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發 `일렉트릭 익스프레스`
플러그인은 미래, 모터 시스템은 필수
2010년 02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연말 LA오토쇼에서는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의 수퍼카들은 볼 수 없었다. 반면 기후변화 대응과 미국 소비자들의 생활 패턴, 경제상황 등을 반영해 연료 효율이 높고 차값이 저렴하며 같은 마일리지에서도 파워풀한 힘을 낼 수 있는 중소형차들이 대거 선보여졌다. 지난해 몇 안 되는 ‘+’성장을 기록한 메이커인 현대자동차가 신형 쏘나타와 투싼을, 기아가 쏘렌토R 등을 발표하며 주목받았고, 유럽 메이커들은 클린디젤을 대거 선보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GM 볼트의 데뷔를 앞둔 시점에서 주인공은 앞선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처럼 하이브리드 카(Hybrid Electric Vehicle, HEV), 플러그인 컨셉트 카와 전기차(Pure Electric Vehicle, PEV)들이었다. 언론들은 하노버에서 건너온 유럽의 HEV, 전기차들을 다시 소개하는 한편 “미국에서 클린디젤은 코너에 몰린 귀뚜라미처럼 애처로웠다”고 표현했다.

실력이 무색

LA오토쇼는 연비, 배출가스, CO2 배출, 브랜드 인지도 등을 평가해 선정하는 ‘올해의 그린카’ 제도로도 유명한데, 올 수상 모델은 전년도의 폭스바겐 제타 TDI에 이어 또다시 1갤런 당 42마일(67.6 Km) 연비를 구현한 디젤차인 2010년형 아우디 A3 TDI였다. 이 차는 경쟁에서 혼다의 인사이트, 포드의 머큐리 밀란 하이브리드, 토요타의 프리어스 등 쟁쟁한 하이브리드 카들을 모두 제쳤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메이커들은 그동안 미국에 디젤차를 들여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그리고 최근 들어 폭스바겐, 아우디,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은 새로운 클린디젤 차를 통해 미국의 악명 높은 ‘안티 디젤’ 배출규제를 클리어하며 미 전역에서 디젤차를 재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폭스바겐의 일부 차종을 제외하면 디젤차들은 여전히 미국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고 향후 전망 또한 어두운 상황이다.
유럽의 디젤 메이커들은 프랑크푸르트에서처럼 LA에도 모터를 장착한 차들을 대거 이끌고 왔고 일본, 한국의 경쟁 메이커들처럼 “미국의 장래에 H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lug-in HEV, PHEV)가 있다”고 이구동성 외쳤다.
BMW는 2개의 모터와 3개의 실린더의 터보디젤 엔진을 장착한 PHEV 컨셉트 카 Vision EfficientDynamics를 공개하는 등 다양한 디젤, 가솔린 하이브리드 카를 디젤차들과 함께 선보였다. BMW의 Vision EfficientDynamics 컨셉트 카는 1갤런 당 최대 62.2마일(약 99.5 km)을 주행하고 모터만으로 31마일(약 49.6 km)을 주행한다.
폭스바겐의 럭셔리 브랜드 아우디는 313마력, 토크 458.9 kg.m의 강력한 파워에 155마일(약 248 km)의 항속거리를 제공하는 고성능 스포츠 PEV, e-Tron 컨셉트를 선보였다.
자동차의 환경 성능을 평가하는 잣대인 연비와 CO2 배출량을 고려하면 유럽의 디젤은 가솔린 엔진에 비해 약 20~30% 효율적이다. 또 통근길이 고속도로인 미국, 특히 캘리포니아의 환경을 고려하면, 하이브리드 카와의 경쟁에서도 앞선다. 단적으로 미국은 2016년에 35.5 mpg를 목표하고 있는데, 유럽의 디젤차들은 이미 유럽의 CO2 배출규제 130 g/km (갤런 당 43마일)를 클리어하며 미국의 기준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연비 좋고 친환경적인 디젤차지만, 디젤 연료값이 가솔린보다 비싼 미국에서는 매력적이지 않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같은 가솔린, 디젤 연료 간 불균형은 향후에도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대림대의 김필수 교수는 “미국의 자동차 산업은 가솔린 기반으로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가솔린 값에 세금이 후해 40% 더 저렴하다”며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이 큰 만큼 디젤은 향후 탄소세가 부각되지 않는 한 상용 트럭을 제외하고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젤은 가솔린차와의 경쟁뿐만 아니라 HEV와의 경쟁도 어렵다. 디젤 엔진은 기본적으로 터보차저와 같은 부가 장치를 더해야 하고, 고압을 버텨내기 위해 컴포넌트의 요구 조건이 까다로워 가솔린 엔진에 비해 제조비용이 높다. 또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여전히 검은 매연을 뿜고 덜덜거리는 차로 인식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엄격한 배출규제는 안 그래도 비싼 엔진에 더 높은 비용을 추가토록 해 가격경쟁력을 더욱 악화시켰다. 유럽의 질소산화물(NOx) 규제는 0.29 g이 기준인 데 반해, 미국의 50개 주는 마일 당 0.07 g 이하로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젤은 NOx 배출 저감을 위해 배기 후처리 방식의 매연저감 장치(Diesel Particulate Filter Trap, DPF)와 요소수(urea)를 사용한 선택적 촉매환원(Selective Catalyst Reduction, SCR) 장치 등을 추가해야 해 결과적으로 가솔린차에 비해 1,500~ 3,000달러의 비용이 더 추가된다. 
J.D 파워앤어소시에이츠 파워트레인 부문의 마이크 오모토소(Mike Omotoso) 선임은 “미국의 승용차 시장에서 HEV의 점유가 늘어날 것임에 반해, 디젤은 2015년에도 3.5%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터가 ‘그린’

