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엔스, 그린 모빌리티 혁신
車-ITS-이통 결합, 안전·연비 증대
2009년 08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석유 등 화석연료의 고갈과 지구온난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자동차 업계에서는 운전자에게 잘못된 운전 조작을 경고하거나 시스템 자동화를 통해 운전 습관 및 운전 능력을 개선시켜 주행 안전과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키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연료 소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동차의 오너십, 개개인의 운전 패턴, 운전 능력 등을 고려해서 이에 상응하는 솔루션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사람의 개성과 관계된 만큼 개선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다만 운전 능력만큼은 엔지니어링 차원에서 접근이 용이한 편이다. 게다가 이 부문은 연료 소모를 증가시키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에너지 효율뿐 아니라 안전 부문의 전문 엔지니어들도 자동차보다는 운전자의 운전 능력 개선을 통한 사상률 저감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의식’을 지닌 車

포드 이스케이프(Escape) 하이브리드 카(HEV)를 기반으로 개발된 센티엔스 카(Sentience Car)는 에너지 효율과 안전도 개선에 있어서 운전 능력 부문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다. 좀 더 보충 설명하면, 이 차는 운전자가 액셀을 조작하는 수고를 덜어 주도록 개발되었다.
리카르도의 박병근 부사장은 “센티엔스는 ‘의식(consciousness)’이라는 뜻이다. 자동차의 지능화를 의미한다”며 “목적은 주행중인 차량 전방의 상세한 지형 정보와 실시간 정체 정보를 이용해서 에너지 효율과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차량의 최적 운용 상태를 자동으로 찾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센티엔스는 특히 진보된 기술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ITS(Intelligent Transport System)를 활용해서 보다 높은 성과를 이끌어내고자 했다.
시험 차량인 포드 이스케이프는 풀 하이브리드(full hybrid) 카로서 몇 가지 다른 주행 모드를 가지고 있다. 전기 동력(electric power)만을 이용하거나 내연기관만을 활용해 주행할 수 있으며, 때론 두 가지 모두를 동시에 사용하기도 한다. 또 회생제동 모드에서는 감속으로 차량이 느려질 때의 운동 에너지를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모터를 돌리는데 이용하기도 한다.
리카르도는 다양한 도로 환경과 차량 기능을 고려했으며, 이에 맞춰 시뮬레이션 및 트랙 테스트를 실시했다. 트랙 테스트 결과, 연비는 5~24%의 개선 효과가 있었다. 영국 도로에서 일반 차량과 센티엔스의 EAD(Enhanced Acceleration/Deceleration) 기능을 비교한 주행 시험도 이뤄졌다. 측정된 연비 데이터를 토대로 국가적 연료 절감 정도를 추정한 결과 센티엔스 카 도입에 따른 효과는 14%로 나타났다. 이는 연 1,200만~2,900만 배럴의 오일에 해당한다.
기록적인 테스트 결과에 비하면 센티엔스 시스템의 적용 비용은 매우 저렴할 전망이다. 이미 시장에 존재하는 각종 통신 기술(카 내비게이션, 모바일폰)과 많은 차량에 탑재된 능동안전 기술(순항제어 시스템 등)을 결합해서 구현했기 때문이다.
리카르도의 톰 로빈슨(Tom Robinson) ITS 수석 엔지니어(센티엔스 프로젝트 이사)는 “센티엔스 개발은 그동안 협력하지 않았던 세 분야의 다른 산업이 융합된 매우 독특한 프로젝트였다”고 말했다.
리카르도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 파트너는 재규어, 랜드로버, 포드, 영국교통연구소(TRL), 이동통신사 오렌지 비즈니스 서비스(Orange Business Services), 오드넌스 서베이(Ordnance Survey), innovITS 등이다(그림 1, 표 1).


