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이어 전기택시, 카 셰어링 추가!
Part 2. GreenCar Smart Seoul
2011년 06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지독했던 황사가 물러가고 하늘이 맑게 게인 5월 초, 남산 기슭에 숨은 요새처럼 위치한 서울시의 맑은환경본부를 찾았다. 예전 같으면 승용차를 이용했겠지만 대중교통 인프라를 더욱 확충해 승용차 이용을 줄이고, 전기차 보급을 늘려 맑은 서울을 만들겠다는 시와 오세훈 시장의 의지에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지하철을 타고 충무로에서 내렸다.

전기버스 상용화

한옥마을 앞 횡단보도를 건너 남산을 오르려 할 때 지붕이 땅콩처럼 생긴 전기 시내버스가 빨간 신호등에 멈춰 있었다. 서울시가 한국화이바, 현대중공업 등과 함께 개발하고 1년 간 실증 실험을 거쳐 지난 연말부터 남산순환 노선에 본격 투입한 버스였다. 전기버스를 타볼까 고민하는 사이 곧바로 후속 차량이 도착했다. 배차 간격이 꽤 짧았다. 미팅을 오후로 미루고 남산부터 한 바퀴 돌기로 했다.
버스 기사는 “현재 9대의 전기버스가 세 개 노선에 투입돼 운행되고 있는데 14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기버스는 실내 맨 뒷부분이 완전히 밀폐돼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저상 CNG 버스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322마력의 전동기와 SK에너지의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차체는 꽤 무거워서인지 요철을 만나면 강한 충격이 느껴졌다. 강력한 모터와 쿨링 때문에 승용 전기차에 비해 ‘쉥’하는 모터 소리가 강했고, 에어컨 소리같은 낮은 소음이 있었다. 버스는 경사도가 있는 오르막, 내리막길을 문제없이 달렸다. 
버스 기사는 “한 바퀴 도는데 20~30분 걸린다. 최고속도는 100 km/h인데 노선의 특성상 통상 50 km/h 이하에서 주행하고 한번 충전에 80 km를 갈 수 있어 몇 차례 노선을 돈 후 충전한다”고 말했다.
전기버스에 감탄하는 승객 중에는 일본, 말레이시아에서 온 관광객, 베트남에서 온 바이어가 있었다. 남산의 전기버스는 이미 서울의 주요 관광코스이자 명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12만 대 보급

지난 11월 오 시장은 세계적인 전기차 선도도시 LA에서 ‘그린카 스마트 서울` 선언을 했다.
현재 서울시는 교통문제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연간 5조에 달한다. 대기오염은 상당히 개선됐지만 여전히 교통부문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문제다. 때문에 시는 대중교통 인프라를 개선, 확대하고 전기화하며 승용차 수요를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서울은 전기차가 미래도시의 필수요소이며, 시장에 늦게 진입한 도시나 국가, 시민들은 향후 높은 기회비용를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친환경교통과 그린카정책팀의 정순규 주무관은 “2020년까지 순수 전기차(PEV)만 12만 대를 보급할 것이다. 대중교통의 50%, 승용차의 10%, 중대형차의 1%를 PEV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기버스는 20 km 이하의 단거리 노선에 총 377대를 도입할 작정이다.
충전 인프라는 2020년까지 11만 대 확보를 목표하고 있다. 충전기 설치 전략지도를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거미줄 충전 인프라 네트워크를 구축할 방침이다. 2014년까지는 공영주차장 등 공공부문에 8,000대의 충전기를 구축키로 했다.

관용차로는 안돼

김황래 그린카정책팀장은 “전기차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 생각은 이 차를 체험하면서 개선될 것이다. 효과적 홍보 방안과 효율적인 인프라 구축이 보급 촉진에 큰 영향을 미칠텐데 이는 다양한 사업 모델의 시도와 경험을 통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대체로 전기차가 주행거리 등 성능에서 일반차에 비해 떨어지고, 잦은 충전이 필요해 사용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편리한 충전을 위해서는 인프라 네트워크가 원활히 구축돼야 하는데 충전기 보급에는 많은 돈이 요구된다. 현재 완속 충전기가 400만 원, 급속충전기가 4,500만 원 정도여서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구축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김 팀장은 “관용차를 단순히 교체하는 소규모 단기 실증으로는 충전 인프라 구축 실효성을 높일 수 없고 결과적으로 보급 촉진에도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때문에 사업 모델화를 통해 체계적 구축을 도모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수익성에 대한 문제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의 전기차 거점도시 육성 사업 추진은 이러한 서울시의 계획에 중요한 도구가 되고 있다. 서울시는 환경부에 전기버스 외에 카 셰어링과 전기택시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제주도, 영광군 등과 함께 1차 선도도시로 선정됐다.
정 주무관은 “승용 전기차 보급 모델은 크게 개인구매, 법인구매, 전기택시, 카 셰어링 등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시장이 막 형성됐고 가격부담이 높은 단계인 만큼 카 셰어링과 전기택시 모델이 보급 확산에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 셰어링은 운용 차량 수가 적은데 반해 이용자, 즉 전기차 탑승 경험자 수가 많아 홍보 효과가 크다. 전기택시는 운용 차량 대수는 물론 이용자 수도 매우 높게 나타난다. 택시업체에게는 비용 절감이란 잇점을 줄 수 있다.



전기차 거점도시에 선정되며 서울시는 올해에만 고속승용 전기차 55대, 저속승용 전기차 5대, 전기버스 20대 등 총 80대를 보급키로 했다. 인프라는 급속충전기 4기, 완속 충전기 130기, 배터리교환소 1개소 등 총 135기를 도입할 방침이다. 2014년까지는 전기차 1,970대 보급, 충전기 1,963기 구축을 목표로 한다. 예산은 올해 215억 4,000만 원이 투입될 예정인데 5월 초 현재 환경부와 MOU가 체결되지 않아 자금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5월 중 MOU가 체결되고 6월부터 지자체별 민간 사업자 선정이 진행된다.

