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셈 벤 압데라흐만
Houssem Ben Abderrahman
CRO of TASKING Germany GmbH
독일에 본사를 둔 글로벌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 툴 전문기업 TASKING이 한국을 글로벌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후셈 벤 압데라흐만(Houssem Ben Abderrahman) TASKING CRO(Chief Revenue Officer)는 자동차 중심에서 항공우주·방위 산업으로의 확장, RISC-V 아키텍처 지원, LDRA 인수를 통한 정적 분석·검증 역량 통합 등 굵직한 변화를 소개하며, 한국을 TASKING 글로벌 성장 전략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이상적 모델(blueprint)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윤범진 기자_bjyun@autoelectronics.co.kr
9월 22일, 경기도 판교에 있는 TASKING 한국지사 사무실에서 만난 후셈 벤 압데라흐만 CRO는 한국 방문이 처음이다. 어색함을 풀기 위해, 가볍게 CRO의 역할에 관해 물었다. 그는 자주 받는 질문인 듯 미소를 띠었다.
“저는 농담처럼 ‘CFO(최고재무책임자)의 반대 역할을 한다’라고 말하곤 합니다. CFO가 비용 절감과 최종 수익(bottom line)에 집중한다면, 저는 매출(top line)을 증가시키는 데 집중하죠.”
4개월 전, TASKING에 합류한 그의 미션은 분명했다. 고투마켓(Go-to-Market) 전략을 수립하고 총괄하며,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을 통해 고객과 직접 소통하면서 성과(매출)를 내는 것. 벤 압데라흐만 CRO는 현재 6천만 유로 수준인 TASKING의 매출을 1억 5천만 유로 규모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한 숫자 게임이 아니다.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oftware Defined Vehicle, SDV)에서는 소프트웨어 구조와 개발 방식이 바뀌면서 소프트웨어 개발 툴 체인의 역할도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자동차 전자·소프트웨어 구조의 근본적 전환과 맞물려 있다. 전통적인 분산형 ECU 아키텍처에서 중앙집중형 컴퓨팅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RISC-V와 같은 새로운 명령어 집합 아키텍처(Instruction Set Architecture, ISA)의 도입, AI 기반 개발 도구의 등장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TASKING은 자동차를 비롯해 항공우주 및 방위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춘 한국을 글로벌 성장 전략에 있어서 이상적 모델로 보고 있다.
TASKING의 소프트웨어 툴은 자동차(automotive), 산업(industrial), 항공우주(aerospace), 방위(defense) 등 안전 필수(safety-critical) 애플리케이션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TASKING의 비즈니스 구조는 컴파일러 툴 체인, 디버깅 솔루션, 코드 분석 및 테스트 등 세 영역으로 구성돼 있으며, 요구사항(requirements)부터 배포(deployment)까지 전체 라이프사이클을 지원하는 엔드투엔드(end-to-end) 솔루션 제공한다.
다차원 전략
벤 압데라흐만 CRO는 “TASKING은 기술력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는 동시에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다차원(multi-dimensional)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구체적인 세 가지 방안을 소개했다.
다각화(Diversification): TASKING은 기존에 AURIX 기반 안전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하지만 향후 성장을 견인할 Arm과 RISC-V와 같은 비-AURIX 아키텍처로 영역을 확장 중이며, 이를 위해 Renesas, NXP, TI, Synopsys 등 주요 파트너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툴 체인 프로바이더(Toolchain Provider): TASKING은 툴 체인 프로바이더로서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단순한 컴파일러 제공을 넘어서 ISO 26262, DO-178C, IEC-61508 등 안전 표준 준수를 지원하는 풀 스택 솔루션을 통해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강화하고 있다.
