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지고 더 가벼워지는 자동차

경량화, 지속가능한 이동성을 위한 필수 전략

2018년 07월호 지면기사  /  글│윤 범 진 기자 _ bjyun@autoelectronics.co.kr

새로운 파워트레인 콘셉트와 소비자 요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자동차 무게가 무거워지고 있다. 다이어트(경량화)는 연비 향상, 배출가스 저감, 섀시 수명 증가, 제동거리 단축, 핸들 조향 능력 상승 등 다양한 이점을 제공한다.



엄격해지는 연비 및 CO₂ 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경량소재 사용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의 경우 모터와 배터리팩 무게를 상쇄하기 위해 다양한 경량소재가 사용된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 배터리를 장착할 경우, 순수 전기자동차는 약 250kg,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는 200kg 가량 무게가 증가한다. 테슬라 모델S의 경우 배터리팩 무게만 무려 500kg이다.

미래자동차의 경우 안전 및 주행편의성 향상을 위해 장착되는 부품 수가 계속 증가하여 추가적인 경량화가 필요하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무거운 기존 강철소재 대체재로 알루미늄, 마그네슘, 고분자 복합소재, 고강도 강철소재 등을 사용한다. 실제로 차량 한 대당 소재별 중량비 변화를 살펴보면 플라스틱, 알루미늄, 마그네슘 등 비철강 소재는 꾸준히 증가한 반면, 강철 비율은 감소하는 추세이다.

서부 개척 시대 향수를 간직하고 있는 미국인들의 풀 사이즈 픽업트럭 사랑은 각별하다. 지난 40년간 미국 트럭 부문 판매 1위 자리를 지켜온 포드 F150은 길이 5.3m, 폭 2.2m로 그 위용이 대단하다. 미국인들은 이처럼 크고 고 배기량의 터프한 차에 열광한다.

F150과 같은 육중한 픽업트럭의 연비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F150 최신 모델은 차체를 강철 대신에 고강도 군용 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작했다. 그 결과 엔트리 레벨 버전 무게는 이전 모델보다 약 320kg(700파운드) 가볍다. 포드자동차에 따르면, 유일하게 알루미늄이 아닌 부문은 파이어월과 프레임이다.

프레임은 이전 세대의 고장력강판 비율을 23%에서 77%로 높였다. 같은 중량급의 신형 아우디 Q7은 이전 모델에 비해 무게를 325kg 줄였다. 아우디가 발표한 Q7의 수명주기평가(Life cycle assessment, LCA)에 따르면, 복합소재를 사용한 차체에서 이전 모델보다 71kg의 경량화를 실현했다. 다음으로 무게를 줄인 부품은 연료탱크(46kg)와 리어 액슬(40kg)이다.

역주행하는 자동차 무게

자동차 환경 규제는 강화되고 있음에도 현실은 녹록치 않다. 경량소재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자동차 산업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경량소재 사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 커지는 자동차: 차량이 커질수록 연료 효율을 높여야 한다. 또한 각국 정부의 CO₂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2. 무거워지는 자동차: 법적 규제, 높은 안전 기준, 늘어나는 편의(쾌적) 기능 등으로 인해 자동차 무게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3. 전기자동차(EV) 시장의 성장: EV 시장에서 소비자의 최대 관심은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항속거리)이다. 주어진 배터리 크기와 무게로 항속거리를 최대화하려면 차체가 가벼워야 한다. 배터리는 비싸다. 차체의 경량화가 항속거리를 늘리는 현실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내연기관차의 경우 무게를 100kg 줄이면 약 11g/km의 CO2 배출 감소 효과가 있고, 연료도 0.4L/100km(소형 트럭의 경우 0.5L/100km) 덜 소비한다.

아우디와 포드는 그들의 XXL 모델이 이전 모델보다 연료를 약 30% 덜 소비한다고 주장한다. 두 회사는 서로 다른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연간 35만 톤(metric tons)의 알루미늄 시트를 사용하는 포드는 자동차 업계에서 알루미늄을 가장 많이 구매하는 회사인 데 반해, 알루미늄 차체 개척자인 아우디는 알루미늄, 섬유강화복합소재, 다양한 등급의 강판으로 구성된 스마트 소재를 적용하고 있다.

