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영감과 자동차의 디지털화
The Here and the Hereafter of Car Interaction
2014년 09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인공지능 열풍이 거세다. 억지스럽지만 자동차의 디지털화를 AI를 테마로 한 영화와 연결시켜 봤다. 자율주행과 운전자 지원 시스템, 첨단 인터페이스, 커넥티드 카, 디지털 브랜딩과 관련된 카 메이커의 활동에서 받은 소감을 나열했다.

인류의 라이프스타일을 단숨에 바꿔 버린 애플. 이 애플의 로고는 청산가리를 주입한 사과를 먹고 자살한 천재 수학자, 컴퓨터공학자, ‘인공지능(Artificial Inelligence, AI)’의 선구자 앨런 튜링(Alan Turing)의 사과라는 이야기가 있다. 애플의 스마트폰 혁명처럼 다음의 터닝포인트는 ‘시리’와 같은 음성인식 시스템, 나아가 AI가 될 것인가. 인공지능의 개발과 추구는 현재의 우리에게 어떤 영감과 영향을 줄까. 

구글의 딥마인드(DeepMind) 인수, 셀프 드라이빙 카 테스트, 맨하탄 프로젝트의 론칭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아담(ADAM)과 IBM의 왓슨(Watson),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대화를 나누는 로봇 페퍼(Pepper)의 상용화 등 산업의 뉴스들, 튜링 테스트(Turing test)를 최초로 통과한 컴퓨터 유진 구스트먼(Eugene Goostman)의 등장과 같은 인공지능 이슈가  잇따르고 있다.

산업의 혁신과 디지털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이끄는 정보통신 산업의 발전에서 최대 이슈는 사람을 센싱해 감성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감성 ICT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인공지능이 됐다. 인공지능은 센싱, 컴퓨팅,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증강현실, 자율주행, 로봇 등 현시대와 근미래의 모든 키워드를 아우르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 보면 그동안 꿈으로만 여겨졌던 ‘자율주행’이 확실한 미래 지향점으로 떠오르며 산업의 다음 혁신들인, 예를 들어 도심에 대응하는 능동안전, 새로운 인테리어 인터페이스, 커넥티드 카 등의 트렌드를 가속하고 있다.
한편, Sci-Fi 영화도 트렌드를 따르고 있다. 더 머신(The Machine), 그녀(Her), 트랜센던스(Transcendence) 등과 같

이 AI, 휴머노이드 로봇, 인조인간을 등장시키는 작품의 빈도가 눈에 띄게 늘었다.
인공지능 열풍에 맞춰 자동차의 디지털화를 AI를 테마로 한 영화의 특정 요소와 연결해 봤다. 자동차의 디지털화, 자율주행과 운전자 지원 시스템, 첨단 인터페이스, 디지털 브랜딩 관련 소감을 나열했다.  
|지각 컴퓨팅 : 제스처,로봇 언어
|리얼스틸, 아이언맨, 픽사 시리즈
|메르세데스 벤츠 퓨처 토크



지각 컴퓨팅(Perceptual Computing), 감성 ICT는 단순하게 말해 기기가 인간과 같은 감각을 지녀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컴퓨팅을 말한다. 기반은 동작인식, 얼굴인식, 음성인식 등 센싱 기술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서 동작인식 기술은 이미 애프터마켓 내비게이션에서 상용화됐고, 차세대 자동차의 디스플레이 조작, 정보 공유 측면에서 장착이 확실시 되고 있다.  