세분화된 시장 집중(Segmented market focus): TASKING은 자동차, 항공우주·방위, 산업, 로보틱스, 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OEM과 티어1, 주요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지역 밀착형 직접 영업팀과 파트너 기반 리셀러 채널을 병행해 운영할 계획이다. 산업별 맞춤형 패키지를 통해 솔루션 채택 과정을 간소화하고, 시장 진입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이 세 가지 전략을 통해 TASKING은 기술적 우위를 강화하는 동시에 시장 내 영향력을 높여, 안전 필수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경쟁력을 이어갈 것입니다.”
TASKING 3.0
TASKING은 1977년 네덜란드에서 임베디드 시스템용 컴파일러를 개발하는 회사로 출범했다. 벤 압데라흐만 CRO는 회사의 여정을 세 단계로 압축했다.
“TASKING 1.0은 2020년 말 Altium으로부터의 독립입니다. 근 20년간 Altium의 일부였던 TASKING은 노르웨이 사모펀드 FSN Capital V에 인수되면서 Altium과 분리됐습니다.”
Altium으로부터의 독립이 첫 번째 변곡점이었다면, 두 번째는 2022년 9월 독일 iSYSTEM 인수를 통한 디버깅(Debugging) 역량의 확보다.
“TASKING 2.0에서는 기존 컴파일러에 디버깅 솔루션이 통합됐어요. iSYSTEM의 합류로 TASKING의 안전·보안 중심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한층 강화됐으며, 자동차 안전성(Safety) 분야를 중심으로 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 원스톱 플랫폼으로서의 역량이 확대됐습니다.”
마지막 퍼즐 조각은 올해 3월 완성됐다. 정적·동적 코드 분석 및 소프트웨어 테스트 전문업체 LDRA 인수가 바로 그것이다.
“TASKING 3.0은 컴파일러, 디버거, 테스트까지 모든 걸 갖춘 원스톱 솔루션 회사로 거듭난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위한 진정한 통합 툴 체인이 완성된 거죠.”
TASKING의 진화 과정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각 인수 기업이 보유한 전문성이다. iSYSTEM은 임베디드 디버깅 분야에서, LDRA는 항공우주 및 방위 분야에서 각각 경쟁력이 있다. 단순한 포트폴리오 확장이 아닌 시장 다변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던 셈이다.
특히 LDRA 인수는 TASKING이 안전 필수 시스템용 소프트웨어 개발 에코시스템을 완성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LDRA는 50년 이상 항공우주·방위 산업에서 DO-178C, DO-254 등 엄격한 표준 준수를 위한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TASKING은 LDRA의 자동화된 코드 분석 및 테스트 도구와 자사의 고성능 컴파일러 툴셋 및 기능 안전성 인증 솔루션을 결합해, 보다 강력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벤 압데라흐만 CRO는 이 점을 특히 강조했다.
“항공기 소프트웨어는 한 줄의 코드 오류가 수백 명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어요. 그런 환경에서 검증 받은 기술이 자동차 산업으로 넘어오면서 ASIL D 수준의 안전 요구사항도 더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됐어요.”
차별화의 시작, 유연성에서
TASKING 툴 체인은 TUV NORD 인증을 받았으며, 자동차 ECU에 필수인 ISO 26262와 ISO 21434(사이버보안) 등 엄격한 표준을 충족하도록 설계됐다. TASKING 디버거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빠른 트레이스 성능을 제공하며, 하나의 라이선스로 다양한 마이크로컨트롤러(MCU)를 지원한다.
칩 벤더들이 자체 디버깅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상황에서, TASKING이 내세우는 핵심 가치는 ‘유연성’이다.
“특정 MCU에 맞춰 디버깅 소프트웨어를 각각 구매해야 한다면, 결국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벤더마다 통합개발환경(IDE)이나 디버깅 방식이 다르면 개발자는 그때마다 사용법을 새로 배워야 하고요.”
