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 셰어링, 정부ㆍ지자체 지원 절실

그린포인트 이 봉 형 대표

2012년 05월호 지면기사  / 



<그린포인트 이 봉 형 대표>
카 셰어링을 운영하면서 업체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주차장 확보와 이에 따른 비용 문제다.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차량 이용 저감 등 도시교통 효율화, 친환경 측면에서 카 셰어링은 괜찮은 솔루션이다.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도심에 카 셰어링에 대한 노상주차까지 무상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허용하며 사업자들의 활로를 열어주고 있다. 그린카 카 셰어링 서비스를 운영하는 그린포인트의 이봉형 대표를 만나봤다.
 글 │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사진│유 준 환
 
렌터카와 협력
Q. AEM은 그동안 해외의 카 셰어링 서비스 시례를 소개해왔다. 그린카 서비스는 다른 모델들과 어떤 차이가 있나.
A. 집카와 같은 대부분 해외 기업들은 차를 직접 구매해 서비스를 운영합니다. 이점에서는 기존의 렌터카 회사와 같은 형태입니다. 차를 직접 구입한다는 것은 일시에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것이고, 이에 따라 빠른 시일 내에 서비스 규모를 확대하기 힘들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때문에 그린포인트는 차량을 직접 구매해 소유하지 않습니다.
렌터카 회사들이 모여 있는 서울대여사업조합과 협력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렌터카 회사들이 차량을 제공하고, 또 그들이 직접 잘 하고 있는 차량 관리, 보험 부문을 맞고 있습니다. 저희는 예약, 결제, 고객관리 등과 관련된 시스템 제공과 서비스 운영을 담당합니다. 이같은 모델은 세계적으로도 없어 해외의 많은 언론들이 ‘스마트한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조명했습니다.
물론 GM의 릴레이라이즈(RelayRides)나 버즈카(BUZZCAR)와 같이 개인들의 차량을 이용하는, Peer to Peer 방식의 독창적 카 셰어링 모델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아직 대여사업법 상 이런 서비스는 불가능합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였지만 캘리포니아 주가 허용하면서 2년 전부터 가능해졌습니다.  

Q. 카 셰어링하면 편도 서비스로 아는데.
A. 전 세계적으로 편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은 없습니다. 일본의 오릭스가 이런 서비스를 시도했지만 포기했습니다. 고객이 미리 차량을 예약하고 약속된 시간에 주차 지점에 갔는데 먼저 사람이 편도로 이용하면서 차가 돌아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물론 편도 서비스는 카 셰어링의 규모, 투입 차량 수가 2~30만 대가 된다면 가능할 것입니다. 현재 MIT 등이 유연하고 동적인 편도 서비스, 차량의 재배치, 요금체계에 대해 연구 중이지만 상용화는 힘든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그린포인트는 이와 관련된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독특하게도 대리운전 서비스가 잘 발달 돼 있어 대리운전 회사와 협력해 시스템으로 통합해 놓은 상태입니다. 고객이 예약할 때 편도 서비스를 신청하면 대리기사가 차를 대신 반납하는 것입니다. 이 서비스는 5월 중순부터 시작됩니다. 물론 대리기사에 대한 1만 원 이상의 만만치 않은 비용이 발생합니다만 반납이 불가피한 경우에 정말 필요한 서비스입니다.
Q. 카 메이커의 관심은.
A. 카 메이커들이 카 셰어링 서비스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어 저희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해외 메이커들의 문의도 많습니다. 현재 그린카 서비스에서 제공되는 해외 브랜드 모델은 렌터카 회사의 것이고, 향후 투입될 모델도 렌터카 회사를 통해 진행되겠지만 차종의 선택은 그린포인트가 하게 됩니다. 렌터카 회사들은 그린카 서비스용 차량에 대해 추가 할인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완성차 업체들은 신차 마케팅, 플릿 판매나 친환경차 확대 등을 목적으로 카 셰어링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다임러, BMW, GM, 포드, 토요타, PSA 등 대부분의 회사들이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거나, 카 셰어링 기업과 제휴해 차량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Q. 왜 사람들이 카 셰어링을 찾나.
A. 그린포인트는 지난 6개월 간 그린카 카 셰어링 서비스를 운영하며 어떤 사람들이 카 셰어링을 이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콜 센터, 웹을 통해 조사해봤습니다. 답변 중 대략 1,000통 이상이 우리 동네에서도 카 셰어링을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었는데, 이를 통해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수가 외근, 퇴근 등 이동시 대중교통 이용이 끝난 이후의 라스트마일(last mile)을 해결하는 데에서, 저렴하고 편리한 카 셰어링을 이용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노원구의 한 가정주부의 경우엔 아이의 체육, 문화체험 활동에 있어 유모차를 갖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불편하고, 그렇다고 차를 사는 것도 형편 상 어려워 카 셰어링을 이용하려 한다고 했습니다. 차가 노후화 돼 새 차를 구입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고객도 다수입니다. 가계경제가 갈수록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차값은 물론 보험비, 유류비, 정비비 등 보유에 들어가는 비용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입 고객 중에는 젊은 층의 비중이 높습니다. 자동차에 대한 젊은 세대의 가치관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목동에 거주하는 투자 심사자 중 한 분은 얼마 전 결혼을 한 직후 새 차를 구입하려다 동네에 그린카가 제공된다는 것을 알고 구입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10만 명을 향해
Q. 실제 이용고객은 얼마나 되나.
A. 그린카 가입자 수는 3월 현재 4만 명을 넘었습니다. 그러나 차를 한 번이라도 이용해 본 실질적 고객 수는 아직 4,000여명에 불과합니다. 잠재 수요는 많은데 저희가 서울시내에 카 셰어링을 제공하는 지점(주차 지점)이 135개소 밖에 안 되고, 충분한 차량을 제공하지 못하다 보니 고객들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버스를 타고 가서야 카 셰어링을 이용할 수 있다면 정말 불편할 것입니다. 걸어서 10~15분 내에 도달해 카 셰어링을 이용할 수 있어야 실효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이같은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서울시내에 대략 1,000개소, 2,000대의 차량은 준비돼야 하고, 이렇게 해야 10만 명의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적인 카 셰어링 업체 집카는 현재 70명 당 1대의 차량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회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67만 5,000명 정도이고 보유 차량은 9,000여대입니다.


