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D. Jaebum Choi HL Klemove 최 재 범 AD SW R&D 센터장
CES 2025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자율주행 Full-Stack 솔루션을 확보해 티어 0.5 수준의 역량을 갖춰가는 HL클레무브가 하만과 손잡아 ‘센트럴 컴퓨트 플랫폼’ 관련 파트너십을 맺은 소식이다. 이것은 AD/ADAS와 IVI 스페셜리스트 간 협업이자 차량 컴퓨팅 성능 향상과 더 나은 자율주행 지능 및 운전 경험에 대한 것이다. HL클레무브의 최재범 센터장에게 이번 협력의 의의를 물었다.
글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HL클레무브(HL Klemove)가 CES 2025에서 하만(HARMAN)과 센트럴 컴퓨트 플랫폼(Central Compute Platform) 관련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소식에 박수를 쳤습니다. 이 파트너십이야 말로 HL클레무브의 ADAS 및 자율주행, SDV 시대의 SW/HW 실력을 말해주는 중요 이정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파트너십의 의의는 무엇입니까?
Choi CES 2025에서 하만과의 센트럴 컴퓨트 플랫폼 파트너십은 SDV 시대로 가는 HL클레무브에게 매우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SDV 시대에는 차량에 여러 기능이 통합되고 스마트폰처럼 OTA(Over-the-Air)를 통해 기능과 성능이 지속적으로 향상되며, 운전자는 차량을 이용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향상되는 사용자 경험과 가치를 누릴 것입니다. . 하지만 수십 ~ 수백 개의 ECU가 탑재된 기존의 분산형 E/E 아키텍처는 한계가 있어 중앙집중형 E/E 아키텍처가 필수적으로 뒷받침돼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생태계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 대응하려면 다양한 도메인 간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한 회사가 모든 기술을 갖고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HL클레무브처럼 ADAS에 특화된 기업의 경우에는 도메인 통합이 진행될 때 타 분야와의 협력이 꼭 필요합니다. 최근 IVI(In-Vehicle Infotainment)와 ADAS의 결합이 활발해지고 있고, HL클레무브는 하만과 선제적으로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아는 것은 HL클레무브는 IVI가 없고 하만은 자율주행 기술이 없다는 것입니다. 협력의 대략적인 구도, 각자의 역할이 궁금합니다. 또, CES 2025에서 발표됐다는 것은 이미 양사 협력이 상당히 진행됐다는 것입니다. 어떤 과정이 있었나요?
Choi 하만은 인포테인먼트, 콕핏 및 카 오디오 시장에서 세계 1위 기업이고 HL클레무브는 자율주행 및 모빌리티 전문 기업으로 SDV 시대에 최적의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협력에서 양사는 센트럴 컴퓨트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는데, 하만이 IVI 시스템을, HL클레무브가 자율주행 시스템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기술 개발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다만, 고객 공동 프로모션 및 사업화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역할 및 책임(R&R)은 현재 유동적인 상황입니다.
하만과의 협업은 2023년 말, 양사가 Cross Domain(ADAS/AD-IVI) PoC 개발에 합의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약 1년간 진행된 Phase 1에서는 하만이 보유한 CCU(Central Compute Unit)를 기반으로 하만의 IVI 시스템과 HL클레무브의 레벨 2 자율주행 시스템(ADAS)을 차량에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했습니다. 그 결과, Phase 1을 성공적으로 완료했고 CES 2025에서 결과물을 전시 및 홍보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Phase 2를 기획하는 단계로, 시장 요구에 맞는 CCU를 신작하고, 추가적으로 IVI 및 레벨 2+ 자율주행/주차 기능을 통합하는 것에 대해 협의 중입니다.
1년 만에 PoC를 마친 셈이네요? 이번 협업이 HL클레무브에겐 첫 ADAS, IVI 통합인가요?
Choi 맞습니다. 비교적 빨리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워낙 요즘 기술 트렌드가 빨리 변하다 보니까 서로에게 동기 부여가 있었고, 그렇게 속도를 내기 위한 형태로 PoC를 구성한 것도 영향이 있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하만이 갖고 있던 기존 하드웨어를 이용하면서 저희의 자율주행 센서와 소프트웨어를 차량에 통합해 보기로 했던 것입니다.
사실, 하만과 협력을 시작하는 시점에 기술적 논의를 하던 다른 파트너들이 있긴 했지만 저희에게 하만이 최적의 파트너인 이유는 향후의 비즈니스 차원에서 서로의 고객군이 크게 겹치지 않아 시너지가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HL클레무브의 자율주행 및 ADAS 전문성에 관해 묻기 전에, 센터장님 이력을 듣고 싶습니다. 그러다 보면 HL그룹의 이 분야 깊이도 좀 더 알게 될 것 같은데요.