TASKING 디버거의 차별점은 멀티 벤더 지원이다. 하나의 라이선스로 Infineon, Renesas, NXP, STMicroelectronics 등 다양한 칩을 지원한다. 한 번만 툴 교육을 받으면 하드웨어가 바뀌어도 같은 인터페이스를 사용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동일한 툴 체인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연성은 특히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개발한 ECU 소프트웨어를 유럽 공장에서 생산할 때 다른 칩 공급업체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공급망 리스크 때문에 세컨드 소스를 확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칩이 바뀔 때마다 툴 체인도 바뀐다면 개발 일정이 크게 지연될 수 있어요. TASKING 솔루션을 사용하면 이 문제를 사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재규어 랜드로버(Jaguar Land Rover)는 TASKING 디버거를 도입해 디버깅 시간을 단축하고 운영 비용을 저감했으며, 생산성과 안전성 규정 준수 수준이 향상됐다고 보고했다. 또한, TASKING은 Elektrobit, ETAS, Vector 같은 AUTOSAR 벤더와 협력해 Classic 및 Adaptive AUTOSAR 애플리케이션에서 최적의 트레이스 구성과 계측 지원을 제공한다.
“AUTOSAR 생태계 내에서의 호환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고객이 기존 개발 워크플로를 크게 바꾸지 않고도 TASKING 툴을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은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새로운 기회는 제품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그리고 시장 통찰력과 기술 역량을 결합함으로써 열립니다.”
AI가 이끄는 임베디드 개발 혁신, ‘Inspector’
TASKING이 최근 선보인 ‘Inspector’ 기능은 AI 시대에 임베디드 개발 툴이 나아갈 방향을 보여준다.
“‘Inspector’는 고객 코드가 알려진 컴파일러 이슈의 영향을 받는지 자동으로 감지합니다. 이를 통해 ISO 26262 준수 과정을 단순화하고 제품 책임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AI와 머신러닝(ML)의 활용 범위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 멀티코어(Multi-core) 성능 최적화, 컴파일러 동작에 대한 예측 분석, 자동화된 인증 및 검증 워크플로까지 AI가 개입하고 있다.
“AI는 코드 생성 효율성을 높이고, 개발 주기 초기에 버그와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데 활용됩니다. 또한, ISO 26262와 같은 표준 준수를 위한 회귀 테스트와 검증 작업을 자동화하는 데에도 활용되고요. 이는 결정론적 동작과 성능 보장이 필수인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개발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수천 개의 테스트 케이스를 일일이 검증해야 했지만, AI를 활용하면 패턴을 학습해서 가장 취약한 부분을 먼저 찾아낼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개발 시간을 30~40% 단축할 수 있습니다.”
TASKING은 멀티코어 환경에서 쓰레드(Threads)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AI가 분석해 최적의 성능을 도출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보안 측면에서도 AI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최근의 침투 테스트 도구들은 AI를 활용해 실제 해킹 시나리오를 모의하고 모델의 견고성을 최적화합니다. 사이버보안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의 핵심 기반입니다.”
SDV 시대의 핵심 인프라
SDV와 중앙집중식 아키텍처로의 전환은 TASKING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분산형 ECU를 대신해 존 컨트롤러(Zonal Controller, ZCU)와 중앙제어유닛(Central Control Unit, CCU)이 도입되면서 확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중앙집중화는 하드웨어 가상화를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패러다임을 요구합니다. TASKING 툴 체인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하고 모듈식, 서비스 지향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SDV의 계층형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지원합니다.”
벤 압데라흐만 CRO는 또 “TASKING의 인증된 툴 체인은 멀티코어 성능 최적화, 하드웨어 추상화, 최대 ASIL D 수준의 안전 필수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원함으로써 SDV 구현에서 핵심 역할(foundational role)을 수행한다”고 덧붙였다.
RISC-V 지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RISC-V는 임베디드 시스템과 자동차 산업 모두에서 혁신을 이끄는 동력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습니다.”
기존 독점적 ISA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RISC-V는 개방형 표준이자 라이선스 비용이 없는 ISA로, 높은 커스터마이즈 가능성, 비용 효율성이 장점이다. 생태계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TASKING의 RISC-V 컴파일러는 주요 칩 벤더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개발됐으며, 이를 통해 개발자는 아키텍처 변경이 성능, 코드 크기, 전력 소비, 실리콘 면적 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수준의 ISA 구성 가능성은 독점적 제약에 묶여 있는 다른 툴 체인에서는 일반적으로 제공되지 않아요.”
