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도시화: 주차장서 시작하는 자율주행
Parking and The Future City
2020년 01월호 지면기사  / 글│한상민 기자 _ han@autoelectronics.co.kr



Parking and The Future City
자동차의 도시화: 주차장서 시작하는 자율주행


 
자율주행차는 어떻게 활용될 것인가, 언제 보편화될 것인가. 언젠가는 거리를 누비게 될 것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따라서 그때까지 자율주행을 둘러싼 여러 불확실성과 함께 주차장, 충전소, 사무실, 터미널, 유통센터, 도로와 같은 도시 구조물과 라이프 스타일, 비즈니스 등 모든 것의 조정이 요구될 것이다. 자율주행 모빌리티는 자동차 기술뿐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이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조정의 시도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도시의 주차장은 미래 자율주행 모빌리티의 테스트를 위한 출발점 중 하나다. 지속가능한 미래와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기회를 찾기 위한 다양한 논의와 시도가 여기부터 이뤄지고 있다.

글│한상민 기자 _ han@autoelectronics.co.kr
 
 

“자동차와 관련된 도시 이슈에서도 ‘기술에 의한 소통의 필연적 다양성(inevitable multiplicity of human interaction)’에 대한 많은 토론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자동차는 어디에나 자유롭게 갈 수 있다는 점과 속도, 거리가 강조되지만, 도시 밀집지역에서는 체증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고 있지 못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도시가 이런 자동차의 기능을 망치고 있다고도 할 수 있지만, 이것은 어느 한쪽의 문제가 아닌, 자동차, 도시 등 모든 분야의 디자인이 불안정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에 대한 논의가 자동차의 도시화를 이루는 방법 중 하나일 것입니다.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 자동차는 교통수단 그 이상에서 논의돼야 할 것입니다.”


프롤로그
 
이것은 8년 전 인터뷰에서 “미래의 차가 지나치게 단순화 돼 논의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질문에 저명한 도시사회학자인 콜롬비아대학 석좌교수인 사스키아 사센 교수가 한 답변이었다. 이를 새삼스럽게 소환(summon)한 것은, 최근의 주차와 관련해 테슬라의 ‘스마트 서먼(Smart Summon)’, 메르세데스 벤츠와 보쉬가 세계 최초 상용화한 자동 발렛 파킹 기술, 스마트 파킹, 모빌리티 서비스 관련 여러 스타트업을 살펴보면서 그녀의 ‘도시화 기술(Urbanizing Technology)’론이 떠올랐기 때문이다(나중에 알았지만, 이즈음 사센 교수는 ‘아시아미래포럼’을 위해 방한했었다).

사센 교수는 자동차와 교통시스템, 모빌리티를 말하면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개방형 OS와 소프트웨어 개발 개념과 유사하게 기술적 측면만 고려한 것이 아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개념의 “오픈소스 도시화(Open-Source Urbanism)”가 필요하다고 했다.

미래의 자율주행은 우리의 모든 것을 바꿔 놓을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이를 명확히 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출퇴근하고 일하는 방식, 기업의 이윤 창출과 생산 소비, 도시의 모습과 구조 등 많은 것을 바꿔 놓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의 기술뿐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을 연결해 더 생산적으로 조정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테스트해야 할 것이다.

이런 자율주행 모빌리티의 미래에 대한 테스트는 주차장, 주차 기술에서 엿볼 수 있다. 도시 교통체증, 주차 효율화 및 편의를 위한 스마트 파킹에서부터 충전과 결제, 자동 발렛 파킹을 포함하는 전기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주차장의 새로운 활용성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찾는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다양한 기술과 플레이어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베이스 캠프

교통, 공해, 도심 혼잡을 줄이는 것은 전 세계 도시의 숙제이지만 승용차는 오랫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승용차는 버스나 자전거 전용차로, 빈번한 일방통행로, 부족한 주차공간 때문에 불편을 겪고 각종 규제와 제재를 받아야 하지만, 자유로운 이동성, 개인적 공간과 편리 등을 이유로 오랫동안 선호될 수밖에 없다.

