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visible Foundation of General-Purpose Humanoids
안전하고 효율적인 휴머노이드의 미래를 빚는 TI의 반도체 혁신
TI가 바라본 휴머노이드 경쟁의 본질 - “화려한 퍼포먼스가 아닌 신뢰”
2026-02-12 / 03월호 지면기사  / 윤범진 기자_bjyun@autoelectronics.co.kr







휴머노이드 로봇 담론은 지능과 소프트웨어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는 그 아래에 놓인 ‘기반 계층’에 주목한다. 지오반니 캄파넬라(Giovanni Campanella) 산업 자동화 및 로보틱스 부문 총괄 매니저는 로봇이 인간의 생활 공간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정밀도·안전성·효율성을 지탱하는 반도체 토대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오반니 캄파넬라
Giovanni Campanella
총괄 매니저
산업 자동화 및 로보틱스 부문
Texas Instruments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기대는 언제나 현실을 앞서 왔다. 공상과학적 상상은 이제 산업 현장에서 시험되는 기술로 전환되고 있다. 지오반니 캄파넬라는 CES 2026 현장에서 느낀 인상을 이렇게 전했다. 
“CES 현장에서 확인한 것은 로봇 산업이 이미 본격적인 투자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로봇이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단계가 남아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화려한 데모와 투자 열기 이면에, 아직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난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둘러싼 담론은 대체로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에 집중돼 있다. 대규모 언어모델, 시각 인식, 자율 판단 알고리즘이 인간형 로봇의 ‘지능’을 정의하는 핵심 요소로 거론된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는 종종 하나의 전제를 간과한다. 지능이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려면 물리적 토대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이다. TI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바라보는 시각은 바로 이 지점에 놓여 있다.
캄파넬라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급망의 가장 핵심적인 기반인 반도체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그의 관점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은 단일한 완제품이 아니라, 수많은 제어·감지·연산·통신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결과물이다.
“TI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구성하는 기반 계층(foundation layer), 즉 공급망의 가장 핵심적인 기반인 반도체를 제공합니다. 배터리 관리부터 모터 제어, 감지, 컴퓨팅, 통신에 이르기까지 TI의 반도체 기술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궁극적으로 더 효율적이고, 더 안전하고, 더 지능적으로 만듭니다.”
이러한 행보는 TI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단기적인 기술 과시의 장이 아닌, 거대한 제조 생태계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핵심은 ‘어떤 로봇이 가장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느냐’가 아니라, ‘누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느냐’는 것이다. 결국 TI의 관심은 특정 로봇 모델의 성공만이 아니라, 어떤 로봇이 등장하더라도 그 안에 탑재될 ‘기반 계층’을 구축하는 데 있다. 누가 최종 승자가 되든 그 내부에 TI의 솔루션이 탑재되도록 만들겠다는 이른바 ‘TI Inside’ 전략이다. 



휴머노이드를 지탱하는 ‘단단한 기초’

휴머노이드 로봇은 AI 기술 발전의 상징처럼 소비되어 왔다. 그러나 실제 상용화 단계로 진입할수록 현장의 질문은 차갑고 현실적으로 변한다. “얼마나 정교하게 움직이며 균형을 유지하는가”, “예기치 않은 시스템 오류 시 얼마나 안전하게 멈출 수 있는가”, “로봇은 얼마나 오래 동작할 수 있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AI 알고리즘만이 아니라 정밀 모터 제어, 감지 신뢰성, 효율적인 전력 관리 같은 하드웨어 영역에 있다. 
캄파넬라가 강조하는 ‘기반 계층’은 바로 이 지점에 놓여 있다. 그는 로봇이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위한 핵심으로 실시간 모터 제어와 이를 뒷받침하는 정교한 동작, 즉 기민함(dexterity)을 꼽았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높은 자유도(Degrees of Freedom, DOF)를 바탕으로 인간의 움직임을 모방하며 주변 환경에 밀리초(ms) 단위의 빠른 응답 속도로 반응하도록 설계된다. 이로 인해 로봇 시스템 엔지니어들은 로봇 전신에 배치된 수많은 모터에서 제기되는 설계 과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또한, 휴머노이드 로봇의 배터리는 대개 60V 미만의 SELV (Safety Extra Low Voltage, 안전 초저전압) 범위 내에서 작동하도록 제작된다. 따라서 내부 부품들은 60V까지 안정적으로 동작해야 하며, 시스템 내의 잠재적 노이즈가 전력 FET나 게이트 드라이버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100V까지의 전압 스트레스에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모터 드라이브의 고출력 밀도(High-power density) 역시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로봇의 표면 온도가 55℃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온도 제한 때문인데, 이 온도에서는 단 30초 만의 접촉으로도 3도 화상(피부 전층손상)을 입을 수 있다. 사람과 가까운 거리에서 작업하는 로봇의 특성상 이러한 접촉은 언제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휴머노이드 로봇의 크기와 무게 제약으로 인해 팬(Fan)이나 냉각수 같은 액체 냉각 시스템을 탑재하기는 어렵다. 결국 로봇이 낮은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설계 단계부터 전력 손실 자체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전력 효율과 제어 정밀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반도체 기술의 역할이 결정적으로 부각된다. TI의 C2000™ 마이크로컨트롤러, Arm Cortex 프로세서, 갈륨 나이트라이드(GaN) 기반 전력 기술은 효율적이고 정밀한 실시간 모터 제어를 구현한다. 이는 로봇의 단순 구동을 넘어 인간에 가까운 안전하고 섬세한 동작을 가능하게 한다. 

