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에서 퀄컴까지; NXP 10년의 여정

NXP 반도체 커트 시버스 수석부회장

2016년 11월호 지면기사  /  글│윤 범 진 기자_ bjyun@autoelectronics.co.kr


 

커트 시버스 NXP 반도체 수석부회장 겸 자동차사업부문 대표와 라스 레거(Lars Reger) 오토모티브 부문 부사장 겸 CTO가 동시에 한국을 찾았다. 고객사 방문 목적이었다. 퀄컴이 NXP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을 접한 것은 인터뷰가 끝난 후였다. 이날 시버스 수석부회장은 자율주행차와 보안에 대한 NXP의 기술 리더십을 강조했다.

 

 

지난 9월 29일 퀄컴이 NXP를 인수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는 소문이 돌던 날, 커트 시버스 NXP 반도체 수석 부회장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NXP 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났다. 본지와는 두 번째 만남이다. 첫 만남은 프리스케일 반도체 합병을 완료하고 통합 NXP 반도체 출범을 공식 선언한 작년 12월 8일 컨퍼런스 콜을 통해 이뤄졌다. NXP반도체 자동차사업부문 대표를 겸하고 있는 시버스 수석 부회장은 프리스케일 합병이후 New-NXP 반도체의 비전을 자신 있게 들려줬다(본지 2016년 1/2월호 Talking About 참조).

당시 그는 ADAS와 보안은 NXP 자동차 비즈니스의 주력 투자 영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만남에서는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한 반도체 기술 리더십과 강력한 보안기술을 소개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두 번째 인터뷰에서 그의 일성은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였다. NXP가 창립 10주년이 되는 아주 뜻 깊은 날이라는 것이다. NXP는 2006년 9월 29일 필립스에서 분사했다. 시버스 수석 부회장이 언급한 NXP의 변화 중에서 특히 눈에 띄는 변화를 꼽는다면, NXP가 지난해 118억 달러에 프리스케일 반도체를 인수하며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의 세계 넘버원 기업으로 등극했다는 사실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290억 달러로, NXP는 42억 달러 매출과 14.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이 시장 1위를 차지했다.

 


NXP Inside 기반 BMW 7 시리즈

 

시버스 수석 부회장은 NXP가 자동차의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구체적인 사례로 혁신의 아이콘 BMW 7 시리즈를 소개했다.
올해 뉴욕국제오토쇼에서 ‘월드 럭셔리 카(World Luxury Car)’를 수상한 BMW 7 시리즈는 주행 중 혁신적인 기술이 다양한 방법으로 운전자를 지원하고 편안함과 안전성을 보장한다. 주요 첨단 기능으로는 자동주차, 제스처 제어, 레이저라이트, 스마트폰 무선충전,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교차 차량 경고, 스티어링 및 차선 유지 지원, 측면충돌 보호 기능이 적용된 차선이탈 경고, 3D뷰가 포함된 서라운드 뷰 등이 있다.

시버스 수석 부회장은 “자동차 기술혁신의 90%가 전자기술에 의해 일어날 것인데 그 중심에 반도체가 있고, NXP는 BMW의 모든 자동차 도메인의 혁신에 기여하고 있다”며 “카 인포테인먼트, 시큐어 카액세스(Secure Car Access), 바디, 파워트레인, 섀시에서 안전 및 ADAS에 이르기까지 뉴 BMW 7 시리즈에 포함된 총 1,000달러의 반도체 콘텐트 중 300달러가 NXP 콘텐트”라고 소개했다.

자동차 한 대에 사용되는 반도체 비용은 평균 300~350달러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첨단 기능은 이제 고급 자동차 모델에서 대중 차로 확대되면서 차량 생산량 증가뿐 아니라 차당 반도체 콘텐트 수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NXP는 자동차용 MCU/MPU(점유율 24%), 아날로그/RF, 상용 MEMS 센서 분야에서 모두 점유율 1위이다. 자동차 애플리케이션에서도 인포테인먼트, 시큐어 카 액세스, 바디/차내 네트워크(IVN), 안전, 파워트레인 분야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라스 레거 CTO는 업계 최초라는 차량용 15 W 무선충전 솔루션(제품명 WCT-15WTXAUTO)을 소개했다. 뉴 BMW 7 시리즈에 적용됐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으나, 가능성을 미뤄 짐작해 볼 수는 있었다.

그는 “WPC Qi 및 PMA 충전 표준과 호환되는 이 솔루션이 5 W에서 15 W로 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특히 기존 기술 대비 최대 3배 빠른 속도로 활용도 높은 차량 내 충전 기술을 구현한다”고 소개했다.

레거 CTO는 이와 함께 ASIL D를 준수하는 시스템 기반 칩(SBC)도 소개했다. 새로운 세대의 SBC(FS45와 FS65)는 배터리관리 시스템, 전동 파워 스티어링,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카 외에도 스톱/스타트와 변속기 제어 등을 위해 개발됐다.

 




Self Driving Robots


시버스 수석 부회장은 2020년 레벨 3수준의 자율주행차 양산을 낙관적으로 평가하면서 그 시기가 생각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 봤다.

그는 “자율주행차는 자동차 스스로 사물을 감지(Sense)하고, 판단(Think)하고 행동(Act)하는 로봇 기술”이라며 그 기반이 되는 3가지 기술을 소개했다.

