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三國志, 가속 페달을 밟아라
PikeResearch“ EV 10 Predictions for 2011”②
2011년 02월호 지면기사  / 글 | 한상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Q. 서울에 사무소를 개소한다는데.
A. 파이크리서치는 콜로라도의 본사 외에 워싱턴, 런던의 2개소 등 총 5개 지사를 두고 있습니다. 최근 연례 회의에서는 지난 2년 간 성과에 따라 서울에도 지사를 두기로 결정했습니다. 우리는 서울에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파이크리서치는 2009년에 파이크 픽스(Pike Peaks)로 유명한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설립된 전기차, 빌딩 에너지 관리,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탄소배출권 등의 클린테크 산업 전문 리서치 기관입니다. 애널리스트만 30여명 정도인데 모두 관련 업계에서 종사했었습니다. 창립자인 클린트 윌락 사장(Clint Wheelock )과 본인의 경우엔 ABI 리서치에서 근무했었습니다. 고객들로는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을 비롯해 존스앤콘트롤스, 지멘스와 같은 서플라이어들이 있습니다.
와 닿지 않는 그린카 4강

Q. 리포트와 관련해 보급 전망은?
A. 2010년에서 2015년까지 대략 140만 대의 전기차가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 보급될 것으로 보입니다. 주요 동인은  기후변화 대응과 기름값 상승입니다. 당장은 충전 인프라와 차량의 주행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로 더디겠지만 2015년까지 260만 개의 충전 포인트가 구축되며 서서히 탄력을 받을 것입니다. 이중 중국은 지역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앞으로 5년 간 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전체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보급량의 53%를 담당할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점유율이 높을 것입니다.

Q. 국내 현실을 어떻게 보는지. 
A. 전기차와 관련해 미국ㆍ영국ㆍ일본 등 전 세계 주요국들은 모두 뚜렷한 비전을 제시했고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할 때 산업 및 기업체들의 동향을 읽고, 시장과 기술을 전망하는데, 솔직히 한국에 대해서는 큰 토픽이 없어 애를 먹었었습니다. 지난 연말까지 정부와 민간의 토론이 이어졌고, 150여개 업체가 참여하는 제주 스마트그리드 프로젝트를 제외한다면 저속전기차 출시, 한국전력과 현대자동차의 충전기 출시 등이 눈에 띄는 정도였습니다.
‘그린카전략포럼’을 통해 느낀 점은 생각보다 관계 기업수가 많지 않다는 것, 5개 분야로 세분화된 부문 모두에서 현대ㆍ기아자동차가 중심이 돼 전개된다는 점이였습니다. 르노삼성ㆍGM대우 등은 상황을 봐 모기업에서 차를 들여오겠지요.
현대자동차는 전기차에 대해 회의적이었고 그만큼 전기차의 잠재력도 보지 못했었습니다. 반면 해외에서는 이미 충전기 설치, 충전소 구축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고, 미국과 일본의 몇몇 OEM들은 커머셜 모델을 내놓았습니다.

Q. 그린카 4대 강국은.
A. 우리나라의 전기화 속도가 늦은 것은 정부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정부가 정책을 마련하고 나면 사업체들이 급속히 이를 밀고 나가는 양상인데, 확고한 시책이 늦어지면서 업체들의 대응도 늦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린카 시장을 내다봤다면 빠르게 보조를 맞춰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들어갈 때쯤이면 중국과 일본의 시장 양상도 바뀌어 있을 것입니다. 물론 빨리한다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지만, 예를 들어 스마트폰 시장에서 우리가 뒤쳐졌듯이 후발주자는 그만한 리스크를 감내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런데 현대ㆍ기아자동차 하나의 회사로 이 목표가 가능할지 와 닿지가 않습니다.


