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F, 다카마츠를 열망하다
2011년 04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제공│Nissan Motors

이동성의 변화



고토덴(Kotoden)에는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에서 이용됐던 오래된 구식 전차가 활용된다. 게이오, 게이큐, 나고야, 한신 등에서 활약했던 중고 전차들이 새롭게 단장하면서 철도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전차는 정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반영구적인데, 고토덴의 가장 오래된 전차의 경우 다이쇼 시대(1912~1926년)를 달렸던 것들로 내년이면 100살이 된다. 이 전차의 경우엔 2개월에 한 번 레일을 달린다. 
고토덴 열차들은 대개 네 량으로 편성된다. 통근 시간에는 다른 지하철처럼 만원이다. 한 량에 135명 정도가 승차하니 네 량이면 500여명이 타는 셈이다. 고토덴은 다카마츠와 고토히라, 카가와의 다른 지역 등 시 중심과 외곽을 연결한다.
고토덴 외에 이곳에는 많은 인원이 저렴하게 이동할만한 교통수단이 없다. 그렇지만 고토덴이나 다른 철도의 커버리지가 제한적이어서 여타 지방처럼 중심 이동수단은 자동차다.
고토덴 이용객은 최근 들어 빠르게 늘고 있다. 지역의 명소로서, 우동집들을 돌아보는 관광객의 주요 이동수단으로서 각광받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주 1회 전차를 이용해 통근하는 거주민이 늘면서 여객량이 증대되고 있다. 철도에 대한 저항은 여전하지만 3년 전 기름값이 급등하면서 이용객이 급격히 늘었다.
야스마사 마나베(Yasumasa Manabe) CEO는 “자동차를 역 근처 주차장에 세워 놓고 전차를 타는 파크 앤 라이드(park & ride) 인구가 늘고 있다. 이 경우의 주차요금은 매우 저렴하다. 또 파크 앤 라이드를 이용하면 차량 경비를 30%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카마츠의 이동성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2·3번째는 공유

다카마츠는 도심의 인구를 늘리기 위해 쇼핑 지구, 주상복합 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공간적 제약으로 한 가정이 2대 이상 자동차를 소유하고 주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게 된다. 반면 대중교통 인구는 늘어날 것이다. 결국 가구는 자동차를 한 대만 소유하고 그 외의 이동은 대중교통이나 카 셰어링, 자전거 렌트를 통해 하게 될 것이다.
대개 일본의 지방도시의 경우 가구 당 경차를 포함해 2~3대의 차량을 소유한다. 다카마츠의 차량 소유 가정도 이같은 경향이 뚜렷하다. 그러나 이는 바뀌어 갈 것이다.
마나베 CEO는 “예를 들어 자녀가 대학 입학을 위해 도쿄 등 대도시로 상경하는 경우처럼 사람들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대응하게 될 것이다. 과연 2대 이상의 차량 소유가 필요한지, 고사양의 차가 필요할 지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전기차의 등장도 라이프스타일과 자동차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관점에서 도심 개발은 젊은이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네트워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개발은 결과에만 포커스하지 않고 어떻게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이동성을 효과적으로 만들지를 함께 고려하게 될 것이다.

큰 나라에서도 괜찮아

전기차 리프(Leaf)의 예약 현황을 보면 다카마츠의 예약률은 인구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 닛산은 이에 대해 지역민들의 환경의식이 높아졌거나, 이같은 생각을 지닌 새로운 이주민들이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나베 CEO는 “두 가지 모두 맞는 것 같다. 전기차 유지비가 저렴한데 대해 높은 점수를 준 법인들 뿐만 아니라 의외로 개인 고객도 많았다”고 말했다.



닛산의 가즈히로 도이(Kazuhiro Doi) 총괄 매니저는 리프가 기업들에게 매우 유리한 자동차라고 말한다. 리프는 너무 긴 거리를 달릴 필요가 없고 밤에는 반드시 주차해 충전하기 때문에 영업 차량으로 최적이다. 완전 충전하면 약 200 km까지 달릴 수도 있다. 주행 조건에 따라 거리는 단축되겠지만 기본적으로 다카마츠 시내에서의 운행에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도이 매니저는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문제시 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 일상생활에서 1일 200 km를 주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다카마츠에서 전기차가 카 셰어링에 이용된다면 40 km 정도를 운행할 것인데 충전 또한 40 km 만큼만 하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40 km분이면 과연 몇 시간 충전하는 것일까? 완속충전으로 8시간 걸려 완충하고 200 km를 달리니 단순한 계산으로 40 km를 가려면 2시간 충전하면 되는 셈이다. 급속충전을 이용하면 충전시간은 더욱 짧아질 것이다. 
도이 매니저는 미국과 같은 국토가 넓은 국가에서도 전기차가 매력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면적이 넓다 해도 모든 곳이 넓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 도시들은 더욱 그렇다. 도이 매니저는 “얼마 전 중국에 가서 이같은 질문을 했더니 중국 사람들은 마을과 도시 간 이동거리가 너무 길어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이같은 이동에는 대중교통이나 연료전지차가 어울릴 것이고, 시내 이동에서는 전기차가 좋다. 국가의 크기는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그들의 삶에서 가장 편리하고 유익한 차를 택하게 될 것이다.