서울시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가능 평가 결과
출처|‘서울시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도입 방안(2019)’




승용차는 곧 주차 문제다. 10년 이상 지겹도록 듣고 경험하고 있는 것은, 승용차를 타고 대형마트나 스포츠 이벤트에 갈 때 주차 공간 확보의 어려움은 물론 주차를 하려는 차량들이 야기하는 혼잡과 불편,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주차장의 혁신 이야기다. 스마트 파킹과 주차장은 텔레메트리, 센서, 스마트폰의 결합으로 주차 속도를 향상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지금은 카 셰어링 플릿의 차고지처럼 다양한 비즈니스의 거점, 에코시스템의 허브 역할을 포함할 뿐만 아니라 가장 빠르게 진행될 스마트시티 혁신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지난 가을 발간된 서울연구원의 ‘서울시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도입 방안(2019)’에 따르면, 기술, 법제도 여건, 인프라, 행정, 비즈니스 및 에코시스템 내 이해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스마트 파킹은 스마트 모빌리티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고 빠른 분야다. 예를 들어, 파킹클라우드의 ‘아이파킹’, SKT의 T맵 주차와 같은 것들은 이미 목적지 근처 주차장 검색, 예약, 라우팅 등은 물론, 모바일 주차권, 제휴사 포인트 결제, 각종 할인 혜택, 파킹패스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파킹 앱 스타트업의 등장으로 주차장 운영의 지능화, 효율화, 편리화는 물론, 주차장 사업자와 서비스사로 국한됐던 밸류체인 또한 금융, 리테일, 카 메이커 등 다양한 영역의 플레이어들로 확장되면서 서비스의 다양성과 질을 높이고 있으며, 모빌리티 서비스(MaaS) 플릿, 동적 주차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모빌리티, 유저 경험을 확대하고 있다.

휴맥스의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부 윤용균 그룹장은 “주차 비즈니스는 그 자체로도 전 세계적인 성장산업이지만, 모빌리티 서비스 측면에서 역시 카 셰어링, 마이크로 모빌리티, 딜리버리, 충전 등 다양한 비즈니스의 거점이 될 수 있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최근 모빌리티 사업을 출범시킨 휴맥스는 카 셰어링 사업을 론칭했고, 이것이 거점 기반 사업임에 따라 주요 거점 확보에 나서면서 하이파킹 등 주차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티 스토리지 시스템스는 ‘클라우드 키친’ 사업을 전개하면서 주차장 용도 변경 사업을 위해 세계의 주차장을 긁어모으며 전 세계 헝거게임(hunger games)과 자율주행 딜리버리의 미래를 열고 있다. 이 회사는 레스토랑 창업, 딜리버리 전문 외식사업자를 위한 공간과 제반 서비스를 제공한다.




도시교통의 혼란은 디지털 시대에 주차나 창고와 같은 공간의 재활용, 효율화에 가치를 두는 다양한 혁신 기업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플로리다 기반의 주차 솔루션 스타트업 파크자키(ParkJockey)는 라이드 헤일링, 푸드 딜리버리와 같은 비즈니스를 위한 공간 대여 사업에도 주차장을 이용하고 있다. 파크자키는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부동산 소유자에게 판매해 해당 부동산을 원하는 고객이 원하는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다.

전 우버 CEO인 트래비스 칼라닉(Travis Kalanick)의 새 사업으로 유명한 시티 스토리지 시스템스(City Storage Systems)와 같은 회사는 (국내 스타트업 위쿡과 유사한) ‘클라우드 키친’ 사업을 전개하면서 주차장 용도 변경 사업을 위해 세계의 주차장을 긁어모으며 전 세계 헝거게임(hunger games)과 자율주행 딜리버리의 미래를 열고 있다. 이 회사는 레스토랑 창업, 딜리버리 전문 외식사업자를 위한 공간과 제반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포스트메이츠(Postmates), 클루터(Clutter), 딜리브(Deliv), 도어대시(Doordash), 플렉스(Flexe), 메이크스페이스(MakeSpace), 우리나라의 콜로세움(Colosseum) 등과 같은 스타트업은 신속 정확한 당일 라스트마일 배송, 중소 지역상인의 물류 이슈와 도시의 빈 창고 공간을 연결해 활용도를 높이는 풀필먼트(Fulfillment) 센터, 클라우드 셀프 스토리지 비즈니스로 미래의 자율주행 모빌리티와 연결되고 있다.
 