지능형 시스템의 필요

자동차와 관련된 유럽 각국의 도로안전, CO2 저감 요구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2012년부터 EU 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량은 CO2 배출량을 현재 평균 163 g/km에서 130 g/km로 20% 이상 줄여야 한다. 센티엔스 프로젝트 팀은 전통적인 자동차 기술만으론 EU의 CO2 저감 목표치에 도달할 수 없을 뿐 더러 2020년까지 누적 사상률 75% 감소 목표도 현재의 안전 기술과 측정 방식으론 40% 달성에 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EU의 단계적 CO2 감축 방안에 따르면, 유럽의 신차 65%는 2012년에 목표에 도달해야 하고 2013년에는 75%, 2014년에는 80%, 2015년에는 100%를 달성해야 한다. 그리고 2020년까지는 95 g/km로 낮춰야 한다.
박부사장은 “이같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과 자동차의 개발 방향이 안전과 CO2 저감으로 나뉘어져 있어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며, “운전자 정보지원 시스템(Driver Assistance System)을 이용할 경우엔 이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시간으로 교통정보를 제공하고 연료소모 최적화를 위한 그린 경로(green routing)를 안내함으로써 운전 능력 개선을 통해 안전과 CO2 저감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적응형 순항제어(Adaptive Cruise Control) 시스템과 같은 종방향 안전제어 시스템(Longitudinal Control)과 연결돼 반자동 제어 시스템으로 발전해 보다 높은 차원에서 운전자의 부족한 부문을 보완해 성과를 높인다. 향후엔 첨단안전차량(Advanced Safety Vehicle, ASV)에 차량간(V2V) 혹은 차량과 인프라(V2I) 사이의 통신 기술과 ITS(Intelligent Transport System)가 접목돼 완전 자동화 제어 시스템으로 진화할 전망이다(그림 2).
센티엔스 프로그램은 이같은 3단계 로드맵을 가지고 개발되는 시스템이다. 리카르도는 프로젝트 개시 이후 6개월간 명세(Specification)와 시뮬레이션 과정을 진행했다. 그리고 9개월은 3단계 기술에 대해 검토하는 동시에 1단계에서의 적용과 검증 평가를 수행했다. 이스케이프 차량은 다양한 구간에서 시뮬레이션 됐다. 평가 조건은 20 km의 평지 구간, 20 km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포함한 구간, 그리고 에어컨 온/오프, 속도, 전후방에서의 풍향과 풍속 등을 달리한 테스트 환경을 만들었다.


에너지 보존 기회

다음 단계로 프로젝트 팀은 센티엔스 시스템에 텔레매틱스 시스템과 전방의 각종 도로 정보를 이용해 차량의 예측 능력을 확장시킨 ‘일렉트로닉 호라이즌(electronic horizon)’ 기술을 결합해 회생제동에서 에너지 보존 기회를 늘리는 작업에 착수했다. 제동하는 동안 회생되는 에너지량은 배터리 용량과 발전을 하는 전기장치의 크기에 제한을 받는다. 그러나 센티엔스는 전기 힘을 사용할 최적 포인트를 도로 구간의 교통정보, 예를 들어 구간의 상세 지형 정보를 포함한 데이터를 이용해 회생제동 기회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분석할 수 있게 했다.
상세한 시뮬레이션 단계에서 전방 상황을 인식하는 차의 잠재적 능력이 극대화됐는데, 이에 따라 필요한 컴포넌트가 포함됐다. 여기에는 와이어링 하니스, 개선된 에어컨디셔닝 장치, 순항제어 박스, 리카르도의 rCube 기반의 센티엔스 제어장치, 와이어리스 라우터, CAN 데이터 로거(logger)와 차내 통신을 위한 리시버가 필요했다. 그러나 이 모든 컴포넌트를 갖춘 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 카는 모바일 폰과 작은 GPS 수신기를 내장한 것을 빼면 표준 차량과 다를 바 없다.
실제 운전자의 주행 행태는 과연 어떨까. ‘좋은 드라이빙은 예측’이라는 말이 있다. 센티엔스는 전방의 구간 정보를 미리 확보함으로써 자동차의 에너지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주행 계획을 수립한다. 거의 모든 운전자는 신호등의 녹색불이 들어오면 급가속하고 적색불이 켜지면 급제동을 한다. 이런 운전 행태는 연비를 떨어뜨리는 주된 원인이 된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경사, 굴곡 등 구간 조건에 따라 엔진 부하를 최적화해 효율적 운행을 할 수 있는 기술적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 또한 몇 백 미터 전방의 교통체증 상황과 교차로, 커브 등의 정보를 알 수 없다.
 

