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mate Targets in Mobility - Quo Vadis?
갈라진 세계, 파워트레인 믹스가 답이 될 수 있을까
Vienna Motor Symposium 2026 프리 브리핑이 던진 질문
2026-02-23 / 03월호 지면기사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이 글은 Vienna Motor Symposium 2026 프리 브리핑이 던진 한 문장, “기후 목표, 과연 어디로 가는가(Quo Vadis)”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유럽·미국·중국의 규제 리듬이 갈라진 지금, 원 웨이 전환 대신 포트폴리오가 왜 산업의 생존 문법이 되는지 정리했다. 전주기(LCA) 기준과 Automotive Package, AI·하이브리드·수소·BEV가 한 무대에 공존하는 이유는 결국 ‘기술의 승패’가 아니라 ‘조건의 설계’란 점이다. 남는 질문은 단 하나, 누가 이 전환의 속도를 계산하고 그 계산을 증명할 것인가다.

글 | 한상민 기자 _ Han@autoelectronic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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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안은 셰플러의 마티아스 징크와 아우디의 조프루아 부콧 



설 연휴 기간, ‘47회 Vienna Motor Symposium 2026’ 프리 프레스 브리핑에 온라인으로 초청받았다.
루돌프 멜처(Rudolf Melzer) 매니징 디렉터가 화면 속에서 비엔나 레기나 호텔(Hotel Regina, Rooseveltplatz)을 배경으로 인사를 건넸다.
“호프부르크가 몇 분 거리에 있습니다.”
가을마다 The Autonomous로 익숙해진 그 궁전이 화면 너머로 겹쳤다. 그는 아시아, 특히 한국을 포함한 참가자들을 환영하며 이번 심포지엄을 “모빌리티의 다보스(Davos of Mobility)”라 불렀다. 이 브리핑은 단순 행사 안내가 아니었다. “모빌리티의 기후 목표,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Climate Targets in Mobility - Quo Vadis)”란 질문은 오히려 진단에 가까웠다. 지금 세계는 같은 방향을 보고 있지 않으며 그 틈에서 파워트레인은 다시 정의되고 있다.



갈라진 세계 

“유럽은 제로 에미션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기후·CO₂ 리스크를 바라보는 프레임 자체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OVK(오스트리아 자동차 공학회) 회장 베른하르트 게링거(Bernhard Geringer) 교수가 말했다. 세계는 같은 지도를 공유하지 않는다. 유럽은 2035년 이후를 준비하며 배출제로를 전제로 규제를 설계하고 있다. 반면 미국을 포함한 다른 시장은 기후 리스크의 해석과 정책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있다. 중국은 Technology Roadmap 3.0을 통해 2030~2040 기술 전략을 체계화해 ‘장기 계산’을 끝낸 상태에 가깝다.
자동차 산업은 이 세 개의 리듬 위에서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 게링거 교수는 올해 Vienna Motor Symposium을 예고하면서 제조사, 에너지 공급자, 소비자가 이런 상황에서 어떤 중기 전략을 가져야 하는가란 질문을 던졌고, 그 답으로 가장 안전하지만 가장 비싼 방법, 즉 순수 전동화, 수소 기술, 고도화된 내연기관과 재생연료란 세 가지 길을 동시에 유지하는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결국 하이브리드가 ‘연속적인 전환’을 위한 이상적인 해법, 전동화로 가는 길목에서 효율과 수용성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다시 떠올랐다. 중국에서 비롯된 분열과 경쟁 속에서 이것은 후퇴의 논리가 아니라 리스크 분산의 논리였다.
그렇다면 OEM과 공급망은 ‘한 방향의 전환’이 아니라 ‘세 개의 규제 리듬’을 전제로 제품·투자 로드맵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가. 답은, 기술 선택은 신념의 문제가 아니라 조건의 문제이며, 이 조건은 국가별로 다르게 움직인다. 그래서 포트폴리오란 ‘망설임’이 아니라 시나리오 기반의 설계란 것이다.



