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잡료 혁명 준비하는 서울
2008년 12월호 지면기사  / 글 | 한 상 민 기자<han@autoelectronics.co.kr>

2008년 10월 영국에서는 킬빌 시리즈(Kill Bill)로 유명한 헐리우드 스타 우마 서먼(Uma Thurman)이 화제가 됐다. 그녀는 런던에 머무는 동안 Vespa 스쿠터를 타고 다녀 주민들에게 ‘Vrooma(부르릉) Uma’로 불렸다. 그녀와 스쿠터가 화제가 된 것은 지난 10월부터 켄 리빙스턴(Ken Livingstone) 전 런던시장의 강력한 혼잡통행료 정책(Congestion Charge Schemes or System, CCS)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서먼이 만일 포르쉐와 같은 배기량 큰 고급차를 몰았고, 5월 시장이 바뀌지 않았다면 매일 혼잡통행료로 25파운드(약 5만 원)를 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새 시장에 보리스 존슨이 당선되며 리빙스턴의 통행료 계획을 대폭 수정해 8파운드 혼잡통행료를 유지하고 있다.
리빙스턴과 런던 시 교통국(Transport for London, TfL)은 하루 8파운드였던 런던 시내 진입 차량에 대한 혼잡통행료를 배기량 기준으로 크게 차등을 주는 혁신적 설계를 하고 실행에 옮기려 했다(표 1). 3,000 cc(CO2 배출량 225 g/km 이상인 G그룹 차량) 이상 차에 대해 계획대로 2008년 10월부터 25파운드를 부과해 연간 6,000파운드를 징수하려 했다. LPG 차, HEV 등 대체연료 차량의 경우엔 CO2 배출량에 따라 구분해, 120 g/km 이하의 경우 기존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면제 대상으로 하려 했다. 결과적으로 리빙스턴의 계획은 시민들의 거센 반대와 대부분 생산 모델이 G그룹에 해당하는 포르쉐와 같은 메이커들의 법적 대응으로 후일로 미뤄지게 됐다.
수송 수단의 연료 소모는 도시에서 절반 이상 증대된다. 스모그와 교통지옥의 대명사인 미 LA는 65%의 도로와 주차장이 심각한 교통 체증과 공간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자동차 연료 소모 증대로 인한 배출가스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이같은 이유에서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환경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전세계 도시들은 러시아워와 같은 ‘도로 질식’을 해결하기 위해 CCS를 도입하거나 강화하고 있다.
런던 시는 그 동안 CCS를 도입하면서 과거에 비해 15%의 통행량 감소, 30%의 차량 속도 향상, 15%의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달성했다(그림 1).


발전하는 인식 기술

또 CCS에서의 수익을 시의 버스 인프라에 재투자해 대중교통 시스템 개선에 쓰고 있다. 런던 시는 현재 새로운 시스템을 테스트 하고 있으며 혼잡통행료 적용 지역 확대 결정에 따라 900만 파운드의 자금을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CCS의 성공은 대중들의 자부심과 동의에 의해 측정된다. CCS는 시민들이 만일 공정성, 정확도에 대해 신뢰하지 않았다면 강력한 저항에 부딪쳤을 것이다.
혼잡 구역, 연결 도로, 징수 지점 설정, 요금 납부 체계 등의 CCS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역에 들어온 차량을 어떻게 정확하게 인식하고, 차가 통행료를 지불했는지 안했는지를 규명하는 것이다. 또 날마다 대량의 데이터를 원활히 처리하고 편리한 요금 납부 체계를 갖출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차가 톨게이트를 지날 때 차종에 따라 표가 다른 높이에서 나오는데, 이는 차가 통과할 때 레이더 등의 센서가 차의 외형을 판단해 차량 클래스를 구분하는 것으로 차량 검지의 한 유형이다. CCS는 기본적으로 차량 검지 기술에서 출발한다. 차량 검지는 크게 지점 검지 체계와 구간 검지 체계로 나눈다.(박스기사 참조)
지점 검지는 도로의 일정 지점에서 차량의 존재나 통과상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검지 체계로, 도로상의 특정 지점에 하나 또는 여러 개의 검지 영역을 만들어 이를 통과하는 차량에 의해 발생하는 물리적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교통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구간 검지는 일정 구간의 자료를 수집할 수 있는 검지 체계로, 구간을 통과하는 통행시간을 산출한다.
CCS는 혼잡 지역에 들어온 모든 차들의 정보를 과금 지점을 지날 때 등록한다. 도로 옆 지주에 설치된 안테나가 차량 탑재 장치(On Board Equipment, OBE) 정보를 읽거나 카메라가 차량번호판을 인식한다. 차량 클래스가 분류되면, 태그 정보와 일치하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데이터가 중앙 센터로 보내지고 통행료가 자동 징수된다.
상용화된 CCS 기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멜버른, 오슬로, 싱가포르, 토론토 등지에서 사용하는 초단파, 적외선 기술을 활용한 DSRC 구형 시스템으로, 이 시스템은 차의 OBE 무선(RFID) 태그와 도로변 비컨(beacon)이 정보를 교환한다. 정보가 전달되면 요금을 부과하고, 카메라는 OBE 미부착 등의 위반 차량을 포착한다.