GM의 4세대 신형 실버라도(Chevy Silverado)는 북미 시장에서 포드 F 시리즈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모델이다. 경량소재 설계로 무게는 204kg 가량 줄었다. 차체는 40kg 가벼워졌다. 도어, 후드, 테일게이트에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했고, 라이브 리어 액슬 서스펜션은 탄소 합성소재를 적용했다.

경량화 기술은 경차는 물론 상용 트럭에도 적용된다. 업계에 따르면 경량화 기술을 통해 트레일러, 세미트레일러, 트럭의 차체 무게를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 경량화 기술의 또 다른 이점은 차량 중량이 가벼울수록 그만큼 적재 용량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이다.

차체와 섀시는 평균 차량 무게의 절반을 치지한다. 경영 컨설팅그룹 맥킨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존 자동차에서 강철로 제조된 부품을 첨단 플라스틱, 경금속 등 신소재로 대체할 경우 소재 구성에 따라 최대 420kg에서 490kg까지 경량화 할 수 있다.



경량소재의 고전 ‘알루미늄’


알루미늄은 아주 트렌디 한 소재이다. 강철 대비 3분의 1 수준의 가벼움을 내세워 도어, 엔진 후드, 범퍼, 서스펜션 부품까지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가격은 강철에 비해 킬로그램 당 2~3배 비싼 편이지만 경량화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마그네슘, 티타늄 등 다른 경량 금속을 제치고 차량 소재 시장에서 강철을 위협하고 있다.

알루미늄으로 만든 대형 차체 부품은 강철로 만든 부품보다 무게가 최대 50% 덜 나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럭셔리 승용차는 알루미늄 도어 및 플랩을 표준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충돌 크럼플 존(crumple zone)과 관련된 하중지지 부품은 상황이 다르다. 앞문과 뒷문 사이의 B필러에는 고강도 특수강이 실제로 동일한 목적을 수행하는 알루미늄 부품보다 가벼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요타 프리우스의 B필러에는 1,470메가파스칼(MPa)급의 냉연 강판이 사용된다.

현재 알루미늄은 포드 F150과 같은 대량 판매 자동차부터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랜드로버와 같은 고급 승용차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2015 F150의 경우 알루미늄이 공차 중량(curb weight)의 약 25%를 차지한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더커 월드와이드(Ducker Worldwide)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북미 승용차, 특히 소형 트럭 및 SUV의 알루미늄 함량이 2028년까지 2015년 대비 4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알루미늄은 강철에 비해 스탬프 용접 및 스폿 용접이 어렵다. 현재 연구는 알루미늄 합금의 성형성을 개선하고 접착 본딩 및 파스너(fastener)를 포함한 대체 접합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알루미늄은 첨단 공정을 이용해 90% 가량 재활용이 가능한 것을 알려져 있다. 노벨리스(Novelis)는 폐쇄 루프 재활용 시스템을 통해 100% 재활용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초경량소재의 기수 ‘탄소섬유’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s, CFRP)은 다양한 탄소섬유와 열경화성 수지로 구성된 복합소재이다. CFRP는 알루미늄보다 가볍고 강철보다 강하고 티타늄보다 탄성이 높다.

BMW는 전체를 CFRP로 제작한 BMW i3와 BMW i8를 출시한 후 대량생산 차량에도 CFRP를 적용하고 있다. 신형 BMW 7 시리즈 세단은 CFRP를 재료로 만든 ‘카본 코어’로 차체를 제작했다. 카본 코어로 실현한 감량 무게는 이전 모델과 비교해 130kg이다. CO₂ 배출량은 최대 25% 줄였다.

탄소섬유는 지능적으로 사용할 때, 부품 무게가 알루미늄 부품보다 1/3 덜 나간다. 그러나 차량 차체가 탄소 재료의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특별히 개발되지 않으면 안 된다. 예를 들어, BMW 7 시리즈의 B필러는 고강도 열간성형 강과 소부경화강(Press Hardened Steel, PHS) 사이에 CFRP를 넣어서 만들었다.

