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EV 메카 되다
실증사업 확대로 경험 늘려야!
2012년 01월호 지면기사  /  한국전기연구원 임 근 희 전기추진연구센터장

한국전기연구원은 지난해 급속충전기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5월에는 전기차 보급을 목표로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그리드 연계 전기자동차 모니터링 기술사업’을 개시했고, 최근에는  경상남도, 창원시와 함께 ‘지역 전기차 육성 사업’을 시작했다. 임근희 전기추진연구센터장을 만나 한국의 전기이동성 추진의 현주소와 과제를 짚어봤다.




글│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Q. 우리나라의 전기이동성 추진 현황 어떻게 보나.
A. 선진 각국에서는 한 시스템에서 다른 시스템으로 옮겨갈 때 많은 시간을 들여 준비하고  차근차근히 진행합니다. 반면 우리는 일반적으로 많은 부분에서 일단 시작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접근해갑니다. 남을 따라가는 중간진입 전략을 구사할 때에는 이같은 방식이 효율적일 수 있겠지만, 전기차와 같이 초기에 막대한 사회적, 시스템적 투자가 요구되는 경우에는 철저한 준비와 다양한 방향에서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전기차를 비롯한 전기이동성 경우는 어떤가요? 전기차의 도입에 따른 문제점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하고 시작했는지요?
늦게 출발했고 2년도 채 안 됐는데 “추진이 더디다”는 판단은 말이 맞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이해당사자들 중에 모멘텀이 큰 주체가 있어야하는데, 예를 들어 전기차 분야의 선두주자인 미쓰비시나 르노닛산, GM 등과 같은 적극적인 산업체가 없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이 분야가 미래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주저하는 특정 주체를 지원하기보다는 리스크가 있긴 하지만 적극성과 역동성을 지닌 기업을 지원하고 이에 따른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후 필요 시 M&A를 통한 기업 육성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행정적 측면에서는 일선 행정부서에서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민원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문제점 파악이나 법규에 대한 점검이 미흡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앙 부처에서 전문 기관들과 협의해 법 개정/변경을 선행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전기차의 충전기가 위험시설물인가 교통시설물인가에 따라 여러 가지 적용 규정이 달라집니다. 또 전기차용 전력 요금 규정이 2010년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그 규정에 맞게 전력요금을 측정해 요금을 부과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직도 미진합니다.

Q. 급속충전기 개발과정에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A. 개발한 충전기는 3상 60 kW 급으로 국내에서 개발한 소형 전기차(16 kWh급 기준)의 충전시간을 30% 이상 단축할 수 있게 해 15분 내에 충전할 수 있도록 하는 충전기입니다.  개발 시 어려움이란 자동차의 인렛, 커넥터 등 부품의 표준화가 돼 있지 않고 상용 제품이 없어 많은 시간과 비용이 지출된 점입니다. 전기차용 급속충전기 개발이 처음이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재의 주유기 개념에서 10분이 넘는 충전시간에 대한 거부감이 컸습니다. 또 전기공학을 전공한 분들도 충전기 용량만 크면 무조건 충전시간이 단축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어 기술적으로 설명을 하고 설득시키는 일련의 일들이 반복됐습니다. 용량 못지않게 충전커넥터의 무게와 크기가 중요합니다. 한편 대용량 배터리에 대한 부주의로 과방전에 의한 배터리 손실은 값비싼 경험이었습니다.