기술은 하나가 아니다 

“우리는 미래의 ‘단 하나의’ 구동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강건하고 회복탄력적인 기술 포트폴리오를 말해야 합니다.”
이날 자리에 함께 하진 않았지만 RWTH Aachen의 슈테판 피싱어(Stefan Pischinger) 교수는 이런 말로 이분법을 거부했다. 현실은 규제, 시장 요구, 기술 성숙도, 산업 구현 속도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구조다. 배터리 전기차만으로, 혹은 수소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 즉, ‘기술 중립성’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산업 설계의 문제다. 
게링거 교수는 핵심 기준으로 라이프사이클 배출을 제시했다. 배기구만이 아니라 배터리 생산, 전력 생산, 공급망까지 포함하는 전주기 관점이다. 동시에 비용과 에너지 소비도 외면하지 않는다. 그린 수소가 지나치게 비싸거나 산업국가의 고전기요금 기반 e-fuel이 과도한 비용을 요구한다면 시장 수용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산업은 ‘환경 목표’와 ‘경제적 실행 가능성’을 동시에 만족해야 한다.
특히, 라이프사이클 기준은 규제의 범위를 차량 배기구에서 배터리 생산과 에너지 믹스까지 확장시키며 단순한 환경 지표가 아니라, 산업 경쟁 조건을 다시 정의하는 장치가 된다. 생산 거점과 전력 구조가 다른 지역 간 비용 격차는 이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정책 프레임의 문제로 이동한다. 어떤 지역은 ‘청정’의 정의를 전력 믹스까지 포함해 설정하고, 어떤 지역은 공급망·원재료·제조 기반까지 포함해 재단한다. 전주기 규제는 ‘탄소’란 이름을 달고 있지만, 실제로는 시장 접근 조건과 보호 프레임의 언어이기도 하다.



유럽 자동차 공급망: 강함과 불안의 이면

마티아스 징크(Matthias Zink) 자동차 기술 부문 CEO는 두 개의 모자를 쓰고 비엔나에 섰다. 하나는 CLEPA(유럽 자동차 부품 공업 협회) 회장으로서 유럽 공급망을 대표하는 모자, 다른 하나는 Schaeffler 이사회 멤버로서 기업 전략을 책임지는 모자다. 
그는 먼저 숫자를 꺼냈다. 유럽은 여전히 차량 가치의 최대 75%를 창출하고 있으며, 약 170만 개의 일자리를 지탱하고 있다. 매년 450억 유로가 연구개발과 설비에 투자된다.
그러나 곧바로 톤이 달라졌다. 2025년 한 해에만 약 5만 명 규모의 감원이 발표됐고, 롤랜드버거 분석에 따르면 업계의 약 40%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2030년까지 최대 35만 개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다. 
징크 CEO는 이를 ‘구조적 기로’라고 표현했다. 글로벌 경쟁은 가속되고, 생산은 이동하며, 에너지 비용과 규제 복잡성은 유럽 기업의 숨통을 조인다. 징크는 이 위기 국면에서 EU 집행위가 내놓은 ‘Automotive Package’를 단순 지원책이 아니라 정책 신호로 읽었다. Automotive Package는 배출 규제만이 아니라 투자·경쟁력·일자리·에너지 비용을 묶어 ‘현실적 이행’을 설계하겠다는 EU의 정책 묶음이다. 기후 목표만으로는 산업을 움직일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경쟁력·투자·일자리를 같은 문장 안에 다시 넣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그는 “진짜 복잡함은 디테일에 숨어 있다”고 강조했다. 규정의 설계가 투자와 제품 로드맵을 결정하고, 그 끝에는 최종 고객이 실제로 살 수 있는 가격과 인프라가 남는다.
“우리는 불공정 경쟁으로부터 제조 기반을 보호하고, CO₂ 규정에서 실제 주행 효율(Utility Factor)을 반영하고 기술 개방성을 유지해야하며, 에너지 비용과 행정 절차를 줄여야 합니다.” 징크는 세 가지 조건을 분명히 했다. 
가장 핵심은 유럽이 혁신을 유지할 조건을 스스로 갖추는 것이다. 프레임워크가 불안정하면 투자도 이동한다. 
징크는 Schaeffler 사례를 들며 산업이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줬다. 멀티모드 하이브리드 트랜스미션은 하나의 통합 시스템 안에 전기 모드, 시리즈 하이브리드 모드, 병렬 하이브리드 모드를 결합한다. 엔진을 가장 효율적인 스윗 스폿에서 작동시키고, 전동화와 기계적 효율을 동시에 끌어낸다. 



