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시장 22억弗
보행자 사고는 전체 교통사고의 40%에 이르는데 이를 줄이기 위해 자동차 안전은 차내 개념에서 보행자를 보호하는 차밖의 사고예방으로 진화했다. 보쉬는 사전에 사고를 예방하는 첨단 운전자 지원 기술(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ADAS), 첨단안전 차량(Advanced Safety Vehicle, ASV))에 대해 자동차가 스스로 주변환경을 인식하고 해석해 차가 놓인 상황을 정의하고, 이를 운전자에게 알려 사고 예방에 도움을 주는 기술, 차량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 동안 자동차에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는데 20여년이 걸렸다면 최근의 안전기술들은 빨라진 전자기술 혁신, 소비자 니즈, 안전 규제 확대로 자동차 내에 더욱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자동차의 안전기술 수준은 ADAS를 받아들이는 운전자들의 태도를 어떻게 정의하고 어느 수준까지 운전자를 지원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수준에 와 있다. 이는 사고로부터 ADAS가 운전자의 생명을 보호하고 피해를 크게 경감시키지만 일부 운전자들은 ADAS의 안전성을 과신해 전보다 차를 빠르게 몰거나 운전에 소홀해지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동 정속주행을 돕는 적응형 순항제어(Adaptive Cruise Control, ACC)나 사전 충돌안전 시스템(Pre-Crach Safety, PCS)이 차에 장착되고 있는데, 이들 차의 운전자들 중 일부는 페달에서 아예 발을 떼거나 더욱 속력을 높이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11년까지 자동차 전장 분야별 성장 전망에서 안전부문은 8.7% 성장해 새시 7.5%, 바디 7.0, 드라이버 정보 6.4%, 파워트레인 6.3% 등을 제치고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그림 1).
타이어 압력측정 시스템(Tire Pressure Management System, TPMS), 시트 사용자 감지 시스템(Occupant detection) 등의 의무 장착이 전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출시되는 자동차의 충돌, 제동성능 시험을 소비자에게 공개하는 NCAP(New Car Assessment Program) 등의 제도로 인해 메이커들의 안전도 강화 노력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또 센싱, 데이터 프로세싱 기술이 진보하고 카메라, 레이더, 라이더(LIDAR), 프로세서, 메모리 등의 기술 발전이 거듭되며 메이커들의 혁신 욕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선행SI팀 여태정 책임연구원은 “전투기에 들어가던 고가의 레이더가 이제 차에 들어가고 있다. 모비스도 90년대 초반부터 자동차 안전 부문 개발에 나서 10년도 채 안돼 ABS, ESC를 상용화하는 등 자동차 안전 전장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의 안전기술은 크게 능동안전과 수동안전으로 나뉜다. 수동안전은 차량의 주행 안정성과 충돌 안전성으로 대표되는데,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결함을 최소화하고 사고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반면 능동안전은 센서와 제어기, 액추에이터를 이용해 사고를 미리 예방하거나 운전자의 안전운행을 지원하는 기술이다(그림 2). 이 두 기술 영역은 점차 결합돼 가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가 개발 중인 아프로시스(APROSYS, 진보된 보호 시스템) SP6의 경우 자동차 측면에 두 대의 ‘스테레오’ 카메라와 레이더 감지 장치를 장착해 주행 중 측면충돌을 예측하고, 충돌 직전 자동차 좌석에 장착된 안전장치를 작동하도록 하고 있다. 측면충돌 시 좌석 속의 강철 빗장이 스프링의 힘으로 튀어나오면서, 차문 쪽의 금속 박스를 받쳐 차체 함몰을 9cm 정도 줄인다(그림 3).
그 동안 안전시장은 에어백 등 수동안전 부문이 주도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차량 자세제어 시스템(Electronic Stability Control, ESC), 차선이탈경고(Lane Departure Warning System, LDWS), 충돌방지(Collision Avoidance System, CAS), TPMS, 졸음방지(Drowsiness Warning), 나이트 비전 등 능동안전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능동안전 부문은 2011년 12억 달러, 2014년엔 2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해 수동안전 부문과 대등한 비중을 가져갈 것으로 전망되며, 이 중 자동주차 보조(Automatic Parking System, APS), 후방안전 시스템 등이 능동안전을 주도할 전망이다.
중형차 주도
센싱 시스템을 이용한 주차지원, 후방안전 등의 경우에는 소형차에까지 적용되고 있고 TPMS, ESC, E-CALL 등은 의무 장착되고 있다. 현재 국내외 자동차 메이커들은 CAS, ACC, LDWS, APS 등의 장착을 늘려가고 있고 일본과 독일의 메이커들은 나이트 비전, 졸음방지와 같은 신기술 보급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나이트 비전의 경우엔 향후에도 매우 낮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오토넷 메카트로닉스 연구소의 양만영 안전 전장개발 팀장은 “자동차 사고의 주요인이 급제동, 교차로, 운전부주의, 차선변경 등의 상황에서 발생하는데, 이같이 높은 사고 유형과 관계해 기술발전 및 상용화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오토넷은 UWS(Ultrasonic War-ning System), ACC 등의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자동주차 시스템(Auto Parking System, APS) 상용화를 앞두고 있으며 사각지대 검출(Blind Spot Detect, BSD) 등을 개발하고 있다.