첫 번째 기술은 NXP의 77 GHz 레이더 트랜시버, CAN/이더넷 드라이버 기술과 프리스케일의 프로세서, 전력관리 IC 기술을 결합해 자동차 주변을 감지하는 업계 최소형(7.5×7.5mm) 단일 칩 레이더 솔루션 ‘NXP Radar’ 센서. 시버스 수석 부회장은 “이미 구글이 필드 테스트를 하고 있으며, ADAS를 제조하는 티어1 공급업체 10개 사 중 9개 사가 2019년 말까지 NXP 솔루션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는 ADAS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NXP 시큐어 V2X(NXP Secure V2X) 기술이다. NXP의 V2X 통신 IC와 보안 칩, 프리스케일의 자동차용 ARM 기반 프로세서 i.MX 제품군을 결합한 이 솔루션은 아우디의 실증 실험에 채택됐다. 이 제품은 암호화와 복호화를 포함한 보안기술을 구현한 후, 약 2.4 km 떨어진 거리에서 5 ms의 짧은 지연시간에 V2X 통신을 실현했다.

시버스 수석 부회장은 “이 정도 지연시간이면 5~10 m의 차간 거리에서 트럭의 플래투닝(Platooning/군집주행)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 기술은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플랫폼 ‘블루박스(BlueBox)’다. 블루박스는 밀리미터파 레이더, 카메라, 라이더, V2X모듈 등으로부터 입력되는 정보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을 위한 감지-판단-행동을 수행한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자율주행을 위한 감지-판단-행동을 수행하는 64비트 ARM프로세서 코어 Cortex-A72를 8개 갖춘 동작 주파수 2 GHz 프로세서 LS2088A와, LS2088A에 의한 감지-판단-행동을 모니터링 하는 자동차 비전 프로세서 S32V를 탑재했다는 것이다. 매우 짧은 대기시간을 위한 DDR4 메모리 컨트롤러도 포함돼 있다.

LS2088A의 처리 성능은 90,000 DMIPS. 경쟁 제품이라면, 범용 GPU(GPGPU)기술을 적용한 엔비디아의 ‘DRIVE PX’와 ‘DRIVE PX2’가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소비전력이다. 엔비디아의 경우 소비전력이 250 W로 수냉이 필요하지만, 블루박스의 소비전력은 40 W로 공냉이 가능해 차량에 탑재하는데 무리가 없다. 또한 블루박스는 센서와 연결될 뿐만 아니라 조향 및 가감속에 이용하는 액추에이터 시스템과도 손쉽게 연결할 수 있다. 양산 차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할 경우엔 블루박스 기술을 고객의 요구에 맞게 확장할 수 있다. 시버스 수석 부회장은 이미 자동차 제조사 상위 5개사 중 4개사가 도입했다고 밝혔다.





V2X의 실현을 위해서는 보안 확보가 중요하다. NXP는 4단계로 구성된 완벽한 자동차 하드웨어 보안 솔루션을 제공한다.
NXP는 보안 과제에 있어서 ‘안전한 무선 인터페이스’, ‘게이트웨이의 보안 확보’, ‘차량내 네트워크 통신의 보안 확보’, ‘애플리케이션을 동작시키는 프로세서의 보안’ 등 4단계로 나눠 대응하고 있다.

시버스 수석 부회장은 “가장 광범위한 보안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는 NXP뿐”이라며 “NXP 보안 기술을 활용해 네트워크에 연결된 상태에서 안심하고 각종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퀄컴+NXP


커트 시버스 수석 부회장과의 두 번째 만남이 있던 날, 퀄컴과 NXP가 인수합병(M&A)를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소문이 해외 주요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다. 한 달 후, 소문은 사실로 확인됐다. 퀄컴은 10월 27일(현지시간) NXP를 주당 110달러, 총 470억달러(한화 약 54조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 완료는 2017년 말 예정인데, 퀄컴은 세계 9개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기까지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솥밥을 먹게 된 퀄컴과 NXP가 어떤 그림을 그려갈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따로 또 같이’ 자동차와 IoT 시장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합병 결정은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당초 주당 120달러를 요구했던 NXP가 퀄컴이 제안한 주당 110달러를 받아들인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NXP는 협상을 깨고 싶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퀄컴 또한 NXP 인수에 거금을 썼다는 것은 그만큼 절실했다는 방증이다.

퀄컴은 NXP를 인수함으로써 강점인 시스템온칩(SoC)에 NXP의 강점인 통신 기술을 통합할 수 있게 돼 향후 확대가 예상되는 IoT 시장을 겨냥한 제품 솔루션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퀄컴의 모바일 제품 부문 매출은 현재의 61%에서 48%로 감소하고, 자동차와 IoT 부문 매출은 8%에서 29%로 상승하게 된다. 합병 후 매출은 350억 달러. 퀄컴은 NXP 인수 후 커버 하는 시장 규모 합계가 2020년 1,3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NXP를 품에 안은 퀄컴은 특히 모바일 기기, 자동차, IoT, 보안, RF 및 네트워크 시장서 선두주자가 될 꿈을 꾸고 있다.

퀄컴이 NXP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한 것은 공교롭게도 시버스 수석 부회장과의 인터뷰를 마친 직후였다. 아쉽게도 시버스 수석 부회장으로부터 직접 듣지는 못 했지만, 그가 역설한 자율주행차의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컴퓨팅 성능 향상과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기술이 필요하다. 반도체 업계 사상 최고의 빅딜로 기록될 퀄컴의 NXP 인수가 서로의 퍼즐을 완성해줄 마지막 조각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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