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미래 이동성 보고
2011년 02월호 지면기사  / 글 | 한상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BMW의 이동성연구소(Institute for Mobility, IFMO)의 통계, 트렌드 예측 작업은 그리 단순치 않다. IFMO의 미래 이동성 시나리오(The Future of Mobility Scenarios for the Year 2030)는 기본적인 경제 상황, 기술혁신 트렌드는 물론 사회적, 생태적 요구 등 다양한 요소들을 대입하고 연관시켜 작성된다.
시나리오는 BMW IFMO의 예전 연구를 기반으로 2년 이상의 기간 동안 독일 국영철도(Deutsche Bahn AG), 루프트한자, 만그룹(MAN AG) 등의 기업이나 기관 소속의 80명 이상의 전문가들이 협력해 작성했다. 이들은 시나리오 작성 과정에서 미래 이동성과 발전 가능성, 그리고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90가지의 주요 인자를 정의했다.
IFMO의 허버트 슈르커스(Hubert Schurkus) 박사는 “우리는 다면적이고 분별 있는 프레임워크 조건 하에 장기 지속가능한 미래 이동성을 밝혀내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며 “사람들의 근무 환경, 라이프스타일은 근래들어 눈에 띄게 바뀌었으며 삶과 이동성의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다”라고 말했다.


종합적 검토

새 보고서는 2002년, 2005년의 리포트와 비교해 환경적 요소에 영향을 받아 몇몇 미래 성장 관련 평가 범위에서 획기적 변화가 일어났다. 기타 다른 미래 영향 요소들의 경우엔 예전의 타당성이 유효했다.
환경적 요소의 성장과 관련한 불확실성에 따라 최종 보고서는 종전의 두 개의 시나리오에서 3개의 시나리오로 늘어났다. 각 시나리오의 타이틀은 ‘완만한 성장 지속(Matured Progress)’, ‘비약적 성장(Global Take-Off)’, ‘답보 상태(Frantic Standstill)’ 등이다. 예측 기간은 기존의 2025년에서 5년을 더해 2030년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통계치는 이전 연구 결과와 비교해 크게 달라졌다. 예를 들어, 인구는 2025년에 8,200만 명 수준으로 서서히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최근의 평가를 반영한 결과, 인구는 500만 명의 큰 폭의 감소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IFMO는 인구의 평균 연령이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세 가지 시나리오 모두에서 2030년의 고령층은 2010년의 같은 연령대의 사람들과 비교해 이동성이 크게 증대될 것으로 봤다. 인구의 고령화에 따라 전체 이동성 수준은 감소하겠지만 노령 인구의 이동성은 증가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또 독일 내 지역 격차가 증대되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세 가지 시나리오 모두는 동부와 중앙 독일의 변방 지역, 그리고 경제적 기반이 약한 도시들로부터 메트로폴리탄 지역으로의 인구 유입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인구 통계와 경제 예측에 기반을 둔 집중화 정도는 시나리오 별로 차이가 난다.
시나리오는 독일을 중심으로 이웃한 동·서유럽의 7개국의 도로, 철도, 항공 등의 교통 인프라를 고려했다. 유가 상승, 대중교통 등과 관련해 이동성의 비용과 교통수단의 변화는 이 중 핵심 의문이다. 대개 과학자들은 단지 우리가 바라는 자동차, 미래의 가능성에 대해 예측하지만, IFMO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경제와 소득의 성장과 분배, 그리고 인구, 가계 등의 요소에 기반을 둔 이동성 비용을 기초로 해 분석했다.
이동성은 어떻게 이뤄질 것인가? IFMO는 무엇보다 이동의 커버리지가 넓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비즈니스는 물론, 개인적인 사유 모두에서 비롯된다. 모바일폰, 인터넷, 그리고 기타 통신 기술은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꿔 놓고 있다. 아이린 페이지(Irene Feige) 박사는 “대개 인터넷 등을 통해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고 만나보길 갈망하는데, 이런 이유가 이동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동수단은 더욱 다양화(mobility hopping) 될 것이며 사람들은 도로교통, 철도, 항공, 렌터카, 그리고 전기로 구동하는 도심의 특수 교통수단 등 다양한 방식에서 최선의 수단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IFMO는 개인 이동의 대안 제공에서 안락함은 갈수록 덜 중요해질 것이며 매끄러운 이동성의 연계(mobility chain) 달성을 위한 이동수단 간의 최적화와 조화가 가장 큰 도전 과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페이지 박사는 “수많은 파트너들 간 비즈니스, 기술 협력이 요구될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FMO의 세 가지 시나리오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시나리오 1: ‘완만한 성장 지속’
 
