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자율주행용 조향 시스템 개발

소형 전자소자, 집적도 향상 ~ 제동 페일세이프 로직도 개발 중

2018년 09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_ han@autoelectronics.co.kr

현대모비스가 최근 자율주행차에 최적화된 첨단 조향장치 개발에 성공했다. 자율주행 중 어떤 상황에서도 정상적인 조향 상태를 유지해 운전자 안전을 보장하는 기술이다. 모비스에 따르면, 이 조향장치는 세계에서 양산 사례가 없는 신기술이다.


7월 말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 상황에서 두 개의 전자회로를 활용한 듀얼 제어방식 페일세이프(fail-safe) 전자식 스티어링 시스템(EPS)으로 시스템 고장, 에러 상황에서도 언제나 정상적인 조향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전동식 조향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운전자의 조작 없이 차가 스스로 운행하는 고 레벨의 자율주행 환경에서 조향장치의 정상 작동은 승객의 안전과 직결되는 필수사항이다. 자율주행 중 조향장치에 예상하지 못한 오류가 발생하면 핸들을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없어 정상적인 주행이 어렵기 때문에, 관련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에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이 기술은 이같은 갑작스런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듀얼 시스템이 스스로 고장 여부를 판단해 핸들을 제어하고 이를 통해 운전자는 안정적으로 자율주행을 할 수 있다. 사실, 자율주행뿐만 아니라 현재의 EPS도 문제가 발생해 스티어링이 매우 무겁게 되거나 심각하게는 잠기는 문제가 있어 안전성 확보가 이슈가 되기도 했다.

모비스 관계자는 “한동안 EPS 관련 이슈가 있었다. 당사가 이번에 개발한 첨단 전동식 조향장치는 기술적으로는 내연기관, 친환경차, 자율주행차에 모두 활용할 수 있으나 자율주행차를 타깃으로 개발됐다고 보면 된다”며 “현재의 EPS는 이상이 발생하면 매뉴얼 모드로 전환(이때 운전자는 핸들 무거워짐 현상으로 인식함)돼 운전자가 어느 정도 조작이 가능하지만 운전자가 핸들을 조작하지 않는 자율주행 상황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EPS 이상이 발생하면 안 되기 때문에 자율주행차에 효과적이고 적합한 기술로 이해하면 되겠다”고 소개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기술 개발로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인 레이더, 카메라 등 센서에서 더 나아가 조향과 제동 등 제어 영역까지 자율주행에 필요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술 선도 회사로 위상을 강화하게 됐다.




이중 설계


현대모비스는 그 어떤 상황에도 정상 조향이 가능하도록 장치에 들어가는 핵심 전자부품(센서, ECU, 모터 등)을 모두 이중으로 설계했다. 하나의 조향장치 안에 두 개의 독립된 전자회로를 적용해, 하나가 고장이 나더라도 나머지 회로가 정상 작동해 안정적인 주행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모비스의 관계자는 “일반 차량에서는 조향장치에 이상이 생기면 운전자가 속도를 줄이고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긴급조치가 가능하지만 자율주행 모드에서는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지 않기 때문에 조향장치에 이상이 생기면 운전자가 즉시 개입하기 힘들어 사고의 위험이 커진다. 이에 언제나 정상적인 조향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두 개의 독립된 전자회로를 개발, 서로를 감시하는 듀얼 시스템으로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신기술 구현에는 전장품 소형화와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 등이 필수적이었다. 일반적인 EPS는 한 개의 모터, 한 개의 ECU, 다수의 센서와 기타 부품들로 구성된다. 우선 현대모비스는 전동식 조향장치에서 사람의 두뇌 역할을 하는 전자제어장치(ECU)를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소형 전자소자를 적용해 같은 기능을 하면서도 크기는 절반으로 줄였다.

모비스의 관계자는 “ECU 소형화는 저항, 캐패시터 등 소형 전자소자 적용과 집적도 향상을 통해 달성된 부분”이라며 “집적도 향상이란 뜻은 소자들을 촘촘히 배치했다고 보면 되는데, 이것을 하기 위해 회로 최적화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모비스의 개발진은 면적을 줄이기 위해 무조건 소자를 촘촘히 박으면 소자간 간섭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촘촘히 하는 것이 아니라 회로 배열을 최적화하는 기술을 통해 이를 구현했다. 또 일부 소자는 평면 배치가 아니라 입체적으로 배치해 집적도를 높였다.

ECU 크기가 절반으로 줄고, 두 개의 ECU가 들어갔다고 전체 EPS 중량이 전혀 늘어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어떤 회사들은 ECU 뿐만 아니라 모터, 센서 구조, 기타 부품 등도 혁신해 아예 기존 EPS보다 더 작고 가벼운 시스템을 만들려고 시도 중이다.

모비스 관계자는 “이번 이중화 설계 기반의 전동식 조향장치를 개발하면서 기존 EPS 대비 전체 중량이 1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ECU, 모터 등 핵심 전자부품을 이중 설계하다보니 아무래도 중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는데 향후 양산개발 과정에서는 기존 수준으로 중량을 다운시키고, 향후 더 작고 가벼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개선 작업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듀얼 페일세이프 시스템으로 고속통신 등을 통해 상대방을 감시하고 정상 작동 여부를 판단하는 기술은 소프트웨어 역량으로 개발해 낸 것이다. 문제가 확인되면 1번 시스템을 끄고 2번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차량을 제어한다. 이를 통해 차량은 유사시 어떤 상황에서도 정상적인 조향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모비스 관계자는 “우리는 스티어링에 이어 제동과 관련해서도 페일세이프 로직을 개발 중”이라며 “제동의 경우 백업 시스템의 수단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적합한 방향으로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듀얼 시스템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실도로 테스트 등 신뢰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고속도로, 도심, 주차 상황 등 일반적인 주행 환경에 대응한 검증 작업을 마친 뒤 오는 2020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율주행 통합 솔루션 개발로

현대모비스는 승객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인 레이더, 카메라, 라이다 등 모든 센서를 오는 2020년까지 독자 개발한다는 기술 로드맵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독일의 전문업체 SMS, ASTYX 등과 제휴해 차량 주변 360도를 감지하는 고성능, 보급형 레이더 개발을 진행 중이며 국내외 스타트업 등과 협력해 인공지능 기술인 딥러닝(심층학습; Deep Learning)을 활용한 카메라 개발에도 나섰다. SMS는 콘티넨탈 등과, ASTYX는 BMW, 오토리브 등의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업체와 공동으로 레이더를 개발하는 업체다. 현대모비스는 이같은 자율주행 센서 기술과 함께 안전제어 분야 첨단기술을 함께 확보하면서 최적의 성능 구현에 힘쓰고 있다.

김세일 현대모비스 샤시/의장연구소장(전무)은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다양한 시스템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역량을 갖춘 만큼 향후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이같은 미래차 기술 선도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오는 2021년까지 전체 연구개발비를 부품 매출 대비 10%까지 늘리고 이중 50%를 자율주행 등 ICT 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또 관련 연구개발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국내외 전문업체와 기술제휴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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