Q. 국내에서 이미 한 차례 실패가 있었는데. 
A. 최근 3년 간 카 셰어링 인구가 4배 이상 증가했는데, 스마트폰의 등장은 카 셰어링의 확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1~2시간 정도 필요한 때에만 차를 빌리려는 사람들에게 스마트폰이라는 매개가 등장하며, 간단하게 예약하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가능해졌습니다. 고객들은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있어 서비스 제공자를 꼭 만나려 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차 키를 받고 차를 확인하려 했겠지만 이제는 누군가를 만나기보다는 직접 해결하는 식으로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했습니다.
프로스트앤설리번(Frost & Sullivan)에 따르면, 2016년까지 미국에서 550만 명이 카 셰어링을 이용할 것입니다. 유럽에서도 독일만 보면 현재 고객 수가 20만 명 수준이지만 3년 후면 240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는 이제 시작 단계에 있지만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카 셰어링 수요가 수직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카 셰어링을 운영하며 다른 나라와는 차별화되는 현상을 관찰했습니다. 대개 렌터카나 카 셰어링의 주요 이용시간이 정오에서부터 퇴근 무렵까지인데, 그린카 서비스 통계를 보면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한밤중의 수요가 전체의 60%나 됐습니다. 평일 퇴근 이후의 시간에 고객들은 마트를 가거나, 데이트를 즐기는 등 여가활동에 카 셰어링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카 셰어링 수요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이를 충족시키려면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만 합니다. 특히 사업자 입장에서 정부, 지자체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국내 최초의 카 셰어링 서비스가 군포에서 시도됐었습니다. 군포의 카 셰어링은 시스템이 훌륭했고, 이용자가 차량을 이용하는 데 큰 불편이 없었지만, 결정적으로 회원 유치 자체가 힘들었습니다. 카 셰어링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많은 가입자를 유치해 이용률을 높여야만 합니다. 정부, 지자체의 마케팅, 홍보 지원이 중요합니다. 카 셰어링을 도시교통 계획에 포함시키고 정책적, 세제적 지원을 해줘야합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필요한가.
A. 그린카가 카 셰어링을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은 주차장 확보, 이에 따른 비용 문제입니다. 강남에서는 주차사업자가 차량 한 대당 한 시간에 1만 원 정도를 받습니다. 한 면에 하루 10시간 차가 주차한다고 가정하면 주차사업자에게 한 달에 300만 원의 이익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저희 그린카 입장에서는 주차료가 20만 원 이상이면 손실이 돼 버립니다. 코엑스 측과 협의를 하기도 했는데 카 셰어링 주차공간을 만들게 되면 혼잡유발금, 복잡도만 늘어나 곤란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코엑스는 자전거 스테이션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시민 편의를 위해서라기보다는 20억 원의 혼잡유발금에서 2억 원을 감면 받기 위한 조치로만 보일 뿐입니다.     
도심에 카 셰어링에 대한 노상주차까지 무상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허용하는 국가들로는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호주, 오스트리아, 벨기에,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웨덴 등이 있습니다. 우리도 선진국처럼 주민자치센터, 시 공영주차장, 도로 변 가능한 곳에 지정 주차공간을 무상 또는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할 것입니다.


