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화 독촉 속, 현대의 여유
CAFE STANDARD
2011년 08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하나가 된 카 메이커

미국의 기업평균연비제도(Corporate Average Fuel Economy program, CAFE)에 불만을 갖고 기준을 대폭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던 오바마 행정부가 드디어 업계와의 논의를 마무리 짓고 다가올 9월 ‘2017-2025 CAFE’ 연비 기준에 대한 최종 발표를 준비 중이다. 새 기준은 최대 62 MPG가 될 전망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해 2016년 모델의 기업평균연비 기준을 34.1 MPG(승용차 37.8, 경트럭 34.1 MPG)로 끌어올렸고, 올해엔 2017년부터 2025년 모델에 대해 대략 46.8, 51.4, 56.2, 62.1 MPG의 4가지 시나리오의 더욱 강화된 기준을 놓고 심사 중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환경보호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EPA)의 연비 시나리오를 인용하며, OEM들이 배출저감 3%를 목표하는 기준인 46.8 MPG를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90%의 차량을 가솔린과 디젤엔진 혁신으로, 11%를 하이브리드 카로 판매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출저감 4%를 목표한 기준 51.4 MPG의 경우엔 플러그인 전기차 1%, 하이브리드 카 24%, 향상된 연비의 가솔린과 디젤차 75%가 필요할 것으로 봤다.



배출저감 5%의 56.2 MPG는 플러그인 전기차 3%, 하이브리드 카 46%, 향상된 연비의 가솔린과 디젤차 52%로 분석했다. 6%인 62.1 MPG 준수를 위해서는 OEM들이 8%의 플러그인 전기차, 57%의 하이브리드 카, 37%의 향상된 연비의 내연기관차를 판매해야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은 과장된 것이다. EPA가 말하는 MPG가 CAFE보다 무려 24% 낮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어쨌든, 미국의 자동차 로비스트들에게 있어 CAFE 협의의 이슈는 ‘숫자’가 아니다. 워싱턴에 모인 사람 거의 모두가 한 가지 목표에서 손을 잡았다. 이들은 하이브리드 카의 판매량이 시장의 1/4을 차지하고, 또 절반 가까이 치솟는 상황에서 새로운 연비 시나리오가 동시에 진행돼 또 다른 티핑 포인트를 만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
캘리포니아의 대기자원위원회와 EPA가 촉발시킨 새 CAFE 규제에 대해 자동차제조사연합(Alliance of Auto Manufacturers)은 “모든 OEM은 가능한 많이 연비 좋은 차를 시장에 투입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정책결정자들은 적당한 비용, 안전성, 일자리, 소비자 선택권 등에서 네거티브한 영향을 주지 않을, 최선의 연비 기준을 설정하기 위해 더 많은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가솔린으로 충분한 현대