유럽에서 디젤이 어떻게 해왔든지 간에 HEV, PHEV와 같은 전기차들이 미국에 있고, 미래를 향한 기차는 출발하고 있다. LA의 관계자들은 시보레와 토요타와 같은 시장의 볼륨 메이커들이 HEV, PHEV와 같은 차 개발에 연구비를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마케팅을 위해 큰 돈을 투입한다는 것은 친환경차의 향방이 이들 HEV를 비롯한 모터를 장착한 차들로 기울고 있는 증거라고 했다.
미국 내 디젤 전망에서 예외가 되고 있는 메이커는 폭스바겐이다. 미국에서 40%의 제타(Jetta)가 디젤 엔진으로 구동하고 있고, 제타 스포츠 웨건의 경우엔 90%가 디젤 엔진을 장착해 팔렸다. 그러나 폭스바겐도 HEV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폭스바겐 US의 스테판 자코비(Stefan Jacoby)는 “미국에서는 독특하게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인기가 높다. 우리는 틀림없이 최고의 폭스바겐 디젤 기술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한 디젤 하이브리드가 새로운 스탠더드가 될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디젤 엔진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도입한 4인승 업라이트(Up! Lite) 디젤 하이브리드 컨셉트 카를 내놓았다. 0.8 L, 2개의 실린더의 TDI 클린디젤 엔진과 전기 모터를 결합한 차는 고속도로에서 70 mpg를 기록한다.
아우디의 볼프강 하츠(Wolfgang Hatz)는 “디젤 기술에 있어 아우디는 어떤 메이커 이상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다양한 시장에서 수많은 차를 판매하며 막강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Q7과 A3 TDI를 론칭시키기 위해 “디젤은 더 이상 ‘더티’한 것이 아니다”라며 대규모 TV, 인터넷, 페이스북 캠페인을 진행했던 아우디도 북미 지역에 처음으로 e-Tron 전기 스포츠카를 선보이며 전기차 부문에서도 강력한 경쟁력과 의지가 있음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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