주차장 지원 절실
Q. 해외 정부의 지원 사례를 소개하면.
A. 월드카셰어링컨소시엄(WCC)에 따르면, 전 세계 대부분 국가들이 차량 이용을 줄이기 위해 도심에 미터기 요금징수를 시행하는데, 카 셰어링을 하는 차량에 대해 미터기 요금징수를 면제해주고 있고 전용 주차공간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북미의 예를 들면 매사추세츠의 보스턴 시, 미네소타 주 등은 정부 차원에서 카 셰어링 주차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고, 주차공간을 제공하는 주차장에 대해서는 세금을 감면해주고 있습니다. 또 카 셰어링 이용 확산을 위해 홍보, 광고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의 버클리 시 등 몇몇 지자체들은 정부 내부의 차량 수요를 카 셰어링으로 대체하는 시도를 수년째 하고 있습니다. 카 셰어링은 전기차 보급에도 활용되고 있는데, 일리노이즈 등은 전기차를 구입한 카 셰어링 기업에 지원금을 부여하고, 이미 구매한 경우에 대해서도 환급해 주는 법안을 통과시켜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오레곤 주는 환경오염의 요인 중 하나인 배출가스 검사를 통과 못한 차량을 폐차할 때 값비싼 수리비를 대신해 개인에게 카 셰어링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카 셰어링 차량에 대해 고속도로, 일반 유료도로의 요금을 면제해 주고 있습니다.
Q. 지원에 적극적인 이유는.
A. 집카의 2010년 연구에 따르면, 차량 소유자에 비해 카 셰어링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연간 829리터의 기름, 금액으로는 160만 원 정도를 덜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차가 있다고 해도 카 셰어링을 이용한 이후부터 차량 이용을 자제하고 대중교통을 더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지역환경위원회(Conseil Regioal de Environnement)의 연구에 따르면, 퀘벡의 경우 카 셰어링을 통해 16만 8,000톤의 CO2 배출을 저감했습니다.
54만 명의 인구를 지닌 독일 브레멘의 경우 주차난과 교통체증으로 도심에 차량 1,500대에 대한 주차공간 확보, 이를 위해 약 2,500만~4,000만 유로의 예산이 필요했는데, 2만 명이 카 셰어링을 이용할 경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카 셰어링 액션 플랜을 수립해 시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전기차도 투입
Q. 정부 지원에만 매달릴 수 없는데.
A. 정부 지원이 없다면 현실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모델이 마을 단위, 아파트 단위로 카 셰어링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세차 등 차량 관리는 주민들이 담당하고, 이에 따라 더 낮은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린카는 서울시, 마을공동체에 등록된 교통약자에게 무료 시승권을 제공하거나 등록된 본인이 운전할 수 없는 경우 무료 카 셰어링 교통바우처를 지정한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자체에서 나서 준다면 더 좋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바와 같이 카 셰어링은 대중교통 이용 이후의 라스트마일을 담당합니다. 그린카는 현재 한국스마트카드와 대중교통 환승 할인 적용을 위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Q. 전기차 보급에 카 셰어링 모델이 적극 활용되고 있는데.
A.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차량 이용 저감 등 도시교통 효율화, 친환경 측면에서 카 셰어링과 전기차는 궁합이 잘 맞습니다. 그러나 전기차의 도입이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그린카는 현대자동차와 수차례 미팅을 갖고 전기차 적용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데, 전기차의 가격과 실제 운영했을 때의 수익 보존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렌터카 회사들이 실질적으로 이익을 내는 것은 운영 중일 때보다는 차를 매각할 때인데, 전기차의 경우 2~3년 운영하는 사이 배터리 기술 등의 빠른 발전으로 중고 매각, 감가상각 보존이 힘듭니다. 또 급속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충전시간 문제로 충분한 운영시간 확보가 어렵고, 짧은 주행거리로 고객의 선택 폭도 제한됩니다. 정부 지원이 있어야하는데 환경부의 전기차 보급 예산은 제도적 차원에서 이러한 부분에 사용될 수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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