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제에서 ‘시트’의 미래를 듣다

프리미엄 카와 SUV 강세로 파워시트 및 경량화 요구 증대

2016년 05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_ han@autoelectronics.co.kr


인터내셔널 자동차 부품 서플라이어인 브로제에게 안락하고 편리하며 오래 타도 피로감이 덜한, 자율주행차에서 더욱 편하게 착석하고 주변을 즐길 수 있는 시트에 대해 들었다. 이런 모든 것은 시트의 근본 목적인 안전을 전제로 하면서 비용과 경량화란 커다란 이슈와 함께 전개되고 있다. 

 

100%는 아니겠지만 사고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자율, 자동주행 시대가 되면 운전자 등 탑승자는 운전 외 즐길 거리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시트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과연 미래의 시트는 어떤 형태, 기능을 가지고 어떤 혁신이 전개될까? 지난 4월 7일, 자동차 시트의 현재와 미래 트렌드를 알아보기 위해 브로제코리아(Brose Korea)를 찾았다.

브로제는 전 세계 80개 카 메이커, 40개 이상의 서플라이어를 상대로 23개국, 60개 지역에서 약 2만 5,000명의 임직원을 두고 시트 스트럭처, 도어시스템, 전기모터 등을 공급하고 있다. 전 세계 40위 내에 드는 오토모티브 서플라이어로서 약 60억 유로(7조 8,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완제품 시트(complete seat) 서플라이어는 아니지만 시트의 시작인 뼈대, 구조(seat structure)를 만들고 있고, 특히 시트의 기능적 혁신과 밀접한 모터를 함께 공급한다는 점에서 강점을 갖는다.

브로제코리아의 정 현 부장(커스터머팀, 시트시스템즈 팀장)은 “브로제는 시트에 들어가는 모터와 스트럭처 모두를 설계, 생산하고 최상의 품질을 보장하는 제품을 공급한다”며 “시트 구조를 잘 알고 그 요구사항에 맞는 모터를 최적 설계하는 것은 시트의 기능, 경량화, 비용, 안전 등의 전체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접근”이라고 설명한다.

서울서 불과 50 km 거리에 있지만, 브로제코리아의 수원 오피스 방문은 그리쉽지 않았다. 3월 중순 김기범 부사장이 취재를 흔쾌히 승낙하며 만남이 빠르게 이뤄지는가 싶더니 정 부장, 홍경태 과장의 해외 출장을 포함한 바쁜 스케줄로 당초보다 두 주 연기됐고, 결정적으로 약속 당일 기자가 거의 거동이 불가능할 정도의 담(근육통)에 걸리면서 취소를 심각히 고민해야 했다. 조수석에 앉아 수원으로 향하는 동안 장시간 운전과 잘못된 사무자세에서 비롯된 담으로 노면의 충격이 시트를 통해 몸에 전해질 때마다 비명을 내뱉어야 했다.

그런데 통증은 브로제 사무실에 있는 동안 만큼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목이 숙여지지 않는 예의없는 기자(?)를 반갑게 맞이 해준 정 부장의 안내를 받아 전시된 몇 개의 시트 구조물을 지나자 목에 깁스를 하고 있는 김 부사장이 손을 내밀었다. ‘교통사고 피해자’, ‘담에 걸린 환자’, ‘출장을 다녀온 사람’간 대화가 시트의 목적인 안전성, 그리고 안락함, 편의, 헬스케어, 경량화, 비용 등의 트렌드, 당면 이슈와 오버랩(overlap)된다는 느낌(hunch)을 줬다.