헐리웃의 영화에서 동작인식 기술은 매우 흔한 소재다. 예를 들어 ‘리얼스틸(2011)’에는 동작인식 로봇 권투선수가 나온다. 잘 나가는 로봇 복서들은 상대의 공격 패턴을 지능적으로 학습, 분석해 대응하는 4세대 인공지능 로봇인데 필요에 따라 사람이 음성으로 명령해 개입할 수 있다. 그러나 최후의 승자는 단순 동작인식 기반으로 주인공 찰리(휴 잭맨)의 동작을 그대로 모사하는 쉐도우 복서, 2세대 로봇 ‘아톰(ATOM)’이다. 아이언맨 시리즈에는 인공지능 컴퓨터 자비스(Javis)가 등장한다. 자비스는 인격을 갖춘 가상 비서로 주인공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Jr.)의 지하 연구실에서 음성, 비주얼 인터페이스 및 로봇암 등으로 실체를 드러낸다. 스타크는 손짓과 같은 동작, 음성 등으로 자비스와 소통하거나 컨트롤할 수 있다.

토이스토리, 월E, 카 등 픽사 애니메이션도 이 테마에 포함된다. 픽사는 애플에서 쫓겨난 스티브 잡스 등이 설립자해 애니메이션을 3D 컴퓨터 그래픽 시대로 이끈 혁명적 회사인데, 이유는 픽사의 로고인 움직이는 탁상용 램프 ‘럭소 주니어(Luxo Jr.)’ 때문이다. 로봇공학자 가이 호프만(Guy Hoffman) 교수는 픽사가 그래픽 컴퓨터 홍보용으로 제작한 단편영화 ‘럭소 주니어(1986)’를 보고,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해 스스로 사물을 비추거나 행동하는 데에서 영감을 얻어 로봇과 인간의 소통에 대한 연구에 나섰고, 실제로 이같은 램프는 물론 음악에 맞춰 협연하거나 춤추는 로봇을 만들어냈다. 호프만 박사는 “로봇과 소통의 시작은 애완견이 꼬리를 치는 것처럼 몸짓, 손짓 등과 같은 비언어적 행동을 인식하는 것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다임러의 연구개발본부와 미래학 부문의 대표들은 로봇 전문가와 언어학자를 초청해 미래의 자율주행차가 어떻게 사람과 이야기할 수 있을지에 대해 토론했다. 다임러는 지난해부터 ‘메르세데스 벤츠 퓨처 토크(Mercedes-Benz Future Talk)’란 새로운 브레인스토밍 플랫폼을 개설했는데, 로봇과의 소통에 대한 토론은 ‘미래의 유토피아는 어떤 모습일까’에 이은 두 번째 주제였다. 

자동차 회사들은 미래의 도시교통을 스스로 주행하는 차들이 지배할 것으로 보고 있고, 기술과 법적 이슈를 넘어 이제 사회적 이슈에 접근하기 시작했다. 즉, 사람과 기계지능 간 소통을 탐구하고 있다. 이 모바일 로봇은 단순한 주행의 자동화가 아니라 교통과 이동성, 라이프스타일의 모든 것을 바꿀 것인데, 이것이 바로 메르세데스 벤츠가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며 기술 이슈보다 사회적 이슈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질문들은 대략 ▶자율주행차는 보행자에게 말을 걸 수 있을까 ▶차는 나 또는 내 옆 사람과 말을 하고 있을까 ▶여기서 말한다(speaking)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로봇의 언어(robot grammar)를 배워야만 할까, 아니면 자동차가 우리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할까 ▶그러면 이런 언어는 어떻게 개발하거나 개발될까 ▶인공지능이 돼야할까 등이다.  

다임러의 허버트 콜러(Herbert Kohler) 박사는 “미래의 교통은 매우 인터랙티브해질 것인데, 이는 단지 네트워크로 연결된 차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율주행차에 집어넣을 기본 태스크는 단지 기술적 성과에 따른 것이 아니라, 이 차들을 미래교통의 필수로 만들 사회적 측면의 고려사항들을 포함할 것으로 적어도 현재의 센서와 같은 중요성을 지닐 것”이라고 말했다.  