 
 
모터 제어는 움직임의 정밀도와 함께 안전을 좌우하고, 배터리는 로봇의 동작 시간과 직결된다. 센서는 로봇이 외부 세계를 감지하는 감각기관이며, 컴퓨팅은 이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여 행동으로 전환하는 중추다. 이 각각의 요소가 독립적으로 완성도를 갖추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시스템 전체가 안전하게 연결되고 균형을 이뤄야만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과 공존할 수 있다.
“모터 제어, 감지, 컴퓨팅이라는 각 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균형을 이뤄야만 로봇은 비로소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습니다.” 캄파넬라의 말이다.
TI는 모터 제어·전력 관리·센서·임베디드 프로세싱 등 시스템을 구성하는 핵심 블록을 폭넓게 제공한다. 이를 통해 로봇 제조사는 각자의 설계 요구와 비용 구조에 맞춰 아키텍처를 구성할 수 있다.
TI는 GaN 기반 모터 드라이브 솔루션을 단순 소자 형태를 넘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통합된 턴키(Turn-key) 레퍼런스 디자인으로 제공한다. 이 솔루션은 GaN 드라이버와 전력 FET를 단일 패키지에 통합하여, 초소형 폼팩터에서도 약 1kW급의 고출력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단일 보드 내에 전력 스테이지와 센싱 회로는 물론, 실시간 모터 제어용 MCU 및 EtherCAT 통신 기능까지 모두 탑재했으며, 양면 PCB 설계를 통해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이러한 완성도 높은 모듈형 구조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관절부에 즉시 적용이 가능하여, 시스템 수준의 접근 방식을 통해 OEM 업체의 설계 복잡성과 개발 부담을 낮춰준다. 
“저희 디바이스에 익숙하지 않거나, 로보틱스 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고객이 많습니다. 레퍼런스 디자인을 통해 프로토타입 단계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그 결과 완제품 출시 시점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캄파넬라의 말이다. 
캄파넬라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위한 또 하나의 대표적인 TI의 특화 기술로 밀리미터파(mmWave) 레이다 센서를 꼽았다. 
“레이다는 휴머노이드의 인식(perception) 센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안전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밀리미터파 레이다는 로봇 주변에 ‘세이프티 버블(safety bubble, 안전 보호막)’을 형성해 로봇이 이동 중 접근하는 물체를 빠르고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게 해준다. 자동차 분야에서 축적된 레이다 기술이 로보틱스로 확장되고 있는 대표적 사례다.
 


상용화를 가르는 또 하나의 축, 효율

휴머노이드 로봇이 산업 현장을 넘어 가정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성능만큼이나 ‘효율(efficient)’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고성능 AI 연산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며, 이는 곧 발열과 배터리 수명 문제로 이어진다. 
캄파넬라는 로봇이 거친 환경이나 일반 가정에서 장시간 동작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전반의 에너지 흐름을 정교하게 제어하는 반도체 설계가 필수적이라고 역설한다. TI는 배선 구조를 단순화하고 무게를 줄일 수 있는 ‘단일 페어 이더넷(Single Pair Ethernet)’과 같은 차세대 통신 표준부터, 전력 회로와 보호 기능을 통합한 컴팩트한 모터 드라이브 솔루션을 제공한다. 
제한된 전력 예산 안에서 효율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성능은 곧 비용과 발열 문제로 전환된다. 이는 대량 확산의 가장 현실적인 장벽이 된다. 
이에 따라,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 설계에서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가 모터 제어 영역에서 실리콘(Si) 기반에서 GaN 기반으로의 전환이다. 이는 단순한 부품 교체가 아니라, 로봇 설계의 폼팩터와 열 설계 전략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관절부처럼 매우 제한된 공간에서는 전력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동시에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해야 합니다. 이러한 조건에서 GaN은 최적의 해법입니다.” 캄파넬라의 설명이다. 
특히 48V 아키텍처에서 약 1kW급 출력 구간은 GaN이 장점을 발휘하는 영역이다. 캄파넬라에 의하면, GaN 적용 시 기존 실리콘 기반 솔루션 대비 최대 50% 수준의 사이즈 축소가 가능하다.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내부의 전력 서브시스템은 48V 배터리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TI는 배터리 모니터링 및 보호, 연료 게이지, AC-DC 충전 솔루션을 제공한다. 특히 임피던스 트래킹 기반 배터리 연료 게이지 기술은 배터리의 상태(State of Health)와 잔량(State of Charge)을 정밀하게 계산한다. 이를 통해 로봇은 언제 배터리가 소진되는지를 정확히 인지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작업을 수행한 뒤 적절한 시점에 충전 스테이션으로 복귀할 수 있다. TI의 AC-DC 충전 솔루션은 충전 속도와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높인다.

