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그인 ‘마이너리티 리포트’
Part 1. Plug-In Vehicle
2009년 06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지난 4월 서울모터쇼에서는 OEM의 다양한 하이브리드 카(Hybrid Electric Vehicle, HEV)가 전시됐다. 또 양산을 앞둔 GM의 Extended-Ranged Electric Vehicle(E-REV) 볼트(Volt)와 현대의 컨셉트카 HND-4 블루윌(Blue-Will) 등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카(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 PHEV)도 선보였다. PHEV는 가솔린엔진을 발전기로 하고 플러그로 전기를 충전해 배터리와 모터를 이용해 구동하는 차다. GM은 이 차의 혁신적인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담보로 오바마 정부에 회사의 파산을 면하게 해달라고 애원하기도 했다. 볼트는 그러나 이같은 명성에도 불구하고 서울모터쇼에서 소형차 마티즈에게 ‘비즈니스 클래스’를 넘겨주며 초라하게 전시됐다.
향후 수년간 전세계 자동차시장은 강력한 환경규제, 경제불황 여파로 내연 엔진 경차가 각광받을 전망이다. 볼트와 같은 PHEV에 대해서는 대다수 전문가들은 연비효율, 친환경성이 탁월하지만 차값, 충전 인프라 등의 문제로 10년 내에 자동차시장의 메인스트림에 들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연말 MIT 공대가 발표한 ‘On The Road in 2035` 보고서는 2035년이 되도 미국의 신차 판매 시장에서 가솔린·디젤·터보 가솔린 등 내연 엔진 차가 77.5%를 점유할 것이며, PHEV는 단지 7.5% 점유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PHEV가 배터리·모터·충전 인프라, 그리고 소비자·OEM·전력회사 간 비즈니스 등 다양한 이슈들을 빠르게 해결하고 2020년에 신차 판매의 20% 이상을 점유할 수도 있다는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 소수 의견)’도 있다.


상반된 시각

현재 내연 엔진차들은 엔진 개량만으로 이산화탄소(CO2), 질소산화물(NOx), 입자상물질(PM) 등 갈수록 강화되는 온실가스(GHG) 및 배출가스 규제와 패널티에 대응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내연 엔진에 모터를 결합한 HEV 역시 차체가 커질수록 규제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와 자동차 OEM들은 친환경시대의 궁극적 파워트레인으로 목표했던 연료전지차(Fuel Cell Electric Vehicle, FCEV)를 대신해 보다 빠른 시일 내에 상용화할 수 있는 PHEV와 배터리 및 모터만으로 구동하는 순수 전기차(Pure Electric Vehicle, PEV) 등 플러그인하는 자동차 개발, 상용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전기차는…
- 좁게는 배터리와 모터만으로 구동하는 PEV를 말한다.
- 그러나 통상적으로 HEV, PHEV, E-REV, PEV, 연료전지차, NEV(Neighborhood Electric Vehicle) 등을 포함한다.

전기 자동차(Electric Vehicle)의 시대는 내연 엔진과 모터를 결합한 HEV인 토요타 프리어스의 데뷔로 시작됐다. 환경의 소중함을 남보다 먼저 실천해 보이려는 북미지역의 지식인들은 높은 차값 문제와 ‘과연 연비효율이 뛰어난가?’란 논란에도 불구하고 HEV를 구입하기 시작했다. 또 지난해 불어 닥친 오일 스파이크로 인해 운행 경제성을 고려한 사람들도 다인승 전용차선(High Occupancy Vehicle, HOV) 허용, 주차료 면제 등 각종 지원과 혜택에 힘입어 HEV의 차주가 됐다. 프리어스는 1997년 소개된 이후 전세계적으로 100만 대 이상 팔렸고, 이 중 세계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에서만 70만 대 이상 팔려나갔다.
최근의 친환경차 이슈는 프리어스 같은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HEV가 아닌 보다 화석연료를 덜 사용하는 플러그인하는 차가 되고 있다. OEM들은 강화되는 배출가스 패널티에 대응하는 동시에 토요타가 선점한 ‘친환경’ 이미지, 하이브리드 기술 시장을 따라잡기 위해 PHEV·PEV 개발 출시 속도를 높이고 있다.
GM·포드·토요타 등이 PHEV 출시 계획을 발표했고, 현대 등 대부분의 OEM도 프로토타입을 선보였다. 자동차 강국 미국과 유럽 정부들은 2015년까지 PHEV 100만 대 도입을 계획하는 등 관련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지식경제부가 현대차, 그리고 LG화학 등 배터리 3사와 ‘PHEV를 위한 배터리개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플러그인 하는 차는 두 가지다. OEM들은 최대한 차값을 낮추고 주행거리를 끌어올리면서 패밀리 사이즈의 차를 만들기 위해 PHEV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반면 중소 전문기업들은 PEV로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대부분의 OEM들 역시 PEV 개발을 R&D에 포함하고 있지만, 리튬이온 전지를 장착한 풀 하이브리드 카(Full Hybrid Electronic Vehicle)와 PHEV 개발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그림 1).
GM과 토요타는 2010년 미국에서 볼트와 프리어스 PHEV 버전으로 첫 양산차를 출시한다. 중소업체 중엔 피스커 오토모티브(Fisker Automotive)가 같은 해에 카르마(Karma) PHEV를 출시키로 했다. PHEV에 앞서 상용화된 PEV는 우리나라의 CT&T의 e-Zone, 인도 레바 일렉트로닉카의 G-WIZ 등과 같이 매우 작고 콤팩트한 NEV(Neighborhood Electric Vehicle)에서부터 테슬라 모터스(Tesla motors)의 ‘로드스터(Roadster)’ 같은 고성능 스포츠카까지 다양한 클래스의 차량이 상용화됐거나 개발되고 있다.
OEM 중에는 토요타 등이 2012년에 PEV를 출시할 계획이지만 르노닛산이 유일하게 PEV를 핵심 전략으로 채택한 대표 메이커다. 르노삼성의 박해동 제품홍보 팀장은 “카를로스 곤(Carlos Ghosn) 회장의 말처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PEV에 올인한다고 할 수 있다”며 “그러나 르노삼성의 입장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르노는 전세계적으로 2015년까지 전체 자동차 수요 중 15%가 PEV가 되길 기대하고 있고 자사의 PEV가 토요타의 프리어스처럼 전기차의 상징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르노는 미국에 차를 팔고 있지 않지만 닛산을 통해 EV를 출시할 예정이다. NEC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받아 연간 20만 대의 HEV·PEV 생산이 가능해진 닛산은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에서 PEV를 판매할 계획이고, 우리나라에서도 2012년부터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근 닛산의 앤디 팔머(Andy Palmer) 수석 부사장은 “어차피 친환경차로 간다면 배출가스를 30% 줄이는 하이브리드 카보다는 아예 100% 줄이는 전기차 쪽으로 가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르노는 전기차 개발과 동시에 프로젝트 베터 플레이스(Project Better Place)와 연계해 중국·아일랜드·이스라엘·덴마크·포르투갈·모나코·싱가폴 등 26개 주요 국가·시정부와 전기충전소 도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오레곤·테네시 주와 시애틀·샌디에이고·턱슨·피닉스 시 등과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이밖에 미쓰비시와 스바루 등도 내년 일본을 시작으로 해 i-MiEV 등의 PEV를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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