정확해지는 카메라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혼잡통행료 징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런던의 경우에는 RFID 태그를 사용하지 않고 카메라를 통해 도심 혼잡 지역 경계를 감시한다. 런던의 혼잡통행료 징수 시스템은 도로에 설치된 카메라가 번호판 인식 기술(Automatic Number Plate Recognition, ANPR)을 통해 디지털 이미지를 캡처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이다. 번호 인식 성공률은 90%로 번호판 인식을 위한 비디오카메라를 센터와 광케이블로 연결하고 있다. 시스템에는 브리티시텔레콤, 콜트(Colt), Initial Electronic Security Systems가 관여하고 있다.
TfL은 현재 혼잡통행료 징수와 관련해 ANPR 정확성을 보다 끌어올리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위성을 활용한 GPS 시스템, DSRC (Dedicated Short Range Communi-cation) 등 다양한 기술의 테스트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런던 시는 DSRC의 포착률이 99.95%로 매우 높다는 결론을 얻고 2009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반면, GPS 위성 시스템은 2015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심 교통 체증과 공해 수위를 더욱 줄이기를 원하고 있는 스톡홀름 시는, 싱가포르에서 세계 최초로 CCS를 선보인 IBM 글로벌 비즈니스와 연계해 도로이용료 부과(road-use charging) 시스템을 도입해 새로운 시범사업을 수행했다. IBM 솔루션은 도심 24 평방킬로미터 내 18곳의 컨트롤 지점(drive-through control points)과 차량 식별 데이터, 빌링 처리를 위한 중앙 컴퓨팅 시스템으로 이뤄졌다.
부정확한 CCS가 시민들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점을 감안한 IBM 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 팀은 IBM 리서치를 통해 번호판 인식 정확도를 높이기로 했다. 대개 카메라 기반 CCS는 밤이나 궂은 날씨, 흙이나 먼지로 뒤덮인 번호판을 인식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에 따라 불명확한 캡처를 체크해 수작업으로 번호를 시스템에 입력해 왔다.
IBM의 테스트 시스템은 캡처된 번호판의 일부 부문만으로도 차를 식별할 수 있었다. 기존의 광학인식(Optical Character Recognition, OCR) 시스템은 좋지 않은 날씨, 수시로 바뀌는 조도, 때로는 카메라 각도 때문에 모든 번호판을 인식할 수 없었지만, IBM의 연구자들은 이같은 상황에서도 획기적으로 정확도를 끌어올려 번호판을 재인식할 수 있는 정교한 알고리즘의 ‘Level 2’ OCR 엔진을 개발했다. 이 알고리즘에는 완전한 번호판 분석, 정의를 위해 화상 개선과 전후방 번호판을 비교하는 기술을 이용했다. 알고리즘은 판독하기 힘든 문자를 최적의 앵글을 찾을 때까지 조정해 판독해낸다.
Idris 사의 경우에는 매설형 루프 센서를 이용해 차량을 검지하고 교통량조사(Automatic Vehicle Classification, AVC) 기술과 AVI를 이용해 통행료를 부과한다. AVC는 매설된 루프와 차량 감응 표시에 의존한다. AVI는 차에 장착된 태그와 연결돼 각각의 통행 차량이 기록되고, 이후에 카메라가 차량 이미지 공간을 측정 계산해 정보를 일치시킨다. 루프 센서 활용 업체들은 도시 미관을 해치지 않고 낮은 유지비용이 이 시스템의 장점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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