‘안전’은 기능이 아니라 전제다

휴머노이드 로봇 논의에서 안전(Safety)은 종종 여러 기능 중 하나로 취급되곤 한다. 그러나 캄파넬라의 시각에서 안전은 선택 가능한 옵션이 아니라, 설계의 출발점이다. 로봇이 인간의 일상 공간으로 들어오는 순간, 기술적 실패는 단순한 결함을 넘어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곧 신뢰 상실로 직결된다. 
전력 제어의 안정성, 모터의 응답 특성, 센서 데이터의 정확성은 모두 물리적 안전과 직결된다. 특히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로봇이 어떻게 멈추는지는 하드웨어 차원의 설계에 크게 의존한다. 이는 소프트웨어가 아무리 정교하더라도, 하드웨어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다.
TI가 강조하는 기반 계층은 바로 이러한 안전성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토대다. 이는 화려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중화를 가르는 결정적 조건이다. 
“고객과의 논의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키워드는 ‘기능 안전성(Functional Safety)’입니다.” 캄파넬라의 말이다. 
그는 “협동 로봇(cobots)이나 산업용 로봇에 대한 표준은 이미 있지만, 휴머노이드 로봇의 기능 안전성 요구사항을 규정하는 전용 표준은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다”며 “현재 보스턴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기능 안전성 표준을 논의하는 워킹그룹이 활동 중이며, 표준이 2028년경 공개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TI는 표준이 마련되기만을 기다리지 않는다. 티유브이슈드(TÜV SÜD)와 손잡고 자사 게이트 드라이버를 활용한 안전 설계 컨셉을 직접 문서화하고 있다. 이는 휴머노이드 로봇 설계자들에게 ‘어떻게 안전을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실질적인 이정표를 제시함으로써, TI가 반도체 공급사를 넘어 로봇 안전 생태계의 조력자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캄파넬라는 특히 ‘페일 세이프(fail-safe)’ 동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장이 발생했을 때 로봇이 사람 위로 넘어지는 대신, 안전하게 멈추거나 앉는 동작이 가능해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기능 안전성은 현재 시장 전반에서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기능 구현을 넘어, 로봇이 인간과 공간을 공유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조작 능력, 또 다른 과제

또 하나의 과제는 조작(manipulation) 능력이다.
“많은 로봇이 춤을 추고, 부드럽게 이동하고, 달리는 것까지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물체를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다루는 능력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캄파넬라의 진단이다.
정밀한 조작 능력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손과 손가락에 더 많은 센서와 모터가 필요하다. 하지만 크기는 커질 수 없다.
캄파넬라는 “인간의 손과 유사한 동작을 구현하려면, 매우 작은 공간에 다수의 센서와 모터를 집적해야 한며"며 "이는 고도의 통합 및 소형화 기술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TI는 이 영역에서 고집적 3상 모터 드라이브 솔루션과 초소형 실시간 모터 제어 MCU를 결합한 아키텍처를 제안한다. 24V 및 48V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며, FET와 전류 센싱이 통합돼 있다. 손가락 구동과 같은 극도로 제한된 공간에서도 적용 가능한 수준의 집적도를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보이지 않는 계층에서 벌어지는 경쟁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은 겉으로 보기에는 AI 모델과 로봇 디자인의 경쟁처럼 비춰진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아래에서, 보이지 않는 기술 계층을 둘러싼 경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TI가 집중하는 영역은 바로 이 보이지 않는 층위다.
캄파넬라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바라보는 하나의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한다.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은 지능 만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기반 계층의 완성도에서 갈릴 가능성도 있다. 높은 정밀도와 안전, 효율성, 그리고 안정적인 통신이라는 조건을 충족시키는 기반 기술이 갖춰질 때, 휴머노이드 로봇은 실험실을 벗어나 일상으로 들어올 것이다. 그 출발점에는 반도체가 있다.
 
 

[요약]
  • 엣지 AI(Edge AI): 지연 시간을 최소화하고 자율성을 높여, 빠르고 지능적인 반응 구현
  • 실시간 제어(Real-time control): 휴머노이드 동작의 근간으로서, 모든 관절과 움직임에 정밀성, 효율성, 안전성 제공
  • 효율적인 전력 공급(Efficient power delivery): 휴머노이드의 핵심 동력원으로, 기동성 향상과 구동 시간 연장, 컴팩트한 기계적 설계 지원
  • 통신 인터페이스(Communication interfaces): 로봇이 안전하게 이동하고 실시간으로 반응하기 위한 필수 요소
  • 감지 기술(Sensing technology): mmWave(밀리미터파) 레이다 기술은 주변 환경에 대한 고해상도 인지 능력을 제공하여 인간과 로봇 사이의 안전한 협업을 가능하게 한다
  • 기능 안전성(Functional safety): 모든 휴머노이드 시스템의 핵심으로서, 시스템이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작동하도록 보장

AEM(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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