또한, 내장된 정적 분석 기능을 통해 MISRA 및 CERT 코딩 가이드라인 준수를 보장함으로써 추가적인 인증 절차의 부담을 줄여준다. TASKING은 주요 가상화 솔루션과의 통합을 통해 가상 프로토타이핑을 지원하며, 이를 통해 실제 실리콘이 출시되기 전에 조기 소프트웨어 개발이 가능하다.
TASKING은 Synopsys, Andes, Infineon 등 주요 IP 및 실리콘 벤더와 협력을 통해 자동차 등급의 RISC-V 플랫폼에 대한 조기 지원을 보장한다.
“TASKING의 RISC-V 툴 체인은 맞춤형 실리콘, 조기 개발, 인증이 중요한 차세대 임베디드 및 자동차 시스템을 지원하도록 명확히 포지셔닝 되어 있어요.”
TASKING 툴은 Viper 컴파일러 프레임워크 기반으로 구축돼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마이크로 아키텍처에 대한 빠른 리타깃팅과 최적화가 가능해 마이그레이션 복잡성을 최소화한다. 또한 TASKING은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툴 사용을 위해 특화된 매뉴얼과 마이그레이션 가이드를 제공한다.
“이 문서에는 기존 코드베이스를 RISC-V로 이전하는 과정에서의 모범 사례, 성능 최적화 방법, 규격 준수를 위한 지침이 포함돼 있습니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 툴 체인 전문기업 TASKING은 자동차, 항공우주, 방위, 산업 분야의 안전 critical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한다. 현재 44개국에서 700여 고객사가 TASKING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이 글로벌 전략의 블루프린트인 까닭
“TASKING 비즈니스의 약 80%가 자동차 분야에 집중돼 있어요. 사실상 자동차 중심의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의 다음 목표는 항공우주 및 방위 산업 영역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것입니다.”
벤 압데라흐만 CRO는 한국을 항공우주 및 방위 분야 진출의 핵심 시장으로 평가하며, 이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력과 산업 인프라를 높이 평가했다.
“한국은 약 50만 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 6위의 군사력과 함께 항공우주 및 방위 산업에서 강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요.”
그는 LDRA 인수를 통해 확보한 항공우주 및 방위 분야 전문성을 한국 시장에서 먼저 검증받고 싶다고 했다.
“한국의 항공우주 및 방위 산업은 기술 수준이 매우 높습니다. KAI(한국항공우주산업)의 KF-21이나 한화시스템의 각종 방산 장비들을 보면 서구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 기업이 최신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라는 점입니다. 새로운 툴 체인이 경쟁력을 가져다준다면 도입에 주저하지 않거든요.”
이것이 한국이 TASKING의 글로벌 전략의 블루프린트인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는 ‘하이브리드 전략’의 실험장으로서 한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벤 압데라흐만 CRO는 한국 시장을 직접 판매와 리셀러를 통한 간접 판매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시험무대로 보고 있다고 했다.
“기업에 따라 직접 판매를 선호하는 곳도 있고, 리셀러를 통한 판매를 선호하는 곳도 있어요. 저는 두 가지 방식을 병행하되, 시장 상황에 맞는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고객은 직접 지원하고, 어떤 고객은 리셀러를 통해 대응하는 등 이를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요.”
TASKING은 2년 전 한국지사를 설립하며 직접 판매를 시작했고, 현재는 기존 리셀러 채널과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모델을 최적화한 뒤, 성공 사례를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이 같은 이유로 한국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벤 압데라흐만 CRO는 이번 방문 목적을 묻는 질문에, “비즈니스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라며 운을 뗐다.
“사람을 직접 만나고, 이해하고, 함께 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결국 제품을 사고파는 일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는 한국 시장의 환경이 다른 지역과는 분명히 다르다고 했다.
