우 충전 상태에 있으므로 안전교육을 받은 담당자의 관리, 감독 아래 처리되어야 하며 절연장갑 및 안전 보호구 착용을 의무화해야 한다.

폐배터리 성능평가시설에 관한 설립기분과 역할, 기능 등에 대한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폐배터리 인증을 주로 관리할 정부 산하 기관이 필요하다는 것. 폐배터리 인증의 경우 폐배터리 특성이 각 메이커, 용량, 환경별로 다양하므로 인증 규격에 대한 생산자-사용자-정부기관의 긴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EPR 편입 및 지정폐기물 관리해야

폐배터리에 대해 장기적으로 EPR(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편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폐배터리를 지정폐기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생산성본부의 허세진 선임은 “재활용 시장 규모가 미흡해 단기적으로는 지정폐기물로 관리하면서 유가성 수준에 따라 장기적으로 EPR 편입을 검토해야 한다. 독일과 영국, 중국은 제조사가 배터리를 회수하는 생산 책임 연장제도를 검토하고 있고 중국은 리튬인산철을 비롯한 3원계 배터리의 중금속 함유를 지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전기차 폐배터리와 같은 NMC계 리튬이차전지는 지정폐기물로 ‘폐기물관리법’에 의해 관리되어야 하지만 이와 관련 처리 방법 및 기준이 따로 없다. 이에 폐기물관리법 시행 규칙, 폐기물의 처리에 관한 구체적 기준 및 방법의 지정폐기물의 기준 및 방법에서 리튬이차전지의 특성을 고려한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자동차 미래에너지연구팀의 류희연 책임은 같은 세미나에서 “폐배터리 지정폐기물 관리 또한 종류별 구체적인 분석 후게 진행되어야 한다”며, “리튬이온배터리와 납산배터리의 환경영향성은 다르므로 종류별 분석을 통해 지정페기물 등급으로 관리해야 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 책임은 폐배터리 EPR 편입과 관련해서는, 이해도가 높은 생산자 주관 처리는 합리적이나 EPR은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로서 재활용에 대한 의무만 부과하기보다는 폐배터리를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하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권리와 함께 부여해야 그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전기차 폐배터리의 재사용 및 재활용 촉진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과 폐배터리의 국내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자동차 자원순환에 관한 법인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에서는 제2절에 폐자동차에 대해 별도로 명시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전기차 폐배터리의 재사용 및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의 25조(폐자동차 재활용비율의 준수), 제31조(폐자동차 재활용결과의 보고), 제31조(폐자동차 재활용 결과의 보고) 등 3가지 조항에 대하여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전기차 폐배터리의 국내 흐름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별도의 폐기물 코드를 지정해야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환경공단 EcoAS에서 재활용 단계의 자동차 폐배터리를 집계하고 있으나, 일반 폐납산배터리와 전기차 배터리의 구분이 어려운 상황으로 전기차 폐배터리의 추가 집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폐배터리내 유가금속의 수입 대체 효과 커

폐배터리의 자원회수가 원활히 이뤄질 경우, 코발트 등 유가금속의 수입 대체에 상당히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2027년 폐배터리에서 회수 가능한 코발트 추정량은 휴대폰용 약 169톤, 전기차용 약 286톤, ESS용 약 234톤으로 총 689톤에 해당된다. 지난 5년간의 수입 평균값을 기준으로 폐배터리로부터 회수된 코발트에 의한 수입 대체효과는 2027년 수입량 대비 약 6%이며 2029년에는 약 15%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조지혜 위원은 “향후 전기차 등 중대형 폐배터리의 유가금속 회수 촉진을 통한 수입대체 효과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광물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상황과 코발트와 리튬 등 유가금속의 가격 상승을 고려할 때, 보다 효율적인 자원 활용이 가능하도록 폐리튬이차전지의 자원순환 체계가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 대기환경과 이형섭 과장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도 현재까지 전기자동차 폐배터리 처리에 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이다. 하지만 폐배터리는 유독물질과 위험성을 보유하고 있어 회수 및 재사용, 재활용, 폐기를 위한 회수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향후 성능평가를 하여 재사용이 가능한 배터리는 중고배터리로 다시 사용하고 외국 사례처럼 배터리를 활용하여 ESS(에너지저장장치)로 활용하는 것도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이러한 과정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중소기업이 많이 나오기를 바라며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처리 방안도 개발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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