ARS 일렉트로니카 퓨처랩(Art Technology & Society Electronica Futurelab)에서 인간과 로봇 간 심리학적 관계에 대해 연구 중인 마티나 마라(Martina Mara) 박사는 어떤 지능적 로봇이, 어떤 커뮤니케이션의 형태를 마스터할 것인지, 그 신호의 다음 단계는 무엇이 될지가 가능한 빠르게 명확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다임러의 미래학자 알렉산더 맨코브스키(Alexander Mankowsky)는 미래에 로봇 언어 사전이 존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사람이 메인 역할을 하지만 차가 전체적인 미래 이동성에서 로봇을 임베디드 해 스스로 운전할 것”이라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밀집 도심에서 사람과 기계지능 간 소통을 가능케 하는 하나 혹은 그 이상의 통신 언어의 협력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맨코브스키는 로봇에 사람이 적응하도록 하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목표가 되서는 안 되며, 이는 사람과 기계 간의 신뢰 구축이나 자신감에 대한 문제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베를린 제스처 센터의 공동 설립자로 현재 켐니츠(Chemnitz) 공대에서 관련 연구를 수행 중인 엘런 프리케(Ellen Fricke) 박사는 언어학적 관점에서 말했다. 프리케 박사는 “만일 우리가 자율주행차와의 소통 옵션으로 제스처를 고려한다면, 매일 사람이 사용하고, 특히 소통의 시작점이 될 적당한 제스처를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며 “다른 중요 질문으로는 어떻게 자율주행차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차와 사람 간 소통에 사용되는 제스처가 사람끼리 소통하는데 사용되는 제스처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고 말했다. 프리케 박사는 첫 단계에서 매일 사용하는 사람들의 제스처의 포괄적인 디지털 데이터베이스인 로봇 제스처 백과사전이 요구될 수 있고, 이것이 오토노모스 로봇에 말을 거는 최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람과 자율주행차 간 소통은 완전히 새로운 영역이다. 때문에 메르세데스 벤츠는 ARS 일렉트로니카 퓨처랩과 함께 프로토타입 키네틱 로봇과 사람 간의 다양한 상호작용 유형 테스트를 했다. 테스트에서 인터랙티브 쿼드콥터(quadcopter)는 예를 들어, 특정 방향의 제스처나 햅틱 컨트롤러 등을 통해 불려지고, 멈추는 등 제어됐다. 실험을 통해 다임러는 미래의 공간에서 사람과 자율기계 간 공존을 느낄 수 있는 기초적 영감을 얻었다. 이는 멀게만 느껴졌던 것이 생각보다 빨리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 인간과 기계 간 협력의 사회적 기능을 위한 공용 언어의 개발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튜링 테스트는 스티브 잡스가 가장 존경했다는 20세기의 수학자이자 암호해독가인 앨런 튜링이 제시한 인공지능 판별 콘셉트다. ‘기계도 생각할 수 있을까(Can Machines Think?, 1950)란 논문에 처음 나왔다. 요는 컴퓨터가 의식을 지닌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면 그 컴퓨터는 의식이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후에 진행된 사람과 동격으로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의 개발을 강한 인공지능(strong AI)’이라고 하고 있다.

튜링 테스트는 인공지능, 인조인간 영화에 나오는 단골 툴이다. Sci-Fi의 고전 ‘블레이드런너(1982)’에서 주인공 데커드(해리슨 포드)가 실시하는 복제인간 식별을 위한 인터뷰, ‘그녀(2013)’의 주인공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와 OS의 첫 대화 등이 이에 해당한다. 스페인 영화 ‘에바(2011)’의 ‘정서지능법’ 등과 같은 여러 이론, 개발, 테스트 과정도 이에 속한다 볼 수 있다. ‘더 머신(2012)’의 경우엔 아예 튜링 테스트란 용어가 언급되며 유사한 테스트 장면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아우디의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아키텍처를 책임지고 있는 스테판 벤더(Stefan Wender) 박사는 “운전자 지원 시스템은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를 증대시킨다”며 “시스템은 반드시 꼼꼼하고 신뢰할 수 있게 위험을 식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애플리케이션들에 요구되는 카메라, 레이더, 초음파 시스템 등은 주행환경 식별에 있어 사람의 능력 이상”이라고 말했다.

