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Hurdles that Tiers Face in The Era of SDV
SDV 시대, 티어가 직면한 세 가지 허들은?
2024년 05월호 지면기사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국내 티어(Tier)의 하드웨어 개발 능력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 그 안의 기능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는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티어는 어떤 전환점을 맞이할까? 티어의 개발 현황, 넘어야 할 허들,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해 페스카로의 이순철 부사장이 이야기한다. 

글 | 이순철 부사장, 페스카로(FESCARO) 

이 부사장은 보쉬(BOSCH)에서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 프로젝트 매니저와 세일즈 직무를 거쳐 임원으로 진급했다. 자동차 산업에 불어오는 전동화 바람을 타기 위해 27년간 근무한 보쉬를 떠나 자동차 미들웨어 회사 일렉트로비트(Elektrobit)로 이직했고, 한국지사 대표이사직을 수행했다. 현재 30년 외국계 기업 경험을 바탕으로 페스카로에 합류하여 SDV를 위한 차세대 제어기 사업을 확장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 이 글은 7할의 날 것 같은 경험과 3할의 AI 협업으로 작성됐다. 

전동화가 불러온 
자동차 생태계의 4가지 변화 


자동차 산업에 불어온 전동화 바람은 생태계에 변화를 일으켰다. 필자가 체감한 변화는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완성차 업체와 제어기 개발사(Tier) 간의 티어링(Tiering)이 무너졌다. 과거에는 반도체 제조사가 티어와 거래했으나 현재는 완성차 업체와 직접 거래하고 있다. 자동차에 고성능 그래픽 처리, 신호 처리, 통신 등이 필요해지자 반도체 제조사가 자율주행, 연결성, 안전 및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같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둘째, 산업의 경계가 무너졌다.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와는 별개로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업체가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공유 모빌리티 플랫폼, 수요응답형 차량 호출 서비스, 드론 배달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경쟁 요소를 제공하고 있다. 

셋째, 경쟁사와 파트너의 구분이 모호해졌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완성차 업체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및 확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완성차 업체 간 혹은 완성차 업체와 전기차 충전기 회사는 지역에 따라 경쟁사가 되기도 하고, 파트너가 되어 인프라를 공유하기도 한다. 

넷째, 차량에서 소프트웨어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제작할 수 있고 자율주행, 연결성, 안전, 엔터테인먼트를 소프트웨어로 구현할 수 있는 동시에 업데이트와 유지보수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는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SDV 구현을 위해 차량 아키텍처가 조널(Zonal) 개념으로 전환되어야 하며, 자율주행·인공지능·실시간 데이터 분석 등을 위한 고성능 컴퓨팅(HPC)이 전제되어야 한다. 앞으로 조널이나 HPC에 다양한 기능의 소프트웨어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국내 티어(Tier)의 하드웨어 개발 능력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 그 안의 기능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는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티어는 어떤 전환점을 맞이할까? 티어의 개발 현황, 넘어야 할 허들,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해 이야기해 보자. 

그림 1 | SDV 컨셉 예시 (출처 = 페스카로)



4그룹으로 분류한 티어별 개발 현황 

티어를 사업 영역에 따라 4그룹으로 나누었다. 글로벌 티어 1부터 티어 2에 대한 개발 현황을 살펴보겠다.  

첫 번째 그룹은 글로벌 티어 1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제어기를 납품하며, 국내 및 해외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 인원을 충분히 보유했다. 중소 티어 1 및 IT 업체의 소프트웨어 인원이 이곳으로 이직하고 있으며, 대학교와 파트너십을 맺어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채용을 연계하고 있다. 한때 IT 게임 업체 간 벌어졌던 경쟁적인 인재 스카우트 현상을 이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스카우트로 채용된 엔지니어는 1 ~ 2년 경력을 쌓은 후에 완성차 업체로 이직하고 있어, 인력 문제에 마냥 안심할 수 없다.

두 번째 그룹은 국내 완성차 업체를 주요 고객으로 하면서 일부 해외 완성차 업체에도 제어기를 납품하는 티어 1이다. 어느 정도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양산 및 선행 개발을 동시에 처리하기엔 인원이 부족하다. 해결책으로 선행개발은 자체 인력을 투입하고, 양산개발은 자체 인력과 외부 전문사와 협업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업체는 연구소가 수도권에 있는데, 지방에 연구소가 있는 경우는 소프트웨어 부서만 수도권 근처로 이전해 부설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수도권에 인재가 몰려 있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본다. 이런 현상은 국내에 진출한 일부 외국계 기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세 번째 그룹은 국내 완성차 업체를 주요 고객으로 하면서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티어 1이다. 대부분 본사와 연구소가 지방에 있다. 제품은 차량의 상위 제어기보다는 하위 제어기를 개발하고 있다. 기존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상당수는 글로벌 및 수도권에 연구소가 있는 티어 1으로 이직했으며, 경력 및 신입사원을 채용하기 어려워 양산 및 선행개발은 외부 전문사와 협업하고 있다.