 



휴식의 공간

“자율주행, 자동주행 시대의 시트는 어떨까요?”라고 묻자 브로제코리아의 김기범 부사장은 마차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김 부사장은 “시트 역사는 마차부터 시작한다. 초기 자동차는 여기에 엔진을 얹기만 한 형태였지만, 이후 안전성과 안락함이 강조되면서 최첨단 안전, 편의, 안락함, 헬스케어 기능의 시트가 나오고 있다. 최근 고급차에서 볼 수 있는 22웨이 프론트 시트 스트럭처가 좋은 예이다”라며 “미래의 시트는 회전식 좌석을 갖고 프론트와 리어 시트 승객이 서로 마주보고 대화를 하는 식이 될수도 있는데, 많은 OEM들 또한 그들의 혁신적인 관점을 미래의 자동차에 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래의 자동차는 A에서 B로의 이동이란 단순 기능에서 개인의 휴식처, 사무공간을 제공하는 개념으로 진화할 것이다.

고속주행에서는 운전자가 직접 차를 몰아 주행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교통체증속에서는 자동, 자율주행하는 차에 제어권을 맡김으로써 탑승자는 즐거운 마음으로 업무를 보거나 휴식을 취하는 등 지금과는 전혀 다른 드라이빙이 될 것이다. 즉, 미래의 시트는 주변의 첨단 인터페이스들과 조화될 것이고, 특히 시트 자체에서 보다 안락한 휴식 공간, 레그룸의 제공을 위해 시트의 이동성(sliding)과 각종 조정(adjust) 폭이 매우 커질 것이다.

김 부사장은 “브로제가 지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에서 선보인 것처럼 미래의 자동차 공간은 더욱 컴포트 존의 의미가 강해질 것”이라며 “시트의 고급화와 함께 시트 플랫폼의 길이 조정에 대한 새로운 레일 콘셉트가 요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로제 레일 콘셉트는 탑승자에게 더욱 확장된 레그룸 공간을 제공하면서, 특히 탑승자가 볼 때 눈에 거슬리는 시트 레일을 사라지게 만들어 실내 디자인 관점에도 크게 기여한다. 시트 레일의 확장은 현재 고급 세단과 SUV, 애프터마켓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모두 공간의 편의와 안락함을 위해서다. 세단의 경우 VIP 리어시트의 레그룸 확장을 위해 조수석이 종전보다 앞쪽으로 더 이동하고, SUV 모델에서는 고정식 2열, 3열 독립 시트에 포지셔닝 기능이 늘고 있다.

IAA에서 브로제는 안전벨트를 더욱 쉽고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는 장치도 선보였다. 이 기능은 앞열 시트나 2열 등의 독립 시트의 승객에게 안전벨트를 제공함과 동시에 버클이 올려져 안전벨트 착용을 더욱 쉽고 편리하게 만든다. 두 개의 컴포넌트는 트림 내에 장착돼 인테리어 디자인에 새로운 자유를 부여한다. 특히 플렉서블 시트는 등받이의 바깥 부분이 뒤쪽으로 움직이고 승객의 회전 움직임을 지원해 탑승자가 보다 쉽고 편하게 승하차할 수 있는 인간공학적인 벨트와 시트 기능을 완성한다.

김 부사장은 “고급차에서 운전자는 항상 착좌 상태이지만 조수석은 비어있을 때가 많다. 브로제의 시트는 좌석 탑승자보다는 뒷좌석 VIP를 위한 기능이 더 강조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발을 편안히 올릴 수 있는 전동 풋레스트(footrest)가 여기에 달린다”고 설명했다.

홍 과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 스트럭처에는 리어시트 엔터테인먼트 모니터가 장착되는데, 등받이의 각도에 따라 자동적으로 모니터의 각도가 조정되면서 뒷좌석 승객이 더 편하게 모니터를 볼 수 있도록 한다. 이때 VIP의 편안한 시야 확보를 위해 헤드레스트는 파워 폴딩된다.

 


 

시트의 맞춤화

브로제는 또한 파워 스트럭처에 포커스하고 있는데, 이는 업계의 강력한 트렌드다. 고객의 요구에 부응한 카 메이커의 프리미엄 차별화 전략과 SUV의 강세 및 고급화로 파워 시트 장착은 크게 늘고 있다. 파워 시트의 조정 부위, 모터 수의 증대는 차량 안락함을 재정의하면서 갈수록 강조되고 있는 개인 맞춤화의 강화에 대한 것이다.

