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기 명가 다이슨, 전기차에 도전
2020년까지 3조 원 투자 … 모터와 배터리 기술력 강점
2017년 11월호 지면기사  / 글│오 민 준 기자 _ mjoh@autoelectronics.co.kr

 
 

지난 9월 말 외신을 통해 재미있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내에서는 진공청소기 브랜드 유명한 영국기업인 다이슨(dyson)이 전기차를 개발하고 생산해 판매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다이슨의 전기차 시장 진출은 수년 전부터 예측됐던 것으로 오랜 시간 차분히 준비됐던 것을 공개 발표한 것이다.
 

다이슨을 이끄는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 대표는 오토카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차 개발에 뛰어든 이유로 ‘클린디젤’이란 명목으로 정부 보조금을 받아 챙기던 폭스바겐 등 여러 완성차 업체를 보며 직접 친환경 자동차를 개발하고자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디젤게이트’라 불렸던 이 사건은 디젤엔진 배기가스 배출량을 조작하는 소프트웨어로 디젤차를 친환경차로 속여 판매해 문제가 됐다. 다이슨은 자동차에 의한 대기 오염을 줄이는 것이 주요 목표라 밝히기도 했다.
 

다이슨은 청소기로 시작해 알려진 회사지만, 현재 영국의 가장 큰 로봇 공학 투자사이자 전고체전지 셀,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력을 갖춘 회사다. 2014년에 영국 임페리얼 대학 로봇 개발 연구소에 500만 파운드를 투자했고, 2015년에는 전고체전지 기술 업체인 삭티3(Sakti3)를 인수했다. 연구 인력도 크게 확충했는데 2012년 900명 수준에서 현재는 3,500명 수준으로 늘렸다. 영국 왕립공군이 사용하던 휼래빙턴 비행장 부지에 517에이커(약 63만 2898평)넓이로 연구뿐만 아니라 제품 생산에도 활용할 연구개발센터를 건립 중이다.
 

여기에 다이슨은 몇 년 전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인 애스턴마틴의 제품 개발 담당자였던 이안 미나드(Ian Minard)를 영입했고, 올해 8월에는 구매 담당 이사인 데이비드 와이어(David Wyer)를 영입했다. 또 올해 초에는 테슬라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부사장 리카르도 리예스(Ricardo Reyes)도 영입했다. 이와 같은 사전 움직임이 있었기에 다이슨의 전기차 시장 진출은 충분히 예상됐던 행보였다.
 

다이슨은 2020년까지 영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전기차 생산에 나설 계획이며, 이를 위해 20억 파운드(약 3조 원)의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중 절반은 차량 개발, 나머지 절반은 배터리 제작에 쓴다는 계획이다. 현재 영국 윌트셔에 있는 다이슨 본사에는 400여 명의 엔지니어가 2년 전부터 전기차를 개발 중이다.
 

다이슨은 전반적인 전기차 설계 및 제조에 중점을 두어 개발할 계획이며, 타이어를 포함한 부품은 기존 자동차 부품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이슨 전기차의 성능, 주행거리, 생산량 등 전기차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중적인 전기차보다는 기술 지향적인 고급 전기차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와 비교한다면 모델3보다는 모델S에 가까운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다이슨이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핵심 부품이라 할 수 있는 모터와 배터리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불리는 전고체전지는 미국 기업 샥티3을 인수해 기술을 개발 중으로, 영국 정부도 1,600만 파운드를 지원했다. 전고체전지는 젤타입 전해질을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2~3배 높은 에너지 밀도를 제공해, 이를 사용한 전기차는 그만큼 더 긴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더불어 충격이나 손상에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안전하고, 크기와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갖췄다.
 

다이슨의 전기차 개발은 자동차 시장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다. 생산량 자체는 기존 완성차 업체와 비교도 안 되겠지만, 다이슨만의 모터와 배터리 기술이 탑재된 전기차가 인정받는다면 핵심 부품의 경쟁력 우위를 바탕으로 전기차 시장에 파란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청소기 시장에서 혁신을 보여줬던 다이슨이 전기차 시장에서도 혁신을 이어갈 수 있을지 자동차 업계가 긴장하며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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