튜링 테스트 또는 에바에서 로봇에 대해 인공지능 레벨(강한 인공지능과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을 조정하는 것처럼, 아우디는 인공지능과는 한참 거리가 있지만 사람과 기계의 능력을 비교하며 첨단기술의 가치와 미래 가능성을 알리고 있다. 아우디에 따르면, ADAS는 자동차에서 가장 첨단화된 기술 중 하나다. 기능적으로 사람이 가진 능력과 차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이를 뛰어넘는다. 아우디는 사람과 현재 상용화된 기계의 능력을 비교해 월드컵처럼 스코어를 매겼다. 사람과 A8 세단의 능력을 ▶자동차 주변환경, 360도에 대한 전반적 시야 확보 ▶사각지대 인식 ▶원거리에 대한 인식가능 거리, 시야각, 반응속도 ▶영상의 명확성(clarity of vision) ▶3D와 거리 인식에 대한 뷰포인트 ▶위험의 인식과 경고의 신속성 ▶야간 시인성 ▶전방 예지력 ▶컬러 영상 등 9가지 측면에서 비교했다.

아우디의 고객이 환경 카메라(perimeter)까지 옵션으로 채택했다면 A8은 최대 5개의 카메라를 장착하게 되는데, 차량 전후방에 각각 한 개씩 근접 카메라, 익스테리어 미러 아래쪽에 2개의 파킹 카메라, 리어뷰 미러에 1개의 ADAS 카메라를 장착하게 된다. 이를 통해 A8은 모든 상황에 대한 완벽한 시야각을 갖게 된다. 사람은 사각지대에 대응할 수 없고, 360도의 조감도를 가질 수 없기 때문에 기계보다 못하다(1:0). A8은 30 km/h 이상에서 70 m 거리의 후방과 양 사각지대를 볼 수 있고 잠재적 위험을 운전자에게 경고할 수 있다. 센싱 기능은 자동주차 시 경로를 안내할 수도 있다(2:0). 사람은 5 km까지의 먼 거리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보다 뛰어나다.




A8의 주차 카메라는 겨우 몇 미터 전방을 볼 수 있는데, 시야각도도 180도에 불과하다. 전방 주시용 ADAS 카메라는 이에도 못미치는 46도다. 다만 레이더의 도움으로 전방 차와의 정밀한 간격을 파악하고 크루즈 컨트롤 같은 편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사람의 눈이 다가오는 차나 전방 차량의 속도를 측정하기 위해선 30 ms 동안 뇌가 망막 위 차량 이미지의 크기를 비교해야 하는데, 이때 미세한 변화들은 측정을 어렵게 만든다. 정밀성만큼은 기계가 앞서기 때문에 무승부인 셈이다(3:1). 비전의 명확성 측면에서는 사람이 월등히 앞선다. 사람은 망막의 중심와(fovea)에서 ADAS 카메라보다 6배 이상 명확한 영상을 볼 수 있다(3:2).




또 사람의 눈은 카메라가 볼 수 없는 3D를 볼 수 있다. 2D의 두 눈이 서로 다른 각도에서 보며 3D를 만들고 뇌를 통해 거리도 측정할 수 있다(3:3). 조심성 측면에서는 기계가 우위다. 사람이 특정 상황에 대해 대략 300~500 ms 사이에서 반응한다면 A8은 100 ms 이내에 가능하다. ADAS 카메라는 컴퓨팅 파워에 의해 가능한 빨리 정보를 준비한다. 카메라가 초 당 36개 이미지를 프로세스한다고 가정하면 이는 뭔가를 인지하기 위해 1/36초가 소요되는 셈이다.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시스템은 몇 개의 이미지를 평가하지만 이 경우의 반응 시간도 사람보다 빠르다(4:3). 어둠 속에서 사람은 저해상도로 단지 흑과 백만 구분할 수 있고 식별가능 거리도 60 m 이내다.