Choi 저는 자동차공학(기계)을 전공하고 2004년에 만도에 입사해 섀시, 제동 부문에서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전자식 자세제어(ESC) 등의 기능 개발을 담당했는데, 이후 ADAS 분야로 전환해 적응형 순항제어(ACC), 자동 긴급 제동장치(AEB) 및 주차 지원 시스템 등의 선행개발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2012년에 회사(당시 만도)의 기술 투자 차원에서 독일로 유학을 가게 됐습니다. 이때가 세계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던 때였는데, 저는 차량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주행 결정을 내리는 기반이 되는 ‘환경 모델링’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됐습니다.
사실, 자율주행이 아닌 다른 제어 쪽에도 합격해서 이를 센터장님(現 윤팔주 HL클레무브 CEO)께 말씀드렸더니 “그동안 한 게 제어인데, 다른 거 해보는 게 어떻겠니?”라며 조언해 주셔서 미 DARPA의 어반챌린지(Urban Challenge)로 유명한 브라운슈바이크 대학(TU Braunschweig)에 가게 된 것입니다.
2016년 귀국 후에도 회사는 제게 자율주행 분야를 더 탐색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당시 회사는 AEB와 같은 ADAS가 표준화되면서 정말 바쁜 시기였는데, 설계실장(現 홍대건 HL클레무브 CTO)님의 배려로 6개월 동안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자율주행은 360도 환경을 파악해야 하는 기술이라 기존의 전방만 보는 ADAS 장비로는 한계가 있어 필요 장비, 툴을 직접 구축하면서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회사 차원의 ADAS, 자율주행 기술, 포트폴리오 자랑을 좀 해 주세요. 이것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Choi 2000년대 초반부터 해외 선진 자동차 부품사들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자율주행 관련 제품을 공급하며 시장을 선점해 왔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HL클레무브는 2004년부터 자율주행 시스템 선행기술 개발을 시작했으며, 2010년에는 사업화에 성공했습니다.
처음에는 헬라의 레이다 센서 등을 가지고 시스템을 개발했지만, 적극적인 R&D 투자와 국내외 최고 수준의 전문 인력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레이다 개발은 물론 카메라, DCU(Domain Control Unit) 등 다양한 제품을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최초로 양산한 경험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작년엔 고성능 AP(Application Processor)가 장착된 주차 제어기 양산을 시작으로 4세대 레이다 및 5세대 카메라 양산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SDV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새틀라이트 센서(Satellite Sensor) 및 고성능 신호처리 로직 개발, CCU 및 Zone ECU 개발, SaaP(Software as a Product) 사업 검토 등을 추진하면서 지속적으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센서부터 소프트웨어 영역까지, 인지, 판단, 제어의 거의 모든 것을 다하는 것이죠? 이런 역량은 이제 AI, 클라우드와 같은 키워드와 함께 어디로 전개되고 있나요?
Choi 맞아요, 완전히 하드웨어 개발 설계부터 소프트웨어 및 통합까지 저희가 모두 담당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의 핵심인 인지, 판단, 제어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알고리즘 개발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자율주행 기술을 시내 자율주행으로 확장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습니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기존의 운전자 지원 기능을 넘어 레벨 2+ Park-to-Park 시스템을 중심으로 고속도로에서 시내 도로까지 ODD(Operational Design Domain) 및 기능이 점차 확장되면서 시스템 복잡도가 크게 증가하고 기존의 룰 기반 알고리즘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워져 AI 기반 혁신이 필수적입니다. HL클레무브는 자율주행 판단·제어 부문에서 데이터 기반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하고 영상인식 부문에서는 딥러닝을 적용하고 있지만, AI 연구의 권위자인 안드레이 카파시(Andrej Karpathy)가 언급한 “Software 2.0” 패러다임처럼 향후 자율주행에서 발생하는 광범위하고 복잡한 문제들을 AI 기반으로 보완하고 대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딥러닝을 모든 부분, 인식뿐만 아니라 드라이빙 정책과 제어에도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위해 HL클레무브는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축, 가상 환경을 활용한 인프라 개발, AI 모델 설계 및 최적화, 주요 파트너들과의 협력 강화 등을 통해 AI 중심의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중앙집중형 E/E 아키텍처가 도입되고 고성능 AP가 적용되면서 높은 컴퓨팅 파워를 요구하는 AI 알고리즘의 탑재가 가능해져 저희도 딥러닝을 실행하고 고성능 알고리즘들을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HL클레무브가 카메라도 하고 있지만, 사실 4D를 포함한 레이다의 강자 아닌가요? HL클레무브는 ‘카메라 온리’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나요?