“한국에서의 영업은 중국, 독일, 미국, 프랑스와는 다릅니다. 같은 제품, 같은 필요가 있다고 해도 문화가 다르면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런 문화적 차이는 회의나 전화만으로는 절대 알 수 없습니다. 직접 만나야 이해할 수 있죠.”
벤 압데라흐만 CRO는 대면 소통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20분간의 미팅 한 번이 20통의 전화보다 훨씬 가치 있습니다. 고객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필요와 제품 사용 방식, 그리고 더 큰 성공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직접 들어야 합니다.”
그는 한국 고객의 특성이 다른 나라와 다르다고도 했다.
“한국 고객은 매우 솔직하고 직접적인 피드백을 줍니다. 저는 중간에서 걸러지지 않은 현장의 생생한 의견을 직접 듣고 싶습니다.” 이어 그는 “TASKING은 ‘투명성(Transparency)’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팀 간에도, 고객과도 투명하게 소통해야 신뢰가 쌓인다고 봅니다. 그래서 좋은 피드백이든 불편한 피드백이든 모두 솔직하게 나눠야 한다고 항상 강조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파트너사와의 협력도 중요한 방문 이유 중 하나로 언급했다.
“칩 파트너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개발하는 컴파일러, 디버거, 테스트 솔루션은 하드웨어에 최적화되어야 진정한 경쟁력을 갖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칩 제조사와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벤 압데라흐만 CRO는 이번 방문의 또 다른 목적 중 하나로 ‘문화의 이해’를 꼽았다. “한국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왔습니다. 문화적 차이는 인터넷이나 ChatGPT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현장을 직접 보고, 고객을 만나야만 배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국에 와 있는 것이 중요해요.”
고객 중심 유연 전략
벤 압데라흐만 CRO는 미국의 관세 정책 등 글로벌 보호무역 움직임 속에서 고객에게 ‘유연성’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각국은 자국 이익을 보호하려 하고, 정치적 상황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지원은 고객이 필요할 때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TASKING은 미국 기반 칩 외에도 중국과 한국 등 다양한 지역과 제조사의 칩을 지원해, 고객이 특정 지역이나 제품에 제한되지 않고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글로벌 OEM과 티어1 고객이 관세와 환율 상승으로 비용 부담을 느낄 때, TASKING은 라이선스 풀(license pool)을 통해 구매한 라이선스를 어느 지역에서든 활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이처럼 고객 중심의 유연성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배경에는 탄탄한 재정 기반이 있다. TASKING은 최근 모회사 FSN Capital V의 포트폴리오 평가에서 성장성과 수익성 면에서 최고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러한 재정적 기반을 바탕으로, 회사는 자동차 분야에서 쌓은 역량을 다른 산업과 새로운 지역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벤 압데라흐만 CRO는 “지금처럼 실적이 좋고 안정적일 때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을 비롯한 새로운 시장과 파트너십, 산업에 전략적으로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닥과 노키아 사례를 언급하며, 현재의 안정적 실적 속에서도 미래를 대비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코드를 넘어 미래를 컴파일하다
벤 압데라흐만 CRO의 한국 방문은 단순한 비즈니스 출장이 아니었다. 44년 역사의 임베디드 툴 체인 전문기업 TASKING이 SDV 시대의 성장 동력을 한국에서 찾고 있다는 신호탄이었다.
Inspector와 같은 AI 기반 혁신, RISC-V 지원 확대, LDRA 인수를 통한 검증 역량 강화는 모두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즉, 안전이 중요한 임베디드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준비된 엔드투엔드 플랫폼 제공업체로의 진화다.
“결국, 제품을 사고파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집니다.” 벤 압데라흐만 CRO의 이 말은 기술 회사의 성공 비결을 함축한다. 아무리 좋은 기술도 사람과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 TASKING이 글로벌 전략의 이상적 모델로 보고 있는 한국에서, 어떤 활동과 결과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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