미래 엔진은 AI인가

“엔진은 단순한 동력원이 아니었습니다. 벤치마크였고, 감정이었고, 차별화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더 이상 마력을 논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탑스(TOPS)’를 이야기합니다.”
아우디의 조프루아 부콧(Geoffrey Bouquot) CTO는 이렇게 과거를 정리한 뒤, 방향을 틀었다. 
과거의 엔진은 기술적 중심이었고, 설계의 기준이었으며, 브랜드의 성격을 상징했다. 6기통이나 V8 사운드는 감정적 차별화의 언어였다. 하지만 지금 그 역할은 AI 기반 연산 구조가 대체하고 있다. 연산량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차량 아키텍처의 중심축이 된다.
부콧 CTO는 중국을 예로 들며 AI를 사용자 경험과 직접 연결했다. 더 자연스러운 상호작용, 감정이 개입된 인터페이스, 도메인 간 연결성, 차량 내부 시스템은 더 이상 개별 기능의 집합이 아니라 하나의 통합 구조다. 이런 통합은 콕핏에서 벗어나 ADAS와 섀시로 확대된다. 자동주행 또한 예외 상황에 취약했던 과거의 룰 기반 시스템에서 복잡한 컨텍스트를 이해하며 대응 범위를 넓히는 AI 기반 시스템으로 가고 있다. 
하지만 그는 “우리는 기술 그 자체를 위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용자의 경험은 제조사(OEM)에 의해 정의됩니다”라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AI는 엔진이 될 수 있지만, 브랜드 경험을 정의하는 주체는 OEM이다. 빅테크가 기술을 제공하더라도,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는 권한은 어디까지나 자동차 제조사에 있다. AI는 툴이자 기반이며, 최종 서사는 브랜드가 만든다. 이는 SDV 논쟁에서도 중요한 균형점이다.