Choi 카메라는 다른 센서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고 확장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물체의 형태와 색상을 인식해 사람의 시선과 유사한 정보를 제공하며, 인공지능과 결합해 지속적인 성능 향상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거리 측정이 어렵고, 눈·비·안개 등 악천후 환경에 취약하다는 한계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운전자의 주변 환경 모니터링이 필수적인 레벨 2+ 이하의 ‘Eyes-On’ 시스템이 만약 운전자가 적절한 신뢰도와 성능 대비 가격(가성비)을 수용할 수 있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레벨 2+ 이하 시스템에서도 높은 신뢰도를 요구하는 경우나 운전자의 환경 모니터링이 필요 없는 레벨 3 이상의 ‘Eyes-Off’ 시스템이라면 레이다·라이다 등 이종 센서와의 융합을 통해 시스템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시중에 있는 카메라 기반 레벨 2+를 운영하는 시스템의 경우 사람들은 그 기능에 만족하고 있지만 실제 데이터로는 100% 완벽하지 않으며 코너 케이스들이 존재합니다.
한편으로 우리는 중국과 미국 등지에서 로보택시의 발전과 시장 확장도 보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자동차 플레이어들은 로보택시 시장과 승용차 시장을 구분해 보는 경향이 있고, 특히 안전과 사고책임, 비용은 민감한 문제입니다. 전반적인 자율주행 시장 전망을 어떻게 하시나요?
Choi 로보택시와 승용차 자율주행 시장은 명확히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로보택시는 기존의 택시나 우버 서비스를 대체하는 기술로, 자율주행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ODD가 제한적이며, 운영 차량 대수도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차량 제작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반면 승용차 자율주행은 모든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술로, ODD를 제한하기 어려우며 차량 가격 또한 크게 상승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일부 완성차 업체가 레벨 3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하기는 했지만, 대부분은 레벨 2+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상황입니다.
로보택시는 기술적 난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법적 규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충돌 문제 등으로 인해 단기간 내 수익 모델을 확립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승용차 자율주행은 딥러닝 기반의 End-to-End AI 기술을 활용해 발전할 것이며, 자동차 제조사들은 사고 책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레벨 2+ 시스템을 중심으로 기술을 확대하면서 고도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모든 자동차의 부품과 기능이 SDV 아래에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HL클레무브에게 이것은 단순히 ‘소프트웨어 정의 센서’나 HPC와 같은 것에 대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제품, 서비스, 소프트웨어 인력 확보, 조직 및 문화 개편, R&D 비용 등의 큰 도전과제일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어떻게 대응해왔습니까?
Choi 자동차 산업이 전동화와 지능화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하드웨어는 표준화·모듈화되고, OS를 포함한 미들웨어를 기준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분리되는 SDV(Software-Defined Vehicle)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자동차 산업 생태계 내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HL클레무브와 같은 티어 1 의 핵심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현재 중앙집중형 아키텍처로 전환되면서 제어기의 개수가 대폭 축소되고 있으며, 반도체 업체들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동시에, 완성차 업체들은 자율주행 및 인포테인먼트와 같은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의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의 에코시스템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HL클레무브는 자율주행 Full-Stack 솔루션을 확보해 티어 0.5 수준의 역량을 갖추는 동시에, 고객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차별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센서 및 제어기 플랫폼 개발, 통합 시스템 및 SaaP(Software as a Product) 비즈니스 확장, 신제품·신기술 투자 강화, 양질의 인력 확보 및 조직문화 개선 등 내부 역량을 적극적으로 강화하며, SDV 시대에 최적화된 전략을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가면, 모두가 “혼자서는 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밖으로 가면 전통적인 자동차, 반도체, 소프트웨어 강자는 물론 중국, 인도, 베트남, 동유럽의 크고 작은 유망기업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HL클레무브는 변화하는 생태계에서 무엇을 보고 있습니까?
Choi 고도의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위해서라면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보유한 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며, 이를 단일 기업이 감당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또한,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개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SDV 시대에는 기존 글로벌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나아가 기존에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도메인 및 신흥 시장의 기업들과의 유연한 협업도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HL클레무브는 이런 변화에 대응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하만과의 센트럴 컴퓨트 플랫폼 관련 핵심기술 공동개발입니다. 저희는 국내 OEM 뿐만 아니라 인도, 북미, 중국, 유럽의 OEM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하며 더욱 안전하고 편안한 주행이라는 고객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 기업들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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