메이크스페이스는 셀프 스토리지 업계의 우버다. 고객의 요청에 따라 메이크스페이스의 트럭과 직원이 오고, 고객의 물품을 사진 찍어 전자 카탈로그를 만들어 이를 도시 외곽의 창고(기존 업체 대비 비용 우위의 근원)에 저장한다. 도심에 주요 거점을 갖고 있는 전통적인 셀프 스토리지 강자들은 이같은 뉴 플레이어들의 도전을 받고 있다. 사진(아래)은 전통적인 스토리지 기업, 뉴욕의 맨하탄 미니 스토리지.



자동 발렛 파킹

한편, 주차장과 관련해 다양한 스타트업이 저마다의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며 미래의 기회를 찾는 동안 자동차는 자율주행의 라스트마일을 완성할 자동 발렛 파킹의 조기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자동 발렛 파킹 기능은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주요 카 메이커 차량의 50%에 장착될 전망이다. 프로스트앤설리번(Frost & Sullivan)은 스마트 파킹 산업이 2025년 유럽과 북미에서 45조 원 규모로 전망했다.

발레오의 한 관계자는 “업계는 명백하게 전 세계 운전자가 주차의 자동화를 반기고 있고, 고객들이 파킹 어시스트의 제공, 편리하고 신속한 주차, 안락함을 선호한다고 확신한다”며 “주차의 자동화는 자율주행의 선봉”이라고 말했다.

이미 최신 자동차 모델에는 세미 오토 파킹에서 한 단계 더 진보한 오토 파킹이 적용되면서 차주가 주차면 근처에서 차를 세우고 하차해 버튼만 누르면 차가 스스로 주차할 수 있게 됐다. 차량의 초음파 센서, 서라운드 뷰를 통해 주차 공간을 탐색하고 변속, 핸들링, 가감속을 스스로 컨트롤해 주차한다. 사용자는 불과 몇 미터 이내에만 있으면 된다.


테슬라의 스마트 서먼. 유튜브에 올려진 사용자 영상을 보면 마트 주차장에서 보행자와 오가는 차량에 대해 차가 어떻게 해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해 우물쭈물 하거나 딸꾹질을 하는 것 같은 모습, 심지어는 차고를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스크래치를 내거나 접촉사고를 내는 등 매우 불완전한 모습을 보였다. 테슬라는 머신러닝을 통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능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OTA 업데이트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연말 테슬라의 경우는 ‘스마트 서먼(Smart Summon)’ 기능을 상용화해 화제가 됐다. 스마트폰의 테슬라 앱을 통해 기능을 사용하면 최대 60 m 떨어진 곳에 주차된 차가 스스로 장애물을 피해 호출한 차주를 픽업하러 온다. come to me를 터치하면 차주에게 바로 달려오고, summon을 터치하면 맵 위에 차가 와야할 장소를 지정할 수 있다. 테슬라의 스마트 서먼은 자동차만의 주차 기능인 풀 오토 파킹과 자동차와 인프라 연계를 통해 가능한 ‘자동 발렛 파킹’의 중간에 있는 기술이다.



지난해 가을 보쉬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함께 전 세계 최초로 자동 발렛 파킹을 상용화했다. 기술의 핵심은 보쉬의 주차장 인프라로 차량의 레벨 2 운전자 지원 시스템만으로 자동 발렛 파킹을 실현하는 ‘가짜’ 자율주행 기술이다. 이러한 자동 주차를 위해 몇몇 회사들은 심지어 로봇을 이용하는 시도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레벨 4 자율주행 애플리케이션에 해당하는 자동 발렛 파킹 도입이 카 메이커 사이에서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예를 들어, 보쉬는 70%의 차주가 자동 발렛 파킹을 원하며 모빌리티 서비스의 경우엔 90%의 카 셰어링 이용자들이 자동 서비스를 환영한다며, 지난해 가을 메르세데스 벤츠와 함께 전 세계 최초로 자동 발렛 파킹을 상용화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보쉬의 주차장 인프라로 차량의 레벨 2 운전자 지원 시스템만으로 자동 발렛 파킹을 실현하는 ‘가짜’ 자율주행 기술이다. 라이더 등 센서와 고도의 컴퓨팅 기능으로 높은 비용과 긴 기다림이 필요한 레벨 4 자율주행차의 등장 이전에 주차장의 지능을 통해 이러한 기능을 일반적인 차에서 보편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다수의 자동 발렛 파킹 스타트업들은 그들의 투과 레이더, 카메라 비전 알고리즘, 클라우드 및 5G 통신기술을 이용해 벤츠와 보쉬가 구현한 기술보다 더 가볍고 비용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

