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상식 바로잡아야 디젤 육성으로 정유산업도 안정화
서강대학교 이 덕 환 화학과 교수
2010년 02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Q. 디젤차 점유율을 더 끌어 올려야 한다는데.
A. 많은 사람들이 디젤에 대해 몇몇 옳지 않은 지식을 갖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디젤차가 덜컹덜컹 거리고 검은 매연을 뿜어내는 더럽고 시끄러운 엔진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과거의 디젤차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최근의 디젤 엔진들은 소음, 진동을 크게 개선시켰고, 배기 후처리 장치를 달아 질소산화물(NOx), 입자상물질(PM) 등의 오염물질 배출을 크게 낮추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세계 최고급 자동차들은 대부분 힘 좋고, 연비 높은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대응은 전세계적인 이슈입니다. 수송 시스템의 그린화를 위해 하이브리드 카, 전기차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들 차들이 담당할 수 있는 부분은 한정돼 있습니다. 연비 높고 CO2 배출이 낮은 디젤이 담당해야할 역할이 매우 클 것입니다. 디젤은 기본적으로 가솔린에 비해 열효율이 20% 가량 높아 엔진 효율 또한 가솔린차에 비해 20~30% 좋고 연료를 적게 쓰니 CO2 배출량도 낮습니다. 또 디젤차 활성화는 국가 에너지 산업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입니다.


“환경부담금,
LPG 장려는 시대착오적”

Q. 가장 시급한 문제는.
A. 국내 디젤차 육성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 2회 부과되는 환경개선 부담금 제도의 폐지입니다. 소비자들은 작은 비용에도 매우 민감합니다. 디젤차는 더 이상 대기오염의 주범이 아닙니다. 말씀드린 대로 최근의 디젤차들은 배출 허용 기준이 매우 엄격한 수준으로 높아졌고, 특히 부담금 부과에 핵심 요인이었던 미세먼지 배출량이 크게 줄었습니다. 
이와 함께 노후 디젤차의 LPG 개조 등과 같은 시대착오적인 LPG 장려책 또한 없어져야 할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디젤 연료의 절반가량을 수출하는 반면 LPG는 60% 이상 수입하고 있습니다. 수입해 쓰는 LPG의 열효율은 매우 떨어집니다. 디젤 소비를 늘려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시정해야 할 것입니다.

Q. 디젤값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자동차사의 요구는 어떤가.
A. 가솔린 대비 디젤 가격을 85%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는 말은 잘못된 상식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디젤은 값싼 연료가 아닙니다. 순수 에너지 측면에서만 본다면 디젤은 벙커C유 다음으로 열효율이 좋은 연료로 오히려 비싼 연료가 돼야 합니다. 또 디젤 소비자가 상승을 말하는 데 국제 원유가를 대입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합니다. 국제 원유가와 국내 가솔린, 디젤의 소비자가격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국제 원유가는 결합원가입니다. 국내 소비자가격은 싱가폴 국제시장의 가솔린, 디젤 등의 석유제품 가격과 연동됩니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가솔린과 디젤 간 가격이나, 국내 공장에서 정제되는 디젤과 가솔린 간 공장도 가격은 거의 같습니다. 소비자가격의 차이는 주유소의 마진과 절반 비중의 각종 세금이 더해진 결과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디젤이 싼 연료가 된 것은 60년대 산업화를 위해 산업용 연료인 디젤에 대해 세금을 크게 낮추고 수송 연료인 가솔린에 세금을 높게 부과한 것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이같은 기조는 정유사들이 민영화된 이후에도 이어졌습니다. 현재 디젤과 가솔린의 유류세 비율은 85:100입니다. 최근 몇 년 간의 디젤가 상승은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에 따라 산업용 유류 수요가 증가해 국제시장 가격이 급등한 때문입니다.
가솔린과 디젤값은 국가세수와 재정, 에너지 산업, 정유사들의 부담 등과 깊이 관계돼 있습니다. 디젤 육성을 위해선 앞서 말했던 환경개선 부담금과 같은 불합리한 제도부터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며, 다음으로 디젤차 라인업을 늘리고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좋은 차를 만들어 활발한 마케팅을 전개하는 등의 자동차 회사들의 몫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디젤, 녹색성장과 에너지 산업에 기여”

Q. 에너지 산업과의 관계는.
A. 우리나라의 정유산업은 세계 5위에 위치해 있습니다. 또 국가 수출품목 1위 제품 또한 가솔린과 디젤 등의 석유 제품들입니다. 이 중 디젤은 원유 정제 과정에서 가장 많이 생산됩니다. 그런데 이 제품들을 해외로 수출하는 과정은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또 재고를 쌓아 놓는 것도 관리, 안전, 비용 문제 등 많은 애로가 있습니다. 국내에서 적정 수준의 디젤을 소비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이같은 고민에서 수년전 정부는 자동차 업계를 통해 SUV 보급을 장려해 디젤의 국내 수요를 끌어 올리기도 했었습니다.

Q. 클린디젤에서 ‘클린’이란 말을 빼야한다고 주장한 이유는.
A. 디젤이 아무리 깨끗하고 CO2 배출이 낮은 엔진이라고 해도 무공해 배출은 아닙니다. 클린을 제외하자는 말은 연비가 좋다는 점을 강조함에 따라 큰 차를 장려하거나 운전자들이 차를 더 몰아 CO2나 오염물질 배출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Q. 디젤의 미래는 바이오 연료와도 연관되는데.
A. 바이오디젤은 연소 특성이 디젤과 비슷해서 다른 대체 에너지보다 쉽게 상용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자동차에서는 기존 엔진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채 등의 기름을 원료로 한 바이오디젤은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원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경우는 더욱 심각합니다. 우리의 경작 면적 확대나 농가의 경제성 확보 가능성은 다른 나라의 경우와 달리 매우 희박합니다. 또 현재 기술로는 바이오디젤의 생산과정에서 에너지 투입량이 높은 고에너지 공정을 거쳐야 하고 원료 재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우리 실정에 맞는 고려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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