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G: 다임러의 미래학
Part 1. The futurology at Daimler
2010년 10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시간은 과거와 미래로 연결되며 현재는 과거와 미래의 가교다. 미래학(futurology)은 과거와 현재의 상황을 바탕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학문이다. 따라서, 한발 앞선 예측과 주장이기에 누구도 절대적 실증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다른 학문과 큰 차이를 보인다.
역사적으로 미래학은 고대 그리스 델파이의 오라클 사제들이 미래를 예측했던 것을 효시로 한다. 미래학의 하나의 툴인 ‘델파이 기법’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추출해 ‘어떤 사태가’, ‘언제’, ‘어떻게’ 일어날 것인가를 예측해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근래의 ‘예언가’들은 수퍼컴퓨터를 통해 미래의 비밀을 보다 정확히 예측해 현재로 불러올 수 있다. 그러나 ‘불확실’이란 명제를 거스를 수는 없다.
다임러의 사회/기술연구그룹(Society and Technology Research Group, STRG)은 미래 사회의 변화, 그리고 이와 관련된 자동차 산업의 진화를 예측해 다임러의 미래 시나리오 설계를 지원하고 있다. STRG의 조직은 크게 차량 컨셉트, HMI(Human Machine Interface), 인문사회의 3개 부문으로 나뉜다. 그룹의 총 연구원은 40여명이다. 그룹이 수행한 연구들은 다임러의 생산 플랫폼과 프로세스 재설정, 비즈니스 전략 채택, 조직 개편 등에 반영된다. 

 
미래를 존중

베를린 포츠다머 플라츠(Potsdamer Platz)의 오픈 플랜식 사무실에 근무하는 다임러의 미래학자들은 매우 절제되고 신중한 자세로 연구에 임한다. 장기간의 자동차 시장 발전을 예측하고 구성하는 작업은 점성술사가 ‘크리스털 볼’을 통해 미래를 엿보는 것과는 다르다.
프랑크 루프(Frank Ruff) 수석, 토마스 바슈케(Thomas Waschke) 선임과 같은 연구원들은 “예측(forecast)은 기대한 만큼 자주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이들은 로켓 엔진이나 날개 달린 차가 아닌 ‘미래의 도심 이동성(Future Urban Mobility)’과 같은 주제의 플립 차트를 들고 회의를 하거나 컴퓨터 앞에 앉는다.
미래학에서 주요 비즈니스 툴에는 시나리오 설정이 있다. 바슈케 선임은 “불행하게도 바람직한 시나리오가 언제나 가능성 높은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원하는 세상만을 그릴 수 없다”고 말한다.
매력적인 시나리오는 튀지 않으며 대체로 평범하다. 목표는 정확하게 예측에 도달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가능성을 담아낸다. 시나리오는 ‘가능성 높은(probable) 것’, ‘바람직한(desirable) 것’, 또한 얼마나 더하고 덜한 지에 따라 세분화된다. 시나리오에서 미래는 복수다. 대안이 있고 다양한 변수(futurible)가 있다. 특정한 미래가 아니라 언제나 여러 가지의 대안이 있는 미래다.
STRG의 미래학자들은 ‘예상 밖의 미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미래는 수동적인 것이 아닌 창조하는 능동의 시간”이라며 “우리가 미래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준비할 수 있고, 이를 위해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스스로의 미래를 그려봐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는 현재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됐지만, 카이저 빌헬름 2세는 “자동차는 단지 지나가는 유행일 뿐이며 나는 내 말(horse)에 돈을 쓸 것”이라고 말했었다. 또 과거 포츠다머 플라츠는 독일은 물론, 유럽에서도 가장 교통량이 많은 곳으로 1925년 세계 최초의 신호등이 설치된 곳이기도 했지만 그로부터 약 20년 후 2차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됐고 다시 베를린이 동서로 갈리며 버려진 땅이 됐다. 1989년에는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며 더 큰 변화를 겪게 된다.
1994년 다임러는 세계화(globalization)에 부응하며 캘리포니아 팰로 앨토(Palo Alto)에 새 연구소를 설립키도 했지만, 30년 간 미래학 연구의 메카는 언제나 ‘자유의 전초기지’였던 포츠다머 플라츠의 베를린이었다. STRG가 설립되던 1979년, 다임러는 도시의 교통, 환경, 미래 관련 연구를 위해 연구팀을 둬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는 도시가 그들만의 차별된 부와 다양한 과학적 커뮤니티, 거대한 사회적 경험을 지니고 있고 정책은 도시에 따라 명백한 정치적 범위를 갖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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