차량 속도가 70 km/h 이상이면 그 능력은 절반 이하로 급격히 떨어진다. 게다가 눈부심 현상도 겪는다. 그러나 A8은 열화상으로 300 m 앞까지 볼 수 있다(5:3). 카메라의 예지력은 사람보다 월등하다. 레이더 센서는 250 m 전방까지 감지해 긴급제동 상황 등의 위험에 사람보다 빨리 대비할 수 있도록 해준다. 카메라도 전방 50 m, 40도 각도로 주변을 모니터링해 차선유지를 위한 조향을 자동화한다(6:3). 사람의 눈은 세 가지 색을 구분하는 시신경 세포를 통해 적어도 27만 가지의 컬러를 인식할 수 있다(6:4).



사람과 A8 간에는 저마다의 장단점이 있다. 그러나 운전방해 없이 일관된 교통을 모니터링하고, 눈을 감고 있어도 정확한 거리를 측정하는 것과 같은 태스크와 신뢰성은 A8이 앞선다. 물론 한계도 있다. 무엇보다 사람은 자동차에 비해 현재 처해 있는 상황을 이해하는데에 뛰어나다. 연관성을 이해하고 보여지는 정보를 통해 처한 상황에 적용할 확실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ADAS는 특정 자극을 통해 목표하는 신호를 보낼 수 있지만 이런 프로세스는 자동차의 단순한 알고리즘에 기반한 것으로 진실된 지능이 아니다. 시스템은 사전에 정의된 위험을 식별하고 반응할 수 있지만 매우 복잡하고 정의되지 않은 바에 대해서는 대응할 수 없다.

그러나 시스템의 기능, 인공지능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고속도로와 전방상황에만 대응하는 ADAS 시스템은 이제 차가 아닌 “사람을 위해 사람에 대응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다. 즉, 보행자, 사이클리스트 등 더욱 다양하고 복잡한 저속의 도시교통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고, 전 세계 정부를 통해 그렇게 강요받고 있다. 예를 들어 카메라는 다양한 이미지와 형태의 보행자를 식별할 수 있고, 그들이 어디를 보고 있는지, 어디로 가려하는지도 알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 자동차는 자체의 지능, 고도화되는 센싱기술로 더욱 세련된 자동 제어가 가능해지고, 특히 3D 카메라, GPS 등 정밀하고 무수히 많은 외부 센서, IoT 환경의 커넥티드 정보를 활용해 초월적 인지력을 갖춰가고 있다.

 

유튜브에서 “The Empty Car Convoy”란 영상을 봤다면, 사막을 유유히 가로지르는 6대의 현대차 제네시스가 연출하는 ‘플래툰 주행’의 장관을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1968)’의 한 시퀀스로 연결시켰을 것이다. 물론 인공지능 HAL 9000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혹자는 이 영상이야 말로 현대자동차가 실제 제품의 성능을 그대로 필름에 반영해 제품의 가치와 철학을 말하고 있는 첫 작품일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2세대 제네시스에는 첨단 적응형 순항제어(ASCC), 자동 긴급제동(AEB), 차선유지 지원(LKAS) 등 반자동주행을 가능케 하는 ADAS가 대거 장착돼 있다.

영상에서 스턴트맨 버디 죠(Buddy Joe)와 그 팀원들은 제네시스에 각각 나눠 타고 ASCC와 LKAS를 켠 채 선두의 대형 트럭을 따라 자동 대열 주행을 시작한다. 분위기는 마치 미항공우주국(NASA) 센터와 베테랑 우주인이 교신하는 듯 매우 진중하다. 차는 자동으로 가감속하며 앞 차와 일정 간격을, 또 스티어링을 자동화해 해당 차선 내에서의 위치를 유지한다. 긴장감 넘치는 사운드가 전개되면서 플래툰 주행 중인 차량 옆에 18휠 트럭이 따라 붙으면, 맨 뒤 차량부터 스턴트 드라이버들이 차례로 선루프를 통해 차 밖으로 나오고 차를 박차고 점프해 트럭으로 탈출한다. 운전자가 없어도 자동주행에 무리가 없다는 것을 ‘드라마틱’하게 강조하는 대목이다.
 