2010년과 비교할 때 2030년은 500만 명의 인구가 줄고 고령화의 경향이 뚜렷하다. 지난 20년 간 적정한 수준에서 경제 발전이 진행돼 왔으며 독일의 총생산(GDP) 성장은 평균적으로 연 0.7%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이전의 10년과 비교해 성장세가 서서히 둔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인구 감소를 감안할 때, 이같은 지속적 성장세는 매우 주목할 만한 것이다. 1인당 GDP 성장은 연 1% 안팎이다.
완만한 성장 지속의 핵심 전제 조건은 독일의 잠재 노동 수용력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조기 퇴직제가 광범위하게 폐지되고 법적 고용 연령이 높아졌다. 여성의 취업률 또한 증대됐다. 사회적 격차(빈부의 차이 등)는 크지 않다. 교육 투자가 적절히 이뤄지면서 사회 이동성이 잘 유지되었고 노동력은 높은 기술력을 지닌 노동자들의 증대로 상승했다.
독일은 지속적으로 세계 경제에 통합돼 가고 있다. 1990년대, 2000년대와 비교하면 무역의 성장 속도는 느려지고 있지만 가치 기준의 무역량은 연평균 3.25% 증가하고 있다. 이는 GDP 성장과 크게 불균형한 것이다. 수출은 여전히 독일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다.
지난 20년 간 정치는 교육, 사회(복지) 정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사회, 경제적 도전 과제에 초점을 맞춰 왔다. 교통 정책 또한 명확한 전략 하에 집중돼 연방, 주, 지자체 수준의 정책 요소 간 협력이 크게 개선됐다. 막힘없는 교통을 위한 인프라 투자는 경제와 교통 정책에서 중요한 공통 분모다. 투자는 모든 방식의 교통수단을 대상으로 해 교통 네트워크에서 매우 혼잡한 지역의 인프라를 개선 발전시켰고 유지했다. 여기에는 메트로폴리탄은 물론 국경을 넘는 중요한 철도, 항구, 항공 허브도 포함됐다.
2030년의 승용차 교통량은 2009년 대비 5% 정도 감소했다. 승용차는 여전히 교통의 핵심적인 이동수단으로 2010년 이후 차량 소유와 이용량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사회 이동성은 여전히 자동차에 포커스를 맞춰 정의되고 있다. 
지난 20년 간 배럴 당 200달러의 높은 유가는 개인 교통을 비롯한 항공 등 다양한 운송수단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항공료는 배출 관련 세제의 뚜렷한 증대와 결합돼 매우 비싸졌다. 이에 따라 국제적 비즈니스가 대폭 증대됐음에도 불구하고 항공 교통의 성장률은 2000년대의 성장률과 비슷하다. 이같은 항공 교통 수요의 침체는, 특히 가격에 민감한 고객층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승용차를 이용한 개인 교통과 관련해서는 세금과 추가 부담금 등의 사용자 비용 상승으로 유지비용이 높아졌다. 이는 도로 교통량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다. 결과적으로 승용차를 이용한 개인 교통은 서서히 공공 교통 이용으로 전환돼 가고 있다.
반면 화물 운송량은 거의 모든 수송수단에서 증대됐다. 이는 경제적 산출물의 증가 때문이며 일시적으로 성장의 추진력을 잃었던 1990년, 2000년대와 비교해 20년 동안 약 20%가 늘었다. 여기서 유가의 영향은 미미했다. 