모든 카 메이커가 제조사연합과 뜻을 같이 한 것은 아니다. 어려운 포지션을 극복하고 미국에서 중요한 시장을 개척하며 세계 자동차 산업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토요타와 현대자동차는 미 정부의 새 CAFE 플랜에서 다른 기회를 엿보고 있다. 
물론 이들 역시 렉서스, 제네시스 등 더 무겁고 고급스런 모델들을 보유하고 판매해야 하는 부담이 있긴 하지만, 연료 값이 기록적으로 치솟고, 연비에 대한 중요성이 갈수록 증대되는 상황에서 연비 좋은 파워트레인 기술과 주력시장이 중소형차라는 잇점을 내세우며 도약의 기회를 찾고 있다. 
토요타의 짐 콜론(Jim Colon) 부사장은 “CAFE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토요타는 이미 나아가고 있다. 어떤 목표가 설정되건 간에 토요타는 이에 대응할 것이고, 62 MPG가 된다고 해도 이를 클리어 할 것”이라고 했다.  
현대모터 아메리카의 존 크라프칙(John Krafcik) CEO는 CAFE 기준에 대한 대응 계획에 대해 “솔직히 현대자동차는 하이브리드 카에 포커스하고 있지 않다. 우리는 내연기관의 최적화에 집중하면서 모든 라인업에서 연료 효율적인 다양한 모델을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의 대부분은 중소형차다. 대형 픽업의 수는 극히 제한적이다. 이같은 이유에서 업계는 올 상반기 미국에서 현대가 기록한 35.9 MPG의 기업평균연비(현대차가 산정한)를 폄하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누구도 최근 6개월 간 26% 신장된 현대의 판매실적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고, 미국인들이 연비 좋은 차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현대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돈을 벌어들이는 데 있어, 또 연비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하이브리드 카가 필요한 것이 아니란 것을 입증하고 있다.
현대는 지난해 2025년 내에 기업평균연비 50 MPG(EPA 기준 37 MPG)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50 MPG는 도시 42.5 MPG, 고속도로 63.7 MPG를 말한다. 2011년형 엘란트라 A/T의 CAFE 연비는 도시 37.7 MPG, 고속도로 56.5 MPG로 통합 44.4 MPG(차에 부착되는 EPA 연비는 33 MPG)를 기록하고 있다. 엘란트라는 이미 2016년의 CAFE 승용차 기준인 37.8 MPG를 초과 달성하고 있다. 50 MPG는 2015년 내에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2011년형 쏘나타 2.4L A/T는 34.4 MPG를 기록한다. 현대모터 아메리카는 올 들어 엘란트라와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염두에 두고 이 차들의 MPG를 강조하는 한편 미국 판매 OEM 중 최초로 기업평균연비를 공시하기 시작했다.



기회 줬고, 기술도 된다      

새 CAFE 기준은 트럭과 스포츠 유틸리티(SUV)의 경우 크기가 크면 클수록 연비 기준 적용을 유예할 전망이기 때문에 대형 모델을 주로 생산하는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에게도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GM은 연비 기준 강화의 대표적인 반대파로 실버라도와 같은 큰 픽업에 대한 연비 조치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기본적으로 최신 대형 트럭 모델들의 경우에도 규제가 가혹해 대응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카 메이커들이 CAFE 기준 준수를 위해 비용 효율적인 기술을 충분히 적용할 수 있고, 이미 기술 적용을 위한 시간도 제공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2016년 승용차, 트럭 모델에 대한 전체 기업평균연비 역시 엔진 다운사이징, 터보차징, 직접분사, 타이어의 구름 저항 등의 기술적 측면에서 충분히 클리어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정부는 모든 개별 모델들이 반드시 연비와 배출 목표를 클리어 해야 한다는 식의 GM의 논리에 반대했다. CAFE 기준과 새로운 온실가스(GHG) 배출 기준은 한 기업이 생산 판매하는 전체 모델의 성능에 대한 적용이지, 특정 모델에 대한 것이 아니란 것이다. 모든 OEM들이 연비와 배출 기준 준수를 위해 동일한 도전을 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에도 반감을 표했다. 미국 정부는 비록 CAFE가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EPA에 기반하고 있지만 밸런스를 통해 준수할 수 있는 제도이고, CAFE 기준을 설정하는데 있어서 잠재적으로 OEM들의 시장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염두에 뒀다는 입장이다.


전기차로 만회하라  

그렇다면 왜 2025년을 바라보는 새 CAFE 기준이 하이브리드 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위한 정책이 됐을까. 이는 OEM 다수의 반응일 뿐만 아니라 CAFE가 대체연료차, 하이브리드 카, 플러그인 전기차에 대한 특별한 인센티브 정책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OEM들은 다양한 전략을 통해 새 CAFE 기준에 대응해 나갈 것이다. 여기서 전기차는 상당한 연비 크레딧을 부여받고, 무배출차로 계산돼, OEM들에게 연비 좋지 않은 대형 승용차와 픽업이 깎아먹은 평균연비를 보완해 줄 것이다. 또 하이브리드 카 시장의 성장은 모터, 배터리, 파워 일렉트로닉스와 다양한 컴포넌트의 비용 절감을 가져오며 서서히 전기차의 시대를 당길 것이다.
미국에서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하는 다른 OEM들에 비해 당장은 현대자동차의 속이 편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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