파크 AI의 이재성 CEO는 “운전을 즐기는 사람은 많지만 주차를 즐기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평생 106일의 시간을 주차에 소모하며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자동 발렛 파킹은 전체 자율주행 기술의 틈새시장으로, 파크 AI는 기존 주차장의 카메라 인프라를 이용하는 매우 라이트한 자동 발렛 파킹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캐나다 천연자원부는 최근 240만 달러를 투자해 s2e 테크놀로지스를 통해 온타리오주 런던 웨스트 5 이비이 파크(EVE Park)에서 자율주행 전기차를 위한 자동 발렛 파킹 주차 타워 건설 및 테스트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s2e의 프로젝트에는 우리나라의 동양피씨(DYPC)의 주차 타워가 도입된다.

s2e의 밀프레드 해머바커(Milfred Hammerbacher) 대표는 “우리는 4층짜리 타워 8동을 지을 계획으로 타워 각각에는 10~12대의 자율주행차가 들어갈 수 있다”며 “전기 자율주행차는 주민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호출할 때 자동 발렛 파킹 기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주차 타워의 건설은 올 초 시작될 예정이다.



전기 플릿과 충전

“도시는 더 붐비지만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 덕분에 주민들은 실제로 교통체증을 그렇게 심각하게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더 적은 수의 차량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수송할 수 있는 편리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기 자율주행 서비스가 있을 것이다. 도로나 주차 구조물과 같은 시설들이 개방된 공간과 같은 새로운 목적을 위해 바뀔 것이다.”

스위스의 모빌리티 서비스 플릿 오케스트레이션 솔루션 스타트업인 베스트마일(Bestmile)의 안나 멜라노(Anne Mellano) COO는 2050년을 이렇게 전망한다.

2017-2040 승용차(전기차, 자율주행차, 자율주행 서비스 플릿) 시장 전망(영국), KPMG



주차와 차고지에 대한 논의는 자율 버스와 셔틀, 로봇택시가 다니는 미래를 말할 때 인프라 관련 토론에서 첫 번째로 나오는 주제 중 하나다. 

휴맥스의 윤용균 그룹장은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는 수익성을 고려할 때 도시에서 전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주차장과 관련된 여러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며 “하나는 차가 어딘가에 서 있다가 갈 것이고, 플릿의 다수가 전기차이기 때문에 충전시설을 포함한 주차 수요가 늘 것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라이드 헤일링 등 모빌리티 서비스의 목표가 차량의 이용률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주차 수요가 줄 것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 전기 플릿의 증대와 충전의 요구는 도시 주차장의 중요성을 더욱 높일 것이다. 자율주행 플릿은 끊임없이 도시를 돌아다니며 수요가 다른 모든 시간대에 이동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라이드 헤일링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서비스 오퍼레이터는 피크타임에 다수의 수요자에게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대규모 플릿을 운용할 것이지만, 이 운용 규모는 피크타임이 지났다고 줄지 않을 것이다. 일부가 서 있지 않다면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교통체증만 유발할 뿐이다.

또 전기 자율주행 플릿의 충전은 물론 쾌적한 환경, 자율주행 센서의 안전한 작동을 위해 적절한 세차 및 클리닝이 요구된다. 게다가 자율주행 서비스 플릿이 활약할 때에도 내연기관, 전기 승용차, 자율주행 승용차가 혼재할 것이다. 예를 들어 도심의 주차 여건이 좋지 않다면 자율주행 승용차는 심각하게는 집으로 다시 보내지는 것이 합리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교통량은 퇴근 시 주인을 다시 태우러 오는 것까지 포함에 교통량을 네 배로 증가시킬 것이다.