홍 과장은 “예를 들어 자동차에서 어느 자리에 앉는지에 따라 여행 경험, 피로도는 큰 차이를 보인다”며 “시스템 서플라이어로서 브로제는 작은 컴포넌트부터(틸팅, 리클라이닝, 높이 조절 등) 마사지, 통풍, 허리지지대(lumbar support), 시트 익스텐션(seat extension), 헤드레스트 포지셔닝(headrest positioning), 사이드 지지대(Bolster), 숄더어드저스트(sholder adjust), 풋레스트, 리어시트 엔터테인먼트 조정과 같은 풀 파워 시트 시스템을 고객에게 공급하며, 기본적인 기능을 넘어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제공해 운전자에게 안락한 환경과 다양한 경험 증대의 극대화를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시트의 궁극적인 목적은 ‘안전’이고, 이는 기본적인 스트럭처에서 시작된다. 운전자가 최대한 차를 잘 조정할 수 있는 스트럭처와 조건을 제공해야 하는 것으로, 시트에 몸을 안착시키고 잘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의 체형은 제각각이기 때문에 카 메이커와 시트 서플라이어들은 보편적인 체형 데이터를 통해 개발 콘셉트와 방향을 설정하고 최종적인 고객 맞춤화를 위해 쿠션익스텐션, 사이드 지지대와 같은 다양한 조정 기능을 늘리고 있다.

 




 

척추 보호 기능은 탑승객의 장골릉(iliac crest)과 하부 척추를 지지해 추간판(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 피로를 방지하고 잘못된 자세를 바로 잡아준다. 다이내믹이 강조되는 차량에서는 커브 길 주행에서 사이드 지지대가 우수한 착좌 성능을 제공한다.

브로제는 폭스바겐-아우디, BMW, 다임러, 포드와 혼다 등 전 세계 카 메이커에 이같은 조절 기능이 포함된 파워 시트 스트럭처 및 컴포넌트를 공급하고 있다. 사무실에 전시된, 브로제가 BMW 7시리즈 등에 제공하는 프론트 시트 스트럭처는 9개 모터가 장착된 16웨이 시트다. 16개 방향이란 슬라이딩, 쿠션 높이, 쿠션 기울기, 등받이 각도, 쿠션 익스텐션, 사이드 지지, 넓이 조정, 숄더어드저스터 등이다.

또 최근의 최첨단 차량에는 이같은 신체 맞춤 기능들이 스마트폰 등의 커넥티드 기능을 통해 미리 설정하고 개별 탑승자의 승차와 함께 맞춤화되고 있는 추세다. 예를 들어 브로제는 지난 IAA에서 인체공학적 사전조정 시트를 발표했는데, 모든 기능은 스마트폰이나 제스처 컨트롤을 통해 독립적 혹은 유기적인 조정이 가능했다.

 



SUV의 안락함과 편리

정 부장은 “브로제가 IAA 2015에서 선보인 전시용 차량에서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면 운전자의 신장, 몸무게에 기반해 최대 22개의 조정 요소가 탑승자의 안전과 안락함을 위해 탑승 이전에 적절히 조절돼 맞춤화되는데, 이런 개인의 프로파일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해 생성되고 1열부터 3열 시트 모두에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승객의 필요에 따라 프론트 시트를 맞춤화하는 것은 물론 유모차등 화물의 적재 공간의 필요에 따라 2열, 3열 시트를 자동으로 접어 공간을 마련토록 할 수도 있다.

파워 리프트게이트를 업계에 제공하는 브로제는 사용자가 테일게이트를 터치 프리로 열 때 자동으로 뒷열 시트가 폴딩돼 손쉽게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솔루션도 선보이고 있다. 즉, 모든 시트 열이 완전 전동화된 플랫폼인 것이다. 2열, 3열의 모든 조정 기능이 스마트폰이나 제스처 컨트롤을 통해 독립 혹은 연계돼 조정되고 저장돼 언제라도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자동화 될 수 있다.