네 번째 그룹은 티어 2다. 하드웨어는 자사에서 개발하고, 소프트웨어는 티어 1으로부터 제공받는다. 제어기보다는 센서에 가까운 제품을 주로 개발 및 생산해, 연구소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러나 일부 업체는 특정 부품에 전문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전동화로 전환되는 자동차 생태계를 기회 삼아 제어기 개발을 확장하려는 의지가 있다.

이상 그룹별 티어의 개발 현황을 살펴봤다. 다음은 이런 현황을 바탕으로 티어가 넘어야 할 허들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SDV 시대, 티어가 넘어야 할 허들은?

소프트웨어 인력 부족

앞서 언급했듯이 소프트웨어에 대한 가속화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부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글로벌 티어 1 및 완성차 업체로 엔지니어가 쏠리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노동자는 본인 능력과 경력에 따라 더 높은 임금과 좋은 근로 조건을 제공하는 기업을 찾아 이직할 수 있으며, 이는 노동 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2022년 잡코리아(JOBKOREA)에서는 2030 직장인이 이직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배움과 성장의 기회’ 때문이라는 설문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1)

인력을 확보하고 싶다면 전문성을 갖춘 회사인지, 다양하거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 등 커리어 개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관건이다. 


소프트웨어 가치 인정       
소프트웨어 영향력이 확대되고 인력 쟁탈전이 벌어진 만큼 미래에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기업 자산이 된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자동차 산업에서는 그 가치가 가격 측면에서 반영이 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동안 소프트웨어는 제어기에 포함되는 요소 중 하나로서 제어기 가격에 포함돼왔다. 하지만 앞으로 SDV가 Zonal과 HPC로 구성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완성차 업체는 기존 티어 1이 개발했던 제어기에서 소프트웨어만 구매해 차량에 내장할 가능성도 있다. 완성차 업체에서 모든 기능을 개발하는 방법도 있으나 여러 가지 특허를 피하면서 모두 개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진정한 SDV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완성차 업체와 티어 1 간 소프트웨어 가격에 대한 실리적인 해결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혁신을 만드는 아이디어 개발 
소프트웨어 인력 부족은 조만간 AI와의 협업으로 일부 보완될 것으로 예상한다. 코딩은 AI가 작업하고, 엔지니어는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점검할 수 있다. 결국,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가치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아이디어 개발 능력에 있다. 창의적인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정당한 가치와 가격을 인정받을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티어는 SDV 시대의 생존 전략으로, 아이디어를 만드는 데 집중하되 실제 개발은 외부 전문회사와 협업 및 파트너십을 통해서 구현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이로써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등 개발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다. 조금 더 나아가서 SDK(Software Development Kit)를 제공함으로써 개발자는 별도의 기능을 구현하지 않고도 솔루션에 필요한 기능을 쉽게 통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스마트폰에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듯이 앞으로 자동차 안에서도 차량 내·외부의 네트워크에서 주고받는 수많은 정보로 새로운 서비스가 개발되고 이용하게 될 것이다. 티어는 자동차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는 분야에도 진출을 고려해야 한다.



7할의 아이디어가 있다면, 이제 3할의 창조력이 필요하다. 서두에 이 글은 7할의 경험과 3할의 AI로 작성했음을 밝혔다. 매일 쓰는 일기와는 다르게 인사이트 칼럼을 쓰려니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그러다가 AI의 도움을 받는다면 좀 더 쉽게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우선, 그동안 현장에서 보고 듣고 발견한 것을 신속히 써 내려갔다. 그리고 AI의 도움으로 부담 없이 글을 마쳤다. 근거 자료를 찾거나 말하고 싶은 단어는 있는데 문장의 흐름이 좋지 않을 때 AI의 도움을 받아 칼럼의 완성도를 높였다. 

SDV를 위한 혁신적인 소프트웨어 아이디어가 있는데 어떻게 구현할지 몰라서 막막하다면, 그것은 날 것 같은 아이디어만 있던 나의 모습과도 같다. 티어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있어도 이미 개발의 7할은 마쳤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그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것이다. 가이드가 없어도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창조력’ 있는 기업이 혁신을 만드는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 감히 예상한다. 7할과 같은 아이디어가 있는가? 나머지 3할은 페스카로와 같은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가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데 가장 실리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다.

 


1) [잡코리아, MZ세대에게 이직이란?] https://www.jobkorea.co.kr/goodjob/tip/view?News_No=20099&schCtgr=120002&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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