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지속 생산체계 구축하라
개조산업 육성으로 시장불안 요소 덜어야
2012년 05월호 지면기사  / 정리│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우리 정부는 2020년 순수 전기차 100만 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불행히도 정책이란 것은 정치적, 경제적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 정부가 역점을 둔 전기차 정책도 환경 변화에 따라 탄력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3월말 “EV TECH & BUSINESS DAY(EV Korea Seminar)”에서 한국교통연구원 황 상 규 박사가 이같은 관점에서 전기차 개조산업의 필요성에 대해 논했다.

 

전기차 개조가 필요한 것일까.
우리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 중 하나는 그린카 산업 육성, 나아가 전기차 육성이다.
보급측면에서 우리는 세계 4대 강국을 목표로 잡았고, 전 지구적 온실가스 대응 차원에서는 교통부문에서 34%를 감축하겠다고 설정했다. 그런데 2020년의 전기차 보급 목표인 100만 대를 달성해도 순수 전기차는 전체 등록차량의 5%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거의 대부분이 ICE 차량일 것이고, 이 차들에 의해 에너지 및 온실가스 문제가 지속될 것이라는 뜻이다. 


지속적 생산체계 구축

지난해 녹색성장위원회가 녹색 관련 정책의 이행상황을 점검했지만 일부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국무총리실 정책이행 점검 결과표를 보면, 지식경제부 주관의 국가 전기차 충전 구축 로드맵 마련, 환경부 주관의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 로드맵의 발표가 지연됐다. 한편 카 메이커들의 전기차 공급 물량이 맞추지지 못하면서 보급 목표가 수정되고 있다. 2011년 800대, 2012년 3,200대를 보급하기로 했지만 지난해 540대 보급에 그치며 올해엔 3,460대로 재조정됐다.
메이저 카 메이커 외의 저속전기차(NEV) 업계는 선두주자였던 CT&T가 좌초되고 대부분 전문 메이커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OEM과 별도의 전기차 시장 환경이 제대로 조성되지 못하면서 연관 산업이 동반 침체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 창출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생산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기아의  레이EV만 해도 한정 생산된다. 이같이 OEM의 전기차 공급지연, 보급 목표 미달 등 전기차에 대한 시장 불안 요소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OEM이 계획된 목표를 달성한다 해도 관련된 배터리, 부품사, 인프라 기업들이 함께 커가지 않는다면 전기차 산업의 활성화는 기대하기 힘들다. 
한편 자동차 폐차 통계를 보면 80%가 운행 가능한 상태에서 폐차되고 있다. 과거에는 차가 기능을 못해 차를 바꿨지만 이제는 다른 다양한 이유에서 차를 교체하면서 폐차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자원 재활용 차원에서 기존 ICE 차량의 활용 방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전기차 이용자에 대한 예비조사를 보면 차량 세그먼트에 비해 높은 가격, 인프라 부족 외에 차량 인테리어 부문의 편의장치나 기능의 부족 때문에 구입을 꺼리고 있다.
개조산업 육성을 통해 이런 부분은 일부 해소할 수 있다. ICE 차량의 전기차 개조는 전기차 보급 목표를 보완하고, 배터리, 충전소 등 관련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 FTA로 시장이 개방되면서 자동차는 물론 자동차 서비스, 매매, 정비시장, 개조시장도 영향 받을 것이다.




시장은 존재하는가

과연 전기차 개조시장은 존재할까. 우리나라에는 중소 전문업체로 레오모터스, AD모터스, 파워프라자 등 몇몇 회사들이 있고 대기업들도 상당한 준비를 하고 있다. 개조와 관련 협회도 존재한다.
해외를 보면 국내와 퀄리티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테슬라 모터스, Trexa 등 다수의 전문 OEM이 사업을 하고 있고 개조사업도 성행하고 있다.
테슬라의 경우 고급 스포츠카 등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며 전문 전기차 메이커로 실력을 인정받아 메이저 카 메이커와 기술제휴를 맺고 부품조달 등 협력관계를 수립하고 있다. 개조와 관련된 마케팅은 홈쇼핑 광고, 인터넷 광고 등이 진행되고 있고, 개조 DIY(Do It Yourself) 킷이 판매되고 있기도 하다. 마이네키(Meineke)와 같은 대형 정비업체들도 전기차 산업에 뛰어들었다.
해외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개조가 성행하고 있다. 아예 파워트레인을 대체하거나, 일부 전기 파워트레인을 추가하는 식이다. 즉 순수 배터리 전기차로 완전히 개조하거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개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폴센 하이브리드(Poulsen Hybrid)란 회사는 정부의 세제 혜택을 제외하고 8,600달러(약 970만 원)에 4.5 kWh의 리튬이온 배터리, 모터 등을 추가해 ICE 차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개조해 주고 있다.
개조된 차량은 미국의 일일 통근거리의 70%에 해당하는 20~30마일을 전기로 구동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SUV 등 트럭과 상용차를 개조하는 사례도 상당하다. 시카고의 HEVT는 포드의 F-150 등 트럭을 1만 5,000달러에 개조하고 있다. 개조 차량은 30마일까지 전기로 구동할 수 있어 종전보다 40%의 연비를 향상시킨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으로는 12년 간 최대 90톤을 줄일 수 있다.