Q. 다른나라와 비교할 때 한국은 초기시장부터 급속충전기가 더 중요할 것 같은데.
A. “빨리! 빨리!”를 외치는 우리 국민특성을 볼때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기차의 의미와 에너지와 관련된 점들을 이해한다면 완속충전 중심이 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적극적 홍보를 통해 계도한다면 충분히 이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우려스러운 것은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오고 특정 시간대에 많은 차가 충전할 경우 지난 9월의 정전사고와 같은 일들이 어느 특정 지역이나 배전선로 부분에서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기술적인 검토도 진행돼야 할 시점입니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만의 특이한 주거 문화, 즉 아파트에서 통신기술과 잘 결합시키면 비용 상으로 정보통신 설비나 충전기 설치 등에 장점을 지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기존 아파트에 대한 일부 전기설비의 교체가 필요할 수 있고 또 신규 아파트에는 전용주차 공간이나 충전설비와 같은 최소의 설비를 설치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보강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Q. 유럽 메이커에 대한 기대와 AC급속충전 도입 요구가 커가고 있다.
A.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충전기와 차량 모두를 고려해야하는데 있어 장단점을 잘  비교해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초창기에는 충전장치를 차량에 장착해 일반인들이 거부감 없이 전기차를 충전하도록 하는 측면에서 분명히 교류(AC) 급속충전이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차량에서의 중량 증가는 미미하다고 할 수 있지만 차량 내 전기시스템의 복잡성이 난점일 것입니다. 직류(DC) 급속충전의 경우에는 급속충전기 비용과 소요 설치 면적의 문제가 있습니다.
이점은 도입 초기에 누가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유럽의 완성차 업체들을 중심으로 급속과 완속 충전기에 공동으로 사용하기 위한 콤보 타입의 커넥터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응 방안도 표준안 마련 측면에서 조속히 검토해야할 것입니다.    
Q. 개조 산업은 한국의 전기이동성 추진에서 어떤 의미를 지닐까.
A. 전기차에 대한 지난 2, 3년 간의 높은 관심은 화석연료를 주 에너지 원으로 하는 내연기관차의 대기오염 문제 때문입니다. 따라서 배터리의 일부 미진한 기술적 문제와 가격 경쟁력이 확보된다면 기존 차량의 개조를 통한 산업 활성화와 환경개선 등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개조차 산업의 활성화로 관련 차량 부품산업도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산업 분야에서도 다양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됩니다. 특히, 전기차에서 요구되는 부품들은 기술적으로 전기부품 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대량생산으로 부품 단가를 낮출 수 있을 것입니다.    
Q. 경남, 창원과 함께하는 ‘지역기반 전기자동차 핵심부품 기업육성사업’은.
A. 창원지역은 기계와 메카트로닉스를 기반으로 구성된 산업단지이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전통적 기계 기술로는 조만간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산업의 고도화 고부가가치화가 필요한데 전기차 부품산업이 한 분야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주변에는 GM, 르노삼성 등 자동차 제작사들이 있어 부품사와 완성차 기업 간의 연계가 순조롭게 일어날 경우 좋은 상승효과가 기대됩니다. 완성차 업체는 질 좋은 부품을 구매할 수 있고 부품 사들은 또 다른 생산 부품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 사업의 특징은 기존의 R&D 연구 성격의 연구개발이 아니라 전기차 부품 생산에 관심 있는 기업에서 생산된 부품을 활용해 트럭을 전기차로 개조해 실장 시험토록 하고, 각 부품의 신뢰성을 담보해줄 수 있는 테스트 베드 성격을 지닌 사업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각 부품 사에서 개발 생산한 부품을 10여대 이상의 개조된 전기트럭에 실장 시험한 결과를 갖고 내수 시장은 물론 중국 전기차 제작사에도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대의 진입 단계에서는 기존 차량의 주유소에 해당하는 충전 인프라가 관건인데 다행스럽게 창원시를 중심으로 한 경남 일대에는 지식경제부의 “스마트 연계형 전기자동차 모니터링 기술 개발” 사업을 통해 이미 많은 충전기가 설치돼 있어 최적의 환경 조건을 보유하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Q. ‘스마트그리드 연계 전기자동차 모니터링 기술사업’도 추진하고 있는데.
A. 2010년 5월부터 시작된 지경부의 “산업 원천기술 개발과제” 총 과제 기간은 3년 10개월이며 현재 2차년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종료 시 목표는 차량 28대, 60여기의 충전기를 설치해 차량의 주요 부품 성능, 운전자들의 충전 및 운전 패턴 등을 분석해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는 것입니다. 현재 차량 모니터링에 필요한 센서와 정보 수집을 위한 기기들이 차에 부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곧 본격적인 모니터링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 분야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의 경우 20여개 이상의 지자체에서 이같은 시험 운용이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는 제주도와 창원 중심의 두 곳 정도에서만 진행되고 있어 많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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