전기차의 잠재력

Q. 스마트그리드에서 EV는. 
A. 스마트그리드의 구축은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양방향 통신을 통해 전력 사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다양한 응용 서비스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볼 때 전기차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한국은 IT기술과 인프라, 전력망, 그리고 지역적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때문에 주요 선진국들이 낙후된 전력망 교체 등의 문제해결에 중점을 두는 것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며 스마트빌리지, 지능형 전력설비,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가전은 물론 V2G(Vehicle to Grid), V2H(Vehicle to Home) 등의 응용 솔루션 개발에 적극적입니다. 예를 들어 연간 가정의 정전시간을 볼때 미국이 2시간을 넘는데 반해 한국과 일본은 10분 정도입니다.
스마트그리드에서 전기차는 가정의 가전제품처럼 보기 드문 B2C 모델입니다. SK텔레콤 같은 회사는 전기차가 모바일폰처럼 사람들이 들고 다니고(타고 다니고) 충전한다는 점에서 통신 산업과 같은 개념으로 접근하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는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이용해 차량을 지속적으로 연결해 파워를 컨트롤 하는 등 전기차들이 효율적으로 시간과 장소를 선택해 충전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존 가트너(John Gartner), 데이브 허스트(Dave Hurst) 등의 파이크리서치의 선임 애널리스트들은 주유소에 차가 들어오면 블루투스 통신을 통해 텔레매틱스 터미널에서 신원을 확인하고, 차량관리 서비스, 빌링을 가능하게 하는 SK에너지와 현대자동차의 서비스에 대해 매우 독창적이고 한국적이라고 평한 바 있습니다.
Q. 다른 플레이어들은 어떤가. 
A. 한국의 스마트그리드 사업에는 SKㆍLGㆍGS 등 대기업그룹군과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습니다. 현재 LG그룹은 HEMS(Home Energy Management System)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삼성의 경우엔 기본적으로 스마트그리드에 대해 한국전력이 중심 사업자라 판단하고 어떠한 컨소시엄에서도 리더로 나서지 않았습니다. 지난 가을까지도 사업을 구상하는 단계에 있었지만 향후 투자를 크게 늘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의 기업 구조는 스마트그리드나 전기차 관련 사업 추진에 있어 매우 큰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Q. 일본의 동향은.
A. 일본 역시 우리처럼 도시의 형성, 지역적 거리에서 전기차에 매우 유리한 환경을 갖고 있습니다. 일본은 스마트그리드를 스마트 커뮤니티(소비자, 도시)의 개념에서 접근합니다. 예를 들어 로카쇼, 요코하마, 토요타 등지에서 실증사업을 추진 중인데, 태양광 발전 시스템 등의 신재생에너지, 스마트 홈, 스마트 가전, 전기차(EV), 지능형 교통 시스템(ITS) 등을 도입해 에너지 이용 효율을 극대화한 도시 조성에 포커스 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충전 관리 시스템 등의 실증 외에도 택시, 카 셰어링, 렌탈 서비스 등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이동통신사와 홈 네트워크 업계, 그리고 게임회사가 전기차 관련 프로젝트를 개시하기도 했습니다. NTT 도코모, NEC, 세키스이 하우스(Sekisui House)와 남코 반다이 게임 등은 가전제품과 전기차 간 통신 규격 표준화에 나섰습니다.
일본은 전기차 관련 표준화에 매우 적극적입니다. 그 결과 미국 정부가 최근 전기차 주행실험에 일본의 충전기 표준규격인 차데모(CHAdeMO) 방식의 급속충전기를 채택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일본의 OEM들은 배터리 관련 표준 규격에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배터리는 기존 내연기관의 엔진에 해당하는 것으로 OEM의 고유한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절박함의 힘 

Q. 배터리 산업 경쟁력은 어떤지. 
A. 우리는 LG화학, 삼성SDI(SB리모티브)와 같은 경쟁력 높은 배터리 제조사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리튬배터리 산업에 대해 중요한 부품 소자로 보겠다는 의미에서 지원 정책을 적극 펴고 있는데 애노드, 캐소드, 분리기, 전해액 등 소재 부문을 본다면 스텔라, 다나카 케미칼과 같은 일본 회사들이 전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지배력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에 있어 전기차는 기후변화 대응은 물론 뒤쳐진 자동차 기술력을 단 번에 만회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1980년대 이후 자동차 산업에 많은 투자를 해왔지만 질적인 성장을 이뤄내지 못했고, 수출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에서 이뤄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인수를 통한 핵심 기술 습득도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중국에는 현재 160여개의 OEM들이 있는데 이중 60여개 업체가 전기차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기술적 수준이 높지 않은 국내 판매용 모델입니다. 배터리도 대부분 리튬배터리가 아닌 납축전지 등을 채용합니다. 중국은 현재로선 고출력 리튬배터리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됩니다. 또한 소재 부문에서도 강점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슈가 됐던 BYD는 아직까지 전지업체로 볼 수 없는데, 그들의 전기차 모델에 전지를 공급하는 정도입니다.

Q. 충전소의 사업성은.
A. 우리나라로 치면 GS칼텍스와 같은 정유사, 주유소 사업자들이 충전소를 운영하는 것인데, 대부분의 연구결과가 채산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결국 충전소 확충을 위해서는 정부의 보조금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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