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는 친환경 심볼, 혼잡통행료는 ‘채찍’
그린카를 부르는 세계 도시 EV는 친환경 심볼
2009년 06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전세계 80개 도시 시장단과 대표단이 모여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대응책을 논의하는 자리인 ‘제3차 C40 세계도시 기후정상회의(C40 Climate Leadership Group)주1)’가 5월 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막, 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같은 기간 서울 시내에는 현대자동차의 15억 원짜리 ‘수소연료전지 버스’ 2대가 운행되며 주목을 받았다. 이 버스는 전세계 도시 대표들을 맞는 서울의 ‘친환경 심볼’이 됐다. 그러나 당초 계획대로라면 수소 버스와 함께 우리가 만든 전기차도 행사를 빛냈어야 했으나 전시장의 CT&T 근거리 전기차(Neighborhood Electric Vehicle, NEV)만이 관객을 기다렸을 뿐이다.
서울시는 C40 회의에서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일반도로를 주행하는 ‘전기차’도 보여주고 싶어 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가을 이후 올 5월을 목표로 전기차 개조, 온라인 전기차, NEV 도입 시범사업을 급히 추진했었다.
서울시 맑은환경본부 그린카보급팀의 유준수 담당관은 “전기차 개조사업 개시를 5월로 잡았지만 메이저는 물론 중소기업 제조사들 역시 사정이 여의치 않아 업체 선정이 미뤄졌다”고 말했다. KAIST가 개발하고 있는 도로 바닥에 매설된 설비를 통해 무선 충전하는 온라인 전기차의 경우는 테스트 과정에 있어 역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막 소형차 테스트를 마무리하고 5월에 온라인 전기 버스 테스트를 진행했다. 효율에 있어서 문제가 없을 경우 시범사업을 신속하게 전개할 방침이지만 C40 회의에는 맞출 수 없었다. 온라인 전기차가 주행할 루트는 서울대공원에서 코끼리 열차가 운행되는 구간, 월드컵 공원 인근 등이 고려됐다.
친환경 노력의 상징

관공서 등을 통한 NEV의 시범 도입은 그나마 지방의 몇몇 도시에서 실시되고 있어 다른 사업보다 수월할 전망이다. NEV는 또 향후 일반도로 주행이 허용될 것으로 유승민 의원의 발의에 따라 6월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이르면 9월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그동안 이 차는 사고 안전 문제로 인해 일반도로 운행이 불허되며 대형 공장, 공원 등의 한정된 공간 내에서만 운행됐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고준호 박사는 “서울 역시 유럽의 도시들처럼 전기차 도입을 계획중이다. 수소연료차의 경우엔 인프라에 대한 시민들의 저항이 심해 사업화하기가 곤란하다”며 “이같은 이유로 빠른 상용화가 가능한 전기차를 통해 대기환경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그동안 CNG 및 하이브리드 버스 보급, 저공해 차량 개조사업 등을 활발히 전개해 왔다. 유담당관은 “이밖에 예산 편성이 되지 않아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카의 경우엔 홍보만 하고 있으나 택시로 보급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장거리 운행 버스의 LPG화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의 향후 새로운 사업은 전기차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그림 1).
이처럼 자동차 파워트레인의 패러다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세계 주요 도시들의 교통정책에서 전기차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유럽의 주요 국가, 도시들은 오염 배출량이 디젤차나 하이브리드 카에 비해 월등히 낮은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이다. 이미 1996년에 ZEUS(Zero and Low Emission Vehicle in Urban Society)라는 3개년 프로젝트를 통해 아테네, 브레멘, 코펜하겐, 헬싱키, 런던, 코벤트리, 팔라모, 스톡홀름이 참가해 전기차 등을 포함한 무/저공해 차량의 운행 여건 및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했던 유럽은 현재 대부분의 서유럽 국가와 도시들이 CO2 관련 자동차 세제체계를 도입하는 한편,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자동차 소유와 관련된 세금 면제 및 할인, 그리고 차량 구입비 지원, 혼잡통행료 등의 자동차 이용 관련 비용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EV 공유하는 프랑스

고박사는 “서울시정개발원은 프랑스의 오토리브(Autolib)와 같은 전기차 대여 시스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시 시장 베르트랑 들라노(Bertrand Delanoe)는 지난해 6월 대규모 전기자동차 차량 공유 시스템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오토리브로 불리는 이 계획은 파리시가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밸리브(Velib) 시스템에서 자전거를 전기자동차로 대체하는 개념이다. 밸리브 시스템은 현재 파리시 전역에 거쳐 1만6,000여 대의 자전거와 1,200개소의 자전거 주차장으로 구성돼 있고 20만 명의 연회원들이 연간 2,900만 회 대여를 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말 사업이 개시될 것이며 4,000대의 전기자동차를 도입해 파리 시내에 2,000대, 교외에 2,000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전기자동차 운행을 위한 인프라로 충전시설을 갖춘 700개 주차장이 지상 혹은 지하에 건립될 예정인데, 이들 지점에서 차량의 대여 및 반납 등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오토리브는 서비스에 등록한 운전면허 소지자에게 개방될 예정이며, 이동거리 기준으로 충전요금 수준을 정할 방침이다. 시내 통행에 활용될 것을 가정할 때 월 사용료가 200~ 250유로 정도 될 것으로 추정된다. 파리시는 이를 통해 교통혼잡, 주차문제, 대기오염 수준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추진 일정 내에 전기차 4,000대를 공급할 수 있는 제작사가 나오지 않을 경우 하이브리드 차량이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대서양 연안의 라로셀(La Rochelle)과 같은 몇몇 도시들은 오래 전부터 유사한 사업을 전개해왔다. 라로셀의 경우 1999년부터 리슬렉(LISELEC)이라 불리는 전기자동차를 활용한 차량공유제를 시행해 오고 있다. 여기에는 푸조 106s 25대와 시트로엥의 Sxos 25대, 총 50대의 전기차가 투입됐고 7개의 충전소가 설치됐다. 요금제는 주행거리와 관계없이 산정되는 월정액제와 주행거리 등에 비례해 내는 방식이다.
