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내연기관을 위한 희망가
2010년 04월호 지면기사  / 글│윤 범 진 <bjyun@autoelectronics.co.kr>

요동치는 내연기관

선진국들이 제시한 2020년 온실가스 배출 기준을 내연기관만으로 과연 달성할 수 있을까? 세계 자동차 산업은 파워트레인의 패러다임 시프트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기차가 메이저로의 등극이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그 예상 시기는 기관마다 상당한 편차를 보인다. 그 시각차는 전기차의 배터리 가격, 충전인프라, 유가 등과 관련이 있다. 여기에 내연기관의 효율 향상도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주 1).
유럽은 2020년까지 199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 20% 감축하고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5 g/km로 규제할 예정이다. 이산화탄소 규제를 연비로 환산하면 24 km/ℓ 이상이 된다. 미국은 연비를 2016년까지 약 40% 높이는 미 전역 단일 기준을 발표했다. 배출가스는 250 g/mile로 현재보다 30% 줄여야 한다. 일본도 2020년 전기차 비중이 거의 40% 이상은 돼야 하는 배출가스 규제 목표를 제시했다(그림 1).
이러한 각국 환경규제 목표는 현 내연기관으로 충족하기란 사실상 힘들다. 더욱이 상승하는 연료 가격과 운전자들의 환경의식 고조로 내연기관의 입지는 좁아지는 반면, 전기를 동력원으로 하는 차량에 대한 기대는 커지고 있다. 내연기관은 새로운 기술을 채용함으로써 현재보다 연비를 25~ 30% 이상 향상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최근 일본 경영 컨설팅 회사인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오는 2020년 플러그인을 포함한 하이브리드 카 및 전기차 판매 대수가 현재보다 5배 커진 1,314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그림 2). 2020년 세계 자동차시장 규모를 약 1억 대로 가정했을 때 13% 수준이 되는 셈이다주 2). 그 중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카(PHEV)와 EV는 각각 140만 대, 75만 대(최대 155만 대) 규모이다(표 1). 하이브리드 카(HEV)는 1,099만 대로 전기를 동력원으로 하는 차량의 84%를 차지할 전망이다.
바야흐로 요즘 분위기는 ‘전기차의 계절’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내연기관은 2009년 이후 전기차에 대한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에 가려 마치 곧 사라질 운명처럼 비춰지고 있다. 전문기관들도 내연기관에 대해 ‘2050년 퇴출설’에서 ‘2030년 퇴출설’, 심지어 ‘2020년 퇴출설’까지 쏟아내면서 시장의 혼란만 증폭시키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만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내연기관의 개발 여지를 간과한 측면이 다분히 있다. 그런 까닭에 향후 20년 간 내연기관이 여전히 자동차의 구동장치로 선택될 것이라는 보쉬의 주장이 구체적이며 설득력 있게 들린다.


내연기관의 잠재력

내연기관의 개발 여지가 많다는 것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실 현재의 배출가스 규제를 만족시키기 위해 새로운 동력원을 개발하는 것보다는 내연기관을 개량하는 쪽이 빠르고 비용 효율이 좋다.
보쉬는 실현 가능한 기술에 근거하여 표준 양산 차량의 소형차와 중형차가 몇 년 이내에 3리터로 100 km를 주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1리터로 33 km, 미국식으로 환산하면 1갤론 당 78마일(124.8 km), 영국식으론 1갤론 당 94마일(150.4 km)을 주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CO2 배출량은 70 g/km로 모든 환경 규제 목표치를 충족시키고도 남는다.
현재 차체 중량 1,400 kg의 전형적인 유럽차에 표준 탑재되는 가솔린 내연기관은 배기량 2.0리터의 4기통 매니폴드 인젝션 엔진으로 약 100 kW의 출력을 낸다. 이 차량의 연료 소모량은 100 km 당 가솔린 7.7리터이며 CO2 배출량은 182 g/km이다.
이 표준 엔진과 비교해 보쉬의 최신 엔진 시스템의 연료효율은 상당히 높다. 특정 기능을 다운사이징한 직접분사 방식의 가솔린 엔진은 연료를 15% 덜 소모한다. 반면 커먼레일 방식의 분사 시스템을 탑재한 기존의 디젤 엔진은 연료를 30% 덜 소모한다. 이것은 가솔린 하이브리드 카와 비슷한 수준이다. 보쉬는 2015년까지 가솔린차의 경우 5.5리터, 디젤차의 경우 3.6리터로 각각 100 km를 주행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것은 연료 효율성이 지금의 엔진보다 30% 이상 높은 것이다.
가솔린 엔진의 진화