지나친 규제는 금물

ICE 차량을 전기차로 개조하려면 기존 차량의 내연기관을 해체하고, 해체 부분을 스캔해 도면화한 후 브라켓 설계 및 적용성을 검토하고 부품별 테스트를 진행해 전기 파워트레인을 이식한다. 그리고 각 부품별 세팅 값 설정, 다이나모 테스트, 로드 테스트를 진행한다.
개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관리법에 따르면 기존 차량의 웨이트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브레이크 시스템과 조향장치의 주행안전성 확보, 충돌 및 침수 시 발화, 발열, 폭발 등 배터리 안전성 확보 관련 11가지 시험항목을 통과해야만 한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NEV와 같은 상황이 또 다시 전개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국내산 NEV는 자동차 선진국에도 수출 돼 도로주행 상 큰 규제 없이 주행을 잘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사고 위험이 높은 스쿠터보다도 못한 이동수단으로 취급됐다. 결과적으로 충돌시험 등 다양한 규제가 완화됐고, 도로 주행도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서울 등에서는 “저속전기차 진입불가”란 표지판을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반대로 캐나다 온타리오 주 등을 예로 들면 개조 전기차가 모터와 배터리 확인 및 라이트, 브레이크, 휠 등 일반적인 자동차성능검사를 받고 SSC(Safety Standards Certificate)를 발급 받아 주행할 수 있다.
SSC 자체는 어떤 품질 검증 및 인증자체에 대한 효력이 없으며, 기본적인 성능에 대한 확인 수준이다. 게다가 자동차 연식에 대한 제한도 없다. 물론 한 나라, 주를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NEV의 몰락, 5년 미만의 차량에 대해서만 개조를 허용하는 우리 경우는 해외 사례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안전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그러나 너무 지나치다 보면 NEV와 같이 전기차 개조산업도 위축될 것이다.


인센티브 정책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전기차 개조를 포함한 전기차 보급 속도가 하이브리드 카의 보급보다 10배 빠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와 ICE 차량에 대한 탱크투휠(tank to wheel) 에너지 효율성을 비교하면, 전기차는 신형 ICE의 4.7배, 중고 ICE 대비 5.2배 효율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개조 전기차의 투자회수 기간(ROI)은 전기차를 구입할 때보다 3~4년 짧은 것으로 분석됐다. 개조에 따른 비용, 성능 효과의 타당성은 어느 정도 입증됐다. 예를 들어 미국 우정국은 과거 6대의 구조변경된 전기차를 메릴랜드와 토렌스에서 8개월 간 시험운행해 이를 입증했다. 일본 우정국도 2만 2,000대의 차량 중 25%를 개조하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많은 국가들이 개조에 대해 인센티브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 차량은 기존 ICE에 비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인센티브가 적용되고 있으며, 미국, 캐나다 등의 국가에서는 개조 지원금, 안전기준 완화, 교육홍보 등 다양한 지원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신차, 중고차와 관계없이 전기차 개조 비용의 10%, 최대 4,000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콜로라도 주의 경우 하이브리드 개조에도 최대 6,000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캐나다는 세금 공제 형태로 배터리 용량에 따라 최대 1만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현 정부에 있어 전기차는 중요한 정책 중 하나였다. 시작 단계인 NEV에서 시행착오가 있었고, 보급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현재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전기차에 대한 구매력이 더욱 저하됐고 클린디젤 등 경쟁력이 강화된 ICE 차량의 위협도 증대되고 있다. 정치적, 경제적 상황은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기차 보급은 더욱 불투명해 질 수도 있다. 전기차 개조는 전기차의 미래에서 하나의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제조라인에서 나오는 신차 외에 개조차에 대해 지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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