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車 위한 국제표준 길 만들기/ 기술표준원 범희권 과장
“그린카” 표준 경쟁 심화
2009년 02월호 지면기사  / 글│범 희 권 과장<hkbam@kats.go.kr>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에너지물류표준과

미국발 주택, 금융 위기가 전 세계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졌다. 미국 자동차 빅3가 정부의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등 전 세계 자동차산업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지난해 12월 9일부터 3일간 서울에서 자동차 국제표준화(ISO/TC22: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Technical Committee) 총회를 개최했다.
회의에 참가한 각국 대표들은 위기 상황에서도 자동차 국제표준화에 대한 발전이 지체되지 않도록 힘쓰고 표준화를 통해 자동차산업 위기 극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과 협력을 함께 하기로 결의했다. ‘제 34차 자동차 국제표준화 기술위원회(ISO/TC22) 총회’는 ISO의 자동차 분야 최고 의결기구로서 자동차 기술위원회 및 산하 23개 분과위원회(SC)의 의장 또는 간사, 정회원국 대표가 참가하는 의장단 회의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7년 6월, 제 33차 독일 총회에서 차기 회의 개최지로 유력했던 일본, 미국을 제치고 총회를 유치했다. 이번 회의에는 중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처음 참가했으며 전통적 자동차 강국 독일, 미국, 일본, 프랑스 등 9개국 30명의 대표들이 참가해 명실공히 자동차 선진국, 신흥국의 주요 국가가 모두 참가한 최초 행사가 됐다.


신속 위한 교통정리

회의에서 논의된 자동차 국제표준화 정책의 큰 트렌드는 두 가지였다. 첫 번째 ISO/TC22는 조직 운영, 효율성 향상을 통해 친환경 전기자동차 등 차세대 신규 분야를 확대하고자 하고 있다. ISO/TC22의 외향적 팽창보다는 조직을 슬림화해 스피드한 운영을 위해 TC22의 직할 체제를 강화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23개 SC(Sub Committee) 중 활동이 미진하고 통합이 필요한 4개 SC를 해산하는 구조 개편을 결의했다. 해산 대상인 분과위원회는 SC6(자동차 치수 및 질량 용어와 정의), SC14(자동차 외장품), SC16(자동차 화재위험방지), SC26(자동차 장애인의 차량접근성)으로, SC 소관 표준 및 작업 항목은 관련 SC 및 TC 직속으로 이관해 계속 추진될 예정이다.
두 번째는 그린카 표준화 관련이다. 먼저 그린카용 리튬이온 전지 분야 주도권 확보를 위한 각국 간 경쟁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양대 표준화 기구인 ISO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 IEC) 간 치열한 경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일련의 사항들을 해소하기 위해  2008년 11월 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ISO와 IEC 기술분과 대표들 간 회의가 있었으며 작업 범위의 확정 및 상호협력을 결의한 바 있다.
ISO/TC22, TC22/SC21 측과 IEC/TC21, TC69 의장, 간사, 프로젝트 리더 등이 참여해 확정한 ISO/IEC 협정에서 ISO는 자동차용 리튬이온 전지 팩 및 시스템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갖고, IEC는 자동차용 리튬이온 전지 셀 및 전지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갖기로 하는 등 향후 혼란이 예상되는 업무 영역을 확실히 정리했다.
- ISO/TC22: 도로 차량(Road vehicles), TC22/SC21: 전기자동차(Electrically propelled road vehicles)
- IEC/TC21: 이차 셀 및 전지(Secondary cells and batteries)
- IEC/TC69: 전기자동차(Electric road vehicles and electric industrial trucks)


독일의 그린 전략

또 ISO/TC22/SC21(친환경 전기자동차)에서 진행하고 있는 그린카용 리튬이온 전지 시스템 작업반(WG)에 IEC 전문가가 참여하고 IEC의 리튬이온 전지 셀 작업반은 ISO와 공동작업(JWG)을 진행하며 관련 문건에 대한 정보를 상호 교류하기로 합의했다.
이 회의에서 독일 측(다임러 AG)은 독일 전기, 가스 공급 전문업체인 RWE와 수행하는 ‘e-mobility Berlin’이란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전기자동차의 재충전(re-charge) 통신 국제표준화 방안에 대해 제안 발표했다.
ISO/TC22는 독일이 제안한 전기자동차와 재충전 스테이션 사이의 통신 표준을 추진키로 하고, 이를 위해 IEC/TC69와 JWG (공동작업반)을 설립하기로 결의했다. ISO/TC22/ SC3/WG1(직렬 데이터 통신), SC21(전기자동차), IEC/TC69(전기자동차)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JWG는 ISO의 주도로 진행키로 했으며 ISO/TC22, TC22/SC3/WG1, TC22/SC21, IEC/TC69의 의장들을 구성원으로 해 표준화 전략 및 프로젝트 리더를 찾기 위한 조정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또 ISO/TC22는 전기자동차와 충전 스테이션 간의 전기 커넥터 표준화를 추진키로 결의했다. 전기자동차와 충전 스테이션 간의 전기 커넥터 표준화를 위해 IEC/SC23H와 JWG를 신속히 설립할 것을 ISO/TC22/SC3에 요청키로 했다. 이 프로젝트는 IEC/SC23H가 JWG를 주도하고, ISO/TC22/SC3, SC21의 P멤버가 전문가로 참여할 예정이다.

- IEC/SC23H: Industrial, plugs and socket-outlets, ISO/TC22/SC3: 전기·전자 장치

독일이 그린카 및 전장품 분야 표준화를 주도해 나가려고 하는 전략은 서울 총회에서 다시  확인됐다. 독일의 경우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카(PHEV)를 개발하면서 차량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이차전지 시스템에 대한 성능, 안전성 표준화, 차량과 재충전 스테이션 사이의 통신, 전기 커넥터 등 PHEV 실용화를 염두에 두고 기술개발과 표준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를 자국 표준화에 머무르지 않고 ISO로 연계해 국제시장 조기 창출 및 선점을 추진하고 있다.
총회에 비록 국내 자동차업계의 참여는 미미했지만, 우리나라가 거둔 그 동안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선진국인 유럽, 일본, 미국과 처음 참가한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잘 준비된 표준화 체계 및 국제표준화 추진 능력을 보여줬다. 우리나라가 추진 예정인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lectric Parking Brake, EPB) 등 지능형자동차 분야 국제표준화 제안, 신규 프로젝트 리더 수임을 목표로 각국 대표들과의 우호적 협력 기반도 조성했다. 또 우리나라 주도로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 간 두 차례 비공식 회동을 가졌으며 유럽 주도의 국제표준화 대응을 위한 상호 협력 방안 및 아시아 지역 협의체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능형 주차 브레이크 시스템 등 IT융합 지능형자동차 분야의 국제표준화 제안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일본과는 지능형자동차 등 신규 분야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할 예정이며 2009년 2월초 일본에서 개최되는 자동차 국제표준화 아시아 지역 협력회의에 참가해 이같은 공조관계를 보다 폭넓게 의논하고 협력체계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총회에서 나온 그린카 분야 국제표준화 동향 및 전략들은 국내 그린카 기술표준정책 추진 방향에도 반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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