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규제 클리어가 브랜드 파워!
전기차 10%, 다양한 모델로 달성해야
2014년 05월호 지면기사  /  정리│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참석자: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조직위원회 박재찬 사무총장 | 롤랜드버거 볼프강 베른하르트 박사 | 롤랜드버거 코리아 이혁수 부사장

3월 28일, ‘제1회 제주 국제전기자동차 EXPO’를 성공적으로 치러 낸 박재찬 사무총장, E-mobility Index 작성을 위해 나흘간의 방한 일정을 마친 롤랜드버거의 볼프강 베른하르트(Wolfgang Bernhart) 박사가 롤랜드버거 코리아 이혁수 부사장의 주선으로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짧은 미팅을 가졌다. 그들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E-mobility Index  한국에 포커스

베른하르트 박사|롤랜드버거는 매해 2~3번 아헨공대(Aachen University)와 함께 ‘E-mobility Index’를 발간합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은 전기차 산업 및 관련 기술의 발전도 측면에서 다른 전기차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크게 뒤처져 있지 않다고 판단됩니다.

E-mobility Index는 기술, 산업, 시장의 세 가지 축으로 전기차 관련 각국별 추진 현황을 평가합니다. 기술은 국가별로 순수 전기차(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하이브리드(HEV) 등 세 가지 형태의 전기차 제조 역량과 배터리 셀 제조 능력, 그리고 법제도를 제외한 국가 R&D 프로그램/펀딩 등을 평가합니다. 산업은 국가별 자동차시장 내 전기차/시스템/부품 산업의 가치와 기여도를 평가합니다. EV와 PHEV가 포함된 차량 생산량과 배터리 셀 생산량 등에 대한 것이기도 합니다. 시장은 국가별 자동차시장 내에서 차지하는 전기차의 비중, 가격, 모델 등 소비자 평가에 대한 것입니다. 그동안 발간된 E-mobility Index는 일본, 중국에 많이 포커스했지만 올해부터는 한국의 비중이 보다 커질 것입니다.

박재찬 사무총장|한국의 전기차 시장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기술, 산업, 시장뿐 아니라 특히 정부의 기조, 정책 측면에서 크게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전기화(Electrification)는 미래 성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창조경제’를 중시하는 현 정부도 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통합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해 나갈지에 대한 정책적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가 심각한 에너지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전기차가 에너지 이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촉매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일하는 제주도에서는 지난 4~5년간 투자해온 스마트그리드 사업이 활성화되고 있고, 전기차를 이와 연계하면서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올해 제주도 스마트그리드 사업 운영 결과가 발표되고 이 프로그램의 확장 여부가 결정될 예정인데 그에 따라 전기차 사업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베른하르트 박사|세계적으로도 국가별 자동차시장 내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평균 1% 미만입니다. 자동차용 배터리 제조원가가 향후 수년간 획기적으로 낮아지며 전기차 보급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그 중심에는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전기차는 일반 승용차에 비해 배터리의 성능과 용량이 월등하므로 전장화 확대 적용이 가능한데, 이 분야 역시 전자산업에 강한 한국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바로 이런 점들이 한국을 주목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10%, 다양한 모델로 달성해야 
 
박재찬 사무총장|2013년 기준 연간 약 120만 대 규모의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하이브리드를 제외한 순수 EV시장 규모는 연 1,000대 정도로 아직 보급률이 매우 낮습니다.

제주도에서는 국내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전기차 보급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현재 기아 레이, 르노삼성의 SM3, 한국GM의 스파크가 제주도 전기차 보급사업에 참여 중입니다. 그리고, 기아 쏘울, BMW i3, 닛산 리프 등의 EV 모델도 조만간 제주도에서 판매를 시작하며 시장에 불을 지필 것이고, 폭스바겐 등 다른 메이커들도 시장에 뛰어들 예정입니다. 배터리 측면에서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제주도에서의 전기차 보급사업 확대 등을 통해 한국정부는 2020년까지 누적대수 100만 대 규모의 전기차를 보급하고자 하며, 전기차를 포함한 그린카로는 글로벌 그린카 시장의 10%를  달성하고자 합니다.