보쉬 엔지니어들은 연료 소모량과 CO2 배출량을 25~30% 낮추는 경우에 가솔린 엔진의 개발 가능성이 디젤 엔진보다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가솔린 엔진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을 감안하면, 가솔린 엔진의 개량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적지 않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팔리고 있는 가솔린 엔진은 2/3가 매니폴드 분사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보쉬에 따르면, 여기에 보쉬 ‘DI-Motronic’ 직접분사 장치를 도입하고 약간의 다운사이징을 하면 연료 소모량을 적어도 15% 줄일 수 있다. 유럽에서는 폭스바겐과 BMW Mini(푸조와의 제휴 엔진)가 이 장치를 도입했다. 미국에서는 포드자동차가 EcoBoost 6기통 엔진에 DI-Motronic을 도입했다.
보쉬가 제공하는 기술 패키지에는 엔진 다운사이징을 위해 직접분사 장치와 터보차저가 포함돼 있다. 최초 기술 패키지에는 엔진 흡기 밸브(intake valve)와 배출 밸브(outlet valve)의 가변 타이밍 제어도 도입됐다. 보쉬는 이 밸브 제어에 의해 오버랩 시 소기(scavenging)도 포함시켜 대응하고 있다. 특히, 낮은 엔진 회전수 영역에서는 소기에 의해 실린더 내에 신선한 공기(fresh air)가 더 많이 공급됨으로 토크가 크게 향상돼 엔진이 1.4리터로 다운사이징 되어도 목표 수준의 출력을 얻을 수 있다.
이 기술 패키지는 정차 시 엔진을 정지시키는 스타트-스톱 장치에 의해 연료 소모량을 더 줄일 수 있으며, 열관리 시스템은 엔진 효율을 향상시킨다. 이 기술에 의해 가솔린 소모를 약 22% 절약할 수 있다.
보쉬의 두 번째 가솔린 엔진용 기술 패키지는 2015년까지 연료 소모량을 약 29%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기술 패키지는 엔진 출력과 토크를 희생하지 않고 엔진을 1.1리터까지 다운사이징 하는 목표가 포함돼 있다. 출력은 100 kW(136마력)의 2.0리터 엔진과 동등한 수준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쉬 최초 기술 패키지와 비교하면, 터보차저의 부스트 압은 1.8 bar에서 약 2.4 bar로 상승하게 된다. 이것은 엔진에 공급되는 연소 공기(combustion air)가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보다 작은 연소실에 같은 양의 연료를 분사하여 동일한 엔진 출력을 얻을 수 있게 된다.
DI-Motronic은 보쉬의 2세대 가솔린 직접분사 장치로 연비를 향상시키기 위한 토대가 된다. 동시에 혼합기의 농도 조정도 개선함으로써 탄화수소(HC)와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보쉬는 이 기술 패키지 외에도 2015년까지 새로운 HCCI (Homogeneous Charge Compression Ignition) 연소 프로세스가 양산 가솔린 엔진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프로세스에 의해, 특히 부분 부하(partial load) 범위에서의 효율이 향상돼 가솔린 소비가   2∼3% 더 줄어든다.
현재 배기량 2.0리터, 토크 200 Nm의 가솔린 엔진 차의 경우에 CO2 배출량은 182 g/km이다. 이 차량에 보쉬의 파워트레인 기술을 적용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 지 앞서 제시한 자료를 통해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자.
이 차량에 직접분사 장치, 엔진 다운사이징, 스타트-스톱 기능, 폐열 제어 기술, 터보(과급기)를 적용할 경우 엔진 배기량을 1.41리터로 낮추고도 토크를 210 Nm로 향상시킬 수 있다. CO2 배출량은 142 g/km가 된다. 또 엔진을 4기통에서 3기통으로 줄이고 가변 밸브 리프트 기구를 채택함으로써 배기량은 1.1리터까지 작아지고 토크는 그대로 200 Nm를 유지할 수 있다. CO2 배출량은 130 g/km로 줄어든다. 추가적으로 1 kWh 용량의 이차전지와 출력 25 kW 전기 모터를 도입, 하이브리드화하면 모터를 포함시킨 총 토크가 340 Nm까지 향상된다. CO2 배출량은 112 g/km까지 저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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