신형 아우디 R8의 차체는 강성이 높고 충격 흡수력이 뛰어나지만 무게는 200kg에 불과하다. 아우디의 대표적인 경량화 기술인 ASF(Audi Space Frame)은 여러 경량 소재를 이용해 만들며 79% 알루미늄과 13% CFRP로 구성된다. B필러는 CFRP로 제작되며, 차량의 전방부와 천장 아치, 후방 단면부 프레임은 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작됐다.

새로운 대안의 샌드위치 재료

새로운 경량 프레임과 액슬 시스템뿐만 아니라 차량 차체에 샌드위치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무게를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재료는 상용차에 특히 유용하다. 알루미늄 부품이 자동차 생산에 적합할지라도 트럭 차체에 대규모로 사용하는 경우 비용 부담이 크다. 반면 새로운 종류의 복합소재는 하중 지지력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두께와 차량 중량을 줄일 수 있다.

독일 Stadur 사는 유럽에서 가장 크고 혁신적인 샌드위치 패널 제조업체이다. 이 회사는 선도적인 자동차 제조사와의 긴밀한 협력 하에 차량 셸과 바닥 구조를 개발했다. 샌드위치 판재는 각 고객의 요구사항에 따라 최적의 가중치, 장력, 외관을 얻을 수 있도록 배치된다. 예를 들어, Stadur 샌드위치 소재를 사용하면 특수 제작된 집배차량 차체 무게를 약 40% 줄여, 그만큼 적재량을 늘릴 수 있다.

이러한 이점은 새로운 전기상용차 시대를 고려할 때 대단히 중요하다. EU 지침에는 2030년부터 주요 도시에서 배송차량의 CO₂ 배출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는 배송차량을 모두 전기차로 교체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불행히도 배터리는 배송차량의 무게를 크게 늘려 적재량을 감소시킨다. 또한 무거운 구동 시스템은 항속거리를 단축시킨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차체 무게를 줄이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진화하는 ‘강철’

새로운 소재의 약진에 대응하기 위해 철강 업계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35개 철강 회사들이 공동으로 ULSAB(Ultralight Steel for Auto Body) 프로젝트를 수행하여 고장력강판을 개발했다. 이어 개발된 초고장력강판(Advanced High Strength Steel, AHSS)은 이제 거의 모든 신규 자동차 설계에 적용된다.

세계철강협회(World Steel Association)에 따르면, 새로운 등급의 AHSS는 전통적인 강철에 비해 차량 무게를 25%~39% 가볍게 만든다. 일반적인 5인승 승용차에 적용할 경우 차량 전체 무게는 170kg에서 270kg까지 가벼워진다. 이는 차량 총 수명주기 동안 3~4.5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배출가스 저감량은 차량에 사용되는 모든 강철을 생산하는 동안 배출되는 CO₂ 양보다 많다.

혁신의 한축 ‘경량화’

EU는 이미 수년 전부터 2021년을 목표로 완성차 회사의 단계별 CO₂ 배출 목표치를 규정하고, 이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U의 CO₂ 배출 목표는 미국이나 일본 등 주요 국가 대비 매우 엄격한 수준이다. EU 내 완성차 판매 기업은 평균 판매 대수를 기준으로 대당 연평균 CO₂ 배출량이 2020년 95g/km을 상회하지 않아야 한다.

지난해 11월 EU 집행위는 2030년 자동차 CO₂ 배출 기준을 2021년 대비 30%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2025년 CO₂ 배출 감축 목표는 15%로 선정했다. 아울러 EU는 완성차 기업이 생산 모델 가운데 전기차 등 CO₂ 저배출 차량을 2030년까지 30% 이상 구성할 경우 일정 비율의 보너스 점수를 부여하고, 그 만큼 CO₂ 절감 목표 미달 수치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처럼 각국 정부의 환경 규제 강화와 소비자 인식의 변화로 연비와 안전이 중요해지는 반면, 자동차는 새로운 안전 성능과 편의 사양의 추가로 계속해서 무거워지고 있다. 경량화 기술은 역행하는 자동차 무게를 줄이기 위한 혁신의 한축을 담당할 것이다. 자동차는 장기적으로 무게, 비용, 성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유형의 AHSS, 알루미늄 합금, 탄소섬유, 마그네슘, 플라스틱, 연강(mild steel) 및 기타 재료를 결합한 복합소재 사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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