ADAS 개발을 주도하는 국가는 유럽과 일본이다. 유럽연합은 2010년 도로 사망사고율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한편, 2020년에는 0%를 목표로 도로안전 향상을 위해 eSafety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eSafety는 유럽자동차공업회(ACEA)를 중심으로 2002년에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2004년부터 전차량에 ABS 탑재를 의무화하는 등 자동차 안전 강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독일 교통부는 ADAS 확대로 50% 이상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일본은 1991년부터 자동차 안전성능 지능화를 위해 국토교통성, 전문가, 자동차 업체로 구성된 ASV 추진검토회를 통해 ASV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업계는 이를 통해 그 동안 LDWS, ACC, 졸음방지 등의 기술을 실용화했다.
ADAS는 ACC, LDWS, APS, BSD 등 몇몇 기술을 제외하고 높은 비용 문제로 수년간은 SUV, MPV와 같은 경트럭, 중형차를 중심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유럽에선 중형차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 올해 ADAS 기술 약 400만 유닛이 중형차에 탑재될 것이고, 2013년이면 1,200만 유닛에 육박할 것이다. 경트럭 부문은 2013년이 되면 1,800만 유닛이 탑재될 전망이다(그림 4).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출시된 현대의 세단 제네시스가 6개의 에어백 외에 VDC라 부르는 ESC, 앞차와의 거리를 측정해 속도 등을 컨트롤하는 ACC, 야간운전 시 핸들의 움직임에 따라 헤드램프가 조절되는 어뎁티드 헤드램프 등의 기술을 탑재했다. 최근 출시된 쌍용의 체어맨 W는 세계 최초로 3세대 와이드 스캐닝 타입의 ACC 기술을 적용키도 했다(그림 5). 이 기술은 기존 2세대 ACC가 전방 차량만 감지해 옆 차선 차량의 급차선 변경을 감지하지 못했던 데 반해 근거리 및 원거리용 와이드 스캐닝 센서를 적용해 측면 차선까지 장애물 및 차종을 감지하고 있다. 또 네 바퀴 굴림 방식의 4-Tronic System을 ESC와 연계했다. 체어맨 W의 ESC 시스템은 브레이크 잠김방지 시스템(Anti-lock Braking System, ABS), 제동력 전자배분(Electronic Brake-force Distribution), 가속슬립 방지(Acceleration Slip Regulation), 제동 압력보조(Brake Assist System), 힐 스타트 어시스트(Hill Start Assist) 등의 기능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수동안전 면에서는 초고장력 강판 적용과 고강성 바디 구조로 설계했고, 프론트 후드부(Front Hood) 및 펜더(Fender) 부분을 충돌 흡수 구조로 설계해 보행자 안전도를 높였다. 에어백은 최대 10개의 에어백이 충돌 순간 전개된다. 이밖에 전자식 능동 헤드레스트(Electronic Active Head-rest), 프리텐셔너(Pre-tensioner), 로드리미터(Load-limiter) 등을 장착하고 있다.
보급확대
콘티넨탈은 최근 지멘스VDO를 합병하며 ADAS에서 차량의 360도 환경인식 비전을 완성했다. 차량의 안전, 편의 극대화를 슬로건으로 한 ‘콘티가드 전략(ContiGuard strategy)’에 따라 ACC, Stop & Go, 긴급제동, 충돌방지, 차선이탈 경고, 차선유지, 사각지대 검출, 차선변경 지원, 나이트 비전 등 거의 모든 기술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라인업했다. 또 멀티플 운전자 지원 기능 수행을 위해 새로운 카메라 시스템, 적외선, 레이더 센서를 런칭하고 있다. ADAS 부문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Hella는 지난 2년간 24 GHz 레이더 센서에 기반한 차선변경 지원 시스템, 새 후방 카메라 시스템, 적외선 센서를 적용한 ACC 시스템 등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기술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한편 최근에는 카메라 센서 기술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광 기반, 카메라 기반 자동주차 지원, 졸음방지 시스템을 시리즈로 개발하고 있고 보행자나 물체를 감지해 라이트를 조절하는 기술도 지원하고 있다.
ESC 의무장착
보급률이 급상승하고 있는 ECS는 차량이 미끄러지거나 균형이 불안정해질 때 각 바퀴의 브레이크 압을 조정해 차량 안정화를 도모하는 기술이다. 내년 미국시장에서 FMVSS 126에 따라 ESC 장착이 의무화됨에 따라 미국은 물론 전세계 보급률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보쉬의 지역별 생산대수 당 장착률 예측을 보면 2012년 미국이 99%, 유럽이 미국에 대응해 77%로 높아질 전망이다. 유럽은 구체적이진 않지만 2012년까지 ESC 장착 의무화를 추진 중으로 이미 독일 등 다수의 국가가 ESC 장착률에서 선두권에 위치하고 있다. 일본의 ESC 장착률은 현재 10% 정도로 우리나라에도 못 미치지만 2012년이면 50% 수준이 될 전망이다(그림 6). 우리나라는 2005년 현대 소나타를 시작으로 장착률이 상승하고 있다.
