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 Siri: 음성기술 모바일·자동차 동시 타격
2012년 07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han@autoelectronics.co.kr>

“피곤해”라고 아이폰에 말하니 시리(Siri)가 “한잠도 못 주무신거예요?”, “운전 중이 아니시길 바랄 뿐입니다”, “주인님, 당장 아이폰을 내려놓고 잠시 주무셔요”라고 말한다. 이는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삼성의 S보이스와 비교한, 영어가 아닌 한국어 베타 버전의 시리(Siri)에 대한 예제다. 스페이스 오딧세이(2001: A Space Odyssey, 1968)의 주인공 HAL 9000과 같은 인공지능 컴퓨터가 아이폰에 들어간 것이다. 시리는 카 메이커의 협조 아래 간단한 인터페이스 장착을 통해 자동차에게도 들어간다.

시리(Siri):
시리는 애플 iOS용 개인 단말 응용 소프트웨어다. 질문에 답변하고, 권고하며, 동작을 수행하는 자연 언어 처리를 이용한다. 시리는 원래 앱스토어에서 iOS 애플리케이션으로 존재했다. 시리는 2010년 4월 28일 애플에 인수됐으며, 블랙베리와 안드로이드 폰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발표됐었으나 인수 이후 非애플 플랫폼에 대한 개발이 모두 취소됐다. 시리는 iOS 5의 일부로 포함됐으며, 2011년 10월에 출시된 아이폰 4S에서 사용할 수 있다. 2012년 3월 현재 시리는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일본어만 지원하며, 한국어와 스페인어, 중국어 등의 다른 언어는 iOS 6에서 지원한다. 시리는 세계 1위 음성인식 회사인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의 음성인식 엔진을 탑재했다.


안전한 내비가 되는 폰

애플은 지난 6월 세계개발자회의(World wide Developers Conference, WWDC)에서 카 메이커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자사의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시리’를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휴한 카 메이커는 이미 GM, 토요타, 혼다, 크라이슬러, BMW, 벤츠, 아우디, 재규어, 랜드로버 등 9개사에 이른다.
애플은 무료의 턴 바이 턴 내비게이션, 실시간 교통정보 업데이트와 함께 새 인하우스 맵 서비스를 기본 탑재했고, 카 메이커와 제휴를 통해 스티어링 휠에 ‘아이프리(Eyes Free)’란 버튼을 넣어 시리를 구동해 말로 폰을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운전자는 운전 중 버튼을 눌러 음성으로 폰의 내비게이션, 전화, SNS, 문자 메시지 등의 이용할 수 있다. 즉 아이폰 자체가 최고의 내비게이션이 된 셈이다. 아이프리 버튼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서는 폰의 화면을 인카 디스플레이에 동기화 시킬 수도 있다. 
애플이 ‘시리’를 자동차에 결합시킨 것은 모바일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목표다. 그러나 시리와 아이폰은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MDS테크놀로지의 노재민 상무는 “시리의 자극을 통해 경쟁 스마트폰의 음성인식 기능이 확장되고 있고, 꼭 시리 때문은 아니더라도 인카 내비게이션이나 애프터마켓 내비게이션의 음성기능도 업그레이드 되거나 새로 탑재되는 추세”라며 “스마트폰은 놀라운 기능을 통해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영향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는 차량에 음성 서비스와 일부 콘텐츠가 제공되는 차원이 아니다. 또 기존의 차량용 음성인식 시스템 대비 지능이 뛰어나다. 폰에 내장된 시리는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는 인공지능은 물론 클라우드도 이용하기 때문에 확장성이 매우 뛰어나 데이터베이스의 축적에 따라 인식 정확도가 높아질 수 있다. 초기에는 차량에 탑재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보완하는 수준에서 동작하겠지만, 애플의 다양한 콘텐츠 제공 여부에 따라 기능은 배로 늘 것이다. 시리와 아이폰은 다른 경쟁 폰의 혁신에 불을 지필 것이고, 자동차의 스마트폰 의존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애플 고객을 잡아라

고객의 신차 구입 시 아이폰 연동 여부는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차 내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이동 방향을 알고, 음악을 듣는 것은 이미 새로운 일이 아니며, 갈수록 많은 운전자들이 구글 맵과 같은 스마트폰의 매핑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음성지원 소프트웨어는 배 이상 증대되고 있고,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등 각국의 교통당국은 운전부주의를 유발하는 차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모바일 기기의 장착 관련 권고안을 발표하며 음성기술을 부각시키고 있다.
차량용 시리는 올 가을부터 론칭된다. 9개 카 메이커가 12개월 내에 그들의 특정 차량의 스티어링 휠 또는 대시보드에 시리 버튼을 집어넣기로 약속했다. 
온스타 텔레매틱스 서비스로 유명한 GM은 몇 년 전 조사를 통해 아이폰의 미래와 고객의 니즈를 검토해 그들의 텔레매틱스 전략에 아이폰을 포함시켰다.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마이링크(My Link)’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그리고 한국의 엔지스(EnGIS)를 통해 개발해 50달러에 제공하는 ‘고고링크(GoGo Link)란 내비게이션 앱 등을 지니고 있지만, 동일한 엔트리 모델인 쉐보레 소닉과 스파크에 애플의 시리를 제공키로 결정했다. 한국에서도 시리는 올해 안에 적용될 예정이다.
아우디, 다임러 등 유럽의 프리미엄 브랜드도 애플과 제휴했다. 잠재적인 애플 유저 고객의 니즈 반영이 우선이고, 이차적으로는 시리가 어떻게 작동하고, 향후 스마트폰을 어떻게 그들의 인포테인먼트 전략에 반영할 지를 테스트하는데 목적이 있다. 애플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BMW도 2013년 미드사이즈 모델에 시리 아이프리 모드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GM이 엔트리 레벨에 시리를 적용한 것처럼 스마트폰 자체가 카 내비게이션을 대체할 수도 있겠지만, 폰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전체 연결성과 기능 향상에 이용될 것이다.



인포테인먼트의 미래

SK플래닛의 한 관계자는 “시리의 의의는 모바일 산업의 경쟁구도, 모바일 기기들의 혁신, 음성인식 기술의 가치, 소비자의 사용성 측면에 우선되지만 자동차의 커넥티드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자연어에 가까운 시리의 음성은 명령어로만 작동하는 인카 임베디드 음성인식 시스템에 자극을 줄 것이고,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사용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는 스마트 라이프란 고객의 니즈에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나는 자동차가 연결성, 음성인식과 같은 HMI 컨트롤, 그리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모두를 스스로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HMI 컨트롤은 자동차가 맡고 연결성과 애플리케이션은 스마트폰이 담당하는 식이다.
카 메이커들은 기본적으로 GM의 온스타, 현대자동차의 블루링크와 같은 자동차의 안전, 보안, 유지보수 등과 같은 고전적 텔레매틱스 서비스 컨셉은 물론 인포테인먼트 부문에서도 독자적인 에코시스템을 구축해 부가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즉 폰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헤드유닛에 다운로드하거나 사전에 내장시키고 헤드유닛의 모뎀으로 연결성을 구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카 메이커 스스로 모든 것을 한다는 것은 비용 부담은 물론 소비가전 시장의 속도와 이에 익숙해진 고객의 니즈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문제가 있다. 때문에 카 메이커들은 스마트폰의 힘을 빌리는 것을 심각히 고민 중이다. 
시리와 같은 음성인식 기술이 안전을 강조하는 자동차 환경에 강력한 기능을 지닌 스마트폰의 이용과 통합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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