한편 국영 우정회사인 라 포스트(La Poste)는 매년 우편물 운송에서 연료비로 1억5,000만 유로를 지출하는 등 문제가 많아 연료비 절감과 CO2 배출 저감을 위해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향후 5년 내에 1만 대의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키로 했다. 현재 500대를 전기차로 전환했으며 우편배달용 소형 이륜차도 300대를 전기차로 교체했다. 향후 2012년까지 전기차 규모를 3만 대로 늘릴 계획이다. 라 포스트는 10여년 전 푸조에서 700대의 전기자동차를 구입해 우편배달 차량으로 운행한 바 있으나 당시엔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성능 문제로 실패한 경험이 있다.
전기차 ‘메카’ 런던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 런던 시장은 켄 리빙스턴(Ken Livingstone) 전 시장의 친환경차 보급과 도시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강력한 통행료 정책을 뒤집었지만 취임 직후 전기차 파트너십을 구축해 런던을 ‘유럽의 전기차 수도’로 육성할 계획을 세웠다.
런던시는 전체 CO2 배출량 중 18%, NOx의 41%, PM10의 97%가 도로교통에서 배출된다고 보고 전기차 등 친환경차 보급 촉진에 힘쓰고 있다. 특히 전력원 생산 부문까지 고려해 기존 내연기관 차량 대비 CO2 배출이 40% 정도 적은 전기차 이용 활성화를 위해 노력중이다. 런던시는 전기차의 성능, 특성 등을 감안해 일반 시민 입장에서 보조 차로서 도심부에서 단거리 통행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고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소규모 화물 배달 및 업무용으로 보급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시에서 일반적으로 운행되고 있는 대부분의 전기차는 쿼드리사이클(quadricycle)이다. 이 차는 배터리를 포함하지 않은 차체 무게가 최고 400 kg, 최고 출력이 15 kW인 차로 우리나라의 CT&T의 e-Zone과 유사하다. 쿼드리사이클은 일반 차량과 다른 잣대의 법적 규제를 받으며 일반도로를 주행중이다.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로는 자동차세와 혼잡통행료를 면제하고 있으며 일부 주차장에서 이용료 면제 또는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자동차보험에 대해서도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기업에게는 자본 비용으로 처리가 가능하게 해 절세 편익을 얻을 수 있게 했고, 충전 인프라 구축 시에는 최소 30% 이상의 비용을 지원해 주고 있다.
경제적 편익을 살펴보면, 이들 전기차는 자동차세 면제를 통해 연간 약 100파운드, 혼잡통행료 면제로 최고 연간 2,000파운드의 이익을 볼 수 있다. 특히 혼잡통행료 면제에 따른 편익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됐다.
런던에는 73개소의 전기차 충전소가 설치돼 있다. 일렉트로모티브(Elecktromotive) 사의 경우엔 2003년 충전소 기술을 개발해 2006년 처음 웨스트민스터에 충전 포인트를 설치한 이후 올 3월까지 런던 시내 40곳과 영국 내 주요 도시에 충전 시설을 설치했다. 충전소 이용은 회원제다. 1기 충전소 설치에 3,300파운드(약 660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 웨스트민스터의 충전 포스트 ‘주스 포인트(Juice Point)는 연간 75파운드의 회비를 납부하고 충전 케이블과 포스트 사용을 위한 열쇠를 받아 사용할 수 있다. 이용 시간은 월요일에서 토요일 오전 6시 30분에서 오후 8시 30분까지로 최대 4시간 충전이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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