4월 22일부터 사흘간 비엔나 호프부르크 왕궁에서 열릴 Vienna Motor Symposium 2026



예고편은 구체적이다 

이번 프리 브리핑이 흥미로운 건, 기술 이야기를 ‘하나의 답’으로 몰지 않는다는 데 있다. 게링어 교수가 말한 것처럼 현재의 모빌리티는 엔진 하나, 변속기 하나를 따로 떼어 설명하기 어려운 시대다. 파워트레인, 에너지 공급, 자율주행과 SDV까지가 전체 시스템으로 엮여 들어온다. 그래서 비엔나 심포지엄의 프로그램은 ‘전망’이 아니라 ‘현실의 조합표’에 가까울 것이다.
예를 들어 상용차 규제는 유럽·아시아·미국에서 서로 다르게 움직이고, 그 결과 예전엔 기본 엔진에 국가별 사양만 손보면 됐지만, 이제 유럽에는 전기, 아시아에는 수소, 미국에는 내연기관이 동시에 요구된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이 한 부분만으로도 왜 비엔나의 라인업이 한 방향으로 정리되지 않는지 설명이 된다.
그래서 올해의 ‘트레일러 몽타주’는 여러 갈래로 동시에 끊어져 나온다.
우선 레인지 익스텐더와 하이브리드에선, AVL과 Chery가 양산 기준 열효율 48%의 하이브리드 가솔린 엔진을 공개하며 이를 “레인지 익스텐더의 돌파구”라 부르고 있다. 토요타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용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폭스바겐은 최신 하이브리드 세대를 예고한다. 하이브리드의 중요성은 다시 커졌다. 이는 전동화를 미루는 논리가 아니라, 전동화를 밀어붙이기 위해 중간에서 효율과 수용성을 확보하겠다는 산업적 선택이다.
동시에 배터리 전기차도 비켜서지 않는다. BMW는 ‘GEN6’ 배터리 전기 구동계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하이브리드/REEV가 커지는 만큼, BEV도 진화한다. 결국 이들은 경쟁이라기보다 시장과 규제가 요구하는 속도를 맞추기 위한 병렬 전개다.
수소는 ‘상용차의 언어’다. Cummins가 헤비듀티용 수소 내연기관을 가져오고, FAW는 중대형 상용차 탈탄소화 맥락에서 수소기술을 제시한다. 그리고 AVL×Scania의 H2 HPDI(고압 직분사)는 제로 에미션과 ‘효율 60%’란 조합으로 소개된다. 
심포지엄이 파워트레인만 들여다보는 자리가 아니라는 건 SDV 섹션이 보여준다. AVL은 ‘Copper Car’란 이름으로 전기차 고전압 시스템을 위한 초고속 소프트웨어 회귀 테스트를 들고 온다. 



China SAE, 판을 넓히다

“이건 단순한 곁다리 행사가 아닙니다. 구조가 바뀐 것입니다. 심포지엄이 공식적으로 개막하기 하루 전, 중국의 의제가 비엔나의 무대에 들어옵니다.”
게링어 교수의 소개처럼, 올 비엔나 모터 심포지엄에서 상징적인 장면은 ‘중국이 초청된 것’이 아니라 중국이 자신의 로드맵을 들고 들어오는 날이다. 일정이 앞당겨진 것이 아니라, 의제가 먼저 들어오는 것이다. 4월 22일, 공식 개막 전날 열리는 ‘지속가능 모빌리티를 위한 파워트레인 포럼’은 OVK와 China SAE가 함께 만든다.
중국의 Roadmap 3.0은 단순 기술 리스트가 아니라, 중국이 2030년부터 2040년까지를 겨냥해 제시한 장기 기술 전략이다. Roadmap 2.0이 전동화의 속도를 설계했다면, 3.0은 에너지·효율·산업 구조까지 계산한다. 다시 말해 이 포럼은 ‘중국이 무엇을 만들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라, 중국이 무엇을 계산하고 있는지, 규제, 산업 구조, 효율, 시장 전환의 속도를 유럽의 언어로 번역해 올리는 자리다.
기조연설은 Roadmap 3.0 파워트레인 그룹을 이끄는 Prof. Xiangyang Xu가 맡는다. 이어 BMW, Great Wall Motor, AVL, SERES, Aurobay가 참여해 기술 경로, 유럽 시장 전략, 배터리 공급망과 기술 발전을 하나의 질문으로 묶는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규제 체계와 산업 전략이 공개적으로 비교된다.


Vienna Motor Symposium은 더 이상 지역의 기술 심포지엄이라 부르기 어렵다. 여기서 파워트레인은 연료의 문제가 아니라 조건의 문제가 됐다. 에너지 비용, 규제 예측 가능성, 산업 생태계, 소프트웨어 검증 구조까지 모든 게 한 문맥에 들어온다. 
프리 브리핑은 예고편이었다. 갈라진 세계와 생존, 복수의 기술 전략, 조건 위의 산업 경쟁, AI라는 새 중심축, 그리고 중국의 공식 참여. 4월 호프부르크에서 중요한 건 어떤 기술이 ‘승리’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전환 속도를 계산하고, 누가 그 계산을 산업으로 증명하느냐가 될 것이다.

AEM(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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