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이동성의 현재와 미래
2011년 10월호 지면기사  / 정리│윤 범 진 기자 <bjyun@autoelectronics.co.kr>

지난 6월 보쉬의 롤프 블란더 사장은 복스부르크에서 열린 제60회 오토모티브 프레스 브리핑에서 의미있는 연설을 했다. 보쉬의 가솔린시스템 사업부문장이 발표한 주제는 “전기이동성 전략과 비전(Electromobility: Bosch strategy and prospects)”이었다. 세계 1위의 서플라이어 보쉬는 이동성의 전기화에서도 선두를 노리고 있다. 블란더 사장의 강연 내용을 전한다.

보쉬 롤프 블란더(Rolf Bulander) 사장

2년 전, 보쉬는 자동차 사업부문 프레스 브리핑에서 전기이동성(electromobility) 전략을 말했다. 당시 보쉬는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로서 미래의 이 시장에 대한 비전과 기술적인 도전 과제, 그리고 단계적으로 달성해야 할 이정표를 발표했다. 또 왜 이 분야에 집중 투자해야 하는지를 설명했다.
전기이동성은 다양한 요인이 견인하고 있다. 예를 들면 원유 가격은 여전히 불안정하고. 유럽연합(EU)과 중국의 자동차 CO2 배출량 삭감 목표, 미국의 기업평균연비 기준(CAFE) 등 각국의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사회적 분위기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지속가능성, 연비, 친환경성 등이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되었고,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수 있는 이동수단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특히, 전기차 도입촉진에 각국의 인센티브 프로그램이 한 몫 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내연기관 및 전기구동 시스템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풀라인 구축   

보쉬는 이후 전기구동에 필요한 기술과 부품, 시스템을 개발해 왔으며 산업화에도 착수했다. 힐데스하임 공장에서는 하이브리드 카를 위한 효율적인 전기 모터를 생산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다임러와 공동으로 합작회사를 설립해 전기차용 전기 모터를 개발, 생산하고 있다. 이 모터는 2012년 이후 메르세데스-벤츠와 스마트 브랜드의 전기차에 탑재되며, 향후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도 판매할 계획이다.
로이틀링겐에서는 전력전자 시스템의 양산을 시작했다. 이들 시스템은 하이브리드 카 및 전기차의 모터 출력을 제어한다. 또 삼성SDI와의 합작회사인 SB리모티브는 경남 울산에서 2010년부터 전기차용 리튬이온 전지를 생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보쉬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용 고속충전과 배터리 보호가 가능한 배터리 충전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전기이동성은 보쉬의 기존 부품 사업은 물론 신규 사업 창출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그 한 가지 예가 충전 인프라 구축이다. 보쉬 소프트웨어 이노베이션(Bosch Software Innovations GmbH)은 전기차의 충전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뿐만 아니라 충전 스테이션 예약과 전기요금 결제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는 다양한 서비스 제공업체와의 인터페이스 구축도 포함된다. 충전 스테이션은 전력회사의 전력망과 최종 사용자의 인터페이스 역할을 한다. 이 소프트웨어 및 충전 스테이션은 지난 5월 싱가포르의 파일럿 프로젝트에 처음 도입됐다. 보쉬카 서비스(Bosch Car Service) 정비 공장과 자동차 애프터마켓 사업부도 미래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보쉬는 정비 공장에 하이브리드 자동차 진단 시스템과 현장 교육을 제공한다.
전기이동성의 진가는 재생 가능한 자원으로부터 얻은 에너지를 사용할 때 발휘된다. 따라서 보쉬는 발전 관련 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보쉬는 풍력 발전 설비용 기어박스를 개발, 생산하고 있으며 조력 발전소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보쉬 솔라에너지(Bosch Solar Energy AG)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용 전지와 모듈을 제공하는 세계 최대 메이커로 활약하고 있다.
전기이동성 분야에서 보쉬보다 폭넓은 부품, 시스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서플라이어는 없다. 이미 보쉬의 제품 포트폴리오는 자동차 업계에서 “풀라인 서플라이어”의 지위를 확립하고 있다. 보쉬는 자동차 구동 시스템의 전동화에 매년 약 4억 유로를 투자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 걸쳐 800명의 직원이 미래 분야에 참여하고 있다.
그렇다고 보쉬가 각각의 부품을 개발해 대량 생산하는 것만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다. 각 부품을 통합해 완벽하게 기능하는 시스템 구축도 목표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기술