유용균 그룹장은 “라이드 헤일링은 우버처럼 모바일 앱과 수요 공급을 연결하는 중계 시스템을 갖고 있는 모델인 반면, 카 셰어링은 차량이 거점 기반으로 거치돼 사용된다는 차이가 있지만, 자율주행 기술이 도입된다면 두 서비스는 모두 같은 서비스가 될 것으로 주차장에 버티고 있을 필요까지는 없지만 어딘가에 잠시 대기하고 반응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 플릿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차량 스스로 수요를 예측하고 배터리 잔량을 고려하면서 효율적인 라우팅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적절한 주차, 충전시설을 찾아 충전하고 대기해야만 한다. 이런 플릿에는 주어진 미션을 완수할 에너지가 있는지, 완료 후 충전소에 도달할 충분한 배터리가 있는지, 가장 가까운 충전소는 어디인지, 경로에 언덕 등 차량의 전기 에너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없는지, 충전 대기 중인 차량은 몇 대인지, 전기 에너지가 다 떨어지기 전까지 얼마나 차가 기다릴 수 있는지, 언제 차가 서비스에 복귀할 수 있는지, 충전소 근처에 승차 요청이 없으면 어디에 배치해야하는지 등 다양한 요소가 고려돼야만 하고, 충전소의 위치는 미래 수요와 함께 서비스 설계에 매우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것이다.

멜라노 COO는 “주차와 자동충전은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운영의 주요 측면으로, 필요할 때 주차 및 재충전 지점을 이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차량과 이런 지점 간의 일치를 최적화하는 것이 베스트마일과 같은 플릿 오케스트레이션 회사의 핵심”이라며 “도심과 교외 서비스의 차이점은 충전소의 밀도일 뿐으로, 번화한 시내에서 다음 충전소로 차량을 이동시키는 것은 교외보다 쉽고 빠르겠지만 잘 조정된 시스템이라면 두 환경 모두에서 동일하게 (정확하게)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전은 급속과 완속으로 나뉜다. 급속은 다양한 이유로 실내로 들어가기 어렵기 때문에 주유소나 지상 주차장과 같은 현재의 지상 거점 위주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350 kW급 급속충전기를 설치하면 안전관리자가 상주해야하고, 5기 이상이면 변전설비가 요구되는 등 투자비용이 매우 커진다. 완속충전은 다수의 전기 승용차, 서비스 플릿의 예상 수요와 충전 비용, 차량 배터리 성능, 빌딩 설비 측면 등을 고려할 때 실내 주차장에서 오랫동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도어 투 도어

SF의 거장 필립 K. 딕(Philp K. Dick)의 작품을 각색한 2002년 作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는 2054년 워싱턴 D.C를 배경으로 한다. 의학, 사회이론, 방위, 광고, 인프라, 기술, 직장과 가정의 가전기기, 그리고 자동차를 상상해 내기 위해 스필버그는 무려 3년간 수많은 디자이너와 미래학자를 동원해 미래 모습을 창조하는데 공을 들였다. 그가 창조한 주거와 개인이동성은 2인승 마그레브(Mag-Lev) 폿(pod)이 큰 특징인데, 이 폿은 전용도로를 통해 톰 크루즈의 집과 사무실을 연결해 준다. 톰의 생활공간에는 마그레브와 전용 독(dock)이 로비로서 포함되는데, 폿의 도어가 열리면 차량 실내는 집 거실의 일부가 되고 차량 시트는 거실에 놓인 또 다른 가구가 된다. 이같은 컨셉은 이미 여러 카 메이커들이 차용해 수차례 모터쇼 등을 통해 디스플레이 하기도 했다.

자율주행차가 어떻게 활용될 것인지, 언제 표준이 될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우리는 이 차들이 도로를 자유롭게 누비는 것이 시간문제일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적어도 우리를 도어 투 도어로 연결해 줄 것이라는 것을 안다. 예를 들어, 카카오 모빌리티의 리포트에 따르면, 모빌리티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이미 고객의 승차, 호출 장소는 과거의 대로변 중심에서 건물 내부, 골목길, 이면도로로 옮겨졌다.