베른하르트 박사|
10%라는 숫자는 한국의 강력한 의지를 잘 표현하는 숫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10%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순수 전기차와 비교할 때 장거리 운행이 가능한 PHEV와 같은 다른 전기차 옵션이 포함돼야 할 것으로 봅니다.

이혁수 부사장|사실 현 시점에서 보면 2020년 전기차 누적 100만 대 달성은 꿈같은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토요타 프리어스를 제외하면 순수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종 중 연간 4만 대 이상 판매되는 차량이 없습니다. 그런데,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차종별로 연간 20만 대를 판매해야 이익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전기차를 계속 제조, 판매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자동차 제조사에게만 그 책임을 돌린다면 전기차 100만 대나 그린카 세계시장 점유율 10% 달성은 긴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우리 정부가 산업 태동기인 현 시점에 전기차에 대한 제도적, 법률적 지원을 집중한다면 2020년 100만 대 목표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고, 더 나아가 한국이 글로벌 전기차 산업에서 중심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재찬 사무총장|
르노삼성의 경우, 올해 SM3 Z.E. 모델을 4,000대 생산할 예정이었는데 최근 생산계획을 3,000대로 낮췄습니다.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 볼 때 3,000~4,000대의 수량은 비용 생산성이 전혀 맞지 않는 수치입니다. 테슬라가 전기차 2만 5,000대를 생산해 이익을 냈다고 말하지만, 그 수익 구조를 뜯어보면 전기차 판매에서는 손실을 보는 대신 배출가스 사용권 판매 이익이 2,500억 원을 상회해 전체적으로 이익을 낸 것입니다.

초기시장에서는 정부 역할이 있어야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에 기여하는 보조금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한국 정부가 내년부터 저탄소 협력금 제도를 도입하기 때문에 전기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이 대당 1,500만 원에서 1,000만 원 정도로 감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는 전기차 수요가 낮기에 대당 1,500만 원의 정부 보조금 지원이 가능하지만, 향후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 경우 대규모 재원 마련이 필요하게 될 것이어서 현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정부 지원금이 축소되면 전기차 수요가 늘지 않거나 심지어 줄어들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저탄소 협력금 제도를 통해 기존 내연기관 중 중대형 모델 판매를 상대적으로 줄이면서 제조사가 더욱 고연비 차량 개발에 매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한편 전기차 지원 재원도 충당하려 하는 것이므로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베른하르트 박사|한국 정부는 보조금 뿐 아니라 CO2 배출규제 강화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유럽의 예만 보더라도, CO2 관련 법규는 전기차 시장 발전을 견인하는 하나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럽은 차체의 무게를 기준으로 감축해야 하는 CO2 용량을 달리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2021년까지 주로 작은 차를 제조하는 피아트는 88 g, 큰 차를 제조하는 다임러는 100 g을 감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를 어길 경우 차당 부과금를 내야합니다.

그런데,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는 이 부과금보다는 ‘정부 규제에도 못 미치는 기술력’이란 시장의 평가가 더 두렵기 때문에 전기차 개발을 통해 그 의무를 다하려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를 만드는 중대 이유입니다. 특히 프리미엄 메이커들이 문제인데, 차가 클수록 엔진 효율성, 트랜스미션, 타이어, 경량화, 에어로다이내믹스 등 전통적인 방법만을 이용해 명시된 감축량을 맞추기 힘듭니다. 일정 수준의 전기화가 반드시 추가돼야하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법규 하에 요구되는 CO2 수준을 2021년까지 맞추기 위해 유럽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작은 차는 EV로, 큰 차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나머지 차량은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옵션을 통해 대응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이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EV 코리아의 첨병 제주

박재찬 사무총장|제주도에서 계획대로 2020년까지 현재 자동차 등록대수의 10% 정도인 약 3만 대가 전기차로 팔리게 되면 전체 전기차 시장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주도의 ‘2030년 탄소배출이 없는 섬(Carbon Free Island Jeju by 2030)’ 계획의 세 가지 축에는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전기차가 포함됩니다. 제주도는 60만 명의 주민이 생활하고 있는 특별자치도로, 국방 및 외교를 제외한 영역에서 자율적인 관리가 가능한 특징을 지닙니다. 제주도는 현재 도지사의 추진으로 2030년까지 제주도 내 약 37만 5,000대 정도의 차량을 모두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는 1,000대 이하의 전기차가 있을 뿐입니다.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제주도는 바람이 많아서 풍력에너지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2 GW 규모의 풍력발전기를 설치할 계획입니다.