하이브리드 기술의 구성은 다양하고 시스템은 복잡하다. 보쉬는 현재 전기만으로 단거리 주행이 가능한 두 가지 풀 하이브리드 설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병렬 풀 하이브리드와 액슬 분할(axle-split) 하이브리드다. 두 시스템은 모두 부스트 기능을 사용해 특정 주행 조건에서 내연기관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을 소형화할 수 있다. 현재의 표준 가솔린 엔진을 예로 들면, 엔진을 크게 개조하지 않고 연비 향상과 25~30%의 CO2 배출량 저감을 실현할 수 있다. 병렬 풀 하이브리드의 경우 전기 모터는 내연기관과 변속기 사이의 파워트레인에 통합된다. 설치 공간이 좁기 때문에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지만 반대로 장점도 있다. 이 시스템은 자동, CVT 또는 더블 클러치 변속기(DCT)도 지원한다.
액슬 분할 하이브리드는 앞 차축의 내연기관과 뒤 차축의 전기구동 시스템에 동력을 분할할 수 있다. 이 유형은 4륜구동 차량에 탑재되기 때문에 운전자에게 추가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측정(metering), 통제(governing), 제어(control) 등의 시스템 개발 능력이 없다면 내연기관, 전기 모터, 클러치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제어하고 하이브리드 카를 편안하고 효율적으로 구동시킬 수 없다. 이것을 분명히 대변해 주는 것이 병렬 풀 하이브리드의 타행 기능(coasting function)이다. 운전자가 액셀에서 발을 떼면 곧바로 최고 160 km/h의 속도로 타행 기능이 작동한다. 내연기관은 정지하고 연료 소비 없이 차량이 타행한다. 안전성과 쾌적성에 관련된 모든 시스템은 완벽하게 작동한다. 운전자가 액셀 또는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얹으면, 거의 동시에 재시동 되고 트랙션이 복원된다.
이렇게 전동 파워트레인에는 보쉬의 시스템 개발 능력이 활용되고 있다. 이 시스템 개발 능력이 보쉬의 고객과 자동차 메이커가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2010년 이후, 보쉬는 포르쉐 카이엔과 폭스바겐 투아렉, 최근에는 포르쉐 파나메라에 병렬 풀 하이브리드 기술을 제공했다. 올해는 PSA가 보쉬의 혁신적인 액슬 분할 하이브리드 기술을 탑재한 세계 최초의 디젤 하이브리드 카인 Peugeot 3008 HYbrid4를 출시했다.
보쉬의 전기이동성 관련 사업은 앞으로도 발전을 거듭할 전망이다. 예를 들면, 리튬이온 전지 기술 합작사인 SB리모티브도 예외가 아니다. 2013년까지 보쉬는 20건의 프로젝트를 통해 12개 자동차 메이커를 위한 전기 모터, 전력전자,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의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上) 협조 회생제동 시스템(cooperative regenerative braking system)
下) 액슬-분할 하이브리드 기술은 전기 모터가 자동차 뒤 차축에 통합되는 보쉬의 혁신 솔루션이다.
右) 보쉬는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에 사용하기 위해 분리 방식 전동 발전기(Separate Motor Generator, SMG) 등 다양한 출력 카테고리의 전기 모터를 개발하고 있다.


SB리모티브 유럽으로

SB리모티브는 설립 3년 만에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약 85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SB리모티브는 BMW i3와 1시리즈 ActiveE에 리튬이온 전지 셀을 공급한다. 피아트(Fiat) 500 EV에도 SB리모티브의 배터리 시스템이 탑재된다. 올 3월에는 SB리모티브의 미국 자회사인 코바시스가 미국 전기차 개발 컨소시엄(The United States Advanced Battery Consortium, USABC)과 840만 달러 상당의 차세대 배터리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USABC는 미국 에너지국(Department of Energy, DOE)과 GM, 포드, 크라이슬러 자동차 3사가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카에 탑재할 고성능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해 구성된 컨소시엄이다.
SB리모티브는 2015년까지 울산의 전지 생산 능력을 연간 약 4 GWh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는 약 18만 대의 전기차를 커버할 수 있는 양이다. 유럽의 전기차 메이커가 계속해서 늘고 있기 때문에 보쉬는 SB리모티브와 함께 2013년 이후 유럽 생산기지 건설을 검토 중이다. 장기적으로 대량의 배터리 셀을 대륙을 건너 운송하는 것은 환경보호와 물류의 관점에서 무익하다.
SB리모티브에서는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에너지 밀도와 출력 밀도, 내용 연수(service life), 사이클 내성 등의 주요 파라미터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보쉬는 2015년까지 SB리모티브의 35 kWh 배터리 1개로 200 km의 주행거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기 구동 시스템의 성공은 가격에 달려 있다. SB리모티브에서는 2015년까지 가격을 1 kWh 당 350유로로 설정하고, 2020년에는 250유로로 낮출 방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000~1만 2,000유로나 하는 배터리 가격은 앞으로도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카 가격의 대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가능성 높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메이커와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많은 장점을 지닌 개념으로 부상했다. 이 자동차는 운전자에게 필요한 모든 주행 유형을 커버할 수 있다. 도시의 주택 밀집 지역 등에서는 가정의 전원 소켓을 통해 반복 충전해 몇 주간 전기 모드로 제로 에미션 주행도 할 수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경우는 장거리 주행을 할 때 내연기관을 이용해 항속거리를 연장할 수 있다.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하면 하이브리드 기술의 추가 비용은 향후 약 10% 추가 범위가 될 것이다.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과 16 kWh의 리튬이온 전지뿐만 아니라 충전 장치가 필요하다. 그 다음 단계는 완전한 전기차다.
하이브리드를 징검다리 기술로 여기고 이미 완전한 전기차를 겨냥하고 있는 메이커도 있다. 예를 들면, 중국은 최대한 빨리 원유 의존에서 탈피하는 것이 국가적 목표다. 따라서 사람들의 이동 수단으로 다른 에너지원을 개척할 필요성에 직면하고 있다. 이것은 동시에 중국의 대도시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배기가스 저감에도 도움이 된다. 또 중국에서는 최근 오토바이에서 4륜 자동차로 바꾸는 인구가 늘고 있다. 이동성이라고 하면 자동차가 최대의 관심사로 구동 방식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국 정부는 하이브리드 카와 전기차의 조기 도입을 위해 이러한 기술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보쉬는 중국에서 큰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전기이동성 사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약 100명의 직원을 보유한 합작회사인 UAES(United Automotive Electronic Systems)에서는 이미 중국 자동차 메이커를 위한 전기구동 시스템의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현지에서 전력전자와 전기 모터의 소규모 생산도 시작했다. 보쉬는 중국의 고객들에게 전기로만 구동하는 데모 차량을 선보였다. 이 차량은 보쉬의 전기이동성 노하우가 총 결집됐다. 전력전자, 전기 모터, 회생제동 시스템 등의 보조 장치, 온도관리 부품, SB리모티브의 배터리 시스템 등, 프로토타입 자동차의 파워트레인 세트가 보쉬 제품이다.