현대자동차 등 유명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하는 미국의 대형 건축사 겐슬러(Gensler)가 설계한 신시내티의 84.51° 센터는 지상층들에 주차장을 두고 있으면서 밖에서 볼 때에는 다른 층과 차이가 없다. 주차 수요가 감소할 미래에 현재의 주차장이 사무실이나 소매공간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자율주행차가 건물 내에서 승하차할 수 있도록 했다. 마찬가지로 할리우드에서 준공을 앞둔, 13층에 혁신적인 미디어 기업 넷플릭스가 입주하게 될 헐리웃의 에픽(Epic) 타워도 노변이 아니라 건물 내에 우버, 리프트 등 전기 자율주행 차량이 이용자를 승하차할 수 있도록 한 ‘코치 로비’와 실내 주차장을 특징으로 한다.

이처럼 앞선 건축설계사들은 자율주행과 함께 겐슬러의 빌딩들, 서울의 고가 보행길과 같은 새로운 도심 재개발, 재조정 기회가 크게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전통적인 주차 구조물의 종말, 더 밀접하게 연결된 자동 승하차를 위한 새로운 로비와 적재 및 하역 구역 등 새로운 요소를 포함시키고 있다.


겐슬러가 설계한 신시내티의 84.51° 센터는 지상층들에 주차장을 두고 있으면서 밖에서 볼 때에는 다른 층과 차이가 없다(위). 주차 수요가 감소할 자율주행의 미래에 현재의 주차장이 사무실이나 소매공간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건물 내에서 승하차할 수 있도록 했다. 마찬가지로 할리우드에서 준공을 앞둔 헐리웃의 에픽 타워도 건물 내에 우버, 리프트 등 전기 자율주행 차량이 이용자를 승하차할 수 있도록 한 ‘코치 로비’와 실내 주차장을 특징으로 한다.
 

오래된 터미널 등에서 겪는 픽업존의 승하차 혼잡, 최신 터미널에서 볼 수 있는 버스, 택시 등 교통수단별로 분리된 일렬식 주차 및 전용도로 역시 자율주행 플릿 서비스와 관련해 앞서 언급된 s2e 프로젝트처럼 새로운 조정이 요구되는 부분 중 하나다. 예를 들면, 텍사스에 문을 연 토요타 뮤직 팩토리(Toyota Music Factory)는 라이드 셰어링 전용 도로를 행사장 반대편에 둬 전통적인 주차장의 혼잡과 분리했다.

겐슬러의 조셉 브랜카토(Joseph Brancato) 부회장은 “자율주행차는 전체 주차 수요를 90%까지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에 수억 평방피트를 다른 용도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건축과 디자인 커뮤니티가 새로운 이동성 이슈보다 앞서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 남서쪽 슝안신구(Xiongan New Area)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의 경우엔 5G, 자율주행, 플라잉 카, 기타 AI 지원 서비스들을 반영하고 있다. 또 이 도시는 베이징과 연결되는 고속도로에 자율주행 전용차로를 둘 예정이다.



자율주행 모빌리티와 미래 도시 인프라 전망의 예 출처|McKinsey & Company


자율주행 모빌리티는 자율주행 기술과 전기 자율주행을 위한 도로, 충전소, 주차장과 같은 인프라 투자와 함께 전개될 것이다. 물론, 기업, 투자자, 정책 입안자들은 현재 자율주행차 자체에 대한 안전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이같은 문제에 상대적으로 적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해관계자들은 그들의 사업과 자율주행 시대의 인프라 요구사항에 대한 자세한 논의, 모든 부분에 대한 재조정에 나서게 될 것이다.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한 특정 구역의 속도제한과 같은 것으로부터 전용차로, 전용도로, 자동 발렛 파킹, 전기 플릿과 충전, V2X와 같은 국가 및 도시 단위 인프라 계획 등 다양한 영역에서 플레이어들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시도, 더욱 폭넓고 활발한 논의와 조정을 통해 도시와 자율주행 모빌리티의 미래를 준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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