제주도는 전기차 시장의 발전에 매우 유리한 환경을 갖고 있습니다. 제주도 내 운행 반경은 약 188 km, 평균 운전속도는 약 70 km/h이며, 이미 약 500개의 EV 충전소(민간 및 공공)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인프라 측면에서도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게다가 제주도는 지방정부 중에서 가장 높은 800만 원의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중앙정부에서 지원하는 보조금 약 1,500만 원을 포함하면 총 2,300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셈입니다.

이혁수 부사장|우리나라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전략상 제주도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전기차로 이동할 수 있는 적정한 거리와 충전인프라 등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전기차의 전국 보급 확대를 위한 시험무대(Test Bed)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전기차 보급의 급속한 확대를 위해서는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제주도와 달리 대도시에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많아서 주차장 내에 전기차만을 위한 주차공간과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이 쉽지 않고, 충전표준 등에 따른 다양한 혼선 등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많기 때문에 제주도에서의 실증시험을 통해 이런 문제점들이 개선돼야만 전국 확대가 가능해 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재찬 사무총장|전기차 구입 관련 소비자 부담은 차값에만 있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차와는 별도로 가정용 충전기 300만 원, 전기선 설치비 400만 원 등 대당 약 700만 원 정도의 추가 비용이 듭니다.

충전기 외에 400만 원의 전기선 설치비가 더 드는 것은 현재 한국전력이 전기차 관련 전기요금을 별도로 과금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전기차 충전을 기존 가정용 배전망에 연결해 사용할 경우, 가구별로 누진요금이 적용돼 개인의 전기료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전기선 설치비는 기존 가정용 배전망과는 별도의 전원에 충전기가 연결돼 사용자가 저가의 전기료만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투자인 셈입니다. 물론,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차량별로 충전기를 장착하거나 개인별 휴대용 충전기 어댑터를 통해 과금하는 등 기술적 해결이 가능하겠지만, 당장은 기존 전원과는 다른 전원을 확보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소비자들이 부담할 수밖에 없습니다.

충전기/전기선 설치비 등을 경감하기 위해서는 공공충전소 구축 확대가 필요한데, 제주도만 하더라도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대도시의 경우 부지 구입비용 등 충전기 설치 및 충전을 위한 주차장 공간 확보와 비용 상의 어려움을 극복해야합니다. 결코 풀기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배터리 교체는 어려워

이혁수 부사장|승용 전기차 외에 버스 등 공공 교통수단과 상용 트럭시장에도 기회가 있다고 봅니다. 한국에서는 오래 전에 디젤 버스를 보다 깨끗한 CNG로 모두 교체했고, 이제는 전기버스, 배터리 교체형 버스, 달리면서 충전하는 온라인 전기버스 등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이 온라인 충전도 바닥에서, 공중에서, 달리며 충전하는 다양한 옵션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베른하르트 박사|현재 중국의 경우도 대기오염 경감을 위해 시범적으로 전기버스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중국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게 되면 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버스용 배터리의 개발은 승용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간이나 무게의 제약이 적기 때문에 제조원가를 낮추는 방안을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에게 중국 상용차 배터리 시장은 또 하나의 큰 기회가 될 것이지만, 이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원가를 낮출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의 온라인 전기버스 테스트 관련, 독일에서도 봄바르디어가 유사한 솔루션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충전은 미래의 충전 솔루션으로 각광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베터플레이스와 같은 배터리 교체형은 교체 시의 쇼크 문제가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미래 솔루션으로 적합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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