한편 팀장인 죠는 끝까지 탈출하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안대를 꺼내 눈을 가린 후 팔짱을 낀다. 클라이막스에서 선두 트럭이 급정거하면 죠의 차량을 포함한 모든 후속 차량이 자동으로 긴급제동을 실시해 어떤 사고도 없이 안전하게 정차한다. 현대월드와이드(HyundaiWorldwide)가 6월 25일에 처음 유튜브에 게재한 이 영상은 7월 21일 현재 무려 800만 명 이상이 보고 갔다. 클릭 숫자가 많은 것처럼 댓글 대부분 역시 상당한 호감을 표했다.    

The Empty Car Convoy는 그동안 봐온 국내외 그 어떤 카 메이커, 서플라이어의 자율주행, 자동주행, 플래툰, 자동주차에 대한 실제 테스트나 홍보 영상보다 감명 깊다. 백미는 팀장인 죠만 차에 남아 플래툰 주행을 지속하는 순간부터다. 여기서 그 유명한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 삽입됐던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왈츠곡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독일어: An der sch쉗en blauen Donau)’가 나온다.

스페이스 오딧세이는 미래 기술에 대한 선견뿐만 아니라 영화 자체의 기술 측면에서 영화사의 한 획을 긋는 대작이기도 하지만, 영상과 음악의 조화, 감성의 부여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예를 들어 ‘스페이스 오딧세이 =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Also sprach Zarathustra)’란 등식이 성립될 정도다. 영화에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는 초반부 인류의 첫 도구인 뼈다귀가 공중에 던져지고 우주선으로 디졸브되는 미래의 시작점에서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해 우주선이 유유히 순항하고 우주정거장과 랑데뷰할 때까지 이어지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The Empty Car Convoy에서도 똑같은 콘셉트로 놀랍도록 일치하는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제네시스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럭셔리카를 만들어야 한다”는 정몽구 회장의 지침에서 시작된 모델이다. 현대자동차가 지닌 볼륨 브랜드란 이미지의 한계를 ‘첨단 기술’과 ‘럭셔리’로 뛰어넘겠다는 새로운 ‘창조’의 임무를 부여받았다. 제네시스와 관련된 홍보 영상은 무수히 많다. 이중 초기 프로모 콘셉트(7 Days of Genesis)는 사람과 기계의 관계, 인공지능 테마에 가깝게 설정됐었다. 카피는 “뼈대, 심장, 근육, 신경, 지능, 감성, 그리고 영혼. 이 모든 것의 조화는 결국 당신처럼 움직이고 생각하기 위함. 여기, 인간을 닮은 생명체…, 제네시스”였다. 그러나 “뭐가 인간을 닮았다는 거지?”란 물음들처럼 이 프로모는 지나친 비약과 추상적 나열, 차갑고 기계적인 첨단 이미지의 과용으로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experienceㆍUXㆍ고객 경험
|그녀ㆍ바이센테니얼맨
|FV2ㆍ스페이스 아이덴티티ㆍ메르세데스 벤츠 트래블





영화 ‘그녀’는 디지털 시대의 왜곡된 소통과 사회적 단절, 군중 속 고독을 말하고 있다. 미래의 사람과 인공지능, 컴퓨터 간의 관계를 상상하면서 현재의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대필 작가, 가상현실 게임, 폰섹스, 새로운 인터페이스, 육체를 갈망하는 인공지능 등 그녀에 장치된 소재들을 염두에 두면 ‘경험(experience)’과 ‘사용자 경험(UX)’이란 키워드가 떠오른다.