EV의 또 다른 가치




도이 매니저는 “전기차는 많은 장점을 지닌다. 소리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깜짝 놀랄 것”이라며 “같은 장소를 달려도 내연기관 차를 타고 달릴 때와는 전혀 다른 풍경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소리가 나지 않는 자동차가 달리는 온화한 도시를 상상해보라. 정말 잘 어울리지 않겠냐”고 말했다. 
닛산의 새 소형차 ‘마치’에 탑재돼 정차시 시동을 끄는 아이들링 스톱 기술처럼 조용함은 큰 가치가 될 수 있다. 전기차를 타고 다카마츠의 해안을 달리면 파도 소리, 바람 소리를 선명하게 들을 수 있다. 이는 미니밴이나 SUV가 유행하며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새로움의 이상일 것이다.
마나베 이사는 “전기 택시가 보급되고 전기차를 탈 기회가 확대된다면 사람들은 가솔린 차량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체험하게 되고 구매를 고려게 될 것”이라며 “전기차를 접할 기회를 늘리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닛산은 사람들의 여행에서 리프를 경험케 하고 싶어 한다. 관광지에서의 이동은 주행거리에 있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전기차는 기본적으로 동기가 친환경에 있기 때문에 관광지에 잘 어울린다. 또 모처럼 여행 온 사람들은 조금은 다른 놀이기구를 타 볼까란 생각에 전기차 승차에 적극적일 것이다.
여기서 편의점은 어느 지역에나 반드시 1개 이상이 있어 카 셰어링 대여 장소로 최적이다. 편의점 앞에 리프가 대기 중이면 마치 다카마츠의 자전거를 렌트하듯이 모바일폰으로 예약해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충전의 경우엔 편의점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야 10분 안팎이기 때문에 쇼핑 센터가 적합할 것이다.  

도시의 브랜드화

다카마츠는 모든 것을 갖춘 도시로 삶에 불편함이 없다. 마나베 CEO는 2009년까지 도쿄에서 살았지만 다카마츠에 온 이후 왜 도쿄에만 머물려 고집했을까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나 이런 도시들이 자기만의 색채를 갖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마나베 CEO는 “다카마츠는 독특한 거리를 만들자란 생각으로 발전한 것이 아니라 큰 도시와 견줘도 손색없는 거리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로 발전해 온 것 같다. 소박함은 이런 도시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다카마츠의 쇼핑 지구에는 젊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많은 숍이 생겨났고 이 숍들은 거리의 분위기도 바꿔났다. 또 세토우치 국제 예술제 이전까지 다카마츠 사람들은 그들의 바다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이제는 고토덴을 타고 다카마츠 치코역에서 하차해 바로 바다를 경험할 수 있다. 역에서 내려 다카마츠 항구에 가면 배를 타고 여러 섬으로 갈 수도 있다. 이런 점이 이 도시의 독특한 매력이 됐다.
도이 매니저는 “우리는 다카마츠의 매력과 거리에 융화될 전기차의 이동성을 계획해 시의 브랜드화에 기여하고 싶다. 전기차를 단지 ‘에코’라는 관점에서 어필하는 것은 잘못이다. 컴팩트한 도시 다카마츠에서 경차 마치를 리프로 대체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의 장점은 전기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달리면 달린 만큼 비용은 저렴해진다. 초기 투자는 비교적 높겠지만 유지비용은 압도적으로 낮다. 사람들이 공유한다는 것은 충전할 여유가 마련된다는 말이 된다. 리프의 주행거리는 다카마츠와 같은 도시에 잘 맞는다. 
다카마츠는 관광도시로 브랜드가 특화된 것은 아니다. 특별한 심볼이 있는 것도 아니다. 시민들은 편안한 도시를 원한다. 또한 보다 자유로운 미래의 삶을 원한다. 이 말은 더욱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을 말하는 것이다.
거리에 사람들이 모이는 도시를 목표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와 대중교통이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전기차의 도입과 셰어링은 간단한 아이디어지만 시민들의 삶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도이 매니저는 “리프나 마치는 수퍼카가 아니다. 매일 이용하는 일반적 자동차지만 시민들의 생활에서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기쁘게 하는 작은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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