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 발표,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있은 후 IHS, IBIS World와 같은 시장조사 기관은 북미 CUV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로이터, 에드먼즈, 오토모티브 뉴스 등 유력 미디어는 현대자동차가 소형 CUV 출시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현대차에서 현재 CUV 간판을 달고 있는 모델은 5인승 스포츠와 롱 휠베이스 7인승인 투싼과 싼타페 뿐이다. 그러나 다행히 현대는 콤팩트 CUV를 거의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를 자극하는 미디어
“현대자동차는 북미의 소비자들을 대부분 만족시킬 수 있는 핵심 모델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 말이 북미에서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특정 세그먼트를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비록 작지만 뜨거운 CUV(Crossover Utility Vehicle) 시장에서 현대는 기회를 잃고 있다.”
지난해 실적,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있은 후 IHS, IBIS World와 같은 시장조사기관이 주목하고 에드먼즈, 로이터와 같은 유력 미디어가 현대자동차에 관심을 두고 한 말들이다.
에드먼즈와 현대자동차 북미법인의 존 크라프칙(John Krafcik) CEO에 따르면, 급성장하고 있는 서브콤팩트 CUV 시장에 대응하는 현대의 모델은 아직 없다. 에드먼즈는 현대자동차가 미국 세단 시장의 7%를 점유하고 있지만 트럭 부문은 2% 밖에 안 된다며, 베라크루즈가 단종됐고, CUV란 간판을 달고 있는 투싼과 싼타페는 각각 5인승 스포츠와 롱 휠베이스 7인승 모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크라프칙 CEO는 “현재 뷰익 앙코르(Encore=트랙스), 닛산 주크(Juke), 그리고 단종됐지만 스즈키 SX4와 같이 차이점을 보여주는 서브콤팩트 소프트로더 세그먼트가 존재하고 있음을 안다”며 투싼 아래의 새로운 세그먼트가 떠오르고 있음을 인정했다.
로이터 통신, 오토모티브 뉴스도 1월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2011년 5.1%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 4.6%을 기록했다면서, 미국시장에서 경쟁업체들이 작은 CUV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미국 자동차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려면 소형 CUV 출시가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대차는 현재 브라질에서 HB20X라는 소형 CUV 차량을 생산, 판매하고 있지만 미국에서 출시되는 다른 소형 CUV 제품 대비 경쟁력이 떨어진다. 현대는 미니 CUV가 투싼과 같은 기존 SUV 모델, 기아의 박스 미니밴 쏘울의 점유율을 잠식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싼과 쏘울은 지난해 총 11만 8,000대를 판매했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와 달리 현대차는 이미 새로운 콤팩트 CUV 개발을 거의 마무리했다. 위장막을 두른 모델이 여기저기서 목격되고 있다.
팔방미인이 유리해
CUV는 세단에 미니밴과 SUV의 장점을 접목한 다목적 퓨전 차량이다. 모델로 치자면 닛산의 주크, 국내에서는 연말 히트 쳤던 르노삼성의 QM3가 대표적이다. 크로스오버라는 단어의 의미처럼 여러 요소를 혼합한 만능차다. 미니 CUV의 인기 비결은 세단을 쫓는 승차감과 탁월한 연비, 미니밴의 적재능력, SUV의 넓은 시야 등 여러 장점의 접목이다.
전반적으로 자동차 업계는 미니밴이나 SUV 등 한 가지 특징만을 지닌 차는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특징이 명확하게 구분된 기존의 세단, SUV, 미니밴 등과 달리 융통성이 뛰어나고 더 넓은 범위의 구매층에 어필할 수 있는 CUV가 매력적이라고 보고 있다.
로이터는 미국에서 소형 CUV 부문 성장 잠재력은 이미 현실화됐다며, 특히 자녀를 분가시키고 부부끼리 사는 ‘엠티 네스터(empty nester)’들과 도시의 젊은층이 이 차의 주요 고객이라고 봤다.
대한무역진흥공사 디트로이트 사무소의 원동호 무역관은 “CUV의 성장에는 미국의 연비 규제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최근 오바마 정부가 내세운 CAFE 연비 기준안(Corporate Average Fuel Economy)으로 모든 트럭과 SUV·CUV 등이 2018년까지 평균 25 MPG의 연비를 달성해야 하며, 2025년에는 평균 30 MPG라는 더 높은 연비 목표가 주어졌다”며 “이에 따라 북미 주요 완성차 업체는 개발 및 출시되는 CUV, 트럭, SUV 모델의 연비 향상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CUV는 트럭이나 미니밴 등에 비해 연비가 상대적으로 좋고, SUV와 비교해 디자인 면에서 융통성이 훨씬 크기 때문에 연비 개선 가능성도 높다.
SUV의 3배
CUV는 북미의 대세다. SUV(Sport-Utility Vehicle)보다 3배나 많은 판매량을 자랑한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IBIS World에 따르면, CUV의 시장점유율은 한국시장과 달리 북미에서 기존 SUV의 3배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유지(2013년 기준 48.2%)하고 있다. CUV가 상대적으로 새로운 장르, 시장임에도 수요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북미 CUV 시장의 연간 규모는 매출액 기준 약 600억 달러 이상에 달한다.
CUV와 SUV, 픽업트럭을 합친 자동차 시장점유율에서 1위를 차지한 업체는 GM이다. 총 23.7%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GM은 일반 승용차 시장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GM과 함께 빅3로 불리는 포드와 크라이슬러도 각각 22%, 13.7%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크라이슬러도 2009년경 실적 악화로 최악의 위기를 맞았으나 현시점에서는 빅3 중 가장 높은 판매량 증가를 보이며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과 세계시장 1위인 토요타의 시장점유율은 11.5%에 달한다. 미국에 소재한 외국계 업체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그러나 일반 승용차 부문에서의 시장점유율에 비하면(전체 미국 자동차시장 점유율 3위) 미국 업체에 밀리고 있다.
주크의 성공
한편 닛산은 지난 2010년 처음 소형 CUV인 주크를 출시해 미국에서 한 해 동안 8,639대를 판매했다. 지난해에는 총 3만 8,157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처음 출시된 뷰익 앙코르는 한 해 동안 총 3만 1,956대가 팔렸다.
럭셔리 미니 CUV로는 지난해 출시된 BMW의 X1이 한 해 동안 5만 대를 판매했다. 이밖에도 소형 CUV 부문에 마쓰다, 크라이슬러, 혼다 등이 뛰어들고 있다.
IHS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소형 CUV 모델 판매량은 연간 28만 대에 이를 전망이다. BMW X1과 같은 럭셔리 소형 CUV를 포함할 경우 연간 판매량은 40여만 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로저 맥코맥 GM 뷰익 부문 마케팅 담당 책임자는 “고객들은 더 이상 큰 SUV 차량을 필요로 하지 않고 기능에 충실한 차를 원하고 있다”며 “소형 CUV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딱 맞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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