장착률이 높아지면서 ESC의 응용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ABS 3개에 해당하는 시스템 가격에 비해 사용빈도가 너무 낮다는 것이 그간 업계의 지적이었다. ESC, ABS의 가장 큰 차이점은 ESC가 브레이크 압의 가압 기능을 지녔다는 점이다. ABS는 기본적으로 브레이크 록을 해제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은 힘 이상 가압을 할 수 없다. 반면 ESC는 ABS에 추가로 다시 4개의 변을 추가해서 밟는 이상의 힘으로 브레이크를 걸 수 있다.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은 차의 안전성, 편리성, 연비, 운동성 향상을 가능케 한다. 안전성 측면에서 ACC와 연동된 지능형 브레이크(Active Brake)나 차간거리 제어 기능을 ESC의 증압 기능을 이용해 실현할 수 있다. 토요타 렉서스는 ECB2라는 잔동유압식 브레이크를 사용하고 있으며 ESC 자체 증압 기능에서 감속하지 않는다. 닛산의 후가도 ESC를 탑재했지만 브레이크 부스터에서 감속시켰다. 이를 ESC가 대체해 가고 있다. ESC는 차선이탈 방지에도 응용되며, 힐 스타트 어시스트, 다운 힐 어시스트 기능으로 언덕길 발진을 쉽게 하고, 증압기능을 이용해 연비 향상에도 응용된다.
적응형 순항 제어
ACC는 자동차가 주행 중 센서를 활용해 감지한 도로상황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자동차 전자제어부(Electric Control Unit, ECU)로 연결해 매순간 안전상황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자동으로 취하는 장치로 정속 주행을 돕는다. 운행 중 센서를 통해 감지한 상황을 인식해 충돌경고, 에어백 발사, 차선변경 등 주행 상황에 맞는 능동적인 대처를 지원해 안전과 운행 쾌적성을 가능케 한다.
ACC 개발은 1986년 유럽연합의 프로메테우스(the Prometheus) 프로젝트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1998년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가 the Distronic system(DTR)을 장착하기 전까지는 상용화되지 못했었다. ACC는 자동차 메이커들이 독자 시스템 개발에 몰두하는 1990년대 말 다임러클라이슬러와 델파이의 Forewarn system을 채용한 Jaguar XKR 등에도 적용됐다. Forewarn 기술은 앞 범퍼에 설치된 전방감시 레이더 센서를 포함해 100 m 이상 전방차의 거리, 속도를 측정해 교통에 따른 속도를 제어한다. Stop-and-Go 기능을 구현한 토요타는 교통체증으로부터 운전자를 해방시키는 레이더 기반 시스템을 2004년 개발했다. ACC는 르노의 Megane로부터 BMW 7 시리즈까지 다양한 모델에 널리 적용되고 있다.
차선이탈 경고
현대차가 내년 상용화 할 차선이탈 경고, 방지 시스템은 운전자가 명백한 의도가 아닌 주의산만이나 졸음운전 등으로 현재 차선을 이탈하려 할 때 경보를 해준다. 이 시스템은 전방주시 비전 기반의 시스템으로 도로폭, 굴곡과 차량의 위치, 속도, 조향 등을 이미지 해석을 통해 구현하고 있다. 차선이탈을 인식하는 방법으로 차선 마킹을 인식하는 CCD 카메라 센서, 차량 상태를 감지하는 센서(방향지시등, 스위치, 브레이크 스위치, 조항각 센서, 차속 센서, 각속도 센서 등)를 이용하고 있다.
차선이탈을 경고하는 기능으로서는 통상 주행 시에도 차선과의 위치관계를 HUD(Head -Up-Display)에 그림으로 표시하는 방법,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작동시키지 않는 상태로 차선에 가까워질 경우 소리나 음성으로 경고하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차선이탈 방지는 경고를 해도 운전자가 원래의 주행노선으로 되돌아가지 않을 경우에 자동 조향을 통해 차선 복귀를 지원한다.
시트로엥은 유럽에서 처음 LDWS를 제공한 회사로 발레오가 개발한 시스템을 C4, C5모델에 적용했다. LaneVue로 불린 이 시스템은 적외선 센서로 흰 차선을 모니터링 했다. 차량이 방향지시등을 작동하지 않고 차선을 이탈하려 하면 시스템은 운전자에게 강력한 ‘rumble strips’으로 경보했다. 이 시스템은 시트로엥 C4에서부터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까지 많은 모델에 채용되고 있다.
최근의 LDWS는 전방 카메라 시스템과 운전자 모니터링이 결합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LDWS는 운전자를 모니터링하는 카메라와 차 전방을 주시하는 두 개의 카메라를 차의 어느 부문에 장착하고 어떻게 구성해야 LDWS와 ACC 본연의 기능을 업그레이드 하고 새로운 부가 기능을 창출할 수 있을가를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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