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토바인 칼럼] 통합 배터리로 각형 선언, 그러나 규격은 미정 (4)
2021-04-12 온라인기사  / 글 / 아우토바인

Power Day
아우토바인의 배터리 담론(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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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W은 2021년 3월 15일 ‘파워 데이(Power Day)’ 행사에서 각형 전지를 ‘통합 배터리(Unified Cell)’로 정한다고 발표했다. 2023년부터 적용하여 2030년에는 80%를 통합 배터리로 한다는 것이다. 이 소식에 K-배터리 주가는 요동쳤지만 당장 변화가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테슬라가 2020년 9월 22일 ‘배터리 데이(Battery Day)’ 행사에서 제시한 46800(지름 46mm, 높이 80mm) 원통형 전지보다 파괴력이 약한 선언이었다. 이유는 VW의 통합 배터리에는 규격이 안 나와 있기 때문이다. 전지의 크기를 말하는 규격은 나중에 정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규격 결정은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다.
 
풋프린트가 중요한 각형 전지

원통형 전지는 지름과 높이의 비율이 중요하지 않다. 금속 캔이 목을 죄는 힘과 같은 압력인 후프 응력(Hoop Stress)을 전극에 가하기 때문에 크기와 비율에 상관없이 균일한 힘이 가해진다. 캔이 전극에 가하는 힘이 균일해야 성능의 일관성이 유지될 수 있다. +금속 캔은 전극과 전해액의 용기 역할이라는 수동적인 역할 외에 전극에 압력을 가해 전류가 잘 흐르도록 하는 능동적인 역할도 수행한다. 치약을 눌러서 짜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때문에 금속 캔의 강도도 기구 설계에서 중요한 변수가 된다.

각형 전지는 캔의 가로와 세로 길이, 가로와 세로의 비율을 풋프린트(Footprint)라고 한다. 금속 캔의 두께도 성능에 영향을 끼친다. 풋프린트는 금속 캔이 전극에 가하는 압력이 얼마나 균일한지를 결정한다. 소형 각형 전지에서는 가로 30mm, 세로 48mm의 (3048) 풋프린트와 가로 34mm, 세로 50mm의 (3450) 풋프린트가 검증된 풋프린트였다. 중국 회사가 전지 사업에 진출하면서 각형 전지에서 풋프린트의 중요성은 잊힌다. 전기차용 중대형 전지에서는 아직 풋프린트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많은 시험을 거쳐 데이터를 축적해야 성능의 일관성을 달성할 수 있는 풋프린트가 나올 것이다.

VW은 지난 3월 15일 각형 전지를 통합 전지(Unified Cell)로 정한다고 선언했다. 그 다음 단계로 캔의 풋프린트와 두께를 정하는 시험이 진행되어야 하며, 이 작업이 다 완료되어야 표준화된 각형 전지의 규격이 나올 것이다. 그 때까지 앞으로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 아무도 모른다.
 
중대형에서 원통형과 각형의 끝나지 않은 경쟁

원통형과 각형 전지의 열발산 시험도 2000년대 초 토요타와 파나소닉에서 HEV용 전지를 대상으로 한 것 외에는 추가로 진행된 것이 없다. HEV용 전지에서 각형 전지의 두께가 1.5센티미터 미만일 경우에는 각형 전지가 원통형 전지보다 열발산 능력이 우수하지만, 그 이상이 되면 상황이 역전된다는 연구 결과가 마지막 시험 결과이다. 토요타는 BEV(Battery EV)에 관심이 없었고, 파나소닉도 테슬라의 소형 원통형 전지에 집중하다 보니 중대형 원통형과 중대형 각형 전지에 대한 연구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VW은 2023년부터 각형 전지를 본격적으로 전기차에 적용하면서 규격을 정하기 위한 데이터를 축적하여 2030년에 규격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VW이 제시한 전지의 표준화 작업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에 맞는 통합 전지를 정한 후 데이터 축적을 하면서 통합 전지의 규격을 정하여 표준화를 완성한다는 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즉 VW의 파워 데이 행사는 이제부터 각형 전지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겠다는 선언으로 보면 된다.

BMW는 BMW i3부터 각형 전지를 사용한 각형 전지 신봉자다. 그런데 테슬라가 중대형 원통형 전지를 목표 전지로 정하자, 각형 전지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를 접촉하여 원통형 전지 협력 방안에 대한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통형 전지와 각형 전지가 경쟁하면, 생산성이 각형 전지의 2배인 원통형 전지가 가격과 성능면에서 유리하다. BMW는 아마 이런 면을 우려해서 원통형 전지도 하려는 것 같다.
 
다양성이 필요한 K-배터리

BMW의 예에서 본 바와 같이, 전기차에서 폼팩터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이 경쟁은 10년 이상 지속될 것이다. K-배터리에서는 VW의 파워 데이 행사에서 나온 말에 너무 신경 쓸 필요 없다. 폼팩터 경쟁을 하려면 전지 회사도 원통형, 각형, 파우치 전지에 대한 기술을 다 갖추고 있어야 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폼팩터 경쟁에서 대응이 가능하겠지만, SK이노베이션은 힘들 수 있다. 이번 기회에 SK이노베이션은 1차전지를 포함한 전지의 전 영역을 앞에 놓고 차별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납축전지와 NCM 리튬이온 전지만 하고 있는 국내 전지산업계에서 SK이노베이션이 다양성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장착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AEM]



AEM_Automotive Electronics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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