표준화에 의한 비용 절감

기술적 관점에서 보면, 전기차의 실현을 위한 도정은 그리 먼 것은 아니다. 단, 높은 가격이 수반된다. 보쉬는 2020년에 전기차의 가격이 동등한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약 45% 비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연기관의 가격을 3,000유로 절감하더라도 전기 파워트레인은 약 8,000유로가 추가된다. 그중 6,000유로가 배터리 가격이다.
즉, 중요한 것은 전기구동 부품의 개발·생산을 지속하는 동안 가격을 낮추는 일이다. 생산 대수가 증가하면 가격은 하락하고 소비자들은 전기차를 지지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e-Bike에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까지 전기이동성 분야의 모든 프로젝트에 적용된다. 보쉬의 과제 리스트에서 비용 절감은 최우선 과제다. 이와 관련 보쉬는 광범위한 시스템 노하우, 그리고 수많은 개발 프로젝트와 양산 프로젝트 경험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초의 프로젝트에서 얻은 노하우는 두 번째 프로젝트의 기반이 되고, 이를 바탕으로 세 번째 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이다. 축적된 노하우는 개발 속도의 단축, 제품의 품질 향상, 연구 개발 비용의 절감을 가능하게 한다. 생산량이 늘면, 규모의 경제가 실현돼 개발 비용 및 공구 비용의 분배가 개선된다. 조기에 표준화가 실현되면, 비용이 최적화된 모듈 개념의 기반이 형성되고, 이로 인해 버전별 개발 비용과 테스트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보쉬에서는 전기 모터와 같은 부품류에는 적극적으로 모듈 개념을 채택해 빠르고 낮은 비용으로 고객의 요구에 대응할 것이다.
전기차가 성공하기 위해서 메이커들의 차별화와 연결되지 않는 설계 요구사항과 안전 요구사항 등을 표준화를 이뤄내야 한다. 독일 자동차공업회(VDA)는 합의를 통해 처음으로 리튬이온 전지의 크기를 표준화하는데 성공했다.
간단한 전기 부품의 표준화는 지금까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예를 들면, 각 자동차 메이커별로 소량 개별 생산되고 있는 고전압 전원 케이블과 인버터 사이의 플러그인 커넥터는 단순한 부품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복잡한 반도체 부품과 거의 같은 가격이다. 여기에 비용 절감의 가능성이 있다.
2020년까지는 내연기관 자동차가 주류를 이루겠지만, 긴 안목으로 보면 전기이동성이 당도할 것이다. 2020년에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1억 300만 대의 신차 중 약 300만 대가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약 600만 대가 하이브리드 카가 될 것이다. 2025년 이후에는 전기구동 시스템이 크게 증가하고, 내연기관만으로 구동하는 자동차는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다.

이동성의 전기화를 위한 다목적 시스템. 인터넷 기반의 “eMobility Solution” 서비스 플랫폼은 전기차 운전자가 이용할 수 있는 충전 스테이션을 신속하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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