시나리오 2: 비약적 성장

세계 경제는 지난 20년 간 장기적으로 매우 역동적인 성장을 경험했다. 독일은 글로벌 경쟁이 매우 치열한 부문에서도 지위가 향상되며 강한 리더십을 구축할 수 있었다. 독일의 수출 경제는 노동 부문을 기반으로한 세계의 밸류-제너레이팅 네트워크에 통합됐다. 지난 20년 동안 독일 경제는 연평균 1.5% 성장했으며 수출은 성장의 원동력이었다. 가치 기준의 해외 무역량은 무려 연평균 5.5% 성장했다. 이에 따라 GDP와의 격차는 더욱 심화됐다.
인구는 이민의 증가로 140만 명 정도가 감소한 8,020만 명 수준이다. 정치적으로 사회적 격차는 크지 않다. 사회, 교육, 노동시장 정책은 물론, 교통정책이 매우 중요시 돼 바람직한 발전을 위한 조치가 단행됐다. 좋은 비즈니스 환경으로 성장 도시와 메트로폴리탄 지역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지방의 구조적 약화가 가속화 됐다. 교육 정책은 많은 계층의 사람들이 더 나은 교육을 받게 했고 더 나은 일자리를 얻을 기회를 제공하도록 만들었다. 노동시장에는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노동자의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제조업(industrial) 분야의 노동자 수 증대, 해외 교역의 증대, 긍정적인 경제 발전, 그리고 이에 따른 플러스 요소들로 인해 가정의 이동성 예산(mobility budget)이 높아졌고, 화물운송, 여객 등 모든 부문에서 교통량 증대가 이뤄졌다. 특히 화물 운송량은 매우 가파르게 증대해 50% 높아졌다. 또 이는 모든 교통수단에서 발생했다.
점유율을 살펴보면 철도 화물이 소폭 늘어나는 동안 도로 교통은 제자리를 유지했다. 이는 근본적으로 유럽의 철도 교통에서 장거리 부문의 잠재적 가치를 완전히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시설, 서비스의 상호 이용이 실현됨으로써 가능했다. 반대로 내륙의 수상 교통 점유율은 조금 감소했다. 승용차의 교통량은 매우 높은 수준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더 증가했다. 과거 20년, 경제 성장이 크게 둔화됐던 때와 비교하면 4% 증대한 수준이다. 이같은 성장세는 장기 정체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사회의 이동성 행태는 현저하게 변했고 더욱 실용화됐다. 많은 계층의 사람들이 교통수단을 선택하는 데 있어 더욱 유연해졌다. 여행 경비, 이동 시간, 안락함과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경로를 고려해 최선의 교통수단을 선택했다. 대중교통은 승용차를 이용한 개인 교통의 점유율이 감소하는 동안 인구가 집중되는 도심, 메트로폴리탄 지역에 많은 혜택을 가져다줬다. 많은 사람들이 대중교통과 도시 간 고속 열차를 이용했다. 전반적으로 긍정적 경제성장으로 인해 항공교통 이용 또한 늘었다.


시나리오 3: 답보 상태

지난 20년은 성장과 퇴보의 반복인 거대한 비즈니스 사이클이 파동으로 정의된다. 이는 몇 번의 글로벌 위기에서 비롯되는데, 금융, 경제 위기와 오일 쇼크의 영향이 컸고 그 결과는 다양하게 나타났다. 또 독일에서 기후변화의 영향은 갈수록 거세졌다.
독일은 이같은 일시적 위기와 지속적인 경제, 환경적 이슈로 인해 직간접적인 충격을 받았다. 정치적으로는 이같은 상황에 즉각적 대응이 요구됐고 이에 따라 성장은 둔화됐다. 조치들은 단기적으로는 유효했지만 대부분 장기적 측면에서 별다른 효력이 없었다. 장기 성장을 위한 정치적 옵션들은 정부가 그때그때의 위기에 대응한 결과 부채가 지속적으로 늘고 공공예산 편성에 부담이 가중되면서 매우 제한적이게 됐다.
그 결과 독일 경제는 지난 20년이 넘도록 침체했는데, 독일연방공화국으로 치면 세계 2차대전 이후 경제성장 없이 기나긴 기간을 보낸 셈이다. 해외 무역은 가치 기준으로 연평균 1.25% 증대되는데 그치며 매우 느리게 성장했다. 이는 대체로 글로벌 경제의 모멘텀 부재에 기인한다.
경제와 인구 통계는 감소했다. 유급 고용자 수가 급감했고 인구는 500만 명 가량 줄었다. 도시와 메트로폴리탄으로의 인구 집중은 국토의 균형 발전을 저해했고, 구조적 약점을 지닌 지방 경제는 갈수록 악화됐다. 교육과 사회통합을 위한 투자가 미흡함에 따라 사회적 격차는 더욱 심화됐다.
이같은 경제상황으로 여객 교통량은 8% 하락했다. 특히 자동차를 이용한 개인 교통이 급감했다. 배럴 당 200달러의 고유가, 가계의 수입 감소는 개인 이동성의 행태를 더욱 비용을 고려한 실용적 형태로 만들었다. 전체 여객 교통에서 대중교통과 철도교통의 점유율은 크게 증대됐고 항공은 감소했다. 이는 강력한 환경규제와 이에 기인한 비용 상승의 영향이었다.
화물 운송량은 덜컹거리는 경제와 가치사슬이 재설정돼 가는 독일 산업계의 트렌드와 맞물리며 줄어들었다. 철도와 내륙의 수상 운송 점유율은 장거리 화물량의 급감으로 줄었다. 반면 도로교통을 이용한 화물 운송 점유율은 증대됐다.
지난 20년 간 독일의 원자재 수요는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이같은 이유로 전반적인 화물 운송 수요가 줄어들었고 철도와 내륙 수상 교통에 영향을 줬다. 또 기후변화는 수상 교통로의 수위를 요동치게 해 추가적인 점유율 하락을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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