김 부사장은 “IAA서 선보인 브로제의 색다른 시도 중 하나는 재생되는 음악의 강도에 맞춰 작동하는 마사지 기능”이라며 “브로제는 고객에게 차내 안락함을 제공하려 시도했고, 이 시도를 위해 마사지 시트와 오디오 시스템을 연결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경량화

프리스탠딩 시트, 파워 시트의 증대와 조절 기능, 모터 수의 증대는 시트 무게의 증대를 의미한다. 때문에 모든 시트 서플라이어들의 최대 이슈는 카 메이커의 탄소배출 규제 대응을 위한 경량 디자인이다. 브로제의 파워 프론트 시트 스트럭처는 고장력강(high-strength steel)과 플라스틱과 같은 소재의 혼용을 통해 시장에서 언제나 가장 경량화된 솔루션으로 정평이 나 있다.

김 부사장은 “브로제는 이와 같은 신소재 개발과 동시에, 기존의 강판을 이용하면서도 뛰어난 생산기술 및 설계를 바탕으로 한 경량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브로제코리아에 전시된 시트 스트럭처는 대략 경쟁제품 대비 25% 가볍다. 폭스바겐은 신형 골프를 공개하면서 전체 중량을 이전 모델 대비 100 kg 가벼워졌다고 발표했는데, 10 kg을 시트에서 줄였다. 즉, 시트 한 개 프레임에서 2~3 kg의 차이를 만들어 차 전체적으로 10 kg의 차이를 만든 것이다.

브로제의 시트 강판은 매우 얇다. 그럼에도 불구, 매우 높은 강성은 원형 구조 내에 S자 형태로 구부러진 단면에서 비롯된다. 홍 과장은 “90도를 꺾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지만, 90도를 꺾고 다시 이를 반대로 90도 꺾고 또 다시 90도를 꺾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높은 수준의 생산/설계 기술이 요구되지만, 이런 부분들이 모여 경량 스트럭처 개발에 이바지하게 된다.

 



표준화의 확대

브로제는 OEM의 시트 비용절감 요구에 부응한 시트 시스템의 모듈화, 표준화의 핵심 파트너다. 시트는 차량의 총 비용, 중량의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중량과 비용은 시트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이슈이면서 트레이드오프 관계를 갖고 있다.

홍 과장은 “시트 프레임 표준화는 검증된 공용품의 사용 범주를 크게 확대해 개발과 표준화에 기여한다”며 “브로제는 업계 최초로 아우디-폭스바겐과 시트 플랫폼 표준화에 나선 회사 중 하나이고, 2000년대에 들어서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도 경쟁사임에도 불구하고 브로제의 IBK 시트 플랫폼을 채택하면서 시트 표준화를 실현했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김 부사장은 “차체 플랫폼의 표준화가 전개되면서 품질 향상을 위해 프론트 시트의 표준화가 추진됐고, 최근에는 독립 시트가 SUV의 강세와 함께 뒷열에도 탑재됨에 따라 업계는 2, 3열 시트의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락하고 편리하며 오래 타도 피로감이 덜해야하고, 자율주행차가 등장한다고 해도 운전자의 행동이 자동차의 모든 안전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언제나 시트는 운전자의 몸과 조작에 최적화돼야 하고 만일의 충돌사고에 있어 최선의 결과를 내야만 한다. 때문에 시트 업계의 최대 이슈가 비용과 경량화라고 하지만 시트의 혁신을 주도하는 것은 언제나 안전과 규제다.

김 부사장은 “브로제는 에어백 충돌시험처럼 시트 프레임 상태에서 철저한 충돌 테스트를 실시한다”며 “사람의 몸을 지탱하는 시트 스트럭처는 자동차 안전의 시발점이며 자율주행차와 전기차를 비롯한 모든 차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래 자동차시트의 수많은 기능 구현은 반드시 안전을 전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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