UX는 사용자가 시스템겵,제품 서비스 등의 직,간접적인 이용으로 얻게 되는 총체적 경험을 말하는데, 단지 기술을 효용성 측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이해하려는 접근법을 말한다. 기능이나 절차상의 만족뿐 아니라 사용자가 지각 가능한 모든 면에서의 참여 및 관찰을 통해 경험하는 가치의 향상을 추구한다. ▶기계가 아닌 인간을 대하듯 편하게 ▶다양한 감각과 정보를 현실과 현실 이상의 생생함으로 잇고 ▶그 누구의 변덕스러움에도 맞추는 것이 UX의 진화다. ▶종합적 감성으로, 소비자 중심으로 가는 것이다.

토요타의 FV2는 감성적 소통 능력을 지닌 콘셉트 카다. FV2는 기본적으로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지능형 교통 시스템을 이용해 자동주행이 가능한 1인승 차다. 동작인식, 표정인식, 음성인식,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첨단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으며 지능까지 지녀 유저의 마음을 읽으면서 대화할 수 있다. 클라우드, IoT를 통한 방대한 데이터, 심지어 누군가의 과거 경험을 낱낱이 기록하고 활용해 필요한 정보, 조언을 주는 비서, 친구다. 이는 사람과의 소통과 경험의 소중함에 대해 회고하는 가정부 로봇인 200살 먹은 ‘바이센테니얼맨(1999)’과 비교될 수 있다.





2013 도쿄모터쇼, 2014 제네바모터쇼 등에서 공개된 모습이나 설명보다 FV2 프로모 영상은 토요타가 말하고자 하는 FV2의 진정한 가치를 쉽게 느끼게 한다. 영상은 ▶내일의 드라이빙은 어떤 것일까 ▶기술은 가능하지만 그 이상의 무엇은 무엇일까란 질문을 던지고, 답으로 “몸과 마음(body, heart)”이란 단어를 제시하며 단지 달리는 것 이상으로 사람을 이해하고 직감으로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관점과 진정한 경험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이가 그린 풍경화가 말해주듯, 풍차가 도는 아름다운 언덕에 똑같이 가더라도 자동주행을 켜고 그냥 다녀 온 것과 직접 바람을 맞으며 자연을 느끼고 차를 제어하는 운전의 즐거움까지 더해 다녀온 풍요로운 경험이 다른 것처럼, 토요타는 사용자를 더 가깝게 이해하고 더 나은 경험과 감성을 제공할 수 있는 차와 브랜드 서비스가 자동차의 미래라고 봤다.     




자동차의 디지털화, 새로운 경험과 감성에 대한 혁신은 딜러십 측면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카 메이커들은 인터넷 환경과 텔레매틱스 시스템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편의성을 개선하는 한편 실제 세상에서의 고객과의 소통, 고객 경험,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엔드 투 엔드 이니셔티브를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는 차량 전시장과 고객 서비스 시설을 고급화하고 새로운 감성을 불어넣기 위한  글로벌 딜러십 스페이스 아이덴티티(Global Dealership Space Identity, GDSI), 판매직원의 고객 응대 서비스 향상을 위한 뉴 딜러십 익스피리언스(New Dealership Experience NDE), 태블릿PCㆍ키오스크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정보의 제공과 시승 서비스 등을 강화하는 스마트 세일즈 케어(Smart Sales Care) 프로그램 등을 론칭하며 자동차의 디지털화를 새로운 UX, 고객 경험으로 이어가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또 다른 방식으로 그들의 고객, 벤츠의 차주가 아닌 특수층에 맞춤화해 다가가는 새로운 ‘경험’과 감성 브랜딩에 대한 시도를 하고 있다. 벤츠는 올해 카 메이커 역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시장에 대한 ‘프리미엄’ 여행 서비스 ‘Mercedes-Benz Travel’을 상하이에서 론칭했다. 1억 1,000만 명의 고객을 보유한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Ctrip의 프리미엄 브랜드 HHTravel과 함께 유럽 등 국외여행을 원하는 고객에게 맞춤화된 특별한 여행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상품과 서비스는 벤츠가, 마케팅은 HHTravel이 담당한다. HHTravel은 지난해 19만 4,900달러(2억 원)에 80일간의 프리미엄 세계여행 상품을 내놔 단 15초 만에 매진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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