준중형 EV가 필요

환경부의 거점도시 사업 추진 경과, 또 카 메이커들의 전기차 개발, 상용화 현황을 고려하면 시범사업은 올 연말부터나 본격화될 전망이다. 전기택시, 카 셰어링 사업 모두에서 약 10~20대의 전기차가 도입될 예정이다. 
정 주무관은 “연내에 카 셰어링, 전기택시 등의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는 이 모델들에 대한 밑그림을 마련한 상태다. 8월까지 민간 사업자를 선정해 모델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전기택시와 관련해 르노삼성의 SM3 전기차를 염두에 두고 우선 협의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다만 서울시가 바라는 승용 전기차는 시민들의 니즈를 반영해 준중형의 고속전기차가 될 것이다.
전기택시는 택시 사업자에게 동급 전기차와 일반 승용차 간 차액을 시에서 보전해줘 도입을 유도할 계획이다. 전기택시에 대한 추가 구입비는 크게 들지 않을 전망이다. 전기택시는 싼 전기료로 운용 비용이 적게 들겠지만 배터리 잔량과 충전소 위치를 고려해 운행돼야만 한다. 배터리 교환 방식이 도입된다면 비용문제로 교환소는 극히 제한적으로 설치될 전망이다.
김 팀장은 “블루온 같은 소형 전기차는 검토 대상이 아니다. 우리는 승객들의 편의, 안전, 안락함 등을 고려해 준중형급 이상의 전기차를 바라고 있다”며 “요구하는 차가 국내에 없다면 해외 모델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준중형 전기차의 상용화 여부, 배터리 교환 방식을 고려해 본다면 상대적으로 카 셰어링의 도입이 빠를 수 있다. 카 셰어링의 경우 서울시는 기본적으로 차량 세그먼트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정 주무관은 “전기택시와 마찬가지로 카 셰어링도 연내 개시를 목표한다는 점 외에는 어떤 차를 투입할 지, 어떤 모델이 될 지, 사업이 실시될 지 확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카 셰어링은 자동차의 소유 개념, 도시의 미래 이동성, 자동차와 IT 융합 차원에서 매우 실험적인 서비스로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필요할 때만 빌려 쓰는 공유 개념의 초단기 렌탈 서비스다. 회원제로 운영되며 렌터카와 달리 주택가, 대중교통 거점, 사무실 등 생활공간 근처에 보관 및 반납 장소가 위치한다. 인터넷 및 모바일 기반으로 시스템이 운영되고 예약과 정산이 이뤄진다. 요금은 사용시간 및 운행거리에 따라 지불한다. 내연기관의 스마트포투 경차를 이용해 카 셰어링을 테스트한 다임러의 경우 유럽에서 분당 0.19유로, 텍사스 오스틴에서 0.35달러를 청구했었다.
카 셰어링은 승용차 구매를 감소시키기 보다는 운행을 줄임으로써 교통체증, 유류비용 절감, 대기오염 저감 등의 효과를 높이는 솔루션이다. 특히 전기차가 카 셰어링에 이용될 경우엔 환경개선 효과가 탁월해진다.

카 셰어링

예를 들어 일본의 CEV 셰어링에서 회원 당 CO2 배출은 가입 후 6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독일 퀼른대학은 카 셰어링으로 인구 1,000만 명 당 차량이동 거리가 8억 8,000 km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주요 타깃층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층, 주 2회 또는 하루 3시간 정도 차량을 운행하는 시민, 차 소유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큰 시민, 대중교통과 연계한 보조 교통수단이 필요한 시민, 주차공간이 부족한 환경이나 기업, 기관 등이다. 
서울시는 카 셰어링 도입을 위해 도심과 거주지의 주차난이 매우 심각하고 출퇴근 시간의 정체가 심한 반면 대중교통이 세계 최고 수준인 서울의 교통 특성에 최적화된 모델을 찾고 있다.
서울시는 승용차의 교통수요 유형에 따라 출퇴근, 업무용, 가정의 세컨드 카, 서울시 유입 차량에 대한 4가지 모델을 검토하고 있고 이중 업무용 차량과 서울시 유입 차량에 대한 투어형 카 셰어링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정부와 민간 협력 모델로 최소 수준 이상의 전기차 운영 및 충전 인프라 구축을 통해 초기시장 환경을 조성한 후, 상황에 따라 기업대상에서 개인대상으로 이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도입 초기 서울 출장자를 고려한 도심 투어형 모델을 도입하고, 다음 단계에서 외근 업무용의 플릿형을, 3단계에서 가정의 세컨드 카를 대체하는 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다.
투어형 모델은 KTX역, 버스터미널, 공항 내 주차장에서 EV를 대기시키고 대여해 방문자가 목적지까지 이동하도록 하는 대중교통 연계 컨셉이다. 카 셰어링 지정 주차지는 코엑스, 강남역, 광화문, 여의도 등 주요 랜드 마크가 대상이다. KTX는 이동성, 접근성, 유동성 등에 있어 최적의 거점이 되며, 이용객의 속성은 카 셰어링이 타겟으로 하는 대상의 연령, 직업, 소득 수준과 잘 맞아 떨어진다.
진출입 소요가 많은 주요거점에 EV 전용 주차장 및 완속 충전기를 설치하고, 주요 도로 변 주유소 등에는 급속 충전기를 설치해 주행불안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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