전방을 읽는다

센티엔스는 전방 도로 정보와 교통상황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 적용함으로써 효율적인 운행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이 전략은 EAD, OEL(Optimized Engine Load), EAC(Enhanced Air-Conditioning)라고 하는 세 가지 기능으로 가능하다. EAD는 적응형 순항제어(Adaptive Cruise Control, ACC) 시스템을 이용해서 가장 경제적인 주행 속도를 찾아낸다. EAD는 연료 소모에 영향을 미치는 운전자의 능력과 차량 상황에 적절히 대응해서 속도를 늦춘다. 그러나 차를 완전히 정지시키는 것은 여전히 운전자가 해야 할 일이다.
OEL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 전방 도로 상황에 따라 내연기관과 전기의 힘을 적절히 조절해 최적의 운행 조건을 찾아준다. 또 신호등, 교차로, 제한속도, 도로의 굴곡과 경사도 등의 지도 데이터를 이용해 회생제동 기회를 극대화해 배터리의 에너지 효율을 끌어 올린다. 이러한 기능의 핵심이 되는 파워트레인 제어기는 포드의 협조를 얻어 센티엔스 시스템과 함께 장착됐다. 리카르도의 rCube 프로토타입 플랫폼은 파워트레인 제어 전략을 수립하고 수행한다. 또 센티엔스와 차량 시스템 간 연결 고리 역할을 담당한다. 로빈슨 이사는 “OEL은 어떤 에너지원을 언제 사용해야 할지를 판단해서 에너지 보존을 극대화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EAC의 경우엔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연결해 에어컨 운용의 최적화를 돕는다. 일반적으로 에어컨 컴프레서는 엔진과 직접 연결돼 있어 엔진이 정지하면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는다. 그러나 센티엔스에서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연결된 에어컨 제어 시스템을 리카르도 rCube가 재감시함으로써 언제 엔진이 정지할지를 예측해 쿨링 시스템 가동 전략을 수립한다. 이에 따라 엔진이 정지하는 시간을 최소화해 차내 온도를 최적으로 유지하도록 돕는다.


모바일 폰의 지원

리카르도는 일반화되고 있는 ‘스타트 앤 스톱’ 방식을 포함한 적용 가능한 모든 HEV에 대한 EAC 시스템 사용 특허를 출원했다.
센티엔스의 ‘지능화’는 진화된 지도 데이터, 인터넷과 GPS가 가능한 이동통신 기기의 결합으로 구현됐다. 정보는 OS Mastermap Integrated Transport Network Layer라고 하는 오드넌스 서베이의 지도 정보를 기반으로 한다. 이는 일반적인 지형 정보에 좀 더 상세한 경사도, 커브 각도, 신호등 정보와 스쿨존, 교차로 등 안전 운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역과 속도제한 정보를 포함한다. 프로젝트 팀은 시험주행 구간을 설정하고 ‘일렉트로닉 호라이즌’이란 지도 데이터를 입력했다.
시험 구간은 리카르도, TRL 등과 인접한 캠브리지 시 인접 도로, 그리고 TRL 성능시험장 여섯 개 구간이었다. 로빈슨 이사는 “데이터는 전방 도로 환경을 알 수 있게 했다. 1 km도 좋았지만 2.5 km가 최적이었다”고 말했다.
센티엔스는 일렉트로닉 호라이즌 외에도 중요한 기술이 결합됐다. 이동통신사 오렌지는 노키아 N95 모바일 폰에 HMI 구현을 위한 소위 ‘위젯(widget)’ 소프트웨어를 구현했다. 위젯의 론칭으로 운전자는 목적지를 찾고 구간의 상세한 지형 정보를 획득할 수 있게 됐으며 배터리 충전 상태를 볼 수 있고 에어컨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정보 습득과 제어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사용자는 더 많은 기능을 구현하고 센티엔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지형 정보 등을 팝업시킬 수 있게 됐다. 모바일 폰은 실시간으로 외부와 연결돼 제한속도 경보 등 일반적인 경보 정보는 물론 실시간 교통상황도 제공한다. 리카르도와 오렌지는 긴밀하게 협조해 HMI를 구현하고, rCube와 연결해 EAD 기능을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모바일 폰은 또한 GPS 기능으로 차량의 위치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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